부실하게 지어지는 주택들

부실하게 지어지는 주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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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1년 당시 노동당 정부와 야당이었던 국민당이 주택 위기를 겪고 있는 대도시에 타운하우스, 아파트 등 공동주택을 빠르게 지을 수 있는 주택공급법을 공동 발표한 이후 대도시에 많은 공동주택들이 건축되고 있다. 주택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대규모 중층 주택 개발을 확대하고 있다. 이렇게 대거 지어진 주택들에 사람들이 입주해 살기 시작하면서 여러가지 문제점들이 발견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 가운데는 초기 설계 단계부터 잘못됐거나 수리하는데 엄청난 비용이 소요되는 중대한 하자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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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뜨거운 타운하우스 


뉴질랜드 헤럴드지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오클랜드 워터뷰 소재 3층짜리 신축주택에 살고 있는 클라라 라폰트(Clara Lafont)는 환기가 전혀 되지 않아 여름에는 너무 뜨겁고 겨울에는 춥게 지내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여름에는 주택 내부가 너무 뜨거워 오븐 안을 걷고 있는 느낌이라고 표현했다. 


3층으로 올라 갈수록 더욱 뜨겁고 퀴퀴한 공기를 느낀다는 설명이다.


라폰트는 “두바이에 가본 적이 있는데, 마치 거기와 같은 후텁지근한 열기를 느끼고 어떠한 방법으로도 그 열기를 없앨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해를 향한 커텐들을 모두 내리고 모든 창문과 문을 열어도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


방마다 선풍기를 틀어도 뜨거운 공기만 불고 집 내부 온도를 낮추기가 어렵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또 다른 언론 보도에 따르면 크라이스트처치 소재 타운하우스에서 렌트로 살고 있는 대니 루드(Danny Rood)는 작년 12월 그의 침실 온도가 빈번하게 섭씨 50도를 넘었다고 밝혔다.


외부 온도가 20도인데 집 내부 온도가 53도까지 치솟으면서 마치 사우나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같은 환경에서 아이들을 집 안에 두는 것조차 위험하다는 우려를 피력했다.


루드는 “만약 이 곳이 일터였다면 귀가 조치됐을 것”이라며 “앞으로 집 내부 온도가 60도를 넘을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수 만 채의 타운하우스들 잘못된 설계로 내부 과열 문제 있어


오클랜드에 수 만 채의 타운하우스들이 이같은 내부 과열 문제를 안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정부가 5만5,000채 신규 공동주택의 신속 승인 과정을 제안한 이후 타운하우스와 아파트들이 빠른 속도로 건축됐다.


땅값이 비싼 오클랜드에서는 작년 11월 신규주택 건축 허가의 70%가 공동주택일 정도로 곳곳에 타운하우스와 아파트들이 들어서고 있다.


최근 발표된 오클랜드 카운슬 미디엄 밀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주택 내부 과열이 뉴질랜드인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이슈로 대두됐다.


뉴질랜드 건축조사협회(Branz)도 신축주택들의 내부 과열이 중요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고 밝혔다. 


오클랜드 에너지 솔루션(Auckland Energy Solutions)의 켄 존슨(Ken Johnson) 대표는 회사의 주력 사업이 겨울철 난방에서 여름철 냉방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그의 회사는 계절마다 오클랜드에서 약 1,000대의 히트펌프를 설치하는데, 그 가운데 3분의 1 내지 절반 정도는 공동주택에 설치한다는 것이다. 


건축 전문가들은 이처럼 과열된 주택에서 사는 노약자들은 열사병으로 사망할 위험까지 있을 것으로 경고한다.


이들은 주택이 일단 완공되면 내부 과열 현상은 완화하기 어렵기 때문에 처음부터 열기를 배출할 수 있도록 설계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전문가들은 신규주택에 여름철 과열 현상을 막기 위해 건축 법규를 개정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뉴질랜드 녹색 빌딩 카운슬’의 매튜 커틀러-웰시(Matthew Cutler-Welsh) 사업개발부장은 신축주택들은 열기가 외부로 빠져 나가도록 하는 규정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뉴질랜드 녹색 빌딩 카운슬’은 주택 내부 과열의 원인으로 넓은 창문, 처마 또는 그늘 부족, 불량한 환기, 주택 방향에 대한 미검토 등을 열거했다.


역설적으로 그것들과 반대되는 조치들이 주택 과열 문제를 막는 해법이라는 것이다.


커틀러-웰시 부장은 “주택 내부 과열은 주로 넓은 창문과 북향의 집 방향, 불량한 환기시설이 원인이다”며 “그늘이나 처마가 없고 열기를 낮출 충분한 공기 흐름을 공급하지 못하거나 신선한 공기를 보완할 기계적인 환기시설이 없는 주택들이 지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지붕 등에 어두운 색의 페인트 칠을 하여 열기가 주택 내부로 쉽게 흡수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일단 주택이 지어진 후에는 열기를 지속적으로 배출할 수 있는 방법이 매우 제한적이다”며 “뉴질랜드 건축 법규는 주택 내부 과열 문제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과열된 주택에 사는 뉴질랜드인들을 보호하는 규정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수 천 채의 신규주택들을 신속하게 허가하는 절차에만 집중하고 주택의 질을 개선하는 일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커틀러-웰시 부장은 단열이 주택 내부 과열을 일으키는 원인이라는 근거 없는 믿음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했다.


단열된 주택이 단열 용기처럼 높은 외부 공기 온도에서 내부를 서늘하게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단열 시공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주택은 외부의 열기를 더욱 쉽게 내부로 흡수한다”며 “단열은 주택 내부 과열 문제를 막을 수 있는 주요 방법 가운데 하나이다”라고 주장했다. 


뉴질랜드 건축조사협회도 단열이 안된 지붕 밑 공간은 낮 동안 50~60도 이상 오르는데 천정 위에 단열 시공하면 이 열기의 내부 흐름을 급격히 낮춘다고 설명했다. 


팀 그린 아키텍츠(Team Green Architects)의 시안 테일러(Sian Taylor) 대표는 건축되고 있는 타운하우스들이 대개 유리 면적이 넓고 여러 층으로 돼있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테일러 대표는 “건축 법규에 따라 바닥까지 이어지는 창문일 경우 창문을 많이 개방할 수 없고 정해진 범위만큼만 열 수 있다”며 “건축 법규에서 과열 문제를 고려하지 않는 한 이러한 상황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테일러 대표는 이런 문제를 막는 주요 방법 중 하나는 건축 전에 건물의 에너지 모델링을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뉴질랜드 건축조사협회는 많은 신축주택들이 개방할 수 있는 충분한 창문을 가지고 있지 않거나 여는데 제한이 있는 창문들을 가지면서 환기를 어렵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질랜드 건축조사협회는 기계적 환기 시스템이 세계적 추세라며 추천했다.


기계적 환기 시스템에 소요되는 비용이 개선된 건강과 안락함을 고려하면 충분한 값어치가 있을 것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크리스 펜크(Chris Penk) 건설장관은 신축주택들의 내부 과열 우려에 대해 정기적으로 보도받고 있다고 말했다.


펜크 장관은 작년 7월 비즈니스.개혁.고용부에 이 문제를 조사하도록 했고, 새로운 H1 에너지 효율 설정이 효과가 있는지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커다란 금전적 피해 주는 부실 시공 아파트


지난달 카잉가 오라(Kainga Ora)가 한국에서 현대건설과 ‘뉴질랜드 주택개발 사업 분야 협력에 관한 포괄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현대건설은 오클랜드를 시작으로 뉴질랜드의 주택 개발 사업에 마스터플랜 단계부터 참여해 뉴질랜드 주거 환경에 한국식 주거문화(K-Housing)를 접목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뉴질랜드에 한국식 아파트들이 들어설 날이 기대된다.


뉴질랜드의 아파트 부실 시공은 당사자들에게 커다란 금전적, 정신적 피해를 주는 사회 문제로 자리잡고 있다.


뉴질랜드 헤럴드지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오클랜드 킹스랜드에 위치한 90세대 6층 아파트의 소유주들은 하자 보수로 최소 3,660만달러를 지불하거나 철거하고 재건축하는데 8,290만달러를 지출하는 선택을 해야 할 상황에 처해있다.


이 아파트의 보디 코퍼레이트(Body Corporate)는 아파트 유지 보수와 관련하여 작년 말 아파트 소유주들에게 3가지 옵션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창문 이음새, 데크 상판, 타일 교체 등의 작업을 포함한 가장 싼 3,660만달러 옵션과 지붕 전체 교체와 통로의 새로운 구조 철근 등을 포함한 6,660만달러의 옵션, 그리고 철거하고 같은 면적에 같은 세대의 아파트를 새로 짓는 8,290만달러의 옵션이 그것이다.


이에 따라 침실 2개 짜리 아파트 소유주는 첫 번째 옵션의 경우 35만달러, 두 번째 옵션 64만3,000달러, 그리고 세 번째 옵션의 경우 80만달러를 지불해야 한다.


지하 주차장과 발코니를 갖춘 이 아파트는 외부 발코니 방수 문제, 목재 부속 구조물 누수 손상, 통로 연결 이슈 등 많은 하자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물 중앙과 도로를 연결하는 통로는 지진 발생시 건물이 다른 방향으로 움직일 경우 붕괴될 위험이 있는 것으로 진단됐다.


아파트 소유주들은 어떠한 복원에 대해서도 보상을 청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일부 소유주들은 시세보다 매우 낮은 가격에 아파트를 처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험 지역에 신규주택 3,000여채 건축 허가  


홍수 지역 등 위험 지역에 여전히 주택들이 건축되고 있는 실정이다.


오클랜드 수 천 채의 주택들에 피해를 준 폭우가 쏟아졌던 2023년 1월 이후 오클랜드 카운슬은 홍수 지역, 해안 침식 지역 등 위험 지역에 3,600여 건의 신규 주택 건축을 허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오클랜드 카운슬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3년 2월부터 2024년 10월까지 홍수 지역에 2,920건을 포함한 위험 지역에 3,685건의 신규 주택이 허가된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1월 폭우와 2월 사이클론 가브리엘로 오클랜드에서 수 천 채의 주택들이 피해를 입었고 피해 복구와 주거 부적합 주택들의 바이아웃(buy-out)에 20억달러 이상의 공적 자금이 투입됐다.


하지만 그 후에도 오클랜드 카운슬은 여전히 홍수 지역에 신규주택 건축을 허가해 주고 있다.


오클랜드 카운슬이 2023년 11월부터 2024년 10월까지 1년 동안 허가한 1만3,863채의 주거용 건물가운데 2,325건은 홍수 지역에 위치해 있다.


작년 7월 한 달 동안에만 홍수 지역에 허가된 주거용 건물은 235채에 이른다.


오클랜드 카운슬은 무슨 이유로 계속해서 홍수 지역에 주택 건축을 허가하고 있는 것일까?


이에 대해 오클랜드 카운슬의 존 두구이드(John Duguid) 자원승인부장은 홍수와 같은 위험을 방지할 수 있거나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것을 입증하는 신청에 대해 허가해 준다고 설명했다.


두구이드 부장은 “위험 방지 또는 최소화가 부적절한 신청에 대해서는 거부될 수 있다”며 “오클랜드 카운슬은 신규주택 건축 신청을 심사할 때 국가정책 시행령, 건축법, 자원관리법, 오클랜드 유니태리 플랜(Auckland Unitary Plan) 등을 포함한 법률 체계에 근거한다”고 강조했다.


2023년 오클랜드 폭우 이후 당시 제임스 쇼(James Shaw) 기후변화장관은 “홍수 지역에서는 주택들이 개발되지 않아야 한다. 홍수 지역에 주택을 짓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계속 건설되는 이유는 이와 관련된 국가적인 지침이 없고 오클랜드처럼 주택 위기를 겪는 지역의 카운슬들은 주택 수를 늘리기 위해 홍수 지역이라도 건축 허가를 내주기 때문이다”라고 지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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