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경찰 “키위 경찰관을 붙잡아라”

호주 경찰 “키위 경찰관을 붙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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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인이 일자리를 찾아 호주로 떠나는 현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최근 코비드-19 사태가 엔데믹으로 본격 전환되고 경기도 풀리자 태즈먼해를 건너가는 젊은이들이 다시 크게 늘었다. 


서도 이는 이미 오래 전부터 심각한 이슈였는데, 이런 가운데 최근에는 인력이 부족한 호주 경찰이 아예 드러내놓고 뉴질랜드 경찰 인력도 빼가는 작업에 팔을 걷어부치고 나선 모습이다. 


마약, 총기, 갱단 문제에다가 연일 터지는 청소년 범죄로 조용할 날이 없는 상황에서 이제는 기껏 훈련시킨 일선 경찰관까지 호주에게 빼앗기는 현실을 보아야 하는 뉴질랜드 국민의 마음이 불편한 가운데 뾰죽한 대책조차 못 세우는 정부를 바라보는 눈길 역시 곱지 않은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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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주 퀸즈랜드주 경찰 웹사이트의 ‘해외 채용’ 페이지


<NZ 신문에 등장한 호주 경찰의 전면 구인광고> 


지난 8월 초 국내의 한 일간지에는 호주 퀸즈랜드(Queensland)주 경찰청이 주정부의 공식 승인을 받았다면서 뉴질랜드 경찰관을 상대로 인력을 모집하는 내용의 전면광고가 실렸다. 


상단에 ‘Warmer days and higher pay’라고 큼지막한 제목을 단 광고의 바로 아래에는 ‘퀸즈랜드는 2만 호주달러(2만 1,555 NZ달러)의 정착 지원금과 함께 뉴질랜드 경찰관을 모신다’고 적혀 있다. 


그리고 차가운 바람을 퀸즈랜드 해변의 아이스 박스와 바꾸라며 좋은 날씨와 더 많은 급여를 가지고 유혹하면서, 퀸즈랜드 경찰청은 경험 많은 경찰관이 선샤인주에서 일하며 보람 있는 경력을 가지도록 대단히 매력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고 적었다. 


또한 해안 도시나 시골 마을, 또는 활기가 넘치는 대도시 등의 ‘천국(paradise)’에서 치안 유지와 멋진 라이프스타일을 즐기라고 하면서, 나아가 퀸즈랜드주 신입 경찰관은 호주와 뉴질랜드 지역에서 가장 많은 급여를 받고 집중적인 훈련과 지원도 받는다고 덧붙였다. 


퀸즈랜드 경찰청 웹사이트를 보면 ‘따뜻한 날씨와 많은 급여’라는 슬로건은, 당시 뉴질랜드가 한겨울을 보내면서 각종 자연재해가 잇달아 발생했던 가운데 의도적으로 광고 문구로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당시 뉴질랜드 언론과 인터뷰했던 퀸즈랜드 경찰청 고위 관계자도, 뉴질랜드 경찰관을 목표로 구인에 나선 것은 이들이 좋은 자격을 갖췄고 훈련도 받은 우수 자원이기 때문이라면서, 오늘 여기 타운즈빌(Townsville) 기온은 26C이며 300일 이상 맑은 날을 자랑한다고 따뜻한 날씨를 들먹였다.

 

또한 관계자는 뉴질랜드가 구인 대상으로 삼는 유일한 나라는 아니며 호주 전역과 캐나다, 영국을 포함한 기타 국가의 경찰관도 대상으로 한다고 말하면서, 퀸즈랜드 주정부가 2025년까지 2025명의 경찰관을 충원한다는 계획 하에 구인 캠페인에 대한 비용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아가 퀸즈랜드 경찰에는 많은 뉴질랜드 출신 경찰관이 이미 와서 일하고 있다면서, 이런 캠페인은 새로운 일도 아니며 뉴질랜드 경찰뿐만 아니라 치안 활동 경험이 없는 내국인이 지역사회에 봉사하고 경찰복을 입고자 하는 열망이 있다면 자기들과 함께 하도록 항상 권장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당시 신문광고에 등장한 2명의 남녀 경찰관은 모두 뉴질랜드 출신이며 그중 남자 경찰관은 통가 출신으로 오클랜드 지역과 럭비 유니온 국제 경기에서 통가 대표로 활약하기도 했던 조니 나우마오(Johnny Ngauamo, 54)였다. 


또한 광고는 당시 호주 정부가 뉴질랜드인이 호주 시민권을 받을 수 있는 새로운 경로를 발표해 시간을 단축하고 비용을 절감하도록 만든 지 불과 한 달여 만에 나왔다. 


14128ff6a72c3507f1c358ea4174432d_1700013555_1862.png ▲  ‘경찰 현충일’에 타운즈빌 시내를 행진하는 퀸즈랜드 경찰관 


<상당한 격차 보이는 임금> 


현재 뉴질랜드 경찰청 웹사이트에 따르면, 경찰관으로 임용되기 위해 경찰학교에서 훈련을 받는 중인 경찰 후보생은 연봉과 보조금을 포함해 총 5만 6,219달러를 받으며 임용 첫 해에 7만 5,063달러까지 오르고 5년차에는 8만 2,773달러를 받는다. 


이와 비교해 호주 1년차 경찰관의 초봉은 9만 8,000호주 달러(10만 5,543뉴질랜드 달러)로 양국의 물가와 화폐 차이를 감안한다고 해도 그 격차가 상당하다. 


게다가 퀸즈랜드 경찰에서는 만약 숙련된 뉴질랜드 경찰이라면 경력을 인정해 계급도 올려주고 여기에 2만 달러의 정착 비용을 줘 이주로 생기는 어려움도 덜어주겠다는 입장이다. 


퀸즈랜드 경찰청 관계자는 뉴질랜드에서 오는 경찰관은 일선에서 더 빨리 일할 수 있도록 신속한 훈련 과정을 받는다면서, 호주 법률과 퀸즈랜드주 정책을 확실히 숙지하기 위한 4개월 교육 과정 중에도 숙소와 교육비를 지불한다고 관계자는 말했다. 


당시 광고는 뉴질랜드 총선을 앞두고 노동당 정부와 국민당을 비롯한 야당 진영이 국내 치안 정책과 범죄 문제를 놓고 충돌하고, 또 이와 관련된 각종 공약을 남발하는 혼란스런 상황에서 불거져 또 하나의 첨예한 선거 이슈로 등장하기도 했다. 


해당 광고가 나오기 직전에  국내 한 언론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유권자 대부분이 노동당 정부가 빈발하는 램-레이디 범죄를 해결하지 못한다고 믿는다는 결과가 나왔는데, 이에 대해 크리스 힙킨스 총리는 범죄에 대한 국민 불안감이 높아진 점을 인정하면서도 전반적인 수치는 하향 추세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한편 퀸즈랜드 경찰청 관계자가 인터뷰했던 당일에 이 문제로 국내 언론과 접촉했던 뉴질랜드 국민들은, 치안도 가뜩이나 불안한 가운데 국내 경찰관들이 호주로 떠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반응을 대부분 보였다.  


하지만 자신이 한동안 타운즈빌에서 살았다는 한 응답자는, 그곳은 여름이 길고 습도가 높아 축축하고 끈적거려 살기 불편하며, 집이던 자동차던 쇼핑몰이던 에어컨이 설치된 곳으로 달려가게 만든다면서, 특히 ‘황소개미(bull ants)’에게 물리기라도 하면 피크닉을 망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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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 오픈 데이에서 ‘진압 시범’을 보이는 캔터베리 경찰


<입이 떡 벌어진다는 노던 테리토리 준주의 경찰 채용 조건> 


호주가 이처럼 뉴질랜드 경찰관을 빼가려고 갖은 노력을 하는 가운데 지난 10월 30일에 호주 측에서 나온 통계를 갖고 전한 한 국내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미 77명이나 되는 뉴질랜드 경찰관이 퀸즈랜드로 옮겨간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20명 가까운 경찰관이 퀸즈랜드보다 북쪽인 노던 테리토리(Northern Territory) 준주로 향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상황이 이런데도 불구하고 뉴질랜드 경찰청은 개별 경찰관의 이직 사유를 따로 기록하지는 않는다는 궁색한 변명만 늘어놓는 상황이다. 


경찰관 단체인 ‘뉴질랜드 경찰협회(NZ Police Association)’ 측은 이러한 숫자가 지금까지 들어본 것 중 가장 많은 숫자라면서, 많은 경찰관이 생활비로 어려움을 겪고 있고 임금 인상 요구도 해결되지 않아 떠나는 경찰관 숫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위험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협회의 크리스 카일(Chris Cahill) 회장은, 지금처럼 많은 이가 호주로 이직하는 문제를 놓고 이야기하고 또한 관심을 기울이는 모습은 지금까지 본 적도 없으며 이는 전례가 없는 일이라면서 정말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뉴질랜드 경찰은 지난 6년간 약 3,000여 명에 달하는 신규 경찰관을 임용했다면서, 이들이 바로 현재 노던 테리토리나 퀸즈랜드 경찰이 빼가기를 원하는 완벽한 목표라고 지적했다. 



호주 입장에서 보자면 언어나 비자 문제도 전혀 없는 뉴질랜드 출신 경찰관은 그냥 데려오기만 하면 곧바로 써먹을 수 있는 이른바 ‘가성비 만점’의 채용 후보자가 아닐 수 없다. 


이를 반영하듯 퀸즈랜드 경찰 웹사이트에는 ‘해외에서의 지원’이라는 항목이 따로 만들어져 지원 절차를 자세히 안내하면서 채용시 급여를 포함한 각종 지원 정책과 더불어 현재 많은 문의를 받고 있다는 문구까지 버젓이 적혀 있다.  


카일 회장은 반면에 현재 뉴질랜드의 많은 경찰관이 생활을 유지하려 애쓰고 있으며 일부는 실제로 투잡에도 나서는 등 이제 경찰직은 점점 더 많은 이가 투잡을 선택해야만 하는 직업이 돼가고 있다면서, 특히 주택담보대출 이자를 내기가 버겁다고 말했다. 


그는 노던 테리토리 준주에서는 최근까지 뉴질랜드에서 근무했던 경찰관 17명이 근무 중이며 이들의 연봉은 10만 뉴질랜드 달러가 조금 넘고 10년 경력은 기본급만 11만 8,000달러라면서 이들은 이주 정착 비용 2만 달러를 제안했고 근무하는 동안 임대료용으로 주택수당도 따로 준다고 말했다. 


실제로 노던 테리토리 경찰청의 구인 관계자도, 만약 뉴질랜드 경찰관이 구인 패키지에 포함된 내용을 보면 입이 떡 벌어질 거라면서, 우리 경찰청의 한 가지 특징은 모든 정규 경찰관에게 임대료나 또는 비용이 안 드는 주택을 근무하는 동안 제공한다는 점이라고 자랑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달에 오클랜드 채용 박람회까지 직접 참가해 뉴질랜드 경찰관 8명과 인터뷰를 진행했다면서, 그가 봤던 이들은 자기 직업을 사랑하면서도 생계 유지를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었으며 우리가 줄 수 있는 늘어난 소득이 그들에게 분명히 도움이 될 거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퀸즈랜드 경찰청 대변인은 지난 8월 주 정부가 구인 캠페인을 시작한 후 77명의 뉴질랜드 경찰관이 지원했으며 그 숫자도 더 늘 것으로 본다면서, 다른 나라 출신 경찰관은 이미 일선에서 일하기에 필요한 귀중한 경험과 기술을 갖고 있으며 우리는 지역사회를 안전하게 지키기 위한 최상의 지원자를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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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HCH 모스크 테러범 재판이 열린 법원을 경비하는 캔터베리 경찰


<새 정부 수립 전까지 보류된 경찰관 임금 협상> 


사정이 이런데도 뉴질랜드 경찰관의 임금 협상은 일단 새 정부가 출범할 때까지 보류됐는데, 경찰협회에서는 첫 해에 현금 4,000달러를 지급하고 다음 해에는 급여를 4% 인상하겠다는 첫 번째 제안을 이미 거부한 바 있다. 


집권 예정인 국민당의 마크 미첼(Mark Mitchell) 경찰 담당은 성명서를 통해 경찰관들이 다른 나라로 떠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면서, 차기 국민당 주도 정부는 일선 경찰관 숫자를 유지하고 이들의 지원에 중점을 둘 것이라며 여기에서는 급여와 근무 조건이 분명히 중요한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생활비와 이자율로 경찰관은 어느 누구보다도 큰 타격을 입었다면서, 국민당 정부는 인플레이션 축소에 주력해 국민이 더 많이 쓰고 더 저축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은 했지만 새 정부가 구성될 때까지는 경찰관 임금 협상에 대해서는 언급할 수 없다면서 대답을 피했다. 


이에 대해 경찰협회의 카일 회장은 경찰관들은 초과근무에 따른 수당을 원하며 이는 호주 경찰관은 이미 인정받고 있다면서, 뉴질랜드 경찰관이 호주로 가면 2~30% 더 벌 수 있는 것은 물론 초과근무 수당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는 정말 걱정스러운 일이고 자칫하면 눈덩이처럼 문제가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경찰청은 최근 뉴질랜드 경찰관을 빼가려는 호주 경찰의 움직임을 알고 있다면서도 현재까지 간 사람은 20명 미만이라고 반박하면서, 우리 경찰관들은 전국 각지에서 매일 전문성과 자부심을 갖고 헌신하고 있다는 점만 애써 강조했다. 


또한 전직을 고려하는 일부가 있을 수는 있지만 우리 중 많은 이가 자기가 사는 지역사회를 위해 경찰관이 되었고 이 나라에서 그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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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3m 길이의 악어 잡기에 나선 노던 테리토리 준주의 경찰관들


한편에서는 뉴질랜드 경찰관이 호주로 가면 부닥쳐야 할 난관이 하나 있다는 지적도 나왔는데, 그것은 뉴질랜드에서는 좀처럼 보기 드문 독을 가진 갖가지 동물을 포함해 뱀과 악어, 거미 등의 낯선 야생동물과 싸움을 벌여야 한다는 점이다. 


이는 호주 경찰도 인정하는 사항으로 앞서의 노던 테리토리 경찰청의 구인 관계자도 키위들에게는 무서운 독이 있는 동물과 위험한 동물이 모두 있다면서, 하지만 주변 환경만 잘 파악하면 되고 경찰은 보통 이런 일에 능숙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구인 인터뷰를 위해 지금도 정기적으로 오클랜드를 방문하고 있다면서, 다음 훈련생 그룹은 아마도 뉴질랜드 출신으로 모두 채워질 것이라면서 구인에 자신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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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Z 경찰관의 계급과 제복 견장


<1만 5,000명으로 구성된 뉴질랜드 경찰>   


1886년에 창설된 뉴질랜드 경찰은 ‘정규 경찰관(sworn officers)’과 ‘보조 직원(non-sworn staff)’을 포함해 현재 1만 5,000명이 근무하고 있는데, 한편 앞서 언급한 호주 퀸즈랜드주 경찰은 현재 1만 1000명 수준이다. 


뉴질랜드 경찰은 다음과 같은 총 10단계 계급 구조를 갖고 있는데 ‘inspector(경감, * 이하 한국 경찰 직제에 상당하는 호칭 부여)’ 이상은 총독이 임명한다.  


계급은 ‘경찰후보생(recruit)’부터 ‘순경(constable)’과 ‘경사(senior constable)’ 등 일반 하위직 경찰관이 전체 경찰관의 총 75%를 차지한다. 


그리고 초보 관리직이라고 할 수 있는 ‘경사(sergeant)’가 15%를 차지하며 팀장 등을 맡는 중간 관리직인 ‘경위(senior sergeant)’는 5%를 점유한다. 


여기에 경찰서장급 이상이라고 할 수 있는 ‘경감(inspector)’ 및 전국을 12개 관할 구역으로 나눠 각각의 지역에 설치된 지방경찰청장을 맡는 ‘총경(superintendent)’이 있다. 


그리고 이에 더해 경찰 본부에는 ‘경찰청 차장보(assistant commissioners)’와 경찰청 차장(deputy commissioner)’ 및 ‘경찰청장(commissioner)’이 있으며 이들 경감 이상을 모두 합한 고위직 경찰관은 전체의 5% 정도이다.   


한편 웰링턴 북부 포리루아(Porirua)에 있는 ‘뉴질랜드 경찰학교(Royal NZ Police College, RNZPC)’는 18세 이상이면 입학할 수 있으며 20주 훈련을 마친 신임 경찰관은 ‘견습 경찰관(probationary constable)’으로 최대 2년까지 근무하면서  10가지 근무 평가와 졸업 보고서를 작성해야 한다.


■ 남섬지국장 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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