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불, 불조심의 계절, 내게 맞는 화재경보기는?

불, 불, 불조심의 계절, 내게 맞는 화재경보기는?

0 개 2,022 서현

5월 16일(화) 한밤중 이른 시간에 웰링턴 대형 호스텔에서 난 큰불로 인해 최소한 6명이 숨지고 부상자도 여럿 나온 가운데 19일(금) 현재 실종자가 많아 사망자도 늘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경찰 조사 결과 4층에서 한 남성이 소파(couch)에 불을 지른 것으로 알려져 사람들을 놀라게 했는데, 그는 19일 중대 방화 혐의로 웰링턴 지방법원에 출두한 뒤 다시 구금됐다. 


불이 나자 웰링턴과 인근 지역에서 80여 명의 소방관이 출동해 진화에 나섰고 소방 당국은 가장 높은 ‘5등급’ 경보를 발령했는데, 한 소방 관계자는 이런 수준의 경보는 웰링턴에서는 2, 3년에 한 번 있으며 이처럼 큰 화재는 10년에 한 번 있는 정도의 대형 재난이라면서, 지역사회가 충격에서 벗어나는 데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거라고 말했다. 


또한 당시 화재경보기 작동 여부를 놓고 논란도 일었는데, 어느 나라이건 화재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발생하지만 특히 화기를 많이 쓰는 겨울이면 뉴질랜드 역시 사건이 많아진다. 


웰링턴 사건 후 국내 언론들은 일제히 불조심을 강조하면서 일상생활에서의 화재 예방 요령을 안내했다. 


이번 호에서는 화재경보기 종류와 성능, 장단점 등을 알아보는 한편 소방 방재 당국 지침을 중심으로 화재 사고를 예방하고 발생 시 행동하는 요령도 함께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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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웰링턴 ‘로우퍼스 로지 호스텔(Loafers Lodge Hostel)’ 화재 현장


<화재경보기는 필수적인 안전 지킴이>


매번 화재가 날 때면 그 원인이나 피해 규모와 관계없이 소방 방재를 담당하는 ‘Fire and Emergency New Zealand(FENZ, 소방방재청)’가 강조하는 것이 ‘화재경보기(fire alarm)’이다. 


웰링턴 화재 현장에서도 일부 생존자는 경보가 울리지 않아 대피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주장하는 등 경보기 작동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었으며 관련 조사도 진행 중이다. 


특히 잠이 깊이 든 한밤중에 화재가 발생하고 또 경보기까지 울리지 않는다면 더 위험할 수밖에 없는데, 소방 당국은 매번 경보기의 중요성과 함께 가정에서 위치별로 알맞은 경보기 설치와 평소 관리를 잘하도록 거듭 강조한다. 


일반인이 보기에는 비슷비슷한 것으로 보이는 경보기라도 작동 방식에 따라 다양한 형태가 있으며 각각 장단점이 있어 위치와 상황에 따라 달리 설치해야 하는데, 우선 가정에서 많이 사용하는 화재경보기의 종류부터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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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전식 연기 경보기


<광전식 연기 경보기(photoelectric smoke alarm)는?> 


이 방식의 경보기는 뉴질랜드 가정에서 가장 널리 사용하는 경보기로 배터리의 내장 여부에 따라 10달러에서 25달러 내외로 가격도 비교적 저렴한 편이다. 


일반적으로 LED 같은 작은 광원과 광전지, 또는 포토다이오드처럼 빛에 민감한 센서로 작동하는데, 그 명칭처럼 연기가 경보기 체임버에 들어가면 산란한 빛이 평소와 다른 각도로 센서에 닿으면서 보통 3m 안에서 85dB에 달하는 큰 소리로 경보를 울린다. 


이 방식의 경보기는 담배나 전선으로 인한 화재처럼 천천히 타면서 연기가 나는 화재를 감지하는 데 특히 효과적이다. 


또한 아래 설명하는 ‘이온화 화재경보기’에서 문제가 되는 요리 또는 샤워할 때 수증기로 인한 오작동 경보 가능성도 상대적으로 적다. 


하지만 종이나 목재로 인한 화재처럼 빠르게 연소하고 불꽃이 튀는 화재 감지에는 덜 효과적이라는 단점이 있어, 종합적인 보호를 위해 광전식과 이온화 경보기를 조합한 이중 센서 경보기 제품도 나와 있다. 


또한 요즘 시중에서 판매되는 광전식 연기 경보기에는 이전과 달리 10년간 사용하는 리튬 배터리가 내장된 제품도 많아 장기간 배터리 교체를 하지 않아도 된다. 배터리를 교체해야 하는 일반 제품에도 ‘로우 배터리’ 상태임을 며칠간 경고하는 기능이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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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전식 연기 감지기의 작동 원리


<이온화 연기 경보기(Ionization smoke alarm)는?>


이 경보기는 빠르게 불타는 화재 시 발생한 작은 입자를 감지하는데, 소량의 방사성 물질(보통 ‘americium-241’이 들어 있다)이 밀봉된 이온화 체임버가 있으며 연기가 이곳에 들어가면 달라붙으면서 이온화 과정을 방해해 체임버를 통해 흐르는 전류를 감소시키고 경보를 발령한다. 


이 경보기는 종이나 목재처럼 빠르게 연소하고 불길이 치솟는 화재 감지에 특히 효과적이긴 하지만 담배나 전선 결함 화재처럼 천천히 타면서 연기가 나는 화재 감지에는 효과적이지 않아 몇 년 전부터 국내에서는 판매되지 않고 있고 기존 설치된 것도 광전식으로 교체되고 있다. 


모양도 광전식과 흡사하고 가격도 별 차이 없어 라벨을 자세히 보지 않으면 구분할 수 없는데, 만약 해외에서 경보기를 구입했을 때 아래 그림처럼 방사능을 상징하는 마크가 붙어있다면 이온화 경보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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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온화 연기 경보기


<열감지기(heat alarm)는?> 


한편 열(온도) 감지 경보기는 차동식과 정온식, 보상식 등 용어 자체도 생소하고 쉽게 이해되지 않는 몇몇 종류가 있지만, 원리는 모두 감지 대상 지역의 온도가 일정한 온도 이상으로 올라가거나 또는 ‘온도 상승률’이 비정상적일 때 작동하는 방식이다. 


바이메탈이나 반도체 소자 또는 공기나 전선과 같은 절연물을 이용하는데, 그중 정온식 감지기는 보통 주위 온도가 약 70C 이상으로 올라가면 경보를 울리며 주위보다 항상 높은 열을 사용하는 주방이나 보일러실 같은 곳에 적합하고 4m 높이로 설치할 때 60m2까지 감지할 수 있다. 


주위 온도가 일정한 상승률 이상 올라가면 경보가 울리는 차동식은 온도 변화가 심하지 않은 거실이나 침실, 사무실에 주로 사용한다. 


열감지기는 먼지나 연기, 또는 습기의 영향을 받지 않는데, 현재 시중에서 판매 중인 제품은 보통 10년 수명의 리튬 배터리가 밀봉돼 있으며 제조업체에서는 주방이나 세탁실, 차고 및 다락방에서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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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중에서 판매 중인 열감지식 경보기 제품


<화재 및 일산화탄소 복합 경보기는?> 


가스나 석유, 목재 등 연료가 불완전 연소할 때 발생하는 무색무취의 기체인 ‘일산화탄소(carbon monoxide)’는 인체에 치명적인데, 특히 경보기가 없으면 감지 자체도 어려워 일명 ‘침묵의 살인자’라고도 불린다. 


이에 따라 화재(연기)와 일산화탄소를 함께 감지하는 복합 경보기도 시중에 많이 나와 있는데, 열감지식 경보기는 가스 기기나 장작 난로 근처처럼 일산화탄소 중독 위험이 있는 공간에 설치한다. 


이 경보기 역시 모양과 크기가 다양하며 음성 알림, 디지털 디스플레이, 무선 연결 등의 추가 기능을 갖춘 모델도 많으며, 특히 제대로 작동하려면 제조업체의 설치 및 유지 보수 지침을 따르는 것이 중요한데, 기능이 복합적인 만큼 광전식보다는 한결 비싸다.


<스마트 경보기도 많이 선보여> 


한편 요즘은 인터넷에 연결할 수 있고 스마트폰 앱을 통해 제어할 수도 있는 스마트 화재경보기도 다양한 제품이 등장했다. 


이런 경보기는 블루투스 기능으로 한 방에서 화재가 감지되면 집 안에 설치된 모든 경보기를 동시에 작동시키기도 한다. 


또한 경보가 울릴 때 스마트폰으로 알림을 보내거나 오작동 경보를 원격으로 무음화하는 기능 같은 추가 기능도 있으며, 일부 스마트 화재경보기는 일산화탄소 및 기타 유해 가스도 감지할 수 있고, 또한 주택의 보안 장치와 연결된 것도 있는 등 제품군과 기능이 상당히 다양하다. 


이외에 소리 외에 섬광 경고등을 발령하고 호출기가 달린 청각 장애인용 특수 경보기도 있는데 가격이 비싸지만 국가 보조를 받을 수 있으며, 또한 깜깜한 상황에서 탈출로를 비춰주는 비상등이 달린 제품도 많이 나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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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류별 화재경보기의 설치 위치


<임대주택 경보기 설치 책임은?> 


임대주택에서 화재경보기 설치는 집주인 책임인데, 주인은 집을 새로 임대할 때마다 감지기 설치와 작동 상태를 확인해 문제가 있으면 교체해야 한다. 


경보기는 각각의 수면 공간 또는 각 침실의 문에서 3m 이내 공간에 설치해야 하며 캐러밴이나 슬립 아웃과 같은 독립된 공간에도 한 개 이상을, 그리고 2층 이상이면 각 층에 최소한 한 개씩은 설치해야 하는데, 만약 관련 규정을 위반하면 최대 4000달러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또한 기존 경보기를 교체할 때는 배터리 수명이 길어진 경보기로 바꿔야 하며, 모든 경보기는 제조업체에서 표시한 권장 교체 일자에 따라 교체해야 한다. 


한편 세입자는 만약 9V 배터리 교체 방식의 경보기가 설치돼 있다면 배터리 교체와 청소 등 경보기를 유지하고 관리하는 책임이 있으며, 만약 경보기 자체에 문제가 있으면 방치하지 말고 주인에게 연락해야 한다. 


한편 주택용 경보기 설치는 광전식 경보기의 경우 천장에 달 때는 벽면으로부터 60cm 이상 떨어지게 설치하며, 또한 벽면에 설치할 때는 천장에서 15~50cm의 거리 내에 설치하는 것이 좋다. 


이때 문이 닫히면 연기가 감지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해 설치 위치에 대해 세심하게 판단해야 하며 연기가 잘 빠지는 통풍구 주변은 피한다. 


모든 경보기에는 자체 점검 기능과 함께 오작동 시 이를 중단시키는 이른바 ‘허시(hush)’ 버튼이 달려 있는데, 요리뿐만 아니라 높은 습도와 먼지 및 곤충에 의해서도 잘못 작동할 수 있다. 


또 배터리 성능이 나빠지면 경고음을 내보내는데, 저전압 경보음은 특히 온도가 떨어지면서 배터리 성능이 함께 낮아지는 겨울밤이면 더 자주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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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장에 진열된 다양한 경보기 제품


<경보기가 제 성능을 발휘하려면?> 


화재경보기가 위급한 상황에서 제 성능을 발휘해 본래 목적대로 사람을 잘 보호하도록 하려면 다음과 같은 원칙을 지키고 그 내용을 이해해야 한다.


• 현재 소방방재청은 주택의 모든 침실과 거실 및 복도에 경보기 중에서 맨 처음에 나온 ‘광전식 연기 경보기’ 설치를 적극 권장하고 있다.


• 광전식 연기 경보기 중 일부는 전기 기술자가 주택의 전기 회로에 직접 연결하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배터리를 교체할 필요는 없지만, 이런 경우 정전 시를 대비한 백업용 배터리도 필요하고 또한 설치 비용이 많이 든다. 


• 그렇지만 9V용 배터리용 경보기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최소한 1년에 한 번은 배터리를 교체해야 하는데, 매년 시행되는 일광절약제 시작일이나 종료일처럼 일정한 날에 교체하기로 정하면 날짜를 잊지 않게 된다. 


• 부엌에서는 연기 감지식 경보기가 불이 나지 않았어도 요리 중 울리는 경우도 많으므로 ‘열(온도) 감지기’를 사용하는데 이미 언급한 것처럼 이 방식의 경보기는 세탁실이나 욕실, 차고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 진공청소기나 총채(먼지떨이, duster)를 이용해 정기적으로 먼지를 털고 곤충을 빼내는 등 경보기 청소도 중요하다. 


• 광전식 연기 경보기는 10년이 되면 교체해야 하는데, 한편 교체 주기가 됐거나 그 이전이라도 기능에 문제가 생겼다면 값이 2배 정도 비싸기는 하지만 9V 배터리 방식보다는 아예 리튬 배터리가 내장된 10년짜리로 바꾸는 게 더 경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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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방 화재의 위험성을 시연하는 소방관


<또 다른 주의 및 준비 사항은?> 


한편 소방 당국은 경보기 외에도 화재 및 인명 피해 예방에 대한 몇 가지를 강조하고 있는데, 그중 하나는 주택 화재 원인의 1/4을 차지하는 요리 중의 행동 요령이다. 


우선 요리 중에는 자리를 비우거나 술을 마시지 말고 쌓인 기름과 탄 음식이 불을 부를 수 있으므로 가스레인지와 레인지 후드, 필터를 정기적으로 청소해야 한다는 점이다. 


또한 커튼이나 오븐 장갑, 행주 또는 가연성 물질을 화구에서 멀리 두며 요리 시에는 소매를 걷어 올리고, 스토브에서 불이 나면 주전원이나 가스를 끊는다. 


불이 붙은 프라이팬에는 절대로 물을 뿌리거나 밖으로 가지고 나가지 말고 큰 냄비 덮개나 도마 같은 평평한 물체, 또는 젖은 행주 등으로 덮어 산소 공급을 차단한다. 


이와 더불어 불이 나면 단 몇 분 만에 집 전체로 번질 수 있으므로 평소 신속하게 탈출하는 계획을 세워 놓고 모든 식구가 공유해야 한다. 


탈출 계획에는 각 방의 탈출 경로를 2개씩 선정하고 문과 창문은 쉽게 열 수 있어야 하며, 이층집인 경우 지상으로 내려가는 방법을 미리 생각해 본다. 


또한 긴급한 상황에서 갖고 나갈 수 있게 열쇠를 창문이나 자물쇠 부근에 두며 집 밖에서 만날 장소를 미리 정해 놓는다. 


실제로 불이 났을 때는 불이 럭비공보다 크지 않고 소화기가 있다면 끌 수 있지만 이보다 더 크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집 밖으로 나가는 것이고 나가면서 ‘불, 불, 불’을 외쳐 다른 사람에게 경고도 함께 전한다. 


이미 맹렬하게 불이 퍼진 상황이면 연기와 열은 위로 상승하므로 숨쉬기 쉽고 시야가 확보되도록 기어서 탈출한 뒤 집에서 멀리 떨어지는데 이때 물건을 가져오고자 집으로 다시 들어가서는 절대 안 된다. 


만약 방에서 나갈 수 없는 상황이라면 문을 닫고 문 밑을 수건으로 막아 유독가스 침입을 방지하면서 창문을 열고 구조를 요청한다. 


남섬지국장 서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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