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펄 끓는 지구, 사라지는 NZ 빙하

펄펄 끓는 지구, 사라지는 NZ 빙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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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가 펄펄 끓는다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여름을 맞아 북반구가 유럽을 중심으로 그야말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스페인과 프랑스에서는 연이은 대형 산불로 주민이 대피하고 엄청난 규모의 삼림이 불에 탄 가운데 한창 겨울인 호주와 뉴질랜드에서는 잇따른 폭우와 강풍으로 큰 피해가 났다. 


갈수록 극단적인 기후 현상이 심해지고 또한 빈번해진 가운데 뉴질랜드에서 10년 안에 많은 빙하가 사라진다는 예측도 나왔다. 


이번 호에서는 국내외 언론 보도를 종합하고 연구 자료를 중심으로 최근 뉴질랜드를 포함해 세계 각지에서 기후 변화로 발생한 재난 상황과 함께 녹고 있는 빙하 이야기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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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콘도 지붕을 넘은 하와이의 초대형 파도


  2층 콘도를 가볍게 넘긴 초대형 파도


7월 16일(토), 하와이에서는 높이가 7.62m나 되는 초대형 파도가 바닷가 콘도를 덮치는 장면이 SNS와 언론을 통해 전 세계에 전해졌다. 


당시 파도는 하와이 제도 중 가장 큰 섬인 하와이섬 동부 케아우호우-코나(Keauhou-Kona)에서 발생했으며 2층으로 된 콘도 지붕을 가볍게 넘어 마치 폭포수처럼 쏟아졌다. 


다행히 부상자는 없었지만 영상을 찍은 주민은, 자신의 콘도 내부가 말 그대로 물벼락으로 엉망이 되고 모두 쓸려갔다면서 이런 일은 처음이었다고 말했다. 


하와이 기상 당국은 남부에서 25년 만에 발생한 가장 큰 파도였다면서 허리케인 ‘다비(Darby)’ 영향으로 발생했으며 당분간 이런 현상이 이어진다며 저지대 주민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한편 당일 오후에 같은 지역에서 열린 한 야외 결혼식도 식이 진행되기 직전 옹벽을 넘은 큰 파도가 덮치면서 테이블과 의자가 부서지는 등 난장판 속에 식이 중단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 광경도 영상으로 공개됐는데 당시 한 하객은 거대하다는 말 외에는 할 말이 없을 정도로 큰 파도가 순식간에 벽을 넘어와 집기를 완전히 날려버렸다면서 생명이 위험하지는 않았지만 ‘오 마이 갓’을 외치는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한편 현지 언론인 ‘하와이뉴스나우’는, 그럼에도 하와이섬 출신 신혼부부는 결혼 케이크는 지켜냈고 결혼식이 아주 유쾌하게 진행됐다며 즐거워했다고 전했다. 


당시 파도는 콘도와 결혼식장 외에도 주택단지가 개발되던 이 지역의 상점과 사업장을 덮쳐 피해를 줬는데 현지 언론은 오후 4, 5시부터 몰려들었던 큰 파도가 밤 10시 45분경부터 잠잠해졌으며 이튿날부터 정리가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한편 하와이 국립기상청의 한 전문가는, 이번 파도는 수십 년 만의 최대 규모이며 여러 요인이 겹쳐 일어났다면서 남태평양에서 발생한 강력한 겨울 폭풍이 사모아를 지나 하와이까지 북상하면서 거대한 파도가 몰아쳤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단일 사건만으로 기후변화와 직접 연결하기는 어렵지만 지구 온난화가 영향을 미친 건 분명하고 해수면 상승에 따른 충격은 앞으로도 악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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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불 피해를 입은 프랑스의 미라보 와이너리


  펄펄 끓는 영국과 유럽 대륙


한편 올여름 들어 무더위에 시달리던 유럽은 곳곳에서 관측 사상 최고 온도를 기록하며 그야말로 펄펄 끓는 중인데, BBC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7월 19일(화) 영국 중부 코닝즈비에서는 40.3C로 영국 기상 관측 사상 최고 온도를 기록했다. 


그뿐만 아니라 런던의 세인트 제임스 파크와 히스로 공항에서 40.2C가 기록되는 등 사상 최악의 폭염으로 철로가 휘거나 전력선이 늘어져 기차와 지하철 운행이 중단되고 도로가 녹아내려 자동차는 물론 활주로까지 녹는 바람에 비행기 운항까지도 제한됐다. 


프랑스 파리도 같은 날 한낮 기온이 40.1C까지 치솟아 150년 관측 사상 3번째 더운 날이 됐는데, 프랑스 기상 당국은 낭트가 신기록인 42C를 보이는 등 이날 전국 64곳에서 기존 최고 기온 기록을 경신했다고 밝혔다. 


또한 프랑스와 스페인, 포르투갈은 폭염 속에 초대형 산불 고통도 겪고 있는데 프랑스 남서부의 유명 와인 생산지인 지롱드주에서 난 불은 200㎢ 나 되는 면적을 태웠고 3만 7000명 이상이 대피했다. 


심한 가뭄을 겪은 이베리아반도의 두 나라인 스페인과 포르투갈 사정도 안 좋은데, 일부 지역의 최고기온이 50C 가까이 치솟은 스페인은 북부 갈리시아와 중부 카스티야이레온 등지에서 700 ㎢ 가 불탔으며 포르투갈 역시 300㎢ 가 피해를 보았지만 건조한 날씨 속에 진화가 늦어지고 있다. 


한편 7월 10~16일(토)에만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스페인 510명과 포르투갈 659명 등 두 나라에서만 1100명이라고 밝혀 충격을 던졌는데, 폭염 사망자는 특정 시기에 통상적으로 발생하는 사망자 숫자를 넘어서는 이른바 ‘초과 사망자’로 그 숫자를 파악한다. 


이외에도 지중해 건너 모로코를 비롯해 그리스도 산불로 어려움을 겪었는데, 이처럼 유럽이 열파에 시달리는 이유는 서유럽 상공에 넓게 펼쳐진 ‘열돔’ 고기압에서 비롯됐지만, 이는 단기적 이유일 뿐이며 장기적으로는 결국 지구 기후변화에서 그 답을 찾을 수밖에 없다. 


7월 19일 페테리 탈라스 세계기상기구(WMO) 사무총장은, 이런 폭염은 앞으로 수십 년간 더 자주 발생하고 적어도 2060년까지는 기후 악화 현상이 이어진다고 예상했다. 


각계 전문가들은 탄소 배출 절감 등 지구 온난화 대책은 물론 공중보건 시스템을 강화하고 냉난방, 교통과 상수도 등 사회 기반 시설을 변화하는 기후에 맞춰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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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엘니뇨와 라니냐 현상에 대한 설명


  폭우로 신음하는 뉴질랜드와 호주


북반구가 폭염에 시달리는 반면 겨울인 남반구에서는 비 피해가 컸는데 특히 7월 초 호주 동부에서는 기록적인 집중호우로 상당한 피해를 봤다. 


당시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전역을 뒤덮다시피 한 거대한 비구름대가 시드니 북쪽 뉴캐슬과 울롱공 사이의 일부 지역에서는 24시간에 연평균 강수량에 맞먹는 1~1.5m나 되는 엄청난 물폭탄을 쏟아붓는 등 폭우가 내려 경보가 발령되고 군 병력이 출동했다. 


시드니 서부 일원에도 4일간 8개월 치에 해당하는 비가 쏟아져 시드니 상수원 중 하나인 와라감바 댐이 범람해 주민들에게 발이 묶이기 전 대피하라는 명령이 내려졌으며 당시 호우로 8만 명 이상이 실제 대피했거나 대피를 준비했다. 


호주 동부에서는 올 3월에도 홍수로 최소 20명이 사망하고 5000여 주택이 물에 잠기며 25억 호주달러가 넘는 재산 피해가 났으며 4월에도 강풍과 함께 폭우로 곳곳에서 피해가 잇따른 바 있다. 


호주 기상 당국은 올해 들어 닥친 집중호우는 태평양에서 발생한 라니냐 현상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는데, 엘니뇨의 반대 현상인 라니냐는 적도 부근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평소보다 낮아지면서 수온이 올라간 서태평양의 대기 순환에 이상이 발생하는 현상이다. 


이 경우 호주와 동남아를 비롯한 서태평양에는 호우가 내리는 반면 동태평양 연안 남미에서는 심한 가뭄과 기상 이변이 나타나는데, 실제 6월 말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에서는 60년 만에 눈이 내렸다. 


전문가들은 2년 연속으로 나타난 이번 라니냐가 지난 6월에 끝났지만 올해 말 다시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는데, 최근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에서는 현재 ‘트리플 딥 라니냐’가 진행 중이라고 분석했다. 


이처럼 라니냐의 3년 연속 발생은 1950년 이후 70년이 넘는 동안 단 두 차례에 불과했는데 특히 이전 두 차례는 모두 그 직전에 강력한 엘니뇨에 뒤따른 것이었지만 이번에는 그렇지도 않아 이례적인 상황이 벌어지게 됐다. 


한 기상 전문가는 기후변화 영향으로 라니냐 현상도 전보다 자주 일어난다면서 호주의 겨울 폭우는 이례적인 일이기는 하지만 라니냐의 영향으로 이런 일이 겨울마다 반복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이처럼 호우가 빈발하자 호주 현지에서는 날씨 조작 음모론이 SNS를 중심으로 퍼지기도 했는데, 음모론자들은 ‘구름 씨 뿌리기’와 ‘날씨 조작’으로 인해 이번 호우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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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수로 변한 오마라마의 홀리데이 파크


  뉴질랜드까지 건너온 호우와 강풍


7월 초 호주를 강타했던 저기압 기단이 느리게 움직이며 태즈먼 바다를 건너와 뉴질랜드도 7월 들어 집중호우를 피하지 못했는데, 12일(화) 밤에는 더니든에서 불어난 개울을 건너던 차량이 떠내려가며 한 명이 숨지기도 했다. 


특히 7월 18~19일(화) 남섬 내륙인 매켄지 분지의 오마라마 일대에서는 100년 만의 한 번 있을 수준의 폭우가 쏟아졌다. 


이로 인해 오하우 호수 마을과 마운트 쿡 빌리지로 향하는 도로에서 다리가 유실되거나 산사태가 나는 바람에 두 마을이 외부와 한때 고립됐으며 방학을 맞아 여행 중이던 많은 이들도 발이 묶였다. 


특히 오마라마 Top 10 홀리데이 파크는 인근 아후리리강이 범람하는 바람에 자정 무렵에 손님들이 긴급히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으며 캠프장 시설이 몇 달간 운영이 불가능할 정도로 크게 망가졌다. 


또한 캔터베리와 오타고 일대에는 기록적인 강풍까지 불어 바람 피해도 컸는데 나무가 쓰러지면서 전선을 끊어 단전을 초래하거나 도로를 막아 차량 통행이 막혔고 오타고에서는 지붕이 아예 날아간 건물도 있었다. 


20일(수) 이후에도 비가 이어지면서 티마루 인근에서는 강둑 파손으로 주민 대피와 비상령이 선포됐으며 크라이스트처치에서도 히스코트 강변 저지대가 침수됐고 뱅크스 페닌슐라의 일부 마을도 고립됐다. 


21일(목)에는 최대 시속 130km 바람이 불면서 강풍 경보가 내려졌던 웰링턴에서는 공항 운영이 완전히 중단되는 등 이날 하루에만 전국에서 130여 편의 항공편이 운항하지 못했다. 


악천후로 인한 항공기 결항은 이미 방학이 시작되던 7월 9일(토)부터 시작해 잇달아 반복되면서 승객들에게 큰 혼란을 초래하고 후속편 운항에도 계속 영향을 미치고 있다. 


또한 웰링턴에서는 21일에는 남북섬 페리와 열차나 시내버스 운행도 지연되거나 전면 중단돼 직장인들이나 여행자들이 애를 먹었는데, 북섬 남부에서는 강풍과 함께 높은 파도로 정박 중이던 요트가 해안에 부딪히면서 완파되고 해변 도로를 달리던 차량이 도로 옆 바위를 올라타는 등 평소 보기 드문 사건들이 잇달아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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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웨스트 코스트 ‘Ivory 빙하’의 1969년과 현재 모습


  10년 이래 연구 대상 빙하 중 40%는 소멸


한편 21일에는 지난 6월까지 올 상반기 기상 자료가 공개됐는데, 1909년 시작된 국립수대기연구소(NIWA)의 ‘Seven Station Temperature Series’에 따르면 상반기 평균기온은 15C로 1981~2010년 장기 평균보다 1.2C가 높았다. 


이는 2016년에 1.4C가 높았던 것에 이어 관측 사상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상반기 평균기온인데, 지금까지 상반기 평균기온 상위 10개 중 5개가 2016년 이후 발생해 지구 온난화에서 뉴질랜드도 예외가 아님을 보여준다. 


특히 작년 상반기는 역대 9번째로 평균기온이 높았지만 하반기에는 기록상 가장 높았는데, 또한 지난여름 사우스랜드를 중심으로 남섬 남부가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는 등 강수량도 이전보다 지역 및 일자별로 더욱 극단적인 변동을 보였고 5월에도 남부 오클랜드와 와이카토에서 비정상적인 건조한 날씨가 이어졌다. 


이런 가운데 지난 4월에는 국내 빙하 중 상당수가 10년 이내 사라진다는 전망도 나왔는데 매년 남섬 빙하 50개를 연구하는 NIWA와 빅토리아대학 연구팀에 따르면 빙하의 눈과 얼음이 계속 줄면서 크기(부피)가 계속 감소하고 있다. 


해당 연구는 항공사진과 적설선(snowline) 측정을 통해 이뤄지는데 한 관계자는 올해는 특히 지난겨울에 내렸던 눈이 녹으면서 빙하 몸체가 예년보다 더 많이 노출되는 눈에 띄는 큰 변화가 보여 실망스러웠다고 말했다. 


이 조사는 1977년에 시작됐으며 그동안 지구 기온은 1.1C 상승했는데 연구팀은 이 기간에 서던 알프스 빙하에서 얼음이 1/3은 사라진 것으로 추정했다. 


관계자는 지금 보는 명백한 현상은 빙하가 줄고 있고 10년 안에는 조사 대상 50개의 빙하 중 최대 40%가 사라질 수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빙하는 중요한 민물 저장 창고이자 강으로 흘러 관개와 발전에 기여하고 가뭄을 완화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면서, 여기에 더해 수려한 풍광과 함께 관련된 관광 종사자의 생계에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뉴질랜드에는 3000개 미만의 크고 작은 빙하가 있고 대부분 남섬에 있는데 1960년 국내 최대인 태즈먼 빙하를 처음 탐험했던 필립 템플(Philip Temple)은 당시 빙하가 50km에 달했고 하단에 지금처럼 거대한 호수도 없었다고 말했는데 현재 태즈먼 빙하는 길이가 23km이다. 


한 빙하 전문 가이드는 작은 빙하들은 물론 큰 빙하들도 매번 찾을 때마다 크게 변화한 모습에 놀란다면서, 또한 빙하가 작아지며 낙석 위험은 상대적으로 커져 이 때문에 폐쇄된 트랙도 늘었다고 전했다. 


남섬지국장 서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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