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국들에 뒤쳐지고 있는 유학업

경쟁국들에 뒤쳐지고 있는 유학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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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이전 뉴질랜드 경제에 직·간접적으로 53억달러를 기여했던 유학업이 2년 간의 국경 통제로 인한 침체에서 올해 벗어날 수 있을까? 미국, 영국, 캐나다 등의 유학 경쟁국들은 이미 팬데믹 이전의 유학생 수준을 회복하고 있는데 비해 뉴질랜드는 정부가 유학업의 재구축에 대한 계획도 아직 제시하지 않고 있어 경쟁국들에 점점 뒤쳐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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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생 수 팬데믹 이후 3분의 2 급감


지난달 이민부 자료에 따르면 뉴질랜드에 남아 있는 유학생 수는 1만9,191명으로 팬데믹 이전에 비해 3분의 1이 약간 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민부의 유학생 수치는 유효한 학생비자를 가지고 있는 학생들의 수로, 박사 학위 과정이나 국내 학생들과 같은 수업료를 내는 학생들은 포함되지 않았다.


박사 학위 과정을 공부하는 유학생은 지난 2006년 법 개정에 따라 국내 학생과 같은 수업료를 부과하고 있다.


이들을 국적별로 보면 중국이 7,072명으로 가장 많고 인도가 2,664명으로 뒤를 이었다.


한국인 유학생은 1,460명으로 나타났다. 


1만9,191명의 유학생 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국경을 폐쇄한 직후인 2020년 4월 5만1,580명에서 63% 급감한 결과이고 보통 해의 연중 어느 때 8만6,000명과 연간 전체 11만5,000명보다 한참 낮은 수준이다.


3,181명의 유학생들이 남아있는 사립 교육기관들이 작년 4월에 비해 72%나 감소해 코로나19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2,892명의 유학생들이 공부하는 폴리텍은 69% 줄었고 대학들은 50% 정도 감소한 8,914명의 유학생들이 등록되어 있었다.


초·중·고의 유학생 수는 2020년 4월 1만500명에서 4,197명으로 60% 줄었다.


같은 기간 유효한 학생비자를 소지하고 있으면서 뉴질랜드 밖에 체류하고 있는 학생 수는 9,272명에서 1,828명으로 80% 줄었다.


이들의 절반 이상은 대학에서 공부하는 학생 비자 소지자였다.


미국, 영국, 캐나다는 팬데믹 이전보다 유학생 증가


뉴질랜드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유학생들의 입국이 여전히 끊긴 것과는 대조적으로 영국, 미국, 캐나다 등 영어권 유학 경쟁국들은 유학생에게 국경을 개방하면서 유학생 수가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 빅토리아 대학의 미첼 연구소가 호주, 뉴질랜드 등 주요 5개 영어권 국가들의 최근 3년간 학생비자 발급 자료를 바탕으로 유학생 수를 조사해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캐나다, 영국, 미국은 팬데믹 이전 수준을 넘어선 반면 강력한 국경 통제를 해온 뉴질랜드와 호주에서는 감소한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2018년부터 2021년까지 매년 9월말을 기준으로 12개월 동안 각 국가가 발급한 신규 학생비자 수를 추적한 이번 조사에서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한 2020년 초반과 중반에 이들 모든 국가에서 학생비자 발급 수가 급격히 감소했지만 2021년 중반 이후 호주와 뉴질랜드를 제외한 세 나라들은 반등하는 추세를 보였다.


특히 영국은 팬데믹 이전보다 학생비자 발급 수가 오히려 37% 늘어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영국 정부는 2030년까지 국제 교육 가치를 75% 증가시키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미국도 작년 7월 ‘국제 교육에 대한 새로운 약속’을 발표하며 유학생 장려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 같은 결과는 호주나 뉴질랜드에서 공부하기를 원했던 많은 학생들이 국경 통제로 오지 못하고 대신에 영국, 미국, 캐나다 등 다른 영어권 국가로 발길을 돌려 이들 국가의 유학생 수가 팬데믹 전보다도 상승한 것으로 분석됐다.


호주의 경우 극도로 악화된 중국과의 외교관계도 중국 유학생 급감에 주요한 요인으로 지적됐다.


유학을 선택하는 학생들의 출신국 코로나19 상황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많은 코로나19 확진자들이 있는 인도는 2021년 9월 유학 신청이 2019년 9월보다 27% 증가한 32만7,963명으로 28만3,795명의 중국을 제치고 가장 많은 유학생 송출국으로 올랐다.


역시 심각한 코로나19 상황의 나이지리아가 2년 동안 유학생이 88%나 늘었고 프랑스도 33% 증가했다.


반면에 한국(-37%), 중국(-25%), 일본(-46%), 미국(-25%) 등은 유학생 수가 줄었다.


보고서를 작성한 피터 헐리(Peter Hurley) 박사는 “유학생이 비싼 수업료를 납부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나라에 가서 문화를 체험하기 위해서인데 온라인 수업으로는 이를 할 수 없다”며 “이번 조사는 유학생들이 여행하고 경험할 수 있는 개방된 국경의 나라를 찾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헐리 박사는 호주와 뉴질랜드가 다시 국경을 열면 비교적 빨리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유학생들이 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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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요 5개국 신규 학생비자 발급 현황 (자료: 호주 미첼 연구소)
 

코로나19로 유학업계 1,000여명 실직 추산 


1950년대 외국인 유학생들이 처음 뉴질랜드에 온 것은 개발도상국들의 미래 지도자를 훈련시키고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를 전파하기 위한 콜롬보 플랜(Colombo Plan)에 따른 정책이었다.


조금 지나 개인적인 유학생들이 뉴질랜드에 왔지만 그 수가 적었고 국내 학생과 같은 수업료를 냈다.


당시 국제 교육은 외화 수입원이 아니라 외국과의 가교 역할과 빈곤한 국가들에서 온 사람들의 기술을 습득시킬 방법으로 인식됐다.


이 같은 인식이 바뀐 시기는 뉴질랜드의 공교육이 빠르게 상업화한 1980년대였다.


초·중·고와 대학, 폴리텍이 사업적인 운영체제로 재편됐고 수입원을 재학생들에 의존하게 됐으며 처음으로 각 학교가 유학생의 수업료를 결정할 수 있게 됐다.


유학생 수업료는 국내 학생 수업료의 약 2배로 책정됐고 중요한 수입원으로 자리잡았다.


1990년대 공교육은 국제적으로 판매하는 상품이 되면서 새로운 수출산업이 탄생한 셈이다.


그 이후 유학생은 학생 수와 재정적인 측면에서 뉴질랜드 교육 시스템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다.


뉴질랜드의 학교들은 점점 유학생 수입에 의존하게 됐다.


2004년 뉴질랜드 대학의 절반은 유학생으로부터 얻은 수입이 국내학생으로부터 얻은 수입보다 많았다.


2003년에서 2007년 사이 유학생 수가 25% 줄고 유학생 수업료가 20% 감소하는 등 유학시장이 크게 침체했다.


이는 주로 일부 교육과정과 사설 교육기관들에 대한 나쁜 평판과 유학생 보호 문제가 중국에 퍼지면서 중국인 유학생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거의 10년 동안 현상을 유지하던 유학업이 다시 붐을 맞은 시기는 2016년경부터였다.


지난 2019년 유학생은 전체 대학생의 19%와 3차교육 학생의 15%를 점유했다.


유학생의 37%는 중국에서 왔고 22%는 인도 출신이었다.


공부하는 기관별로 보면 사설 교육기관이 40%로 가장 많았고 22%가 대학, 20%는 초·중·고, 그리고 17%는 폴리텍으로 나타났다.


2018년 유학생들이 대학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4%였고 폴리텍 수입의 16%, 고등학교 15%, 초등학교와 중학교 수입의 각 1.8%를 차지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2020년 자료에 따르면 유학생의 평균 연간 수업료는 대학이 2만9,990달러, 폴리텍 1만7,021달러, 고등학교 1만6,202달러, 그리고 초등학교와 중학교가 각 1만2,093달러였다.


코로나19로 인한 국경 통제로 일부 사설 교육기관들이 문을 닫고 일부 과정이 폐쇄되면서 1,000명 이상의 종사자들이 일자리를 잃은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유학업 ‘리셋’ 검토하는 정부 


뉴질랜드가 2020년 2월 중국으로부터의 입국을 금지했을 때는 대학의 새로운 학기를 맞아 수 천명의 중국인 유학생들이 도착하기 불과 2~3주 전이었다.


그 해 3월 모든 유학생에 국경을 닫았고 대학들은 유학생 유입 중단으로 6월까지 4억달러의 수입 감소를 호소했다.


하지만 피해는 예상했던 만큼 심각하진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전체적으로 대학들에서 유학생 등록은 23% 감소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오클랜드 대학은 풀타임 기준으로 유학생은 5% 줄었고 유학생 수업료 수입은 1.24% 감소에 불과했다.


AUT도 유학생 등록은 6.3%, 유학생 수업료 수입은 4.5% 각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클랜드 대학 던 프레쉬워터(Dawn Freshwater) 부총장은 올해 유학생 등록이 약간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 이유는 해외의 많은 학생들이 계속해서 온라인 수업을 하려고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뉴질랜드 종합대학 협회인 유니버서티 뉴질랜드(Universities NZ)의 크리스 휄란(Chris Whelan) 회장은 자국에서 교육받도록 장려하는 방법은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학생들은 영어를 사용하는 나라에서 살고 공부하며 경험하고 싶어하기 때문이라는 것.


유학업 관계자들은 유학생들이 언제부터 입국할 수 있을지 확실하지 않다고 전했다.


정부는 오는 4월에 국경을 개방할 계획이지만 이민부가 8월까지 비자 수속 업무를 중단할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더구나 뉴질랜드 유학의 중요한 유인 요소 가운데 하나였던 유학후 영주제도에 대한 정부의 장래 계획이 불투명한 점도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정부는 작년 5월 발표했던 이민 ‘리셋(재설정)’과 마찬가지로 변화를 겪고 있는 유학 부문도 재설정의 기회로 삼고 있다.


정부는 유학생들이 뉴질랜드에 커다란 혜택을 가져 오지만 그에 따른 비용도 들어간다고 주장한다.


장래 유학업계의 또 다른 격변이 발생한다면 국민의 세금으로 비용을 부담해야 될 지도 모른다는 우려이다.


정부는 인도와 중국 유학생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유학시장 부침에 취약한 교육기관들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또한 유학생 수입의 불균형에 대한 문제도 제기된다.


대부분의 유학생들은 높은 데실(decile) 학교에 등록하기 때문에 데실 9 학교들의 유학생 수입은 연간 평균 30만6,000달러인데 비해 데실 1 학교들은 4만1,000달러에 불과한 실정이다.


작년 11월 교육부의 문서에 따르면 9학년 이하 학년에 유학생 등록을 허용하지 않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국제교육학교비즈니스협회’(SIEBA)의 존 반 더 즈완(John van der Zwan) 회장은 “초·중학교의 유학생 금지는 재앙일 것”이라며 “이는 사업적 관점이 아니라 문화·가치적 관점에서 접근한 것으로 보이는데 유학생들이 잘 적응하는 초등학교를 흔히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또 일부 유학생들이 뉴질랜드 교육기관에 출석하는 기회를 영주권을 따는 지름길로 여겨 노동시장과 주택문제를 가중시키고 있다고 믿는다.


이에 대해 휄란 회장은 “그러한 우려는 과장됐다”며 “유학생들의 75%는 5년 안에 본국으로 돌아가고 그 대다수는 졸업하면 바로 귀국하며 남은 사람들의 11명 중 10명 비율로 회계사, 변호사, 의사 등 학위에 따른 취업을 하면서 뉴질랜드 경제에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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