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탄치 않을 경제 회복의 길

순탄치 않을 경제 회복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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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이 장기화되면서 2022년 경제도 불확실성이 걷히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여파에 비교적 잘 버텨온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뉴질랜드 경제는 또 다른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의 등장으로 국경 개방을 연기하는 등 회복의 길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인플레이션과 몇 년 새 막대한 규모로 불어난 정부•가계부채, 전 세계 공급망 차질 등 언제 터질지 모르는 불안 요인들이 겹겹이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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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3분기 GDP 3.7% 감소 … 예상보다 양호


통계청에 따르면 작년 3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분기 대비 3.7% 감소했다.


이 기간에는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지역 감염으로 가장 큰 도시인 오클랜드에서 절반을 록다운 제재 속에 보냈다.


코로나19 제재가 없었던 작년 2분기에는 GDP가 2.4% 증가했었다.


3.7%의 GDP 분기 감소율은 1986년 이후 두 번째로 많이 떨어진 것이다.


가장 큰 감소는 첫 록다운의 영향으로 10.3% 급감한 2020년 2분기였다.


사실 통계청의 GDP 결과는 경제전문가들의 예상보다 양호했다.


시장에서는 4.1%의 감소를 예상했고 중앙은행은 그보다 낮은 7%의 감소를 분석했다.


예상 외로 경제가 호조로 나타나면서 금리 인상이 빨라지거나 적어도 중앙은행이 올해 전망한 기준금리 인상이 더욱 확실해지게 됐다.


ASB의 제인 터너(Jane Turner) 이코노미스트는 “우리는 3분기 GDP 감소율을 7~8%로 예상했다”며 “뉴질랜드 경제가 델타로 인한 록다운에 잘 견뎌 냈다”고 말했다.


그랜트 로버트슨(Grant Robertson) 재무장관은 예상보다 낮은 GDP 감소율은 뉴질랜드 경제의 강한 회복력을 보여 준다며 연간 기준으로 4.9% 성장했다고 강조했다.


작년 9월까지 12개월 간의 GDP 증감률은 전년 동기 대비 4.9% 증가로 나타났다.


하지만 뉴질랜드 경제는 코로나19의 여파로 쪼그라들었고 록다운에 많은 영향을 받은 부문은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3분기에 가계소비 지출은 7.5% 감소했고 투자도 5.3% 줄었다.


전체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서비스업은 2.7% 감소했고, 5분의 1을 구성하는 제조업은 7.4% 줄었다.


좀 더 세분하면 숙박업, 요식업, 소매업 등이 13.3% 감소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업종으로 나타났다.


그 다음으로 예술, 오락이 11.9% 감소했고 건축업도 9.6% 떨어졌다.


하지만 정보기술과 미디어는 1.7% 감소에 그쳤고 금융업, 보험업, 부동산업의 GDP는 오히려 증가했다.


델타 피해의 최종적인 정도는 4분기 자료가 발표돼야 정확히 알 수 있을 것이다.


경보 단계가 완화되면서 건축과 제조 부문은 반등할 것으로 보이나 다른 부문은 불확실하다.


키위뱅크의 자로드 커(Jarrod Kerr)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억눌렸던 수요, 강한 고용시장, 진행중인 건축 활동 등으로 4분기 GDP가 반등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커 이코노미스트는 “일부 사업체는 2020년 첫 록다운에 비해 잘 적응하고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며 “운송업의 경우 이번에 3.3% 감소로 2020년의 26.5% 감소에 비해 선방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점포가 문을 닫아도 경제활동이 온라인으로 옮겨지고 거래가 계속되는 등 경제가 2020년에 비해 더욱 잘 가동됐다고 평가했다.


뉴질랜드 경제가 전체적인 수준에서 점차 코로나19 제재에 적응하고 진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터너 이코노미스트는 “궁극적으로 GDP 감소의 규모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경제활동이 얼마나 빨리 델타 이전으로 복귀하느냐 하는 것이다”며 “우리는 이를 올해 상반기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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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0년 3월 이후 뉴질랜드 GDP 증감률 (자료: 뉴질랜드 통계청)


뉴질랜드의 흔들리는 2중 경제


지난달 발표된 ‘닷 러브 데이터’(Dot Loves Data)의 회복지수에 따르면 임금보조금 폐지와 교통신호형 체제로의 전환 등으로 뉴질랜드 경제는 여전히 리스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복지수는 사업체의 설립과 폐업, 소비자 수요 등을 측정해 회복력이 가장 낮은 1부터 가장 높은 7까지 점수를 매긴다.


측정 결과 뉴질랜드 경제는 낮은 실업률과 정부 지원, 강한 1차산업 부문이 긍정적으로 작용하면서 5점으로 전반적으로 안정돼 있고 3.6%의 성장을 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많은 사업체들이 문을 닫았던 작년 1월의 3점에서 회복된 것으로 작년 8월에도 록다운으로 사업체 폐업이 급증했지만 사업체 설립 또한 늘었다.


작년 8월 1만5,000개의 새로운 사업체가 문을 열었고 9월에는 1만2,000개가 창업했다.


반면 문을 닫은 사업체는 9월 3,399개에서 10월 3,478개로 일정 수준을 유지했다.


‘닷 러브 데이터’의 저스틴 레스터(Justin Lester) 이사는 “뉴질랜드 경제는 건축, 정보기술, 1차산업 등 강한 성과를 보이는 부문과 관광, 숙박, 소매 등 극심한 어려움을 겪는 두 가지 층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건축업은 높은 수요와 새로운 사업체 증가 등으로 붐을 보이고 있으나 건축자재 공급 지연과 가격 급등으로 다소 고통받고 있다는 것.


지역별로 보면 오클랜드는 작년 8월과 9월 신생 사업체 증가로 회복지수가 5점이지만 도심 비즈니스 구역(CBD)의 소비자 지출 감소로 CBD를 포함하고 있는 와이테마타 지역위원회 구역의 회복지수는 3점에 머물고 있다.


웰링턴은 지난 3개월 동안 1,092개의 사업체가 폐업하고 695개가 영업을 시작하면서 회복지수 5점을 기록했다.


크라이스트처치 또한 1,352개의 사업체 폐업과 879개의 사업체 신설로 회복지수 5점을 나타냈다.


싼 자금의 시대 종말 


올 해 내내 금리가 계속 오를 전망이다.


중앙은행은 작년 10월 7년여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올렸다.


중앙은행은 11월에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려 두 달 연속 인상하면서 0.75%로 만들었다.


경제전문가들은 중앙은행이 올해에도 기준금리를 인상해 중반쯤에는 2~3%까지 인상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금리 인상이 오미크론 감염 확산 등으로 예상보다 느리게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피셔 펀드(Fisher Funds)의 데이비드 맥레쉬(David McLeish) 부장은 “뉴질랜드는 다른 나라보다 일찍, 빠르게 금리를 올리고 있다”며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이미 소비자 구매력이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모기지 금리 상승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맥레쉬 부장은 이어 “금리 인상은 경제에 역풍으로 작용하게끔 고안돼 있는데 현재의 상황에서 리스크가 있다”고 진단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Capital Economics)의 벤 우디(Ben Udy) 이코노미스트도 급격한 금리 인상이 올해 경제 활동에 부담이 될 것이기 때문에 중앙은행이 긴축 주기를 조기에 종료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웨스트팩은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을 2%로 안정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든 후에야 기준금리 인상을 멈출 것이라면서 올 중반에 3%까지 올리고 2025년 이후에는 기준금리를 다시 2%로 돌릴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이 올 1분기에 5.7%로 정점을 찍은 후 2년 안에 1~3%의 목표대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물가는 오르고 경제회복이 느려지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스태그플레이션이 무서운 이유는 소득이 줄어드는 가운데 물가가 오름에 따라 경제고통지수가 급격히 높아지고 지표경기와 체감경기가 더 빠르게 악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정책 대응 면에서는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총수요를 늘리면 물가가 오르고 물가를 잡기 위해 총수요를 줄이면 경기가 더 침체되는 악순환 국면에 처한다. 


코로나19 사태로 정책 수단을 다 소진한 여건에서는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스태그플레이션이 처음 나타났었던 1980년대 초와 다른 것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디지털 콘택트화로 모든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나타나는 ‘케이(K)’자형 양극화 구조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5대 시중은행 올해 집값 하락 전망


작년 급격하게 올랐던 주택가격은 올해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뉴질랜드의 5대 시중은행들은 모두 올해 집값 하락을 예상했다.


ASB는 금리 상승과 주택공급 증가, 신용조건 강화 등으로 올해 하반기부터 집값이 떨어져 올 한해 전체적으로 4%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이는 2020년 3월 팬데믹 이후 35~40%의 집값 상승을 감안하면 작은 규모라는 설명이다.


ASB는 금리 상승이 올해 집값을 끌어 내리는 주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많은 대출자들이 금리 인상에 준비하고 있지만 급격한 상승은 주택시장을 압박하는 중요한 요인이라는 것이다.


강화된 신용 조건도 집값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경고다.


일부 은행에서는 이미 소득을 기준으로 대출 한도를 제한하는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ASB는 주택 부족은 지난 1년 동안 3분의 1 정도 감소했는데, 이런 추세로 가면 올 연말에 주택 수요와 공급이 대략 일치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통계청과 오클랜드 카운슬 등에 따르면 최근 주택 허가 건수가 사상 최고 수준을 보이고 타운하우스, 아파트 등 공동주택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커 이코노미스트는 최고 수준의 주택 건축은 좋은 소식이고 국경 봉쇄로 인구 성장이 중단된 시점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ANZ도 올해 집값이 4%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ANZ은 4% 하락은 2021년 9월의 집값 수준을 의미한다며 이는 이미 팬데믹 이전 수준을 휠씬 넘어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질랜드에서 집값 하락은 보통 불경기에 찾아 오지만 이번에는 고용시장이 강하고 국내 소비도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ANZ은 말했다.


하지만 ANZ은 높은 가계부채로 인해 집값이 예상보다 더 하락하고 국내 소비도 크게 감소할 것을 배제하지 않았다. 

BNZ은 내년까지 연간 집값 하락률이 최고 6~7%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부동산 정보회사 코어로직(CoreLogic)의 수석 부동산 이코노미스트 켈빈 데이빗슨(Kelvin Davidson)은 뉴질랜드 전체적으로 올해 주택시장이 하락 보다는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지역적으로 볼 때 부동산 투자자 소유가 많은 북섬 중부 및 남부의 경우 투자자들이 투자 주택을 시장에 매물로 내놓으면서 집값이 떨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락 전망은 나오고 있지만 집값은 최근까지 강세를 보이고 있다. 


뉴질랜드부동산협회(REINZ)에 따르면 지난 11월 전국 주택 중간가격은 92만5,000달러로 최고치를 경신하며 연간 23.8%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인구가 가장 많은 오클랜드 지역의 주택 중간가격은 130만달러로 역시 최고치를 기록하며 1년 동안 26.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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