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오프’ 영주권 승인과 그 배경

‘원오프’ 영주권 승인과 그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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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새로운 원오프(one-off) 거주비자 시행에 따라 다음달 1일부터 신청이 시작된다. 이민부는 신청자격을 갖춘 비자 소지자들에게 연락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이민부의 일회성 거주비자 제도 발표는 신청자격을 가진 영주권 희망자들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가져다 준 뜻밖의 희소식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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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속’한 수속의 ‘일회성’ 영주권


뉴질랜드 정부는 지난 9월 30일 일회성의 2021년 거주비자(2021 Resident Visa) 제도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날 크리스 파포이(Kris Faafoi) 이민장관은 이를 통해 주신청자와 그 가족 등 약 16만5,000명에게 거주비자를 승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새로운 원오프 거주비자의 신청자격은 9월 29일 현재 주신청자가 뉴질랜드에 있어야 했고 유효한 비자를 소지하고 있거나, 29일 이전에 비자를 신청하여 추후에 승인을 받아야 한다.


9월 29일 뉴질랜드에 없었더라도 핵심 근로자로 뉴질랜드에 입국해 내년 7월 31일까지 6개월 이상 종사할 비자 소지자에게도 신청자격이 주어진다.


주신청자는 또한 다음 중 한가지 기준에 해당해야 한다.


■ 뉴질랜드에 3년 이상 거주 

■ 소득이 중간임금인 시급 27달러 이상 

■ 장기 기술부족군에 해당되는 직업에 재직 중 

■ 의료 또는 교육 부문에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고 재직 중

■ 개인 간호 또는 기타 핵심 보건 종사자 

■ 1차 산업의 지정된 직업 종사자.


신청자격이 주어지는 유효한 비자에는 에센셜 워크비자, 학업후 워크비자, 워크 투 레지던스(WTR) 비자 등 대부분의 직업과 관련된 비자들에 해당되고 방문비자, 학생비자, 워킹홀리데이비자 등 단기 비자는 포함되지 않는다.


이번 새로운 거주비자는 뉴질랜드 밖에 있는 주신청자의 파트너나 부양자녀도 신청할 수 있고 다른 국가에서 발급하는 경찰 신원조회서도 요구하지 않는 등 신청절차가 간소해진다.


거주비자 신청은 다음달 1일과 내년 3월 1일 등 두 단계로 접수할 예정이다.


다음달 1일부터 시작되는 1단계에는 이미 영주권 신청을 했거나 17세 이상의 부양 자녀를 가지고 있는 신청자들을 포함한다.


파포이 장관은 신청자들의 80%를 1년 안에 처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발표로 혜택을 받게 될 것으로 추산되는 16만5,000명 중에는 5,000명 이상의 의료 및 노인 간호 종사자, 9,000명 정도의 1차산업 종사자, 800명 이상의 교사 등이 포함돼 있다.


또 1만5,000명 정도의 건설업 종사자와 1만2,000명 가량의 제조업 종사자들 가운데서도 신청자격이 주어지는 비자 소지자들이 상당수 있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수십 년 만의 가장 중대한 이민 변화 


파포이 장관은 “이번 2021년 영주비자는 코로나19로 야기된 인력난을 완화하고 기술인력을 유치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저신다 아던(Jacinda Ardern) 총리는 최근 역사에서 가장 중대한 이민정책 발표라고 표현했다.


정부의 이번 이민정책 발표에 대한 대체적인 반응은 너무 늦었지만 환영할만한 일이라는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오도가도 못하거나 가족과 국경 너머 떨어져 지내는 임시비자 소지자들에게 가뭄에 단비 같은 소식일 것이다. 


이민부는 작년 3월 이후 영주권 신청 심사를 사실상 중단하면서 그 동안 불어난 엄청난 심사 적체로 거센 비난을 받았다.


퍼스트 유니온(First Union)의 데니스 마가(Dennis Maga) 서기는 “이번 발표로 많은 이민자 가족이 장기간 겪어야 했던 불확실성의 끝이 보이게 됐다”며 “또한 이주 노동자들이 영주권을 얻게 됨으로써 착취를 당할 위험도 낮아질 것이다”고 지적했다.


‘고용주 및 제조사 협회(EMA)’의 브레트 오릴리(Brett O’Riley) 회장은 이번 정책이 수십 년 만의 가장 중대한 이민 변화라고 평가했다.


오릴리 회장은 “이번 정부 대응으로 뉴질랜드 사업체들이 겪고 있는 구인난이 어느 정도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 뉴질랜드(Business NZ)의 커크 호프(Kirk Hope) 회장은 “외국인 노동자들을 계속 필요로 하는 고용주들은 이번 정부 발표로 한숨 돌렸다”며 “뉴질랜드가 해외 숙련 인력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그들을 환영하고 가치를 인정한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국민당의 에리카 스탠포드(Erica Stanford) 이민담당 대변인은 이번 정부의 2021년 거주비자가 국민당의 지난 8월 발표한 ‘코비드 기여 비자’와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국민당은 3만5,000명의 워크비자 소지자와 그 가족들에게 뉴질랜드에 체류할 수 있도록 3년 기한의 ‘코비드 기여 비자’를 제안한 바 있다.


스탠포드 대변인은 이민장관이 이번 정책을 발표하는데 왜 이토록 오랜 시간을 걸렸는지 의문을 제기하며 앞으로 이민 심사가 지체되는 일이 없도록 관련 인력을 보강하며 멀리 떨어져 지내는 이민자 가족들을 우선 심사할 것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파포이 장관은 이번 정책이 간단한 결정이 아니었고 많은 작업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기술인력 확보 및 비자신청 적체 해결 


정부의 이번 원오프 영주권 승인 방침은 코로나19 이후 일부 분야에서 인력난이 심각해지고 국가간 숙련 인력을 유치하려는 경쟁이 심화되고 있으며 엄청난 영주권 신청 심사 적체를 해결해야 상황에서 뉴질랜드에 일하고 있는 기술 인력을 확보하고 활용하자는 의도로 평가된다.


뉴질랜드경제연구소(NZIER) 피터 윌슨(Peter Wilson)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8월 국경통제로 뉴질랜드에 발이 묶인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2024년까지 뉴질랜드에 체류할 수 있도록 일회성으로 비자를 연장해 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교롭게도 윌슨 이코노미스트는 정부가 지난 5월 발표한 이민 ‘리셋’의 배후 인물이다.


그는 뉴질랜드가 저숙련 이민자 노동력에 의존함으로써 효과를 얻지 못했다는 결론의 보고서를 공동 작성하여 생산성위원회에 보고했다.


정부는 그 보고서를 바탕으로 국경을 다시 전면 개방하면 이전의 이민 정책을 지속할 수 없다며 부유한 투자자와 높은 기술 이민자를 타겟으로 하고 저임금 이민자에 의한 경제 의존도를 감소하는 방향으로 이민정책을 재설정할 것이라는 내용의 이민 리셋을 발표했다.


부정적 반응이 압도했던 정부의 이민 리셋 발표의 배후에 있었던 윌슨 이코노미스트가 이번에는 팬데믹으로 뉴질랜드에 발이 묶인 비자 소지자들에게 최소 국경이 봉쇄된 날에는 합법적으로 뉴질랜드에 체류하고 있었기 때문에 비자를 연장해도 확실하게 불리한 면이 없다며 비자 사면을 주장했던 것이다.


이는 또한 인도적인 차원이면서 실업률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 비자 소지자들이 직업을 구할 수 있고 경제에 기여할 수 있다는 논리였다.


이들의 비자를 연장해준다고 해서 키위들의 일자리가 뺏기지도 않을 것이라는 설명도 곁들였다.


윌슨 이코노미스트의 이 같은 제안이 정부의 이번 이민정책 결정에 어느 정도 감안됐는지 알 수 없지만 공통적으로  ‘원오프’라는 단서가 들어간다.



팬데믹 이후 심화된 국가간 숙련 인력 유치 경쟁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인력부족 현상을 겪고 있는 국가들은 해외 숙련 인력을 끌어들이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와이카토에서 낙농업을 하고 있는 그랜트 쿰베스(Grant Coombes)는 필리핀 출신 농장 매니저가 농장에서 필요한 인력이었지만 확실한 미래를 찾아 지난 6월 캐나다로 떠났다고 전했다.


쿰베스는 에센셜 워크비자로 체류하면서 연간 7만달러의 임금을 받았던 이 매니저가 확실한 영주권 보장이 없는 뉴질랜드보다는 워크비자 2년 후 영구영주권을 신청할 수 있는 확실성을 고려해 캐나다를 택했다고 말했다.


캐나다는 기술 인력난에 대한 대책으로 워크비자로 입국 후 2년이 지나면 영구영주권을 신청할 수 있는 특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웨스턴 캐나다에서 이민업무를 하고 있는 워렌 그린(Warren Green) 이민 컨설턴트는 “이는 특히 필수 산업인 농업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영주권을 획득하기 위한 쉬운 경로이다”며 “지난 8월 뉴질랜드에서 일하고 있지만 캐나다로 이주하고 싶어하는 사람 8명으로부터 문의를 받았다”고 말했다.


농민연합은 지난 6월 열린 필드데이(Fieldays) 행사에서 아던 총리에게 농업 종사자에 대한 국경 면제도 필요하지만 이미 뉴질랜드에서 일하는 수 만 명의 임시비자 소지자들을 계속 뉴질랜드에 체류하게 할 수 있는 방안이 우선해야 한다고 요청한 바 있다.


농민연합의 앤드류 호가드(Andrew Hoggard) 전국회장은 “뉴질랜드와 캐나다의 영주권 취득 차이가 이주 노동자들에게 자극이 되었다”며 “그들은 확실성을 원하고 있고 우리는 그들을 비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와이카토에서 일하는 이민 컨설턴트 케이티 암스트롱(Katy Armstrong)은 “뉴질랜드와 캐나다, 호주는 많은 이민 신청자들에게 대체할 수 있는 이민 국가들이다”며 “이민 신청자들은 보다 나은 생활을 만드는데 가장 빠른 길을 생각할 것” 이라고 지적했다.


뉴질랜드 간호사 협회도 지난 9월 이민부 장관 앞으로 코로나19로 심각한 인력난을 겪고 있는 간호사 부문을 돕기 위한 이민 개정을 촉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뉴질랜드 간호사 협회는 공문에서 양로시설에 900명과 지역의료보건위원회에 1,500명 정도의 간호사들이 부족한 실정이라며 임시 워크비자로 일하고 있는 5만여명의 간호사들이 영주비자를 얻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뉴질랜드 밖 영주권 신청자에 대한 언급 없어


이번 뉴질랜드 정부의 이민정책 발표는 뉴질랜드에서 영주권을 신청한 주신청자와 그 가족에게 확실성을 주었지만, 뉴질랜드 밖에서 영주권을 신청한 주신청자들과 그 가족들에 대한 언급이 없어 문제로 남게 됐다.


이민부에 따르면 9월 중순 현재 이민부에 접수된 1만3,000여 건의 기술이민 의향서 가운데 1만1,610건은 뉴질랜드에 살면서 일하는 신청자들로부터 접수된 것이고 나머지는 뉴질랜드 밖의 신청자들로부터 접수된 것이다.


또 2019년말 기준 처리되지 않은 기술이민 신청이 1만4,000건 정도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기술이민과 WTR 비자 등은 오클랜드에 있는 이민 부서에서 담당하는데 오클랜드 이민 부서에서 근무하는 244명의 직원 중 경보 3단계에서 최대 3분의 1의 직원만이 사무실에 출근해 업무를 볼 수 있고 2단계에서 50%만이 일할 수 있으며 재택근무로 영주권 심사 업무를 할 수 없어 심사 적체가 심각한 상황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러한 심사 지연의 뒷면에는 코로나19보다도 정부가 지난 5월 발표한 이민 ‘리셋’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나오지 않았지만 뉴질랜드 정부는 부유한 투자자와 높은 기술 이민자를 타겟으로 이민정책을 재설정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실제 지난 8월 이민부 웹사이트에는 기술이민의 직업 점수가 상향된 내용이 실수로 게재됐다가 삭제되기도 했다.


이민부는 상향된 직업 점수가 새로운 기준인지 여부에 대해 확답을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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