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3달러 시대 오나

유가 3달러 시대 오나

0 개 5,986 JJW

기름값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리터당 2달러 중반선까지 올라섰다. 연립정부를 이끄는 노동당은 정유사들이 바가지를 씌우고 있다며 기름값 급등의 주범으로 정유사들을 지목한 반면 야당인 국민당은 정부가 기름에 너무 높은 세금을 부과하고 있다며 정부 여당을 비난했다. 기름값은 이제 서민들의 일상 생활을 위협하는 당면 문제 가운데 하나로 떠올랐다. 

 

ec9a53933c3be5460d93c810b8577322_1542158145_5361.jpg
 

뉴질랜드 휘발유값 세계 평균보다 40% 이상 높아 

요즘 휘발유값은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현재 시세로 2.60달러인 1985년을 제외하고 사상 최고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레이트 배리어 아일랜드(Great Barrier Island)와 채텀 아일랜드(Chatham Islands) 등 일부 섬 지역에서는 이미 지난 5월 무연휘발유(옥탄가 91) 가격이 리터당 3달러를 넘어서며 유가 3달러 시대를 예고했다.

 

세계 150여 개국의 연료비를 매주 조사하는 GlobalPetrol Prices.com의 지난달 22일자 발표에 따르면 뉴질랜드의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2.53달러로 세계 평균 1.79달러에 비해 41.3%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73달러를 기록한 이웃 호주보다 46.2%나 비싸고, 2.28달러의 한국보다도 11% 높은 가격이다. 

 

이 자료를 보면 최근 국가 파산상태에 이른 베네수엘라는 휘발유값이 물보다 싼 1센트에 불과했다. 

 

홍콩이 3.35달러로 휘발유값이 가장 높았고, 노르웨이 3.09 달러, 바베이도스 2.98달러, 아이슬랜드 2.95달러, 네덜란드 2.91달러 순이었다.

 

하지만 소득에서 휘발유값 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뉴질랜드가 이들 나라보다 휠씬 높았다. 

 

블룸버그가 지난 7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리터당 휘발 유값이 2.32달러인 뉴질랜드는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56%로, 휘발유값이 3.41달러로 가장 높은 홍콩의 소득 대비 휘발유값 지출 비중인 0.49%의 다섯 배를 넘었다. 

 

소득 대비 휘발유값 지출 비중이 뉴질랜드보다 높은 나라는 브라질(2.80%), 사우디아라비아(2.87%), 그리스(2.95%), 캐나다(3.01%), 남아프리카공화국(3.64%), 멕시코(3.94%) 등에 불과했다. 

 

이처럼 뉴질랜드의 소득 대비 휘발유값 지출이 높은 것은 대중교통보다 자가용을 많이 이용하는 등의 이유로 1인당 연간 기름 소비량이 672리터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나라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이다. 

 

이는 높은 휘발유값이 서민 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국제유가 상승, 환율 하락, 유류세 인상 등으로 기름값 급등 

기름값은 통계청이 조사하는 소비자물가지수(CPI)에서 구성 비중은 4%에 불과하지만 지난 3사분기 인플레이션 0.9% 의 30%와 연간 인플레이션 1.9%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지난 1년 동안 가파르게 올랐다. 

 

사업혁신고용부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 뉴질랜드로 기름을 수입하는 비용은 리터당 30센트 감소했지만 소매 휘발유값은 42센트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주로 국제유가 상승에 기인한 것으로 1년전 배럴당 50 미국달러 중반이었던 국제유가는 최근 80미국달러를 넘어서다가 주춤하고 있다. 

 

브렌트유는 지난달 3일 배럴당 86.29미국달러까지 치솟아 2014년 10월 29일(87.12미국달러)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다. 

 

여기에다 뉴질랜드달러화는 올해 들어 미국달러화에 대해 9.8% 평가절하됐다. 뉴질랜드달러화 가치가 떨어지면 같은 금액으로 수입하는 기름량이 적어지는 것을 의미하며 유가 상승의 요인이 된다. 

 

또한 7월 1일부터 오클랜드 지역에서 GST 포함 리터당 11.5 센트의 지역 유류세가 도입된데 이어 9월 30일부터 전국적으로 유류 물품세가 3.5센트 인상되면서 기름값을 사상 최고 수준으로 끌어 올렸다.

 

정부 여당과 정유사들간 책임 공방 

재신더 아던(Jacinda Ardern) 총리는 지난달 8일 기름값 급등에 대해 소비자들이 바가지 쓰고 있다며 정유사들에 책임을 떠넘겼다. 

 

아던 총리는 공정 거래를 조사하는 상업위원회에 정유사들의 가격 담합 등 유류 시장을 조사할 수 있는 더욱 많은 권한을 주는 입법을 조속히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일부 정유사들은 오클랜드 지역 유류세 도입과 유류 물품세 인상이 기름값 상승의 원인이라며 반박했다. 

 

국민당 사이먼 브릿지스(Simon Bridges) 대표는 정부가 55억달러의 재정 흑자를 보이고 있는데도 유류세를 인상했다며 이를 취소할 것을 촉구했다. 

 

오클랜드 지역 유류세가 신설된 이후 일부 지역 카운슬들도 징수가 용이하고 조세 저항이 상대적으로 적은 지역 유류세를 도입할 움직임을 보이자 아던 총리는 자신의 임기 중에 추가의 지역 유류세 승인은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사업혁신고용부에 따르면 휘발유 소비자 가격이 리터당 2.459달러인 경우 정유사에 오기까지의 비용이 약 38.3%인 0.943달러이고 각종 세금이 47.9%인 1.177달러이며 나머지 13.8%인 0.339달러가 정유사들의 간접비용과 이익으로 분석됐다.

 

각종 세금에는 전국육상교통기금을 위한 물품세와 ACC 부담금, 지역 유류세, GST, 배출권거래제 등이 포함돼 있다. 뉴질랜드의 휘발유값에서 세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50%가량인 한국보다는 낮지만 일본(41.57%)이나 캐나다(31.21%)에 비해서는 많은 편이다.

 

ec9a53933c3be5460d93c810b8577322_1542158268_1956.jpg
 

국제유가 수요둔화로 하락 전망 

기름값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오르면서 생활고가 가중된 시민들은 지난달 26일 전국의 모든 주유소들을 찾지 말자는 휘발유 불매 운동을 진행했다. 

 

4만여 명의 운전자들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 휘발유 불매 운동의 주최 측은 앞으로도 정유사들에 압력을 가하는 방법을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름값 상승으로 큰 타격을 받은 운송회사들도 시위를 벌였다. 

 

지난달 15일 RNB 트랜스포트가 주최한 시위에는 약 200대의 트럭이 오클랜드 실버데일에서 도심까지 유류세 인상에 항의하는 운행을 했다. 

 

운송업계는 소비자들이 구입하는 거의 모든 상품이 트럭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기름값 인상은 모든 상품 가격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자동차협회는 휘발유값을 절약하기 위해 많은 운전자들이 자가용 운행을 줄이면서 배터리가 방전되어 도움을 요청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밝혔다. 

 

운전자들에게 반가운 소식도 있다. 웨스트팩이 지난달 말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유가 3달러 시대는 가까운 장래에 오지 않을 듯하다. 웨스트팩은 10월초 이후 하락세인 유가가 내년에는 더욱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주된 이유는 현재 정점에 이른 세계 경제가 내년에 위축되면서 기름 수요가 둔화할 것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중국과 유럽의 경제는 둔화하기 시작했고 호조를 보이는 미국 경제도 언제까지나 세계 경제에 영향력을 줄 수 없다는 것이다. 

 

또 땅 속에서 생성된 원유가 지표면 쪽으로 이동하지 못하고 유기물을 함유한 암석을 뜻하는 셰일층에 갇혀 있는 오일인 셰일오일이 국제 유가 상승을 억제할 것이란 관측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저금리로 대규모 투자를 한 미국은 셰일오일 증산에 힘입어 이미 세계 1위 산유국이 됐다. 

 

웨스트팩은 마지막으로 뉴질랜드달러화가 안정을 찾아 수입 유가가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웨스트팩이 내년 유가 하락을 전망했지만 2019년과 2020년에 예정된 유류 물품세 추가 인상과 불안정한 중동 정세, 그리고 북반구 나라들에서 겨울이 다가오면서 난방에 따른 기름 수요 증가 등으로 아직 안심하기에는 이른 상황이다 

새로운 커리큘럼에 쏟아지는 비판

댓글 0 | 조회 1,816 | 9일전
교육부가 지난달 대폭적인 커리큘럼 개편안을 발표했다. 0~10학년 학생들에게 내년부터 2028년까지 단계적으로 적용될 새로운 커리큘럼에 대해 대부분의 교육자들은 … 더보기

낮과 밤이 달랐던 성공한 난민 출신 사업가

댓글 0 | 조회 1,227 | 9일전
난민(refugee) 출신 사업가가 치밀한 범죄를 저지르다가 결국 덜미를 잡혀 징역형에 처해졌다.겉으로는 고국을 떠나 암울했던 시절을 견뎌낸 끝에 새로운 땅에서 … 더보기

집을 살까, 아니면 투자할까?

댓글 0 | 조회 1,464 | 2025.11.25
- 뉴질랜드 은퇴세대의 가장 현실적인 고민뉴질랜드에서는 오랫동안 “내 집 마련이 곧 부의 시작이다”라는 믿음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 이후 그 공식이… 더보기

금리 인하에도 움직이지 않는 주택시장

댓글 0 | 조회 2,675 | 2025.11.12
주택시장이 계속적인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반응하지 않고 있다. 2021년 말 주택 버블 붕괴 이후 가격 상승세가 멈췄다.최근 뉴질랜드 부동산협회(REINZ) 주… 더보기

온라인 쇼핑몰 장난감이 내 아이를…

댓글 0 | 조회 2,249 | 2025.11.11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서 유통업계는 한바탕 사활을 건 판매전에 나서고 있다.온라인 쇼핑이 대세인 가운데 ‘알리 익스프레스(AliExpress)’나 ‘테무(Temu)… 더보기

뉴질랜드의 경제 구조와 청년 전문직 일자리 과제

댓글 0 | 조회 859 | 2025.11.11
- “외딴 소국”에서 미래 일자리로 나아가기 위한 길New Zealand(뉴질랜드)는 인구 약 500만 명의 국가지만, 세계 무역과 긴밀히 연결되며 농업과 관광을… 더보기

이민 정책에 갈등 빚는 연립정부

댓글 0 | 조회 3,179 | 2025.10.29
기술 이민자를 더욱 수용하려는 정책을 놓고 연립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국민당과 뉴질랜드제일당이 내홍을 빚고 있다. 국민당이 지난달 기술 이민자를 위한 새로운 영주권… 더보기

모아(Moa), 우리 곁에 정말 돌아오나?

댓글 0 | 조회 1,380 | 2025.10.28
한때 뉴질랜드의 드넓은 초원을 누비던 거대한 새 ‘모아(Moa)’는 마오리가 이 땅에 정착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15세기경 멸종했다.비행 능력을 포기하고 덩치를… 더보기

뉴질랜드에서 서울까지… K-컬처가 부른 특별한 여행

댓글 0 | 조회 1,850 | 2025.10.28
- 한류를 따라 떠나는 뉴질랜드인의 발걸음오클랜드 국제공항 출국장, 대한항공 인천행 탑승구 앞은 유난히 활기가 넘친다. K-팝 로고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은 20대… 더보기

급여 체계 변경, 승자와 패자는?

댓글 0 | 조회 2,974 | 2025.10.15
휴가 급여를 포함한 뉴질랜드의 급여 체계는 복잡해서 교사들과 간호사들에 대한 휴가 산정 및 지급 오류가 늦게 발견되어 복원하는데 수 십 억달러가 소요되는 사례가 … 더보기

NZ 부자는 누구, 그리고 나는?

댓글 0 | 조회 2,663 | 2025.10.14
9월 말 뉴질랜드 통계국은 지난 몇 년간 국민의 자산 변동과 관련한 통계를 공개했다.소식을 접한 이들은 “정말 내 자산이 그렇게 늘었을까?” 또는 그중 일부는 “… 더보기

뉴질랜드 연봉 10만 달러 시대 ― 고임금 산업 지도와 진로 선택의 모든 것

댓글 0 | 조회 2,480 | 2025.10.14
- 10만 달러 시대, 진로와 삶의 방향을 바꾸다최근 통계에 따르면 뉴질랜드에서 약 12개 산업이 평균과 중간 소득 모두 10만 달러를 넘어섰다. 한화로 약 8천… 더보기

오클랜드, City of Fails?

댓글 0 | 조회 3,063 | 2025.09.24
뉴질랜드 최대 도시 오클랜드는 항구에 떠 있는 수많은 요트와 강한 해양 문화의 특징을 부각한 ‘돛의 도시(City of Sails)’라는 아름다운 별명을 가지고 … 더보기

비극으로 끝난 세 아이 아빠의 숲속 잠적 사건

댓글 0 | 조회 4,403 | 2025.09.24
지난 4년 가까이 뉴질랜드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아빠와 세 자녀의 동반 숲속 잠적 사건’이 결국 비극으로 막을 내렸다.종적이 묘연했던 톰 필립스(Tom P… 더보기

왜 뉴질랜드 장바구니는 여전히 무거운가?

댓글 0 | 조회 1,579 | 2025.09.23
OECD 상위권 가격, 세금·경쟁·공급망까지 풀어보는 이야기장을 보러 가면 느끼는 현실오클랜드의 한 대형 슈퍼마켓.토요일 오후, 장을 보러 나온 60대 교민 김 … 더보기

왜 뉴질랜드는 경기 침체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나

댓글 0 | 조회 3,782 | 2025.09.10
많은 뉴질랜드인들은 2025년에는 경제가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새해를 맞았을 것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개선된 경제 전망을 내놓았지만 올해도 중반을 휠씬 넘… 더보기

자동차 세금 “2027년, 휘발유세 폐지, RUC로 전환한다”

댓글 0 | 조회 4,057 | 2025.09.09
지난달 정부가 자동차 세금 제도에 대한 전면적인 개편을 추진한다고 발표하면서 이에 대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현재 휘발유차에 부과되는 ‘유류세(fuel exc… 더보기

호주에서의 삶, 뉴질랜드보다 나을까?

댓글 0 | 조회 3,508 | 2025.09.09
- 두 나라 사이에서 갈등하는 이민자들의 진짜 목소리와 현실 비교뉴질랜드에 살고 있는 많은 사람들, 특히 젊은 세대와 이민자 가족은 늘 고민한다.“여기서 계속 살… 더보기

전면 개편된 고교 평가 제도

댓글 0 | 조회 2,407 | 2025.08.27
고등학교 학력 평가 제도인 NCEA(National Certificate of Educational Achievement)가 시행 20여년 만에 폐지된다. 정부는… 더보기

뉴질랜드 의료, 무엇을 믿고 어디를 주의할까

댓글 0 | 조회 3,201 | 2025.08.27
― 한국과의 비교로 읽는 ‘강점•약점•실전 이용법’1. 왜 지금 뉴질랜드 의료 점검인가팬데믹을 거치며 뉴질랜드는 공공보건과 예방 중심의 체계를 앞세워 초과사망률을… 더보기

외국 관광객 “2027년부터 명소 입장료 받는다”

댓글 0 | 조회 2,290 | 2025.08.26
뉴질랜드 정부가 외국에서 오는 관광객을 대상으로 주요 관광 명소에 대한 ‘입장료(foreign visitor charges)’ 징수 계획을 발표했다. 정부는 20… 더보기

뉴질랜드 건축 허가 제도, 21년 만의 대개혁

댓글 0 | 조회 1,667 | 2025.08.26
- 지방정부 부담 완화와 건설 산업 효율성 제고뉴질랜드 건설업계는 지난 20여 년간 크고 작은 제도적 문제 속에서 성장과 위기를 동시에 경험해왔다. 그중에서도 가… 더보기

뉴질랜드 한인 사회, 보이지 않는 정신건강의 경고음

댓글 0 | 조회 1,765 | 2025.08.26
- 2025 아시아 가정 서비스(AFS) 웰빙 보고서를 중심으로2025년 7월, 아시아 가정 서비스(Asian Family Services, 이하 AFS)가 발표… 더보기

유학생 유치에 발벗고 나선 뉴질랜드

댓글 0 | 조회 2,939 | 2025.08.13
뉴질랜드 정부가 유학 시장을 오는 2034년까지 2배로 키우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정부는 지난달 유학생 근로 규제를 완화하고, 성장 잠재력이 높은 유학 시장을 … 더보기

오클랜드 부동산 개발업계 ‘빨간불’

댓글 0 | 조회 3,513 | 2025.08.13
<대표 파산으로 본 시장 위기와 그 이면>2025년 7월 말, 오클랜드 부동산 시장을 충격에 빠뜨린 소식이 전해졌다. 현지 유명 개발업체의 대표 Zhi…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