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만의 낙원

소수만의 낙원

0 개 7,929 JJW

673bc375b20ec01f2fbdd3ddfe468a08_1469682170_5345.jpg
 

뉴질랜드의 국부는 증가했지만 상위 10%가 아니라면 자신의 부가 진정 늘어났다고 느끼지 못할 것이다. 특히 최근 몇 년 동안 몰아 닥친 부동산 광풍은 빈부격차를 더욱 심화시켜 뉴질랜드 사회의 양극화를 촉진시켰다. 

 

1980년대 경제개혁 이후 소득격차 벌어져 

 

세계에서 가장 평등한 사회 가운데 하나였던 뉴질랜드에서 소득격차가 본격적으로 벌어지기 시작한 때는 사회보장제도를 축소하고 경제를 개방한 1980년대 중반부터이다.

 

1984년 들어선 노동당 정부가 시행한 경제개혁정책으로 금리는 자유화되었고 뉴질랜드달러화는 변동환율제로 바뀌었으며 은행은 전면 개방되고 모든 보조금은 폐지되었다.

 

국가보조가 사라짐에 따라 많은 사람들이 직장을 잃었고 국영 및 민간업체들은 대외경쟁에 대처하기 위해 구조조정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때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 뉴질랜드는 멕시코에 이어 빈부격차가 가장 심해진 국가로 나타났다.

 

저널리스트 맥스 라스브룩(Max Rashbrooke)이 지난 2013년 펴낸 ‘불평등: 뉴질랜드의 위기’ 저서에 따르면 1990년대 초반 경기후퇴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뉴질랜드 국민이 생산한 재화 및 용역의 평균 실질가치는 1982년과 2011년 사이 35% 증가했다.

 

그러나 이로 인한 추가소득의 절반은 상위 10%의 부자들에 집중됐다.

 

이들의 평균 실질소득은 2010년 고정달러 기준으로 1982년 5만6,300달러에서 2009년 10만200달러로 거의 두 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하위 10%의 실질소득은 9,700달러에서 1만1,000달러로 13.4% 증가에 그쳤고, 중위 10%의 실질소득은 2만5,900달러에서 3만800달러로 18.9% 늘었다.

 

라스브룩은 “뉴질랜드의 소득격차는 ‘위기’의 정도까지 벌어졌다”고 경고했다.

 

상위 10%가 전체 부의 59% 보유 

 

최근 몇 년 동안 뉴질랜드 부의 편중은 더욱 심화된 것으로 확인됐다.

 

뉴질랜드 통계청이 지난달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15년 6월말 기준 상위 10%의 부자들이 가진 부는 뉴질랜드 전체 부의 59%로 5년 전보다 5% 포인트 증가했다. 

 

통계청 다이앤 램지(Diane Ramsay) 노동시장가구통계 담당관은 이는 2003년 이후 가장 큰 빈부격차라고 밝혔다.

 

부자 상위 5%가 차지한 부는 45%, 상위 1%가 가진 부는 22% 정도였다. 

 

이들 그룹 역시 지난 2010년 이후 부의 비율이 모두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개인 자산은 인종집단과 연령별로 큰 차이를 보였다. 

 

유럽인은 개인 순자산이 11만4,000달러인데 반해 아시아인은 3만3,000달러, 마오리는 2만3,000달러, 태평양 섬나라 출신은 1만2,000달러로 각각 조사됐다.

 

개인 순자산은 연령이 올라가면서 늘어나는 경향을 보여 15-24세 젊은이는 1,000달러로 가장 적었고 65세 이상 노령층은 28만8,000달러로 가장 많았다.

 

대부분의 젊은이는 재산을 모으기도 전에 학생융자로 빚을 지고 있었다.

 

뉴질랜드 가구 중간자산 28만9,000달러

 

가구를 기준으로 했을 때 부자 가구 상위 10%는 뉴질랜드 전체 부의 절반 정도를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상위 20%는 전체 부의 70%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하위 40%는 전체 부의 3%를 차지하는데 그쳐 빈부격차가 극심한 것으로 분석됐다.

 

전체 167만2,000가구 가운데 순자산이 1-10만달러인 가구가 42만3,107가구로 가장 많았고 10만1-20만달러(18만7,982가구), 20만1-30만달러(15만4,133가구) 순이었다.

 

뉴질랜드 가구의 중간자산은 28만9,000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820원의 환율을 적용할 경우 약 2억3,700만원으로 지난달 한국은행과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국민대차대조표’에 나타난 한국 가구당 평균 순자산 3억6,000만원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전체 가구의 5.2%인 8만6,387가구는 자산보다 부채가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램지 담당관은 “일부 가구는 많은 순자산을 갖고 있지만, 20가구 중 1가구는 가진 것보다 빚이 더 많은 마이너스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는 “자기 집에서 사는 뉴질랜드 가구의 5분의 3 정도가 주택융자를 가진 것으로 파악됐다”며 “주택융자금 중간 규모는 17만2,000달러로 전반적으로 볼 때 뉴질랜드 가구는 1달러의 자산 가운데 12센트가 부채인 셈” 이라고 말했다.

 

노동당의 재정담당 대변인 그란트 로버트슨(Grant Robertson) 의원은 “하위 20%의 순자산은 상위 20%의 4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뉴질랜드의 빈부격차는 영국, 호주, 캐나다보다 심각하다”고 말했다.

 

로버트슨 의원은 이어 “빈부격차는 국민당 집권 이후 악화됐다”며 “극심한 빈부격차는 사회적 불만과 정치적 불안정, 경제 위험요소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정부는 빈부격차 완화를 최우선 정책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존 키(John Key) 총리는 “빈부격차는 지난 20-30년 동안 비슷한 수준을 유지해 왔으나 최근 집값 상승으로 보유 자산 격차가 다소 커진 것뿐” 이라고 말했다.

 

집값 급등으로 빈부격차 심화

 

최근 빈부격차가 더욱 커진 주된 원인은 집값 급등 때문이다.

 

2000-2015년 뉴질랜드 주택 가격의 누적 상승률은 197%로 스웨덴(218%), 호주(217%)에 이어 가장 높았다. 이 기간 한국 주택 가격의 누적 상승률은 93%에 그쳤다.

 

쿼터블밸류(QV)에 따르면 6월말 기준 지난 1년간 주택 가격 상승률은 13.5%로 12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상승했다.

 

내 집을 가진 가구, 특히 몇 채의 집을 소유한 부자들은 집값 상승으로 재산이 크게 불어났지만 집을 소유하지 못한 사람들은 렌트로 근근이 생활하거나 거리로 내몰리고 있다.

 

뉴질랜드 가구의 자산 가운데 가장 높은 가치를 가지고 있는 것은 거주하고 있는 집으로 모든 비금융자산의 59%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뉴질랜드 가구의 약 51%가 자기 집을 소유하고 있는 가운데 총자산에서 집이 차지하는 비율은 30%이고, 렌트용 부동산 및 휴가용 별장이 8%를 차지, 부동산 비중이 38%로 나타났다.

 

주택가치 대비 주택융자 비율은 25-44세 그룹에서 57%로 높고, 45-64세 그룹은 24%, 65세 이상 그룹은 3%로 연령이 올라감에 따라 낮아졌다.

 

따라서 순자산이 높은 65세 이상 그룹이 집값 상승 혜택을 가장 많이 누렸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1998년부터 가계 자산 및 부채를 집계하고 있는 중앙은행은 분류 방법이 통계청과 다소 달라 총자산 가운데 주택이 차지하는 비중이 49%로 통계청 수치보다도 높다.

 

이는 1998년 12월의 45%에 비해 증가한 것이다.

 

뉴질랜드 가구의 49%는 자기 집을 소유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주택 붐은 빈부격차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새로운 커리큘럼에 쏟아지는 비판

댓글 0 | 조회 1,834 | 10일전
교육부가 지난달 대폭적인 커리큘럼 개편안을 발표했다. 0~10학년 학생들에게 내년부터 2028년까지 단계적으로 적용될 새로운 커리큘럼에 대해 대부분의 교육자들은 … 더보기

낮과 밤이 달랐던 성공한 난민 출신 사업가

댓글 0 | 조회 1,235 | 10일전
난민(refugee) 출신 사업가가 치밀한 범죄를 저지르다가 결국 덜미를 잡혀 징역형에 처해졌다.겉으로는 고국을 떠나 암울했던 시절을 견뎌낸 끝에 새로운 땅에서 … 더보기

집을 살까, 아니면 투자할까?

댓글 0 | 조회 1,468 | 2025.11.25
- 뉴질랜드 은퇴세대의 가장 현실적인 고민뉴질랜드에서는 오랫동안 “내 집 마련이 곧 부의 시작이다”라는 믿음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 이후 그 공식이… 더보기

금리 인하에도 움직이지 않는 주택시장

댓글 0 | 조회 2,680 | 2025.11.12
주택시장이 계속적인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반응하지 않고 있다. 2021년 말 주택 버블 붕괴 이후 가격 상승세가 멈췄다.최근 뉴질랜드 부동산협회(REINZ) 주… 더보기

온라인 쇼핑몰 장난감이 내 아이를…

댓글 0 | 조회 2,252 | 2025.11.11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서 유통업계는 한바탕 사활을 건 판매전에 나서고 있다.온라인 쇼핑이 대세인 가운데 ‘알리 익스프레스(AliExpress)’나 ‘테무(Temu)… 더보기

뉴질랜드의 경제 구조와 청년 전문직 일자리 과제

댓글 0 | 조회 862 | 2025.11.11
- “외딴 소국”에서 미래 일자리로 나아가기 위한 길New Zealand(뉴질랜드)는 인구 약 500만 명의 국가지만, 세계 무역과 긴밀히 연결되며 농업과 관광을… 더보기

이민 정책에 갈등 빚는 연립정부

댓글 0 | 조회 3,185 | 2025.10.29
기술 이민자를 더욱 수용하려는 정책을 놓고 연립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국민당과 뉴질랜드제일당이 내홍을 빚고 있다. 국민당이 지난달 기술 이민자를 위한 새로운 영주권… 더보기

모아(Moa), 우리 곁에 정말 돌아오나?

댓글 0 | 조회 1,383 | 2025.10.28
한때 뉴질랜드의 드넓은 초원을 누비던 거대한 새 ‘모아(Moa)’는 마오리가 이 땅에 정착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15세기경 멸종했다.비행 능력을 포기하고 덩치를… 더보기

뉴질랜드에서 서울까지… K-컬처가 부른 특별한 여행

댓글 0 | 조회 1,853 | 2025.10.28
- 한류를 따라 떠나는 뉴질랜드인의 발걸음오클랜드 국제공항 출국장, 대한항공 인천행 탑승구 앞은 유난히 활기가 넘친다. K-팝 로고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은 20대… 더보기

급여 체계 변경, 승자와 패자는?

댓글 0 | 조회 2,976 | 2025.10.15
휴가 급여를 포함한 뉴질랜드의 급여 체계는 복잡해서 교사들과 간호사들에 대한 휴가 산정 및 지급 오류가 늦게 발견되어 복원하는데 수 십 억달러가 소요되는 사례가 … 더보기

NZ 부자는 누구, 그리고 나는?

댓글 0 | 조회 2,664 | 2025.10.14
9월 말 뉴질랜드 통계국은 지난 몇 년간 국민의 자산 변동과 관련한 통계를 공개했다.소식을 접한 이들은 “정말 내 자산이 그렇게 늘었을까?” 또는 그중 일부는 “… 더보기

뉴질랜드 연봉 10만 달러 시대 ― 고임금 산업 지도와 진로 선택의 모든 것

댓글 0 | 조회 2,488 | 2025.10.14
- 10만 달러 시대, 진로와 삶의 방향을 바꾸다최근 통계에 따르면 뉴질랜드에서 약 12개 산업이 평균과 중간 소득 모두 10만 달러를 넘어섰다. 한화로 약 8천… 더보기

오클랜드, City of Fails?

댓글 0 | 조회 3,066 | 2025.09.24
뉴질랜드 최대 도시 오클랜드는 항구에 떠 있는 수많은 요트와 강한 해양 문화의 특징을 부각한 ‘돛의 도시(City of Sails)’라는 아름다운 별명을 가지고 … 더보기

비극으로 끝난 세 아이 아빠의 숲속 잠적 사건

댓글 0 | 조회 4,403 | 2025.09.24
지난 4년 가까이 뉴질랜드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아빠와 세 자녀의 동반 숲속 잠적 사건’이 결국 비극으로 막을 내렸다.종적이 묘연했던 톰 필립스(Tom P… 더보기

왜 뉴질랜드 장바구니는 여전히 무거운가?

댓글 0 | 조회 1,582 | 2025.09.23
OECD 상위권 가격, 세금·경쟁·공급망까지 풀어보는 이야기장을 보러 가면 느끼는 현실오클랜드의 한 대형 슈퍼마켓.토요일 오후, 장을 보러 나온 60대 교민 김 … 더보기

왜 뉴질랜드는 경기 침체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나

댓글 0 | 조회 3,784 | 2025.09.10
많은 뉴질랜드인들은 2025년에는 경제가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새해를 맞았을 것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개선된 경제 전망을 내놓았지만 올해도 중반을 휠씬 넘… 더보기

자동차 세금 “2027년, 휘발유세 폐지, RUC로 전환한다”

댓글 0 | 조회 4,059 | 2025.09.09
지난달 정부가 자동차 세금 제도에 대한 전면적인 개편을 추진한다고 발표하면서 이에 대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현재 휘발유차에 부과되는 ‘유류세(fuel exc… 더보기

호주에서의 삶, 뉴질랜드보다 나을까?

댓글 0 | 조회 3,508 | 2025.09.09
- 두 나라 사이에서 갈등하는 이민자들의 진짜 목소리와 현실 비교뉴질랜드에 살고 있는 많은 사람들, 특히 젊은 세대와 이민자 가족은 늘 고민한다.“여기서 계속 살… 더보기

전면 개편된 고교 평가 제도

댓글 0 | 조회 2,407 | 2025.08.27
고등학교 학력 평가 제도인 NCEA(National Certificate of Educational Achievement)가 시행 20여년 만에 폐지된다. 정부는… 더보기

뉴질랜드 의료, 무엇을 믿고 어디를 주의할까

댓글 0 | 조회 3,201 | 2025.08.27
― 한국과의 비교로 읽는 ‘강점•약점•실전 이용법’1. 왜 지금 뉴질랜드 의료 점검인가팬데믹을 거치며 뉴질랜드는 공공보건과 예방 중심의 체계를 앞세워 초과사망률을… 더보기

외국 관광객 “2027년부터 명소 입장료 받는다”

댓글 0 | 조회 2,292 | 2025.08.26
뉴질랜드 정부가 외국에서 오는 관광객을 대상으로 주요 관광 명소에 대한 ‘입장료(foreign visitor charges)’ 징수 계획을 발표했다. 정부는 20… 더보기

뉴질랜드 건축 허가 제도, 21년 만의 대개혁

댓글 0 | 조회 1,671 | 2025.08.26
- 지방정부 부담 완화와 건설 산업 효율성 제고뉴질랜드 건설업계는 지난 20여 년간 크고 작은 제도적 문제 속에서 성장과 위기를 동시에 경험해왔다. 그중에서도 가… 더보기

뉴질랜드 한인 사회, 보이지 않는 정신건강의 경고음

댓글 0 | 조회 1,766 | 2025.08.26
- 2025 아시아 가정 서비스(AFS) 웰빙 보고서를 중심으로2025년 7월, 아시아 가정 서비스(Asian Family Services, 이하 AFS)가 발표… 더보기

유학생 유치에 발벗고 나선 뉴질랜드

댓글 0 | 조회 2,942 | 2025.08.13
뉴질랜드 정부가 유학 시장을 오는 2034년까지 2배로 키우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정부는 지난달 유학생 근로 규제를 완화하고, 성장 잠재력이 높은 유학 시장을 … 더보기

오클랜드 부동산 개발업계 ‘빨간불’

댓글 0 | 조회 3,516 | 2025.08.13
<대표 파산으로 본 시장 위기와 그 이면>2025년 7월 말, 오클랜드 부동산 시장을 충격에 빠뜨린 소식이 전해졌다. 현지 유명 개발업체의 대표 Zhi…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