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아진 NCEA 합격률의 이면

높아진 NCEA 합격률의 이면

0 개 3,269 JJW


NCEA 외부고사가 한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NCEA 합격률은 그 동안 꾸준히 오르고 있다. 그러나 이것이 학생들의 진정한 실력 향상을 의미하는 것인지, 단지 평가기준을 낮춘 결과인지 의아해진다.
 
NCEA 합격률 꾸준한 증가세

NCEA가 전면 시행된 지난 2004년 이후 NCEA 합격률은 마오리 및 파시피카 학생들을 포함한 모든 학생들에서 꾸준하게 오르고 있다. (표 참조)



이에 고무된 정부는 오는 2017년까지 18세 학생의 85%가 NCEA 레벨2 이상의 과정을 수료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고 내년부터 대학 입학요건을 강화하기로 했다.

100% 합격률을 보이는 학교는 이미 드문 경우가 아니다.

그러나 이처럼 높아진 합격률이 학생들의 학업 향상을 반영하는 것인지, 아니면 단순한 크레딧의 증가인지 일선 교육 관계자들의 우려는 가시지 않고 있다.
 
크레딧 얻기 쉬운 과정이나 과목 선택

고교교장협회장을 역임했던 패트릭 왈시(Patrick Walsh) 존 폴 컬리지(John Paul College) 교장은 고교 교장들이 높아진 NCEA 합격률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왈시 교장은 “교육 당국의 압력에 따라 일선 학교들이 합격률을 높이기 위해 낮은 수준의 직업과정이나 점수를 따기 쉬운 과목들에 학생들을 몰고 있다”고 지적했다.

웰링턴 컬리지(Wellington College)의 로저 모세스(Roger Moses) 교장도 직업과정을 선택하도록 함으로써 전체 합격률을 상당히 높일 수 있다고 확인했다.

지난해 7만여명의 학생이 관광산업 직업과정에서 크레딧을 받았고, 8만4,000여명이 호스피탈리티 과정, 1만2,000명이 기계공학 과정에서 각각 크레딧을 얻었다.

모세스 교장은 “직업과정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직업과정이 타당한 목적을 가진 학생들에게 성공의 꿈을 키울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과정을 통해 NCEA를 합격했더라도 전통적인 과목들을 선택하지 않았기 때문에 대학 진학을 포함한 장기적 관점에서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학교 성적을 높이기 위해 학생들에 수학과 같은 전통과목 대신 직업과정 같은 크레딧을 얻기 쉬운 과목을 강요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덧붙였다.
합격률을 높이기 위한 학교들의 방법도 다양하다.

불합격 결과에 대해 보고하지 않았던 NCEA 시행 초기의 관행을 그대로 이어가는가 하면 마오리 학생과 파시피카 학생이 많은 일부 고교는 외부고사를 거부하고 내신성적만으로 합격 처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과목취소 마감시한이 5년전 9월 중순에서 현재 12월로 연장됨에 따라 합격이 어려워 보이는 학생들을 12월 들어 과목 취소시키는 일도 비일비재 하다는 것이다.

지난 몇 년 동안 교사들의 평가와 채점 방식에도 변화의 기류가 일고 있다.

즉 보다 관대하고 모든 학생들에 가능한 좋은 결과를 얻도록 하자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학생이 내부고사에서 특정 부분을 틀렸을 경우 반복된 숙제 등을 통해 학습내용을 인정받아 합격 처리할 때까지 실패를 기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러한 부분은 교사들의 융통성을 발휘할 수 있는 측면이 있으나 높아진 NCEA 합격률의 신뢰성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NCEA를 관장하는 NZQA(New Zealand Qualifications Authority)가 지난 2009년 교사의 평가 점수에 대해 이의를 제기한 비율은 24%에 달한다.

이는 2010년에 18%, 2011년에 14%로 줄어들고 있기는 하지만 과목과 학교, 교사에 따라 편차가 심해 2011년의 경우 영어는 4%에 그쳤지만 수학은 23%로 여전히 높았다.

따라서 NCEA가 보다 신뢰할 수 있는 제도로 정착하기 위한 관건은 외부고사보다 항상 높은 합격률을 보이는 내신성적과 관련된 교사들의 채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NCEA 신뢰 관건은 교사들의 내부평가

NZQA의 리차드 쏜튼(Richard Thornton) 부국장은 합격률이 100%가 될 때까지 계속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단정한다.
 
“달성해야 할 표준이 설정돼 있고 학생이 그것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면 합격률은 오를 것입니다.”

그러나 향상되고 있는 NCEA 성적과 달리 뉴질랜드 학생들의 국제평가는 답보 또는 후퇴를 보이고 있다.

세계적으로 권위있는 PISA (Program for International Student Assessment, 학업성취도 국제비교연구)에서 뉴질랜드 학생들은 이 시험이 시작된 2000년 이후 제자리 걸음이다.

이 시험은 NCEA와 다르고 비교하기 쉽지 않지만 교장들은 뉴질랜드 학생들의 진정한 실력은 PISA에 반영돼 있다고 말한다.

모세스 교장은 “NCEA는 오르고 PISA는 정체 상황에서 학생들의 실질적 진전이 이뤄지고 있는지, 단지 NCEA 합격률의 상승 추세인지 독립적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헤키아 파라타(Hekia Parata) 교육장관은 “NCEA와 PISA는 전혀 다른 시험으로 비교가 불가능하다”면서 “PISA는 학생의 전체적인 학습능력을 평가하는 반면 NCEA는 학생이 선택한 진로에 따라 능력에 맞는 과목을 선택하도록 고안된 제도이다”고 설명했다.
 
NCEA 고득점이 일반화(?)되고 변별력이 떨어지면서 캠브리지(Cambridge) 시험제도나 IB(International Baccalaureate)를 제공하는 학교가 67개교로 사상 최고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캠브리지 시험에 응시한 학생수도 20% 증가했다.
 
변별력 떨어지는 NCEA 대신 캠브리지나 IB 증가세

NCEA가 지난 10년 동안 많이 개선됐다는 점에서는 대부분의 교육 관계자들이 인정하고 있다.
 
고등학교 마지막 학년인 13학년까지 마치는 학생비율이 전국적으로 10% 상승했다.

거의 모든 학생들이 13학년까지 진학하고 있는 웰링턴 컬리지의 모세스 교장은 “이 사실만 보아서는 NCEA는 성공작이다. 10년 전이면 중퇴했을 성적 불량 학생들도 레벨2를 마쳐 고교 이후에 다른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지난해 감사원의 조사결과 NCEA 점수에 대해 항상 일정 부분의 불만이 있을 수 있으나 NCEA의 내부평가가 일관될 수 있도록 NZQA가 효율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

앞으로 국민당 정부가 계획하고 있는 교사 성과급제 도입이 NCEA 제도의 신뢰성을 시험할 또 한번의 시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긴 생활비 위기에 중산층까지 무너질 판

댓글 0 | 조회 3,722 | 7일전
뉴질랜드 경제가 2개 분기 연속 역성장을 하면서 기술적 경기 침체 국면에 빠졌다. 끈질기게 물러나지 않는 고인플레 시대를 겪고 있는 보통 뉴질랜드인들은 경기까지 … 더보기

개 & 고양이, 그리고 테이저건 이야기

댓글 0 | 조회 1,017 | 8일전
지난 2010년부터 뉴질랜드 경찰은 많은 논란 끝에 제압 도구로 권총 형태로 생긴 ‘테이저건(Taser gun)’을 도입해 현재까지 일선 현장에서 사용 중이다.테… 더보기

재산세 폭탄 … 평균 15% 인상 전망

댓글 0 | 조회 5,248 | 2024.04.10
물가 급등의 긴 그림자가 재산세까지 미칠 것으로 보인다. 작년에 이미 10% 가까운 평균 인상률을 보였던 재산세가 지방 카운슬들의 각종 사업 비용이 상승하면서 올… 더보기

이슈로 다시 등장한 ‘갱단 단속법 개정안’

댓글 0 | 조회 2,402 | 2024.04.09
국민당 주도 새 연립정부가 지난해 10월 총선 캠페인에서 공약하고 실제로 집권 후 마련한 ‘100일 계획’ 중 하나로 발표했던 새로운 갱단 관련 법률안에 대한 주… 더보기

깜짝! 50달러 지폐가 왜 나무둥치 밑에…

댓글 0 | 조회 5,047 | 2024.03.27
평범한 두 명의 뉴질랜드 시민이 50달러 지폐를 우리 주변의 은밀한 장소에 숨긴 뒤 소셜 미디어를 통해 위치를 알 수 있도록 올려 다른 사람이 찾아가도록 하는 ‘… 더보기

갑자기 불어닥친 언론 한파

댓글 0 | 조회 2,588 | 2024.03.26
오는 7월부터 텔레비전 채널 3에서 모든 뉴스 프로그램이 사라진다. 또 채널 1에서도 5월 중순부터 저녁 6시 뉴스 이외의 모든 뉴스 프로그램과 대표적인 시사 프… 더보기

가는 뉴질랜드인, 오는 외국인

댓글 0 | 조회 5,512 | 2024.03.13
작년 뉴질랜드 시민권자의 이민 순유출이 사상 최고를 보인 반면에 비시민권자의 이민 순유입도 사상 최고를 기록하며 대조를 이루었다.또한 인구의 자연 증가율이 194… 더보기

철로, 말발굽에서 튄 불꽃이…

댓글 0 | 조회 1,700 | 2024.03.13
여름이 지나고 계절이 가을로 접어들었지만 전국 곳곳에서 산불을 비롯해 야외에서 일어난 화재 소식이 끊이지 않고 있다.지난 2월 중순 크라이스트처치의 ‘포트 힐스(… 더보기

‘오커스’ 합류가 뉴질랜드의 최선 이익인가?

댓글 0 | 조회 3,083 | 2024.02.28
국민당 주도 3당 연립정부 출범 이후 호주, 영국, 미국의 안보 동맹인 오커스(AUKUS, Australia-United Kingdom-United States)… 더보기

“2월 14일만 되면…” 고난 겪는 ‘Captain Cook’

댓글 0 | 조회 1,568 | 2024.02.27
매년 2월 14일이 되면 백화점 등 유통업계는 ‘밸런타인 데이’를 맞아 초콜릿을 비롯한 갖가지 상품을 내걸고 연인들을 유혹한다.하지만 이날이면 수난을 당하는 역사… 더보기

빚의 덫에 빠진 사람들

댓글 0 | 조회 5,061 | 2024.02.14
뉴질랜드 인구의 약 10%인 56만명이나 되는 많은 사람들이 사회개발부, 법무부, IRD 등 정부기관에 오랜 기간 갚지 않은 빚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더보기

강진과 자연재해 “더 세고 더 자주 온다”

댓글 0 | 조회 2,233 | 2024.02.14
2월 초 뉴질랜드 언론들은, 중앙 정부가 앞으로 더욱 빈발할 기상 재해와 함께 그리 멀지 않은 미래, 당장 내일일 수도 있는 때 나라 전체를 마비시킬 수 있는 ‘… 더보기

새학기 “학부모 허리 휘게 하는 교복”

댓글 0 | 조회 3,508 | 2024.01.31
​최근 새 학년도 출발을 앞두고 뉴질랜드 학부모들이 자녀들의 교복 마련에 허리가 휘고 있다는 기사가 여러 차례 국내 언론에 실렸다.실제로 팬데믹을 거치며 엄청난 … 더보기

2024년 주택시장 예측

댓글 0 | 조회 5,368 | 2024.01.30
올해 주택시장이 거의 2년간의 침체에서 벗어나 본격적으로 회복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이민 증가로 주택수요가 늘고 금리는 궁극적으로 하락해 주택시장에 활기를 … 더보기

땜방식 비자 정책에 설 곳 잃은 이민자들

댓글 0 | 조회 4,414 | 2024.01.17
이민 당국의 비자 정책이 자주 바뀌면서 뉴질랜드에 정착하려는 많은 이민자들이 불법체류자로 전락하는 등 뜻하지 않은 상황에 맞닥뜨리고 있다. 이민 관련 단체들은 이… 더보기

10만 년 이래 가장 더웠던 지구, 뉴질랜드는?

댓글 0 | 조회 3,928 | 2024.01.16
지구가 그야말로 펄펄 끓어오르고 있다.본격적으로 여름을 보내는 중인 뉴질랜드 역시 무더위가 몰려온 데다가 건조한 날씨까지 이어져 전국 곳곳에서 화재가 빈발해 소방… 더보기

코리아포스트 선정 2023 NZ 10대 뉴스

댓글 0 | 조회 2,291 | 2023.12.23
■ 아던 총리 전격 사임1월 19일 자신다 아던(Jacinda Ardern) 총리가 네이피어에서 열린 노동당 연례회의를 마친 후 기자회견에서 “다음 4년을 위한 … 더보기

예산 폭등, 발목 잡힌 쿡 해협 페리 프로젝트

댓글 0 | 조회 2,662 | 2023.12.22
새로 집권한 국민당 주도 연립 정부가 남북섬을 잇는 ‘인터아일랜더 페리(Interislander ferry)’에 신형 선박을 투입하고 그에 맞춰 항만 시설도 개발… 더보기

뉴질랜드 선거제도는 뉴질랜드제일당을 위한 것인가?

댓글 0 | 조회 2,744 | 2023.12.13
총선이 10월 14일 치러졌고 국민당이 최다 의석을 차지해 1당에 올라섰지만 한 달이 휠씬 지나도록 정부를 구성하지 못하면서 외교와 국정에 차질을 빚었다. 이유는… 더보기

NZ 인구 30년 만에 최대 증가 “내가 사는 지역은?”

댓글 0 | 조회 3,555 | 2023.12.12
뉴질랜드로 들어온 ‘순이민자(net migration)’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며 인구가 3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는 통계가 지난달 하순에 나왔다.통계국… 더보기

집값 하락세 끝났다

댓글 0 | 조회 6,979 | 2023.11.29
지난 18개월 동안 이어진 주택가격 하락 추세가 마침내 끝난 것으로 분석됐다. 모든 주택시장 관련 보고서들이 그렇게 말해 준다. 주택시장 침체기에 집값이 평균 1… 더보기

샌드위치 하나가 3,700달러?

댓글 0 | 조회 3,769 | 2023.11.28
많은 사람이 국내외 여행에 나서는 연말 휴가 시즌을 앞두고 호주로 입국하는 과정에서 검역 규정을 깜빡해 큰 낭패를 본 안타까운 사연이 지난주 국내 언론에 널리 소… 더보기

호주 경찰 “키위 경찰관을 붙잡아라”

댓글 0 | 조회 3,836 | 2023.11.15
뉴질랜드인이 일자리를 찾아 호주로 떠나는 현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최근 코비드-19 사태가 엔데믹으로 본격 전환되고 경기도 풀리자 태즈먼해를 건너가는 젊… 더보기

뉴질랜드 경제 연착륙하나?

댓글 0 | 조회 3,826 | 2023.11.14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서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뉴질랜드 경제 전망에 대해 경제 관련 기관들의 의견이 차이를 보이고 있다. 경기가 급속도로 침체… 더보기

무섭게 오른 뉴질랜드 생활비

댓글 0 | 조회 8,661 | 2023.10.25
지난 14일 실시된 총선에서 국민들의 최대 관심사는 생활비 위기였다.팬데믹을 거치면서 시작된 물가 고공 행진은 좀처럼 둔화하지 않고 있다.세계적으로도 높은 수준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