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맞은 대학 교육

위기 맞은 대학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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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상아탑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뉴질랜드 대학들은 세계의 대학들과 견주어 순위가 추락하고 있다. 우수한 학생들은 미국, 호주 또는 영국의 대학들로 진학하고 있으며 교민 자녀들도 최근 몇 년 들어 인맥 형성과 졸업 후 사회 진출 등을 고려해 한국의 대학들에 입학하는 사례가 많아졌다. 여기에 긴축 재정을 펼치고 있는 정부가 학생융자와 학생수당을 강화하고 나서 대학교육의 위기는 고조되고 있다. 
 
학생수당과 학생융자 강화
 
지난달 24일 2012년 예산안이 발표된 후 400여명의 오클랜드 대학 학생들은 도심 거리로 뛰쳐나와 시위를 벌였다.
지난해에 이어 신규 지출을 동결한 제로 예산을 앞세운 정부가 학생수당과 학생융자를 크게 강화했기 때문이다.
 
학생수당의 경우 수령기간이 200주로 제한된다.

이에 따라 200주를 넘겨 학업을 계속하게 되는 대학원생이나 의과 대학생은 학생수당을 받지 못하게 된다.

수당 지급금액을 산출하는 기준이 되는 부모 소득도 2016년까지 현재의 기준이 유지된다.

현재 부모의 합산소득이 5만5,026달러 이하인 경우 학생수당 최고액을 지급 받으며 부모와 함께 사는 학생의 경우 합산소득이 8만3,449달러에 이르기까지 점차적으로 줄어드는 수당액을 받을 수 있다.

정부는 학생수당 삭감을 통해 올 1년 동안 절감되는 4,770만달러를 학교 중퇴자나 젊은 수당 수급자 등의 복지 지원에 사용할 예정이다.

현재 50만여명이 110억달러를 지고 있는 학생융자도 강화되어 연간 의무상환비율이 현행 10%에서 12%로 상향조정되고 조기 상환에 따른 10% 할인의 인센티브도 폐지된다.

현재 학생융자의 의무상환액은 융자금을 갖고 있는 납세자의 연간소득이 1만9,084달러를 넘는 금액의 10%이다.

3차교육부 장관 스티븐 조이스(Steven Joyce)는 이 같은 제도 변화로 올해 2억4,030만달러가 절감되고 이후에도 매년 6,500만~7,400만달러가 절감될 것이라고 밝혔다.

오클랜드 대학에서 법학과 보건과학을 전공하는 파니아 뉴튼(Pania Newton, 22세)은 “정부의 재정적 지원이 중단되면 파트타임 일이라도 구해야 하는데 전공 학업량이 너무 많아 공부와 일을 병행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며 “2%의 상환율 인상도 작아 보이지만 졸업 직후 보수도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12%의 상환율은 실제로 벅차다”고 토로했다.
 
학생 운동가 자이 벤틀리-페인(Jai Bentley-Payne)은 “정부가 대학생에 가혹한 정책을 가하고 있으며 빚더미에 올려 놓고 있다”면서 “정부는 학생들의 교육받을 권리를 빼앗고 사업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뉴질랜드 대학들 순위 추락

이처럼 학생수당과 학생융자가 강화되면서 교육계에서는 수재들의 해외 진학이 심화되고 가난한 학생들은 의사도 될 수 없는 왜곡된 대학교육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이웃 호주는 4만8,000달러 이상의 소득에 4% 상환율로 갚도록 하는, 뉴질랜드보다 휠씬 후한 학생융자 제도를 갖고 있어 호주로의 두뇌 유출이 가속될 우려가 높다.

이미 뉴질랜드 대학들은 최근 몇 년 동안 해외 대학들과의 경쟁에서 밀리면서 매력을 잃어가고 있다.

대표적인 대학 순위 평가 가운데 하나인 퀘커렐리 사이몬즈(Quacquarelli Symonds) 조사에서 뉴질랜드 최고의 대학인 오클랜드 대학은 2006년 세계 46위에서 2011년 82위로 떨어졌다.

영국의 퀘커렐리 사이몬즈라는 회사가 실시하는 이 평가의 기준은 학계 평가, 기업고용주 평가, 학생 대 교수 비율, 교수논문 피인용 회수, 외국인 교수진, 외국인 학생수 등 6개 항목이다.

유학생 유치 등의 참고자료로 활용되는 이 평가에서 오클랜드 대학뿐만 아니라 뉴질랜드 모든 대학들의 순위가 떨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오타고 대학은 같은 기간 79위에서 130위로 밀려 났고 매시 대학은 213위에서 329위로 추락했다.

이 같은 상황을 방치할 경우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대학교육 관계자들은 우려하고 있다.

고용시장이 점차 글로벌화되는 시대에서 뉴질랜드 대학들의 순위 하락은 23억달러 규모의 유학산업을 위태롭게 하고 뉴질랜드 학생들의 해외 유학을 촉발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뉴질랜드 대학들에 대한 투자 신뢰도도 떨어지고 해외 조사기관들과의 협력 관계로 약화될 수 있다.
 
부족한 정부 지원과 많은 학생수 등이 문제로 지적

뉴질랜드 대학들이 현재 직면한 문제 가운데 하나로 불충분한 재정적 지원이 지적되고 있다.

오클랜드 대학의 스튜어트 맥커첸(Stuart McCutcheon) 부총장은 학생 한 명당 지출 규모로 봤을 때 뉴질랜드 대학들은 선진국 대학들 중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약 4만명의 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는 오클랜드 대학의 연간 예산이 약 9억5,000만달러인데 비해 비슷한 학생수를 가진 호주 뉴사우스웨일즈 대학과 퀸즈랜드 대학은 각각 20억달러에 달한다는 것.

맥커첸 부총장은 1983년부터 2008년 사이 오클랜드 대학 학생수는 1만3,000명에서 3만9,000명으로 3배 증가했지만 학생당 투자액과 세계 순위는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와 같이 많은 학생수, 부족한 정부 지원, 낮은 수업료, 일률적인 대학 체계로는 세계 대학들과의 경쟁에서 밀릴 수 밖에 없다”고 설파했다.

따라서 현재의 투자액을 유지하되 학생수를 줄이는 방안과 수업료를 올려 투자 재원을 확보하는 방안, 그리고 소수의 대학을 세계적으로 육성하는 차별화된 대학 체계 등을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이미 오는 2014년부터 대학 입학 요건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대학교육 향상을 위한 정부와 교수, 학생의 의견 달라

오클랜드 대학의 팀 하즐레딘(Tim Hazledine) 경제학 교수는 “세계의 일류 대학들은 학생수가 적고 대학원생 비율과 학생 대비 교수 비율이 높다”면서 “뉴질랜드 대학의 다운사이징이 교육의 질을 보장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오클랜드 대학의 학생 수가 4만명인데 비해 하버드 대학은 2만1,000명, 캠브리지 대학은 1만8,500명, 스탠포드 대학은 1만1,000명, 프린스턴 대학은 7,500명에 불과하다는 것.

따라서 이들 대학의 입학 문턱은 오클랜드 대학보다 높을 수 밖에 없다.

하즐레딘 교수는 또 정부가 충분한 지원을 못한다면 대학에 수업료 인상 권한을 주어 교육의 질을 높이고 학생수를 줄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에 학생들은 소수의 사람들에게만 대학교육의 기회를 주는 것은 공평하지 못하다고 주장한다.

오클랜드 대학 학생회 아레나 윌리엄스(Arena Williams) 회장은 “오클랜드 대학의 순위 하락은 학생수 증가 때문이 아니다”면서 “수업료를 인상하거나 학생 지원을 제한하는 것은 해결책이 될 수 없고 정부의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조이스 장관은 뉴질랜드 대학들이 호주 및 세계의 대학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려면 유학생을 적극적으로 유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10년 기준으로 뉴사우스웨일즈 대학의 유학생은 1만3,000명으로, 이들로부터 얻은 수입이 대학 전체 수입의 19%를 차지했으며 퀸즈랜드 대학 역시 1만500명의 유학생들로부터 전체 재원의 17%를 확보한 반면 오클랜드 대학은 4,800명의 유학생에 재원의 8%에 그쳤다는 지적이다.

조이스 장관은 “유학생은 비단 대학의 재원 확보 차원뿐만 아니라 민간 외교 사절로 양국의 사회 문화적 교류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대학교육 향상을 위한 학생과 교수, 정부가 미묘한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입학은 비교적 쉽고 졸업은 어렵다는 뉴질랜드 대학의 평판이 앞으로 졸업뿐만 아니라 입학도 어려운 방향으로 바뀌고 수업료 인상의 개연성도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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