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벌어지는 호주와의 격차

갈수록 벌어지는 호주와의 격차

0 개 8,155 NZ코리아포스트
국민당 정부는 집권하면서 오는 2025년까지 호주를 따라 잡겠다는 야심을 품고 돈 브래쉬(Don Brash) 전(前) 당수를 의장으로 하는 태스크포스까지 구성했다. 하지만 호주와의 격차는 좁아지기는커녕 점점 벌어져 호주달러화에 대한 뉴질랜드 통화 가치는 20년 전으로 돌아갔고 일자리를 찾아 호주로 이주하는 행렬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뉴질랜드가 영원히 호주를 추월하지 못할 것이라는 비관론마저 고개를 들고 있는 가운데 크라이스트처치 지진이라는 커다란 자연재해까지 발생해 갈 길 바쁜 뉴질랜드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무디스, 뉴질랜드 지난 3년간 호주와 달리 ‘불운’

뉴질랜드 경제는 2월 22일 발생한 크라이스트처치 지진 이전에도 재정적자와 물가상승 등에 시달리며 좋지 않았으나 막대한 인명 및 재산피해를 몰고 온 리히터 규모 6.3의 강진으로 경제적 기반도 뒤흔들어 놓고 있는 모습이다.

정부는 지난해 9월에 이어 크라이스트처치를 강타한 두 차례의 지진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액을 150억달러로 추산하며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로 1.5% 하향 조정했다.

무디스도 이번 지진이 성장률을 최소한 0.2%포인트 갉아먹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무디스의 이코노미스트 카트리나 엘(Katrina Ell)은 “뉴질랜드는 지난 2008년 이후 가뭄, 물가상승, 재정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지진이 경제 회복의 동력을 찾으려는 뉴질랜드에 또다시 타격을 안겼다”며 “뉴질랜드는 지난 3년간 이웃 호주와는 달리 불운한 나라”라고 평가했다.

중앙은행은 지진에 따른 충격을 흡수하기 위해 지난달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해 2.5%로 결정했다.

중앙은행 알란 볼라드(Alan Bollard) 총재는 “지진에 따른 경제적 영향을 줄이기 위해 기준금리를 선제적으로 낮출 필요가 있었다”며 “지진의 영향이 얼마나 크고 오래 지속될지는 모르겠지만 경제적 활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볼라드 총재는 주택 임대료 등 일부 부문에 있어 가격인상 가능성이 감지되고 있다며 지진에 따른 인플레 가능성을 언급했다.

지진으로 인해 뉴질랜드달러 가치가 하락세로 돌아서 호주 통화와의 차이가 점점 벌어지면서 단일 화폐 통합 논의는 이제 물 건너 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진으로 호주로의 인구 이동 가속화

지진이 발생한 크라이스트처치 지역은 뉴질랜드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15% 가량을 차지하는 뉴질랜드 관광과 유학의 중심지로서 이번 지진으로 인해 특히 관광 및 유학산업이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2009년 기준 1만개의 일자리와 6억달러 규모의 경제적 효과를 창출했던 크라이스트처치와 주변 지역의 관광산업은 이제 관광객들이 지진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이 곳을 더 이상 찾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9월 실시 예정이었던 2011 럭비 월드컵이 취소돼 큰 타격을 주었다.

또한 크라이스트처치 지역의 많은 학교들이 정상적인 운영이 어려워지면서 일부 대학생들이 호주의 대학으로 전학가는 등 이번 지진으로 호주로의 인구 이동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ASB의 제인 터너(Jane Turner) 이코노미스트는 “앞으로 1년 동안 지진의 영향으로 유학생 수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비교적 활발한 호주의 고용시장은 계속해서 뉴질랜드인들을 자극할 것이고, 특히 1만채의 주택이 파손돼 총 10만명이 직접적으로 피해를 입은 이번 지진으로 주거지를 옮겨야 하는 많은 캔터베리 지역인들이 호주로 이주하는 현상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뉴질랜드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호주로 건너간 뉴질랜드 시민권자는 2009년보다 12.4% 늘어난 3만6,830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매일 100여명이 호주행 비행기를 타는 셈이다. 그에 비해서 호주에서 뉴질랜드로 돌아온 키위들의 숫자는 1만5,842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키위들의 구직 목적 호주 행렬이 증가하는 주된 이유는 호주의 임금 수준이 뉴질랜드보다 평균 30% 정도 높기 때문이다.

호주 경제는 광물 붐이 왔다가 사라지곤 했지만 지금처럼 오랫동안 강하게 지속된 적이 역사상 없었다.

호주의 교역조건은 2004년 이후 42%나 개선됐고 실업률은 현재 4.9%로 거의 완전고용을 이루고 있다.

기준금리는 4.75%로 2.5%의 뉴질랜드와 제로금리에 가까운 미국이나 일본보다 월등히 높아 미국달러화 대비 호주달러화는 지난 7일 호주가 자유변동환율제를 도입한 1983년 이후 가장 높은 1.0482미국달러화를 기록했다.

호주와의 격차 축소 위한 ‘2025 태스크포스’ 해체 위기

오는 2025년까지 호주와의 소득격차를 좁히기 위한 방법을 제시할 목적으로 구성된 ‘2025 태스크포스’도 해체의 위기에 처했다.

이번 지진으로 인하여 앞으로 5년 동안 50억달러의 세수 감소를 추산하고 있는 정부는 오는 5월 19일 발표 예정인 2011 정부예산에서 정부의 지출을 최대한 줄이는 긴축재정을 펴면서 ‘2025 태스크포스’를 포함한 일부 정부 프로젝트를 폐지할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존 키(John Key) 총리는 이 단체의 계속적인 예산 지원 여부에 “아마도 아니다”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사실 ‘2025 태스크포스’는 전 국민당 당수인 브래쉬 박사가 이끌고 있지만 국민당의 연정 파트너인 액트(Act)당의 발의로 구성되었다.

‘2025 태스크포스’는 이미 두 차례의 중간보고를 가졌고 호주와의 소득 격차 축소를 위한 연간 보고서 발표를 남겨 두고 있었다.

브래쉬 박사는 정부의 긴축재정 노력에 찬성하면서도 “예산이 조금만 지원되면 태스크포스의 과업의 완성되는데 아쉽다”며 “일부 비판론자들은 보고서가 완성되지 않는데 기뻐할 수도 있지만, 그 같은 반응은 너무 냉소적이다”라고 지적했다.

호주의 번영은 곧 뉴질랜드의 번영(?)

줄리아 길라드(Julia Gillard) 호주 총리가 지난 2월 뉴질랜드를 공식 방문해 키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간 투자증대협정에 서명했으나 두 총리 모두 단일시장을 향한 비전을 제시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단일시장의 최종 형태가 어떤 것이 될 지는 물론 단일화에 대한 일정도 결론짓지 못했다. 진정한 오스트랄아시안(Australasian) 시장이 되기까지는 아직 멀어 보인다.

하지만 키 총리보다는 길라드 총리가 좀 더 적극적이었다는 평가다.

외국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웰링턴 국회의사당에서 가진 의회연설에서 길라드 총리는 뉴질랜드와 호주의 특별한 관계를 언급하며 ‘가족’이라고 언급했다.

지난 여름 타스만을 사이로 닥쳤던 큰 재난에 서로 도움을 준 사실을 기억하면 남태평양에 외로이 위치한 뉴질랜드와 호주는 서로 의지가 되는 관계일지도 모른다.

사실 양국간 소득격차와 경제성장 비교에 대해 뉴질랜드가 너무 초조해 하는 것 아닌가 라고 비판하는 파케하들도 적지 않다. 이들은 호주의 인구와 부가 뉴질랜드에도 도움을 준다고 주장한다.

아마도 이들은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호주로 떠나갈 수 있는 사람들이다. 같은 인종에 같은 언어를 쓰는데 타스만을 건너가지 못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빌 잉글리시(Bill English) 재무장관은 이달 초순에 열린 ‘호주-뉴질랜드 리더십 포럼’에서 “양국간 30% 임금 차이는 낮은 비용으로 자본을 유치할 수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뉴질랜드에 이득이다”라고 말하여 논란을 일으켰다.

이처럼 일각에서는 호주와의 소득격차를 줄이겠다며 태스크포스를 가동하고 있으면서 다른 한쪽에서는 소득격차 해소 목표를 포기하는 듯한 발언을 하는 오락가락한 정부의 행태와, 호주의 번영이 곧 뉴질랜드의 번영이라는 생각을 가진 파케하들이 사회 곳곳에 자리잡고 있는 한 호주 따라잡기는 점점 요원해 보일 뿐이다.

ⓒ 뉴질랜드 코리아포스트(http://www.koreapost.co.nz),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긴 생활비 위기에 중산층까지 무너질 판

댓글 0 | 조회 4,593 | 2024.04.24
뉴질랜드 경제가 2개 분기 연속 역성장을 하면서 기술적 경기 침체 국면에 빠졌다. 끈질기게 물러나지 않는 고인플레 시대를 겪고 있는 보통 뉴질랜드인들은 경기까지 … 더보기

개 & 고양이, 그리고 테이저건 이야기

댓글 0 | 조회 1,360 | 2024.04.23
지난 2010년부터 뉴질랜드 경찰은 많은 논란 끝에 제압 도구로 권총 형태로 생긴 ‘테이저건(Taser gun)’을 도입해 현재까지 일선 현장에서 사용 중이다.테… 더보기

재산세 폭탄 … 평균 15% 인상 전망

댓글 0 | 조회 5,456 | 2024.04.10
물가 급등의 긴 그림자가 재산세까지 미칠 것으로 보인다. 작년에 이미 10% 가까운 평균 인상률을 보였던 재산세가 지방 카운슬들의 각종 사업 비용이 상승하면서 올… 더보기

이슈로 다시 등장한 ‘갱단 단속법 개정안’

댓글 0 | 조회 2,449 | 2024.04.09
국민당 주도 새 연립정부가 지난해 10월 총선 캠페인에서 공약하고 실제로 집권 후 마련한 ‘100일 계획’ 중 하나로 발표했던 새로운 갱단 관련 법률안에 대한 주… 더보기

깜짝! 50달러 지폐가 왜 나무둥치 밑에…

댓글 0 | 조회 5,104 | 2024.03.27
평범한 두 명의 뉴질랜드 시민이 50달러 지폐를 우리 주변의 은밀한 장소에 숨긴 뒤 소셜 미디어를 통해 위치를 알 수 있도록 올려 다른 사람이 찾아가도록 하는 ‘… 더보기

갑자기 불어닥친 언론 한파

댓글 0 | 조회 2,636 | 2024.03.26
오는 7월부터 텔레비전 채널 3에서 모든 뉴스 프로그램이 사라진다. 또 채널 1에서도 5월 중순부터 저녁 6시 뉴스 이외의 모든 뉴스 프로그램과 대표적인 시사 프… 더보기

가는 뉴질랜드인, 오는 외국인

댓글 0 | 조회 5,599 | 2024.03.13
작년 뉴질랜드 시민권자의 이민 순유출이 사상 최고를 보인 반면에 비시민권자의 이민 순유입도 사상 최고를 기록하며 대조를 이루었다.또한 인구의 자연 증가율이 194… 더보기

철로, 말발굽에서 튄 불꽃이…

댓글 0 | 조회 1,717 | 2024.03.13
여름이 지나고 계절이 가을로 접어들었지만 전국 곳곳에서 산불을 비롯해 야외에서 일어난 화재 소식이 끊이지 않고 있다.지난 2월 중순 크라이스트처치의 ‘포트 힐스(… 더보기

‘오커스’ 합류가 뉴질랜드의 최선 이익인가?

댓글 0 | 조회 3,100 | 2024.02.28
국민당 주도 3당 연립정부 출범 이후 호주, 영국, 미국의 안보 동맹인 오커스(AUKUS, Australia-United Kingdom-United States)… 더보기

“2월 14일만 되면…” 고난 겪는 ‘Captain Cook’

댓글 0 | 조회 1,578 | 2024.02.27
매년 2월 14일이 되면 백화점 등 유통업계는 ‘밸런타인 데이’를 맞아 초콜릿을 비롯한 갖가지 상품을 내걸고 연인들을 유혹한다.하지만 이날이면 수난을 당하는 역사… 더보기

빚의 덫에 빠진 사람들

댓글 0 | 조회 5,093 | 2024.02.14
뉴질랜드 인구의 약 10%인 56만명이나 되는 많은 사람들이 사회개발부, 법무부, IRD 등 정부기관에 오랜 기간 갚지 않은 빚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더보기

강진과 자연재해 “더 세고 더 자주 온다”

댓글 0 | 조회 2,246 | 2024.02.14
2월 초 뉴질랜드 언론들은, 중앙 정부가 앞으로 더욱 빈발할 기상 재해와 함께 그리 멀지 않은 미래, 당장 내일일 수도 있는 때 나라 전체를 마비시킬 수 있는 ‘… 더보기

새학기 “학부모 허리 휘게 하는 교복”

댓글 0 | 조회 3,526 | 2024.01.31
​최근 새 학년도 출발을 앞두고 뉴질랜드 학부모들이 자녀들의 교복 마련에 허리가 휘고 있다는 기사가 여러 차례 국내 언론에 실렸다.실제로 팬데믹을 거치며 엄청난 … 더보기

2024년 주택시장 예측

댓글 0 | 조회 5,416 | 2024.01.30
올해 주택시장이 거의 2년간의 침체에서 벗어나 본격적으로 회복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이민 증가로 주택수요가 늘고 금리는 궁극적으로 하락해 주택시장에 활기를 … 더보기

땜방식 비자 정책에 설 곳 잃은 이민자들

댓글 0 | 조회 4,434 | 2024.01.17
이민 당국의 비자 정책이 자주 바뀌면서 뉴질랜드에 정착하려는 많은 이민자들이 불법체류자로 전락하는 등 뜻하지 않은 상황에 맞닥뜨리고 있다. 이민 관련 단체들은 이… 더보기

10만 년 이래 가장 더웠던 지구, 뉴질랜드는?

댓글 0 | 조회 3,945 | 2024.01.16
지구가 그야말로 펄펄 끓어오르고 있다.본격적으로 여름을 보내는 중인 뉴질랜드 역시 무더위가 몰려온 데다가 건조한 날씨까지 이어져 전국 곳곳에서 화재가 빈발해 소방… 더보기

코리아포스트 선정 2023 NZ 10대 뉴스

댓글 0 | 조회 2,301 | 2023.12.23
■ 아던 총리 전격 사임1월 19일 자신다 아던(Jacinda Ardern) 총리가 네이피어에서 열린 노동당 연례회의를 마친 후 기자회견에서 “다음 4년을 위한 … 더보기

예산 폭등, 발목 잡힌 쿡 해협 페리 프로젝트

댓글 0 | 조회 2,674 | 2023.12.22
새로 집권한 국민당 주도 연립 정부가 남북섬을 잇는 ‘인터아일랜더 페리(Interislander ferry)’에 신형 선박을 투입하고 그에 맞춰 항만 시설도 개발… 더보기

뉴질랜드 선거제도는 뉴질랜드제일당을 위한 것인가?

댓글 0 | 조회 2,755 | 2023.12.13
총선이 10월 14일 치러졌고 국민당이 최다 의석을 차지해 1당에 올라섰지만 한 달이 휠씬 지나도록 정부를 구성하지 못하면서 외교와 국정에 차질을 빚었다. 이유는… 더보기

NZ 인구 30년 만에 최대 증가 “내가 사는 지역은?”

댓글 0 | 조회 3,575 | 2023.12.12
뉴질랜드로 들어온 ‘순이민자(net migration)’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며 인구가 3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는 통계가 지난달 하순에 나왔다.통계국… 더보기

집값 하락세 끝났다

댓글 0 | 조회 6,998 | 2023.11.29
지난 18개월 동안 이어진 주택가격 하락 추세가 마침내 끝난 것으로 분석됐다. 모든 주택시장 관련 보고서들이 그렇게 말해 준다. 주택시장 침체기에 집값이 평균 1… 더보기

샌드위치 하나가 3,700달러?

댓글 0 | 조회 3,779 | 2023.11.28
많은 사람이 국내외 여행에 나서는 연말 휴가 시즌을 앞두고 호주로 입국하는 과정에서 검역 규정을 깜빡해 큰 낭패를 본 안타까운 사연이 지난주 국내 언론에 널리 소… 더보기

호주 경찰 “키위 경찰관을 붙잡아라”

댓글 0 | 조회 3,860 | 2023.11.15
뉴질랜드인이 일자리를 찾아 호주로 떠나는 현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최근 코비드-19 사태가 엔데믹으로 본격 전환되고 경기도 풀리자 태즈먼해를 건너가는 젊… 더보기

뉴질랜드 경제 연착륙하나?

댓글 0 | 조회 3,841 | 2023.11.14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서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뉴질랜드 경제 전망에 대해 경제 관련 기관들의 의견이 차이를 보이고 있다. 경기가 급속도로 침체… 더보기

무섭게 오른 뉴질랜드 생활비

댓글 0 | 조회 8,673 | 2023.10.25
지난 14일 실시된 총선에서 국민들의 최대 관심사는 생활비 위기였다.팬데믹을 거치면서 시작된 물가 고공 행진은 좀처럼 둔화하지 않고 있다.세계적으로도 높은 수준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