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오클랜드에 최대 160만채의 신규 주택 건설에 대한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오클랜드 카운슬이 자연 재해로부터 보호하고, 대중교통 접근성이 좋은 곳에 더 많은 주택을 공급하여 인구 증가에 대비하기 위한 ‘플랜 체인지 120(Plan Change 120)’을 내년 6월까지 최종 결정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더 많은 주택을 건설하되, 자연 재해로부터 안전한 곳에, 그리고 대중교통 중심지에 짓자는 오클랜드의 새로운 주택 및 도시 개발 전략인 ‘플랜 체인지 120’은 주택 밀도 증가와 자연 재해 대응 강화를 동시에 다루는 것이어서 논쟁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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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랜 체인지 120’ 배경
오클랜드 카운슬의 플랜 체인지 120은 현행 ‘유니태리 플랜(Unitary Plan)’을 대체할 정책 변화이다.
오클랜드 카운슬은 지난 2016년 도시 계획 역사상 가장 중요한 문서 중 하나인 ‘유니태리 플랜’을 통과시켰다.
이는 주택 규제에 대한 혁신적인 변화로 최대 120만채의 추가 주택을 허용했고 타운하우스와 저층 아파트 건설을 촉진시켰다.
2021년 당시 노동당 정부는 전국 대부분의 도시 구역에서 3층짜리 주택을 3채까지 기본으로 허용하는 ‘중밀도 주거 기준(MDRS)’이라고 공식적으로 알려진 제도를 도입했다.
국민당도 지지했던 ‘중밀도 주거 기준’을 시행하기 오클랜드 카운슬은 2022년 ‘플랜 체인지 78’을 채택했다.
‘중밀도 주거 기준’은 도시 전체에 일반화해 처리하는 접근 방식이었는데, 지난 2023년초 오클랜드 홍수 이후 홍수가 자주 발생하는 지역에 수천 채의 타운하우스를 건설하는 것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다.
국민당 주도 연립정부는 지난해 오클랜드 카운슬에 향후 30년간의 성장을 위한 충분한 주택을 제공할 수 있는 새로운 계획을 수립하는 조건으로 플랜 체인지 78을 폐기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에 오클랜드 카운슬이 작년 10월 정부의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하면서 플랜 체인지 120을 위한 준비가 시작된 것이다.
이는 주택 소유주들에게는 규정이 수시로 바뀌는 인상을 주었고 장기적인 확실성을 선호하는 주택 개발업자들에게는 불안감을 심었다.
플랜 체인지 120은 대중교통 거점 주변의 건물 높이 제한 완화와 홍수, 해안 침식, 산사태 등 자연 재해 위험 지역에 대한 건축 규제 강화가 핵심이다.
또한 대중교통 이용을 장려하고 기존 인프라를 효율적으로 사용하여 도시 성장을 인프라와 연계하는 이점도 감안됐다.
크리스 비숍(Chris Bishop) 주택 장관과 웨인 브라운(Wayne Brown) 오클랜드 시장은 오클랜드에서 더욱 많은 주택을 건설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특히 올해 하반기 개통 예정인 도심순환철도(CRL) 주변에서의 주택 건설을 강조하고 있다.
2027년 6월까지 최종 결정 예정
플랜 체인지 120은 최종 결정까지 앞으로 여러 과정을 남겨두고 있다.
작년 11월과 12월에 1차 공개 의견수렴이 진행됐고 연말에 임명된 9인의 독립 심의 패널이 주민 의견을 검토하고 수정 권고를 할 수 있는 구조로 운영되고 있다.
독립 심의 패널은 제출된 의견들을 정리해 요약하고, 이를 바탕으로 오클랜드 카운슬에 추천할 계획안을 작성한다.
독립 심의 패널 임명에 많은 권한을 부여받았던 비숍 장관은 경제학자 스튜어트 도노반(Stuart Donovan)과 교통 및 도시 계획 전문가 말콤 맥크라켄(Malcolm McCracken)처럼 고밀도 주택 건설을 지지하는 인물들을 선택했다.
오클랜드 카운슬은 해당 계획안을 수용할지, 또는 수정할지 여부를 표결로 결정하게 된다.
오클랜드 카운슬은 플랜 체인지 120에 대해 마이크 리(Mike Lee), 모리스 윌리엄슨(Maurice Williamson) 등 반대하는 시의원도 있지만 다수의 지지가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최종 결정은 2027년 6월까지 내려질 예정이다.
최종 결정에 불만이 있는 단체들은 환경법원에 일부 사안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지만, 그 범위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이전 노동당 정부가 설정하고 현 국민당 정부가 추가한 규정에 따라 반드시 충족해야 할 몇 가지 사항들이 있다.
우선 6층 건물은 시티 센터 경계로부터 1,200m 이내, 기차역 또는 버스 정류장으로부터 800m 이내, 또는 메트로 센터 구역존 경계로부터 800m 이내에 허용돼야 한다.
타카푸나, 웨스트게이트, 보타니 등 광역 중심지를 포함해, 기차역•버스 정류장과 메트로 센터 반경 약 800m 이내에서는 최소 6층 건축이 가능하도록 하는 규정이 적용된다.
10층 건물은 마운트 알버트와 볼드윈 애비뉴(Baldwin Avenue) 기차역으로부터 800m 이내 지역에서 허용돼야 한다.
또 15층 건물은 모닝사이드, 킹스랜드, 마운트 에덴 기차역으로부터 800m 이내 지역에서 허용돼야 한다는 것이다.
오클랜드 카운슬은 ‘중밀도 주거 기준’을 폐지하고 침수 지역에서 고밀도화를 억제하기 위해 초고밀도화할 수 있는 다른 지역을 찾아야 한다.
카운슬은 당초 57개 교외 중심지와 23개 버스 노선 주변에 6층 건물을 지을 수 있는 구역 설정을 제안했다.
‘플랜 체인지 120’ 가져올 변화
플랜 체인지 120은 뉴질랜드 최대 도시인 오클랜드에 160만 채의 새로운 주택 건설을 가능하게 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당초 200만채를 목표로 정했지만 지역사회의 반발 등으로 160만채로 하향 조정했다.
비숍 장관은 새로운 목표치 160만채는 현재 오클랜드 유니태리 플랜이 허용하는 120만채와 플랜 체인지 120이 당초 허용하려 했던 200만채 사이의 중간값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160만채의 새로운 주택이 당장 건설된다는 뜻은 아니며, 오클랜드의 모든 구역이 재개발되거나 법적으로 최대 용량으로 건설되지는 않을 것이다.
주택 160만채 건설은 장기 목표이고 인프라와 대중교통, 구체적 계획 등과 함께 순차적으로 추진될 것이다.
하지만 결국 더 많은 주택들이 건설될 것이며, 그 주택들은 더 나은 위치, 즉 기차역과 버스 정류장 인근, 고용량 하수도 시스템이 갖춰진 지역에 있을 것이다.
가장 큰 변화는 현재 ‘특수 성격 구역’으로 분류되어 새로운 개발이 제한된 폰손비, 마운트 이든, 파넬 등 도심 동네들에서 이루어질 전망이다.
플랜 체인지 120이 시행되기까지는 아직 결정해야 할 복잡한 사항들이 많다.
가장 큰 논란 중 하나는 경계에 대한 높이 규칙에 관한 것이다.
이 규칙은 건물이 부지의 경계선에 얼마나 가까이 지을 수 있는지와 지붕의 경사 등을 결정하게 된다.
건물이 경계선에서 일정 거리만큼 떨어져 있어야 한다는 규정은 지을 수 있는 주택의 수를 줄여 개발이 경제적으로 불가능할 수 있다.
또한 주택 개발이 산의 경치를 막거나 역사적 문화재 지역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와 같이 최소 구역 지정 요건에서 제외될 수 있는 적격 사항에 대한 논의가 진행될 수도 있다.
오클랜드 카운슬의 개리 블릭(Gary Blick)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고밀도 주택 지역으로 지정된 토지는 더욱 생산적인 용도로 허용되기 때문에 가치가 오르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블릭 이코노미스트는 “토지를 더욱 많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며 생산적인 가능성을 개선하는 것이다”며 “어떤 지역에서 살려고 할 때 풀 섹션을 구입할 형편이 안되면 공동주택 형태의 주택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블릭 이코노미스트는 플랜 체인지 120 규정들은 단지 주택공급에 관한 것 뿐아니라 경제적 지렛대라고 주장했다.
소매업과 외식업 등 고객 대면 업종에 커다란 혜택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다.
뉴린 비즈니스 협회의 디네시 마니(Dinesh Mani) 회장도 주택 고밀도화로 지역 인구가 늘면 대형 몰과 별개로 음식점과 소규모 비즈니스 사업주들에게 혜택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임비 대 님비
플랜 체인지 120은 정부 요구에 따라 160만채의 주택 제공을 목표로 하지만 어디에 짓는지가 핵심 쟁점이다.
일부는 너무 많은 주택을 너무 빠르게, 너무 광범위하게 허용한다고 비판하는 반면에 옹호론자들은 대중교통 주변과 도시 중심지 근처에 주택 공급을 집중하면 접근성과 효율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고밀도 주택 건설을 반대하고 플랜 체인지 120이 가져올 변화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는 세력으로는 캐릭터 연합(Character Coalition)과 여러 주민 협회, 문화유산 단체들이 있다.
플랜 체인지 120에 대한 반발은 엡섬, 레뮤에라 등지와 같이 오클랜드의 부유하고 오래된 동네에서 나온다.
이들 지역의 많은 주민들은 오랫 동안 자신의 주택을 은퇴 계획과 경제 충격에 대한 보험이라고 간주해 왔다.
정부와 오클랜드 카운슬이 플랜 체인지 120의 목표로 주택 160만채를 운운할 때 주민들은 타운하우스의 그림자와 혼잡한 도로, 사라지는 주차 공간, 여러 방향으로 확장하는 파이프, 폐수로 인한 해변 폐쇄 등을 우려한다.
액트(ACT)당의 데이비드 시모어(David Seymour) 대표와 브룩 반 벨던(Brooke van Velden) 의원은 자신들의 선거구인 엡섬과 타마키에서 고밀도 증가에 반대하는 의사를 밝혔다.
시모어 대표는 특히 오래된 주택지와 기반 시설이 충분하지 않은 지역에서의 고밀도 주택 건설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며, 주민들이 단순히 개발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개인 부동산에 대한 규제 철폐라는 당의 강령에 이율배반적이지만 지금의 액트당을 있게 해준 엡섬 선거구에 기반을 두고 있는 시모어 대표는 선거구 유권자들의 의향을 옹호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
정부의 목표치가 너무 부풀려져 있다는 지적도 있다.
로리 뉴훅(Laurie Newhook) 환경법원 전판사는 “플랜 체인지 120은 내가 본 가장 형편없는 계획 중 하나이다”며 “오클랜드 카운슬의 검토에 따르면 앞으로 30년 동안 오클랜드에 필요한 주택 수는 약 24만1,000채에 불과하고 밀집화된 주택은 킹스랜드, 모닝사이드, 마운트 알버트, 불드윈 애비뉴, 마운가화우 등 도심순환철도역 주변에만 지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에 임비(YIMBY, Yes In My Backyard) 단체인 ‘더 많은 주택을 위한 연합(Coalition for More Homes)’, 그레이터 오클랜드(Greater Auckland), 제너레이션 제로(Generation Zero) 등은 플랜 체인지 120 계획을 지지하며 더 높고 밀도가 큰 건물을 짓기 쉽게 만들기 위한 변화를 촉구하고 있다.
작년 8월 오클랜드 시민들에게 “고밀도 주택 개발을 위해 관련 규정들을 완화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했을 때 38%가 찬성했고 33%는 반대했으며 29%는 중립이라고 응답한 바 있다.
찬성하는 계층은 젊은층과 세입자, 대졸자 등에서 많았고 반대하는 쪽은 나이 많은 주택 소유주와 여성 등에서 많았다.
이처럼 플랜 체인지 120을 둘러싼 주택 밀집화에 대한 찬반이 극명하게 갈리면서 오는 11월 총선을 앞둔 국민당은 딜레마에 빠졌다.
플랜 체인지 120에 반발하고 공동주택 개발에 반대하는 부자 지역의 주민들의 강한 정치적 입김을 외면하기 어렵다.
또 플랜 체인지 120에 찬성하고 주택 밀집화를 지지하는 오클랜드 젊은층도 2023년 총선에서 74.2%의 투표율을 보여 무시할 수 없는 계층이다.
지금까지 국민당의 주택 정책은 개발업자와 임대업자를 위한 헌장처럼 보였다.
공공 주택은 정체돼 있고 노숙인은 늘고 있으며 비숍 장관은 집값이 떨어져야 한다고 분명하게 밝혔다.
이는 높은 생활비와 불안정한 고용을 겪는 오클랜드의 많은 유권자들의 표심을 흔들리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