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클랜드 부동산 개발업계 ‘빨간불’

오클랜드 부동산 개발업계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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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파산으로 본 시장 위기와 그 이면>


2025년 7월 말, 오클랜드 부동산 시장을 충격에 빠뜨린 소식이 전해졌다. 현지 유명 개발업체의 대표 Zhiwei Li(‘Jack Li’)가 개인 파산 절차에 들어간 것이다. 


수백만 달러에 달하는 채무와 여러 관련 법인의 청산으로 이어진 이번 사건은 단순한 개인의 실패가 아니라, 급변하는 부동산 시장 내 구조적 취약성의 단면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이와 비슷한 시기에 또 다른 중견 개발사 Eco-Smart Group과, 고급 아파트를 공급해 온 Ngaiwi Developments도 대규모 채무로 청산 절차에 돌입하며, 오클랜드 부동산 개발 사업 전반에 일대 경고등이 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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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클랜드 부동산 대표 파산 사례들 - 연쇄적 위기의 시작


Zhiwei Li: 수백만 달러 개인 빚으로 법원서 파산 선고


비교적 최근 사건인 Zhiwei Li 대표의 파산은 오클랜드 부동산 시장의 ‘중증 환자’ 진단이라 할 만하다. 


Li씨는 부동산 개발 과정에서 Kumeu East Realty Ltd가 미지급한 22만 5천 달러의 건축 자재 대금에 대해 개인 보증을 섰고, 결국 채권자의 소송 끝에 대규모 부채를 떠안게 됐다.


법원 서류에 따르면 그의 온전한 개인 자산은 2만 2천 달러에 불과한 반면, 채무 총액은 235만 7천 달러로 집계됐다. Li 대표는 언론 인터뷰에서 “오클랜드 부동산 시장 붕괴로 인해 현금 흐름에 치명적 어려움이 생겼다”며 시장 반등 시 재정 회복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의 소송과 파산 절차는 불과 몇 개월 만에 관련 회사들의 연쇄 청산으로 이어졌다.


Eco-Smart Group: 5개 법인 청산, 4백만 달러 이상 빚


오클랜드에서 또다른 부동산 개발사인 Eco-Smart Group도 비슷한 고초를 겪고 있다. 대표 Ritesh Mani가 이끄는 이 그룹은 5개의 관련 업체가 차례로 청산됐고, 합산된 채무는 최소 4백만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Mani 대표는 협력업체 미지급금과 국세청(IRD)에 대한 체납, 하도급 문제, 그리고 무엇보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청산의 주된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 회사가 참여한 프로젝트들 중 일부는 완공되지 못한 채 소비자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Ngaiwi Developments: 고급 아파트 경기 침체에 3.76백만 달러 부채


오클랜드 고급 주거 지역인 Orakei에서는 Ngaiwi Developments가 약 3.76백만 달러 부채 누적으로 인해 청산 절차를 밟고 있다. 특히 국세청에 대한 체납금이 2.3백만 달러에 이르는 등, 공공부문 채무 부담이 매우 큰 편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공사 지연과 건축비 급증, 그리고 고급 시장의 공급 과잉이 맞물려 비용 통제에 실패한 것으로 분석된다. 고가 아파트임에도 불구하고 수요 감소와 시장 냉각으로 재무 악화가 심화됐다.


2. 공통된 배경 - 시장 위축과 금융 구조의 취약성


이들 사례가 단순히 개별 기업이나 인물의 실패에 그치지 않는 이유는 분명하다. 모두가 겪는 몇 가지 공통점과 근본적인 부동산 시장 문제들이 있기 때문이다.


2.1 급격한 부동산 시장 침체


팬데믹 이후 오클랜드 부동산 시장은 몇 차례 대규모 요동을 겪었다. 2024년 하반기 이후 주택 매매 가격은 분기별 5% 이상 급락하며, 투자자들의 관심과 자금 유입이 급격히 줄어들었다.


금리 상승과 함께 인플레이션 압력도 높아지면서 자본 조달 비용이 크게 상승했고, 동시에 신규 공급 과잉으로 가격 회복 자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대도시권 아파트 시장의 냉각은 중소형 개발자의 투자 회수에 큰 걸림돌로 작용했다.


2.2 복잡한 법인 구조와 과도한 개인 보증


많은 중소 개발사들은 리스크 분산을 위해 여러 개의 자회사와 특수목적기구(SPV)를 설립한다. 그런데 문제는 대표 개인들이 법인의 채무에 대해 개인 보증을 걸면서, 기업 부도시 개인 자산도 위험에 노출된다는 점이다.


Li, Mani, Stewart 대표 등이 모두 채무와 관련해 개인 신용에 연결되는 부담을 안고 있다는 사실은 중소 개발업계 전반에 만연한 구조적 취약성을 보여준다.


2.3 금융시장 긴장과 대출 환경 변화


최근 몇 년간 뉴질랜드 정부는 부동산시장 안정을 위해 규제를 강화했으나, 저금리 시대의 레버리지 투자와 일부 완화된 LVR 정책, 은행 외 사금융 시장 확대 등으로 인해 고위험 대출과 차입도 여전히 많다.


특히 중소형 개발자들은 상대적으로 담보가 부족하고 종종 높은 이자비용 부담에 노출되며, 현금 흐름 악화에 빠지기 쉽다. 금융권 내부도 불안한 차주 대비와 리스크 평가가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3. 과거 사례와 비교 - 뉴질랜드 부동산 개발사의 위기 반복


오늘날의 위기가 처음은 아니다. 오클랜드 및 뉴질랜드 부동산계에는 이미 몇 차례 대형 부도 위기가 있었다.


Du Val Group(2024년): 약 2억 4천만 달러 채권, 정부에 의해 statutory management(법정관리) 지정될 정도로 구조적 위기 심각. 다단계 법인 구조와 불투명 자금 흐름 문제가 본질.


Mainzeal(2013년): 대형 건설사로 프로젝트 중단 후 연쇄 청산. 대표자들은 법정 소송 끝에 수천만 달러 배상 책임지며 장기 법적 공방.


Chase Corporation(1980~90년대): 1987년 주식시장 붕괴와 함께 파산. 뉴질랜드 부동산 버블 붕괴를 보여주는 대표 사례로 남음.


이들 사례 모두 당시 경제환경과 금융구조, 시장 버블 및 붕괴가 복합 작용해 개발사와 건설업계 전반에 충격을 줬다.


4. 현재 문제점과 정책적 과제


4.1 감독과 규제의 한계와 과제


Du Val 그룹의 법정관리 사례는 정부 개입의 필요성을 상징하지만, 대부분 사례에서는 감독이 늦거나 부족했다는 비판이 많다. 특히 중소 개발업계와 각종 특수목적법인의 불투명한 자금 거래가 투자자와 채권자 피해를 낳고 있다.


금융시장 감독당국(FMA)과 국세청(IRD)이 더 엄격한 금융 및 회계 감독과 법 집행에 나서야 하며, 투자자 보호를 위한 공시 의무 강화가 시급하다.


4.2 투자자 및 채권자 보호 강화


법인의 다층적 구조가 불투명하게 운영될 수 있는데 이는 투자자와 하도급업체 피해로 직결된다. 청산 절차에서도 피해가 커지고 회복이 어렵다.


따라서 투자자 권리 보장과 채권자 보호 조치를 강화해야 하며, 법인 간 자금 이동의 투명성 제고가 요청된다.


4.3 중소형 개발업체 리스크 완화와 지원


많은 중소형 개발업체들이 자본력 부족과 경영 역량 미흡, 과도한 대출에 얽매여 있다. 정부와 금융기관은 이들을 위한 신용 보증, 금융 컨설팅, 협력 네트워크 구축 지원 등 적극적 대책이 필요하다.


협력업체와 하도급 업체와의 공정 계약 체결 및 분쟁 예방 프로그램도 시장 안정을 돕는 중요한 요소다.


5. 결론 - 경고음에서 정책 방향으로


Zhiwei Li 대표의 개인 파산은 오클랜드 부동산 시장의 약세를 상징할 뿐 아니라, 시장 체질 개선 필요성에 대한 강력한 신호다. Eco-Smart와 Ngaiwi 사례까지 고려하면, 이번 위기는 전방위적 금융•경영 리스크가 상호작용한 구조적 위기라 할 수 있다.


뉴질랜드 정부와 관련 기관, 그리고 민간 금융•부동산 업계가 협력해 금융 리스크 관리 강화, 투자자 보호법 개정과 엄격 집행, 그리고 중소 개발업자에 대한 지원책 확대를 추진해야 할 시점이다.


부동산 시장이 안정적으로 회복되기 위해서는 단기적인 가격 회복보다, 이 같은 근본 문제를 해결하려는 통합적 정책과 협력이 필수적이다.


이번 연속된 개발업계 파산 사례 는 시장의 단편적 광경이 아니라, 복합적이고 구조적인 문제임을 분명히 보여준다. 독자 여러분께서는 이번 기획기사를 통해 자칫 어렵고 먼 해외 비즈니스 뉴스처럼 느껴질 수 있는 내용을 실제 우리 생활과 밀접하며, 그 영향이 크다는 점을 이해하시길 바란다. 앞으로도 부동산 시장과 경제 변화 동향에 관심을 가지며 현명한 투자와 정책 대응을 함께 고민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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