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집값, 자재독점과 규제 개혁이 바꾼다

뉴질랜드 집값, 자재독점과 규제 개혁이 바꾼다

0 개 2,283 Korea Post

86ff6ceec4fdada6c11f412bbd61f990_1755037696_6627.jpg
 

- 건설비 절감의 비밀과 미래 변화 전망


오클랜드에 사는 교민 A씨는 가족과 함께 내 집 마련의 꿈을 오래 품어왔지만, 현실적인 벽에 가로막혔다. “적금 몇 년을 쌓아도 새집 가격이 따라 올라 버려요. 건축도 어렵고, 비용이 너무 부담돼요.” 이는 많은 뉴질랜드 거주자와 교민이 겪는 공통된 고민이다.


뉴질랜드의 부동산 가격은 세계 상위권 수준이며, 2020년 이후 팬데믹 시기 공급난, 인구 유입, 저금리 여파로 집값은 ‘미친 듯이’ 올라갔다. 그런데 이 폭등의 이면에는 ‘건설비 역설’이 있다. 


주택의 실제 건설비, 즉 땅값과 자재, 인건비, 복잡한 승인 절차 등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얽혀 최종 집값에 집중 반영된다. 그 가운데 최근 정부와 업계, 대중의 초점을 모으는 것은 바로 “건설 자재 시장의 독점”과 “경직된 제도”다.


가장 먼저 짚을 부분은 자재비와 시장 구조다.


뉴질랜드 주택 실거주 거래 및 신축 현장에 대한 자료를 종합하면, 주택 개발 총비용의 약 24%가 순수 자재비, 35%가 토지•인프라비용, 그리고 인건비와 기타 비용이 나머지 부분을 차지한다.


여기서 문제는, 자재비 자체가 아주 비싸고 대안 선택지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대표적으로 석고보드(플라스터보드, ‘gib’라 불림)는 Fletcher Building이라는 한 기업이 94%를 장악, 사실상 독점시장을 형성했다. 실제로 오클랜드에서 gib를 구하는 데 수개월 대기를 감수해야 하거나, 국내 시장 가격이 호주보다 평균 38%, 미국보다 67% 비싸다. 창호와 문 등도 상황은 비슷하다.


덧붙여, 수입 자재를 쓰고 싶어도 까다로운 현지 인증•승인제도 때문에 사용이 원천적으로 차단되어 “골라 쓸 자유” 자체가 없는 현실이 오랫동안 이어져 왔다.


왜 이런 상황이 만들어졌나?


① 자재시장의 과점과 폐쇄성


소비시장이 작고 운송•유통 비용이 비싸 ‘국산 중심 구조’가 고착화됐다. 소수 기업은 안정적으로 생산•유통권을 보장받고, 중소 건설사나 소비자는 높은 가격과 한정된 자재 선택지를 힘 없이 받아들일 뿐이었다.


② 규제와 관료주의


해외 자재 하나를 쓰려면 NZ 표준을 따르는 인증을 새로 받아야 했다. 이 과정은 길고 비용이 많이 들었고, 업계 관계자들조차 “정말 불필요하게 복잡하다”는 지적을 해왔다. 이로 인해 글로벌 저가•고품질 자재가 국내 시장에 거의 진입하지 못했다.


③ 개발 인허가 및 토지규제


RMA(Resource Management Act) 등 기존 인허가 제도 역시 복잡하고, 단일 필지에 여러 채 짓는 것도 어렵게 만들어 비용과 시간 부담을 키웠다.


정부 개혁 - 지금 바뀌고 있는 것들


이처럼 얽힌 구조를 깨기 위해, 최근 정부와 업계가 나선 개혁의 핵심은 다음과 같다.


① 해외 자재 자동 승인 시범도입


2025년 정부는 수천 가지의 해외 건축 자재를 인증 없이 바로 현지에 들여와 쓸 수 있게 만들었다. 호주 Watermark 인증 제품도 올해 안에 추가로 자동 승인될 예정. 덕분에 플라스터보드, 창문, 도어 등 주요 자재 가격이 실제로 하락 조짐을 보이고 있다.


② 인허가 제도 개편


새롭게 개정된 RMA에 따르면 한 토지 내 최대 3채까지 건축이 간소화 절차로 가능해졌고, 대기 기간이 현저히 단축됐다. 이로써 공급량 그 자체•개발 속도•단위당 인허가비용이 모두 개선되고 있다.


③ 표준화 및 모듈러 건축 유도


정부 및 산업계는 공장제 조립 방식의 패널화•모듈러 건축을 장려해 현장 작업과 인건비를 줄이려 한다. 대형 건설업체들은 실제 건설 기간•단가 인하에 성공한 사례가 속속 나오고 있다.


비용 절감, 실제로 체감되나?


이런 제도 변화가 실제로 얼마만큼의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정부 자료 및 시장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주요 자재가 해외 경쟁에 노출될 경우 플라스터보드, 창호 등은 건당 수천 달러, 많게는 만 달러 넘는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표준화된 설계와 패널화 시공이 확산될 경우, 현장 인건비와 시간도 동반 하락해 전체 건설비의 10~20% 절감 전망도 나온다.


물론 단순 자재비 외에 토지•인프라비, 운송비, 개발수수료 등은 여전히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지만, 이번 개혁이 “필수비용을 눈에 띄게 낮춰줄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한계는 분명… 여전히 남은 숙제들


제도 변화에도 여전히 해결해야 할 현안이 많다.


■ 시장 규모 한계


뉴질랜드 인구 500만에 불과하고, 건설 시장 자체도 소규모이다. 이에 따라 글로벌 시장처럼 대량 조달•대규모 생산에 의한 자재가격 인하 효과가 제한적이다. 수요 변화에 따라 공급망 충격도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


■ 물류•운송비 부담


외국에서 자재를 들여와도, 항구에서 내륙까지 운송비가 비싸 가격 경쟁력을 일부 상쇄한다. 또, 연안 운송 인프라 미비•세관 문제 등도 지속적 고민거리다.


■ 노동시장•소규모 시공 한계


건설 산업이 중소 건설사 위주로 분산돼 있고, 현장 숙련이 낮은 인력 중심이다. 시간당 인건비와 마진이 호주(8%)보다 뉴질랜드(12%)가 높은 이유도 이 때문이다. 표준화된 교육, 자격체계, 규모화된 전문 업체 육성이 병행되어야 일관된 품질과 비용 경쟁력이 발생한다.


뉴질랜드 주택건설 비용 구조는 단순히 비싼 재료 문제를 넘어서, 과점적 시장구조, 규제의 경직성, 물류•노동 문제 등 복잡한 원인이 얽혀 있다. 그러나 정부의 연쇄적 제도 개혁은 단기적으로는 자재비 인하 및 공급 확대, 중장기적으로는 시장의 혁신과 구조개혁에까지 영향을 미칠 공산이 크다. 


비극으로 끝난 세 아이 아빠의 숲속 잠적 사건

댓글 0 | 조회 4,593 | 2025.09.24
지난 4년 가까이 뉴질랜드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아빠와 세 자녀의 동반 숲속 잠적 사건’이 결국 비극으로 막을 내렸다.종적이 묘연했던 톰 필립스(Tom P… 더보기

왜 뉴질랜드 장바구니는 여전히 무거운가?

댓글 0 | 조회 1,729 | 2025.09.23
OECD 상위권 가격, 세금·경쟁·공급망까지 풀어보는 이야기장을 보러 가면 느끼는 현실오클랜드의 한 대형 슈퍼마켓.토요일 오후, 장을 보러 나온 60대 교민 김 … 더보기

왜 뉴질랜드는 경기 침체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나

댓글 0 | 조회 3,998 | 2025.09.10
많은 뉴질랜드인들은 2025년에는 경제가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새해를 맞았을 것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개선된 경제 전망을 내놓았지만 올해도 중반을 휠씬 넘… 더보기

자동차 세금 “2027년, 휘발유세 폐지, RUC로 전환한다”

댓글 0 | 조회 4,253 | 2025.09.09
지난달 정부가 자동차 세금 제도에 대한 전면적인 개편을 추진한다고 발표하면서 이에 대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현재 휘발유차에 부과되는 ‘유류세(fuel exc… 더보기

호주에서의 삶, 뉴질랜드보다 나을까?

댓글 0 | 조회 3,784 | 2025.09.09
- 두 나라 사이에서 갈등하는 이민자들의 진짜 목소리와 현실 비교뉴질랜드에 살고 있는 많은 사람들, 특히 젊은 세대와 이민자 가족은 늘 고민한다.“여기서 계속 살… 더보기

전면 개편된 고교 평가 제도

댓글 0 | 조회 2,495 | 2025.08.27
고등학교 학력 평가 제도인 NCEA(National Certificate of Educational Achievement)가 시행 20여년 만에 폐지된다. 정부는… 더보기

뉴질랜드 의료, 무엇을 믿고 어디를 주의할까

댓글 0 | 조회 3,301 | 2025.08.27
― 한국과의 비교로 읽는 ‘강점•약점•실전 이용법’1. 왜 지금 뉴질랜드 의료 점검인가팬데믹을 거치며 뉴질랜드는 공공보건과 예방 중심의 체계를 앞세워 초과사망률을… 더보기

외국 관광객 “2027년부터 명소 입장료 받는다”

댓글 0 | 조회 2,384 | 2025.08.26
뉴질랜드 정부가 외국에서 오는 관광객을 대상으로 주요 관광 명소에 대한 ‘입장료(foreign visitor charges)’ 징수 계획을 발표했다. 정부는 20… 더보기

뉴질랜드 건축 허가 제도, 21년 만의 대개혁

댓글 0 | 조회 1,750 | 2025.08.26
- 지방정부 부담 완화와 건설 산업 효율성 제고뉴질랜드 건설업계는 지난 20여 년간 크고 작은 제도적 문제 속에서 성장과 위기를 동시에 경험해왔다. 그중에서도 가… 더보기

뉴질랜드 한인 사회, 보이지 않는 정신건강의 경고음

댓글 0 | 조회 1,882 | 2025.08.26
- 2025 아시아 가정 서비스(AFS) 웰빙 보고서를 중심으로2025년 7월, 아시아 가정 서비스(Asian Family Services, 이하 AFS)가 발표… 더보기

유학생 유치에 발벗고 나선 뉴질랜드

댓글 0 | 조회 3,027 | 2025.08.13
뉴질랜드 정부가 유학 시장을 오는 2034년까지 2배로 키우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정부는 지난달 유학생 근로 규제를 완화하고, 성장 잠재력이 높은 유학 시장을 … 더보기

오클랜드 부동산 개발업계 ‘빨간불’

댓글 0 | 조회 3,583 | 2025.08.13
<대표 파산으로 본 시장 위기와 그 이면>2025년 7월 말, 오클랜드 부동산 시장을 충격에 빠뜨린 소식이 전해졌다. 현지 유명 개발업체의 대표 Zhi… 더보기
Now

현재 뉴질랜드 집값, 자재독점과 규제 개혁이 바꾼다

댓글 0 | 조회 2,284 | 2025.08.13
- 건설비 절감의 비밀과 미래 변화 전망오클랜드에 사는 교민 A씨는 가족과 함께 내 집 마련의 꿈을 오래 품어왔지만, 현실적인 벽에 가로막혔다. “적금 몇 년을 … 더보기

NZ 기대수명 “아시안이 월등히 앞서, 증가폭은 정체”

댓글 0 | 조회 1,688 | 2025.08.12
지난달 말 통계국은 뉴질랜드 국민의 ‘기대수명(life expectancy)’에 대한 통계를 발표했다.이에 따르면 지난 2022년에서 2024년 사이에 태어난 아… 더보기

勞보다는 使를 우선하는 정책 변화

댓글 0 | 조회 2,062 | 2025.07.23
국민당 주도 연립정부가 들어선 이후 고용 정책들이 고용주 편향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국민당 정부가 들어서면서 곧바로 최대 90일의 수습 기간 동안 신규 직원을… 더보기

호주 독버섯 살인 사건의 전말은?

댓글 0 | 조회 2,321 | 2025.07.22
2년 전 호주에서 벌어졌던 ‘독버섯 살인 사건’의 배심원 평결이 7월 초에 내려지면서 호주는 물론 전 세계 언론으로부터 또다시 시선을 끌었다.빅토리아주의 작은 마… 더보기

떠나는 키위들, 흔들리는 뉴질랜드 – 호주 이주의 물결과 그 파장

댓글 0 | 조회 4,246 | 2025.07.22
임금 격차에서 정체성 위기까지, 뉴질랜드가 맞이한 구조적 도전서론: ‘이민 천국’ 뉴질랜드의 역설한때 ‘이민자의 천국’으로 불리던 뉴질랜드가 정작 자국민의 대규모… 더보기

정년이 없는 나라

댓글 0 | 조회 3,427 | 2025.07.09
노령연금 수급 개시 연령인 65세를 넘긴 많은 뉴질랜드인들이 여전히 일하면서 일터에 회색 물결을 일으키고 있다.뉴질랜드처럼 정년이 없는 호주, 영국 등 비교 대상… 더보기

75세 이상 10명 중 한 명은 여전히 일한다

댓글 0 | 조회 2,345 | 2025.07.09
이전보다 더욱 어린 나이부터 일을 시작하고 또한 더욱 늦은 나이까지 일하는 등 뉴질랜드인의 이른바 ‘근로 생애(working lives)’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더보기

뉴질랜드의 지하자원: 풍부한 잠재력과 경제적 가치, 그리고 환경적 딜레마

댓글 0 | 조회 2,294 | 2025.07.08
뉴질랜드는 남반구의 태평양 남서쪽에 위치한 두 개의 주요 섬으로 구성된 국가로, 그 독특한 지질학적 특성으로 인해 풍부하고 다양한 지하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이 … 더보기

오클랜드 주택 감정가 하락이 매매에 미칠 파장

댓글 0 | 조회 5,233 | 2025.06.25
오클랜드 카운슬이 지난 9일 공개한 오클랜드 주거용 부동산의 자본가치(CV, Capital Value)가 3년 전에 비해 평균 9%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클… 더보기

주택소유율 높아졌지만 내집 마련은 여전히…

댓글 0 | 조회 2,485 | 2025.06.24
6월 중순 통계국은 주택과 주거 현황에 대한 종합보고서인 ‘Housing in Aotearoa New Zealand: 2025’을 공개했다.이에 따르면 공동주택이… 더보기

지금이 내 집 마련 최적기?

댓글 0 | 조회 3,692 | 2025.06.11
내 집을 장만할 계획이 있다면 지금 실행하라. 많은 전문가들이 생애 첫 집 구매자들에게 주는 조언이다.요즘 주택 구매 환경이 주택 구매자들에게 절호의 기회를 주고… 더보기

강아지 팔며 ‘iTunes 기프트 카드’ 원하면?

댓글 0 | 조회 1,698 | 2025.06.11
세상이 인터넷으로 연결되고 일상생활 대부분을 스마트폰으로 하게 되자 디지털 환경을 악용한 갖가지 사기 사건도 덩달아 늘면서 안 그래도 팍팍한 우리 삶에 걱정거리가… 더보기

뉴질랜드 부동산 시장의 폭풍: 교민들의 '내 집 마련' 꿈은 어디로?

댓글 0 | 조회 4,936 | 2025.05.30
뉴질랜드 부동산 시장이 그 어느 때보다 거센 격동을 겪고 있다.정부의 새로운 주택 정책, 급변하는 금리, 경제적 불확실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부동산 지형이 전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