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소득세, 이번에는 도입될까?

양도소득세, 이번에는 도입될까?

0 개 7,422 JJW

325da1e56685662bb9710f49ad67b298_1553661400_4478.jpg
양도소득세(CGT, Capital Gains Tax) 도입이 다시 한번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세금제도 개선안 마련을 위한 특별기구인 세제자문단(Tax Working Group)이 양도소득세 도입을 추천하면서 정부가 도입 여부를 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부가 도입 쪽으로 결론을 내더라도 2021년 4월로 예정된 시행일까지 국회 통과와 2020년 총선 과정에서의 여론 수렴 등 험난한 여정이 예상되고 있다. 주택에 대한 뉴질랜드인들의 유별난 집착과 새로운 세금 도입에 대한 반감 때문에 검토 과정에서 매번 흐지부지됐던 양도소득세가 이번에는 도입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정치적 자살행위로 여겨온 양도소득세

 

양도소득세 도입에 대한 논의는 과거에도 여러 차례 있었지만 오랫동안 정치적 자살행위로 간주되어 번번이 논의 단계로 끝났다. 

 

지난 2009년 5월부터 2010년 1월까지 한시적으로 구성된 세제자문단은 양도소득세 부재가 부자에게만 혜택을 주는 뉴질랜드 조세제도의 커다란 허점이라는 지적에 대해 양도소득세 도입을 검토했지만 최종 제안에서 제외했다.

 

양도소득세가 금액이 커서 다른 세금을 적게 부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지만 시행 과정에서 복잡한 사항들이 많아 IRD측에서 선호하지 않았고 당시 존 키(John Key) 총리도 양도소득세가 비효율적이고 부동산 붐 방지라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다며 반대했기 때문이다.

 

325da1e56685662bb9710f49ad67b298_1553661570_5804.jpg
 

2011년 총선에서 열세에 놓였던 노동당의 당시 필 고프(Phil Goff) 대표는 양도소득에 일률적으로 15%의 세율을 부과하는 양도소득세를 공약으로 들고 나왔다.

 

2014년 총선에서도 열세였던 노동당의 당시 데이비드 컨리프(David Cunliffe) 대표는 2011년과 같은 양도소득세 도입을 공약했다.

 

오클랜드 주택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이자 2015년 10월부터 당시 국민당 정부는 패밀리 홈이 아닌 주거용 주택을 2년 이내에 판매한 경우 시세차액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는 이른바 ‘브라이트 라인 테스트(bright line test)’를 시행했다.

 

이는 실질적인 양도소득세 형태로 현 노동당 연립정부는 2018년 3월부터 그 기간을 2년에서 5년으로 늘렸다.

 

노동당 정부는 2017년 11월 양도소득세 검토를 포함한 세금제도 개선안 마련을 위해 1999-2008년 노동당 정부 시절 재무장관을 역임했던 마이클 쿨렌(Michael Cullen) 경을 단장으로 하는 세제자문단을 구성했다.

 

지난달 21일 세제자문단은 포괄적인 양도소득세 도입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최종 보고서를 발표했다.

 

연간소득에 포함돼 과세

 

세제자문단의 쿨렌 단장은 “뉴질랜드 세금제도는 많은 강점을 가지고 있지만 양도소득에 대한 일관성 없는 처리로 인한 분명한 약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제안된 양도소득세는 투자용 부동산, 토지, 주식, 비즈니스 자산, 지적 재산 등에 포괄적으로 적용된다.

 

이러한 자산의 매각에 따른 소득은 판매자의 연간소득에 합해져 개인 소득세율에 따라 세금이 부과된다.

 

패밀리 홈과 차량, 보트, 예술품, 보석류, 개인용품 등은 양도소득세 면제 대상이다.

 

양도소득 계산은 소급 적용되지 않아 2021년 4월 이후에 발생한 양도소득에 대해 세금이 부과된다.

 

예를 들어 홍길동이 패밀리 홈과 5년 전에 50만달러에 구입한 렌트 투자용 주택을 소유하고 있고 2021년 4월 1일 주택 가치가 70만달러이며 2년 후에 80만달러에 팔았을 경우 양도소득은 10만달러가 된다.

 

세제자문단은 양도소득세 부과로 시행 첫 5년 동안 83억달러가 걷힐 것으로 추산하고, 이를 저소득층의 세금 감면에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즉 10.5%의 최저 개인 소득세율에 대한 소득 상한선을 현행 1만4,000달러에서 2만-2만2,500달러로 올려 보다 많은 소득이 최저 세율의 적용을 받도록 하자는 것이다.

 

세제자문단은 또한 교통 문제 해결을 위한 혼잡세 부과와 탄소배출권거래제(ETS) 확대, 중ㆍ저소득층에 대한 키위세이버 세제 혜택 등을 추천했다.

 

시행되면 렌트비 상승 및 집값 하락 전망

 

양도소득세는 미국과 영국에서 1950년대 도입하였고 이웃 호주도 1985년부터 시행하는 등 대부분의 선진국가들에서는 이미 시행하고 있다.

 

다른 나라에서는 시행중인 이 세금이 뉴질랜드에는 없어서 사람들이 세금없는 부동산에 투자하게 되고 조세 회피를 찾아 비생산적인 자산에 열을 올리게 되었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노동의 대가로 받은 근로소득에 대한 세금은 부과하면서 비생산적인 부동산 사고 팔기로 얻은 양도소득에 대한 세금이 없어 오랫동안 뉴질랜드 세금제도의 구멍으로 지적됐던 것이다.

 

세제자문단은 양도소득세가 시행되면 렌트비는 다소 상승 압력을 받고 집값은 하방 압력을 받을 것으로 분석했다.

 

세제자문단은 캐나다, 호주,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다른 나라들에서 양도소득세 시행이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렌트비가 약간 올랐지만 의미있는 정도는 아니라고 덧붙였다.

 

뉴질랜드부동산협회(REINZ) 빈디 노웰(Bindi Norwell) 회장은 양도소득세 시행이 확정되면 많은 투자자들이 세금을 내지 않기 위해 2021년 4월 이전에 매물을 시장에 내놓아 단기적으로 집값이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다음달 정부의 선택은?

 

정부는 다음 달에 세제자문단의 추천 사항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연립정부를 구성하는 노동당과 녹색당은 포괄적인 양도소득세 도입을 지지해 왔으나 뉴질랜드제일(New Zealand First)당의 윈스턴 피터스(Winston Peters) 대표는 2017년 총선때 양도소득세는 효과가 없다며 반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노동당은 당이 원하는 포괄적인 양도소득세안을 세제자문단으로부터 추천받았으나 뉴질랜드제일당의 반대와 내년 총선에서의 부정적인 영향 등을 고려해 처음보다 많이 희석된 주거용 렌트 주택에 한해 먼저 도입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자신다 아던(Jacinda Ardern) 총리와 그랜트 로버트슨(Grant Robertson) 재무장관의 최근 발언이 이러한 관측을 뒷받침한다.

 

아던 총리는 지난달 25일 “뉴질랜드 세금제도는 대체로 잘 운영되고 있다”고 말해 대폭적인 변화가 없을 것임을 암시했다.

 

로버트슨 장관도 지난달 26일 상공회의소 조찬간담회에서 “세제자문단의 추천사항들을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는 양도소득세 도입에 대한 반대 여론이 지지보다 우세한 가운데 노동당이 세제자문단의 추천사항들을 그대로 시행한다면 내년 총선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하기 때문이다.

 

조세자문단의 최종보고서 발표 2일 전인 지난달 19일 나온 뉴스허브-레이드(Newshub-Reid)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과반수가 넘는 54%의 응답자는 양도소득세 도입을 반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찬성한 응답자는 32%였고 14%는 모르겠다고 답했다. 

 

국민당 사이먼 브릿지스(Simon Bridegs) 대표는 “정부가 추진하려는 양도소득세는 키위세이버, 주식, 투자 부동산, 소규모 비즈니스를 가진 모든 뉴질랜드인들에 영향을 미칠 것” 이라며 “뉴질랜드인 삶의 방식에 대한 공격” 이라고 비난했다. 

새로운 커리큘럼에 쏟아지는 비판

댓글 0 | 조회 1,822 | 9일전
교육부가 지난달 대폭적인 커리큘럼 개편안을 발표했다. 0~10학년 학생들에게 내년부터 2028년까지 단계적으로 적용될 새로운 커리큘럼에 대해 대부분의 교육자들은 … 더보기

낮과 밤이 달랐던 성공한 난민 출신 사업가

댓글 0 | 조회 1,230 | 9일전
난민(refugee) 출신 사업가가 치밀한 범죄를 저지르다가 결국 덜미를 잡혀 징역형에 처해졌다.겉으로는 고국을 떠나 암울했던 시절을 견뎌낸 끝에 새로운 땅에서 … 더보기

집을 살까, 아니면 투자할까?

댓글 0 | 조회 1,465 | 2025.11.25
- 뉴질랜드 은퇴세대의 가장 현실적인 고민뉴질랜드에서는 오랫동안 “내 집 마련이 곧 부의 시작이다”라는 믿음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 이후 그 공식이… 더보기

금리 인하에도 움직이지 않는 주택시장

댓글 0 | 조회 2,677 | 2025.11.12
주택시장이 계속적인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반응하지 않고 있다. 2021년 말 주택 버블 붕괴 이후 가격 상승세가 멈췄다.최근 뉴질랜드 부동산협회(REINZ) 주… 더보기

온라인 쇼핑몰 장난감이 내 아이를…

댓글 0 | 조회 2,251 | 2025.11.11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서 유통업계는 한바탕 사활을 건 판매전에 나서고 있다.온라인 쇼핑이 대세인 가운데 ‘알리 익스프레스(AliExpress)’나 ‘테무(Temu)… 더보기

뉴질랜드의 경제 구조와 청년 전문직 일자리 과제

댓글 0 | 조회 861 | 2025.11.11
- “외딴 소국”에서 미래 일자리로 나아가기 위한 길New Zealand(뉴질랜드)는 인구 약 500만 명의 국가지만, 세계 무역과 긴밀히 연결되며 농업과 관광을… 더보기

이민 정책에 갈등 빚는 연립정부

댓글 0 | 조회 3,180 | 2025.10.29
기술 이민자를 더욱 수용하려는 정책을 놓고 연립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국민당과 뉴질랜드제일당이 내홍을 빚고 있다. 국민당이 지난달 기술 이민자를 위한 새로운 영주권… 더보기

모아(Moa), 우리 곁에 정말 돌아오나?

댓글 0 | 조회 1,381 | 2025.10.28
한때 뉴질랜드의 드넓은 초원을 누비던 거대한 새 ‘모아(Moa)’는 마오리가 이 땅에 정착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15세기경 멸종했다.비행 능력을 포기하고 덩치를… 더보기

뉴질랜드에서 서울까지… K-컬처가 부른 특별한 여행

댓글 0 | 조회 1,851 | 2025.10.28
- 한류를 따라 떠나는 뉴질랜드인의 발걸음오클랜드 국제공항 출국장, 대한항공 인천행 탑승구 앞은 유난히 활기가 넘친다. K-팝 로고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은 20대… 더보기

급여 체계 변경, 승자와 패자는?

댓글 0 | 조회 2,974 | 2025.10.15
휴가 급여를 포함한 뉴질랜드의 급여 체계는 복잡해서 교사들과 간호사들에 대한 휴가 산정 및 지급 오류가 늦게 발견되어 복원하는데 수 십 억달러가 소요되는 사례가 … 더보기

NZ 부자는 누구, 그리고 나는?

댓글 0 | 조회 2,664 | 2025.10.14
9월 말 뉴질랜드 통계국은 지난 몇 년간 국민의 자산 변동과 관련한 통계를 공개했다.소식을 접한 이들은 “정말 내 자산이 그렇게 늘었을까?” 또는 그중 일부는 “… 더보기

뉴질랜드 연봉 10만 달러 시대 ― 고임금 산업 지도와 진로 선택의 모든 것

댓글 0 | 조회 2,483 | 2025.10.14
- 10만 달러 시대, 진로와 삶의 방향을 바꾸다최근 통계에 따르면 뉴질랜드에서 약 12개 산업이 평균과 중간 소득 모두 10만 달러를 넘어섰다. 한화로 약 8천… 더보기

오클랜드, City of Fails?

댓글 0 | 조회 3,063 | 2025.09.24
뉴질랜드 최대 도시 오클랜드는 항구에 떠 있는 수많은 요트와 강한 해양 문화의 특징을 부각한 ‘돛의 도시(City of Sails)’라는 아름다운 별명을 가지고 … 더보기

비극으로 끝난 세 아이 아빠의 숲속 잠적 사건

댓글 0 | 조회 4,403 | 2025.09.24
지난 4년 가까이 뉴질랜드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아빠와 세 자녀의 동반 숲속 잠적 사건’이 결국 비극으로 막을 내렸다.종적이 묘연했던 톰 필립스(Tom P… 더보기

왜 뉴질랜드 장바구니는 여전히 무거운가?

댓글 0 | 조회 1,580 | 2025.09.23
OECD 상위권 가격, 세금·경쟁·공급망까지 풀어보는 이야기장을 보러 가면 느끼는 현실오클랜드의 한 대형 슈퍼마켓.토요일 오후, 장을 보러 나온 60대 교민 김 … 더보기

왜 뉴질랜드는 경기 침체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나

댓글 0 | 조회 3,783 | 2025.09.10
많은 뉴질랜드인들은 2025년에는 경제가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새해를 맞았을 것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개선된 경제 전망을 내놓았지만 올해도 중반을 휠씬 넘… 더보기

자동차 세금 “2027년, 휘발유세 폐지, RUC로 전환한다”

댓글 0 | 조회 4,059 | 2025.09.09
지난달 정부가 자동차 세금 제도에 대한 전면적인 개편을 추진한다고 발표하면서 이에 대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현재 휘발유차에 부과되는 ‘유류세(fuel exc… 더보기

호주에서의 삶, 뉴질랜드보다 나을까?

댓글 0 | 조회 3,508 | 2025.09.09
- 두 나라 사이에서 갈등하는 이민자들의 진짜 목소리와 현실 비교뉴질랜드에 살고 있는 많은 사람들, 특히 젊은 세대와 이민자 가족은 늘 고민한다.“여기서 계속 살… 더보기

전면 개편된 고교 평가 제도

댓글 0 | 조회 2,407 | 2025.08.27
고등학교 학력 평가 제도인 NCEA(National Certificate of Educational Achievement)가 시행 20여년 만에 폐지된다. 정부는… 더보기

뉴질랜드 의료, 무엇을 믿고 어디를 주의할까

댓글 0 | 조회 3,201 | 2025.08.27
― 한국과의 비교로 읽는 ‘강점•약점•실전 이용법’1. 왜 지금 뉴질랜드 의료 점검인가팬데믹을 거치며 뉴질랜드는 공공보건과 예방 중심의 체계를 앞세워 초과사망률을… 더보기

외국 관광객 “2027년부터 명소 입장료 받는다”

댓글 0 | 조회 2,291 | 2025.08.26
뉴질랜드 정부가 외국에서 오는 관광객을 대상으로 주요 관광 명소에 대한 ‘입장료(foreign visitor charges)’ 징수 계획을 발표했다. 정부는 20… 더보기

뉴질랜드 건축 허가 제도, 21년 만의 대개혁

댓글 0 | 조회 1,668 | 2025.08.26
- 지방정부 부담 완화와 건설 산업 효율성 제고뉴질랜드 건설업계는 지난 20여 년간 크고 작은 제도적 문제 속에서 성장과 위기를 동시에 경험해왔다. 그중에서도 가… 더보기

뉴질랜드 한인 사회, 보이지 않는 정신건강의 경고음

댓글 0 | 조회 1,766 | 2025.08.26
- 2025 아시아 가정 서비스(AFS) 웰빙 보고서를 중심으로2025년 7월, 아시아 가정 서비스(Asian Family Services, 이하 AFS)가 발표… 더보기

유학생 유치에 발벗고 나선 뉴질랜드

댓글 0 | 조회 2,941 | 2025.08.13
뉴질랜드 정부가 유학 시장을 오는 2034년까지 2배로 키우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정부는 지난달 유학생 근로 규제를 완화하고, 성장 잠재력이 높은 유학 시장을 … 더보기

오클랜드 부동산 개발업계 ‘빨간불’

댓글 0 | 조회 3,513 | 2025.08.13
<대표 파산으로 본 시장 위기와 그 이면>2025년 7월 말, 오클랜드 부동산 시장을 충격에 빠뜨린 소식이 전해졌다. 현지 유명 개발업체의 대표 Zhi…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