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클랜드, City of Snail

오클랜드, City of Sn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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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클랜드의 교통 체증은 일상생활이 돼버렸다. 출퇴근 시간 모토웨이의 정체는 매일 반복되고 있다. 심지어 10년 안에 온종일 교통 정체가 될 거라는 우울한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오클랜드 교통 프로젝트를 발표했으나 재원 마련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이 없어 실행으로 이어지기까지 많은 난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오클랜드 교통문제 12.5억달러 사회적 비용
약 87%가 자가용, 그것도 대부분 나홀로 통근하는 오클랜드의 교통 체증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30년 안에 100만명의 추가인구 유입이 예상되는 오클랜드는 더욱 많은 도로가 건설된다고 해도 도로 정체 문제는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자동차 내비게이터 제조사인 톰톰(TomTom)에 따르면 오클랜드는 호주와 뉴질랜드 도시들 가운데 아침 출근 시간에는 두 번째로 혼잡하고 저녁 피크타임에는 시드니보다 더욱 밀리는 가장 혼잡한 도시로 나타났다.

인구가 거의 3배 많은 멜버른보다도 정체를 보인다는 건 교통문제가 심각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이쯤되면 오클랜드가 요트(sail)의 도시가 아니라 달팽이(snail)의 도시로 불려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오클랜드의 자동차 등록대수는 2008년 이후 4만5,000대가 늘어 지난해 88만대를 넘어서면서 가구당 평균 1.6대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클랜드의 교통문제는 경제적, 환경적으로 심각한 영향을 끼쳐 뉴질랜드교통국에 따르면 정체와 사고, 매연, 자동차 비용 등으로 연간 12억5,000만달러가 소요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또한 공기오염으로 매년 600명의 수명이 짧아지고 있다는 보고서가 발표되기도 했다.
 
50년 간의 자가용 우선정책이 문제 초래
오클랜드 교통이 지금처럼 자가용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도로가 심한 정체를 겪는 이유는 50년에 걸친 정부 관리들의 잘못된 믿음 때문이다.

1950년대까지만 해도 오클랜드 시민의 이동은 지금과 달리 주로 대중교통에 의존했었다.

버스는 물론 기차, 페리, 전차, 트롤리 버스, 자동차 등등 많은 대중교통 수단이 있었다.

1950년대 초에 이미 뉴질랜드 철도당국은 지난달 정부가 발표한 도심내 지하 순환선 건설계획을 가지고 있었고 버스와 연계하는 방안을 세웠다.

그러나 이러한 계획 대신 1952~59년 하버 브릿지가 세워졌고 북쪽, 남쪽, 서쪽 모토웨이가 건설됐다.

정치가와 관료들이 오클랜드가 동서남북으로 넓게 분포돼 있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기에는 인구가 너무 작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미국식 자가용 우선 정책을 따랐고, 그 결과 1990년대 오클랜드 시민의 대중교통 이용률은 LA 시민보다도 낮게 되었다.

전차는 1956년 끊겼고 트롤리 버스도 1970년대 후반을 마지막으로 사라졌다.

오클랜드 시민들은 자가용 이외에는 다른 선택이 없게 된 것이다.
 
정부 110억달러 규모 교통대책 발표
정부 당국이 대중교통 확충에 신경을 쓰기 시작한 건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지난 7일 10주년을 맞은 브리토마트 교통센터를 필두로 선로 복선화, 버스 증차, 버스 정거장 및 기차역 업그레이드, 노던 버스웨이 완공, 통합 홉카드 사용 등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아직도 대중교통의 대중화를 위해서는 통합요금 실시, 실시간 버스운행정보, 버스운행횟수 증가, 전철화 작업 등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다.

이런 와중에 정부가 지난 6월 28일 총 110억달러가 투입되는 오클랜드 교통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이 계획에는 노스쇼어와 시티를 잇는 하버 터널과 도심순환철도 건설, 그리고 모토웨이 확장 등 6개 프로젝트를 포함하고 있다.

28억6,000만달러를 투입해 2020~25년 건설 계획인 도심순환철도는 그 동안 정부가 반대해 왔던 사업이어서 더욱 눈길을 끌었다.

도심순환철도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오클랜드 도심 자동차교통 흐름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고, 투입 비용에 비해 이용하는 승객이 적어 손익분기점에도 미치기 어려우며 인구 300만명 이하의 도시에서는 비경제적이라는 사실이 외국 도시들의 사례에서 증명되고 있다는 점을 꼽는다. 

다시 말해 도심순환철도가 건설된다고 해도 모토웨이 정체 해결에 큰 도움을 주지 못하고 만성 적자의 애물단지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어쨌든 중앙정부와 오클랜드시가 절반씩 비용을 부담하기로 함에 따라 오클랜드 시민들은 재산세를 더욱 많이 내야 하거나 지역 유류세 또는 도로 통행료를 납부해야 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제2의 하버 브릿지가 될 하버 터널은 46억달러를 들여 2025~20년 건설될 계획이다.

오는 12월에 최종 건설안이 나올 예정인 하버 터널의 재원 마련을 위해 운전자들의 통행료 징수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부는 6개 프로젝트의 전체적인 효과가 도로와 철도 네트워크를 완성해 오클랜드를 보다 살기 좋은 도시로 만들 것이라고 홍보했다.
 
재원마련 위해 오클랜드 시민 부담 늘어날 듯
이번 오클랜드 교통 프로젝트의 관건인 재원마련에 대해서는 정부가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 못하고 있어 계획대로 시행되기까지 진통을 겪을 전망이다.
 
이에 대해 존 키(John Key) 총리는 여러 루트를 통해 자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만 언급했을 뿐이다.

노동당의 오클랜드 문제 대변인 필 티포드(Phil Twyford) 의원은 결국 오클랜드 시민들이 비용을 떠안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동당과 녹색당은 대형 프로젝트보다는 대중교통 개선이 우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가에서는 명확한 재원 방안 없이 급하게 발표된 이번 오클랜드 교통 프로젝트가 오는 10월 예정된 지방선거와 내년 실시되는 총선을 겨냥한 집권 국민당의 포석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도심순환철도 사업이 시작되는 2020년까지 두 번의 총선이 있고 문제가 산적한 교통 부문에서 야당들의 공격에 대비한 보호막을 미리 쳐두겠다는 분석이다.

사업 일정을 앞당겨야 한다고 주장한 렌 브라운(Len Brown) 오클랜드 시장 등의 주장을 묵살하고 2020년을 착공시기로 잡은 키 총리의 의중도 그 같은 점을 반영한다.

다만 키 총리는 오클랜드 도심의 고용 상황과 철도 이용객 수가 현재보다 현저히 증가할 경우 일정을 앞당길 수 있다는 여운을 남겨 놓았다.
 
정부의 오클랜드 교통대책 발표로 이제 오클랜드 교통문제 해결의 녹색등이 켜졌다고 할 수 있으나 아직 흥분하기에는 너무 이른 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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