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상승 2000년대 들어 최저라는데…

물가상승 2000년대 들어 최저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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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 1년간 물가상승률이 1%에 그쳤다. 이는 199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이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이 같은 사실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수치상의 물가와 체감하는 물가 사이의 괴리가 그만큼 깊다는 얘기다. 
 
예상 밖의 물가상승률 수치 

한국에서 3년간 거주하다가 지난 2010년 오클랜드로 돌아온 교민 A씨는 그 동안 달라진 물가 수준에 혀를 내두렀다. 

매주 한번 슈퍼마켓에서 장을 볼 때 예전에는 100달러면 푸짐하다 싶을 정도로 트롤리를 채웠던 것이 3년 만에 와서 보니 최소한의 먹을거리만 사도 100달러를 넘기고 있었다.

쌀과 고기라도 추가하는 날이면 200달러 나가는 건 시간문제였다.

빵이며 우유, 아이스크림, 과자류 등 대부분의 장바구니 물가가 확연히 한 두 단계 높은 수준에 있었다.

환율을 따져 한국에서의 생활과 비교해 보아도 오클랜드의 물가가 결코 싸지 않음을 발견했다.

또한 그 해 10월부터 부가가치세(GST)가 15%로 인상되면서 전기요금과 전화요금 등 모든 서비스요금과 상품가격이 일제히 올라 걷잡을 수 없는 물가상승을 경험했다.

부가세 인상 요인으로 2010년 7월부터 2011년 6월까지 물가상승률은 21년 만에 최고인 5.3%를 기록했다.

그러던 것이 2011년 7월부터 지난 6월말까지 물가는 1% 상승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금연을 장려하는 정부의 정책에 따라 13.5% 급등한 담뱃값만 아니라면 0.6%도 가능했다는 것.

이는 1999년 이후 최저 수준이고 중앙은행의 1~3% 물가상승 목표 범위의 가장 밑부분에 해당된다.

2004~2008년 사이 평균 물가상승률 3%에 비하면 디플레이션의 위협을 걱정해야 할 정도다.
 
보험료∙전기요금∙렌트비 등 생활물가 상승

뉴질랜드 통계청에 따르면 6월말을 기준으로 해서 지난 1년간 소비자 가격이 가장 많이 내린 품목은 전자제품 판매업체들의 치열한 경쟁으로 19%나 떨어진 텔레비전과 오디오 제품이고 통신비도 9.1% 하락했다.

식품 가격은 전반적으로 약간 하락한 가운데 채소류는 5.1%, 우유 및 치즈, 계란 가격은 3.7% 떨어졌다.

반면에 캔터베리 지진의 여파로 주택 보험료가 37.2% 급등했고 콘텐츠 보험료도 11% 뛰었다.

생활과 밀접한 전기요금과 렌트비는 각각 3.7%와 2.3% 상승했고 기름값은 역대 최고였던 1년전 보다도 0.2% 올랐다.

교역재 물가는 지난 1년간 뉴질랜드달러화 강세와 국내 수요 감소로 1.1% 떨어져 2004년 이후 가장 큰 낙폭을 나타냈다. 비교역재 물가도 2.4% 오르는데 그쳤다.

중앙은행과 시장에서는 2사분기 물가상승률을 0.5%로 예상했으나 주택 부문의 물가상승이 예상보다 낮아 0.3%로 나타난 것.

웨스트팩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다렌 깁스(Darren Gibbs)는 오는 9월말의 연간 물가상승률이 1% 이하로 더욱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체감물가는 여전히 높아

통계상의 물가는 안정을 찾았을지 모르나 소비자가 느끼는 고통은 덜지 못하고 있다.

체감물가는 여전히 높은 편이다. 

부가세 인상으로 인한 기저효과가 여전하고, 고유가로 인한 에너지 부담이 큰데다 오클랜드 통합으로 인상된 재산세와 수도세의 부담도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자녀 3명을 둔 데비 하워드(Debbie Howard, 43세)는 물가가 계속 오르는데 물가상승률이 1%에 그쳤다는 당국의 발표를 믿기지 않아 했다.

그녀는 전기와 수도 같은 공공요금의 인상으로 저축은 엄두도 못 낸다고 전했다.

연금 생활자인 데이비드 크리스티(David Christie, 69세)는 세일 품목을 찾아 여기저기 다닌다며 일을 하지 않기 때문에 그러한 시간을 가질 수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구호단체와 노조들은 생활비 상승에 임금이 따라가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망게레 버드젯팅 서비스 트러스트(Mangere Budgeting Services Trust)의 다릴 에반스(Darryl Evans) 이사장은 통계 자료에 따르면 식품 가격이 약간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지만 음식이 필요한 사람들은 오히려 늘었다고 전했다.

또한 급등한 전기요금을 아끼려는 사람들이 담요와 겨울 옷가지들을 이 단체에 요구하는 사례도 많아졌다는 것이다.

에반스 이사장은 “단열도 제대로 안된 집에서 난방기구도 없이 아이들이 떨며 지내고 있다. 또한 렌트비가 올라 소득의 65~70%를 차지하면서 렌트로 살고 있는 가구는 경제 형편이 크게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렌트비나 난방요금의 상승이 특히 저소득 계층에 타격을 주고 있으며 이들은 음식이나 옷, 교복 등을 구입할 목적으로 노후에 대비해 저축해둔 키위세이버(KiwiSaver)를 깨고 있다고 전했다.

키위세이버 계좌에 적립된 돈은 기본적으로 만 65세 이후에 찾을 수 있으나 생활이 극도로 곤란해질 경우 65세 전이라도 청구할 수 있다. 

오클랜드 남부에 있는 아오테아로아 크레딧 유니온(Aotearoa Credit Union)은 살아갈 기초 식량을 구입하기 위해 150~250달러를 빌려가는 절박한 가정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단체의 브루스 블리클리(Bruce Bleakley) 부장은 “이는 지난 18개월 동안 눈에 띄게 일어나고 있는 새로운 현상”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단기융자를 받은 마누레와(Manurewa) 거주 한 주부는 매주 6일 청소일을 하고 남편도 3일 목수일을 하지만 400달러의 렌트비를 지불하면 다섯 식구가 생활할 만한 충분한 돈이 남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슈퍼마켓들은 주요 도난 품목이 건전지나 면도기 등에서 빵, 우유, 밀가루, 버터 등 식품류로 바뀌었다고 전하고 있다. 

노조연맹(CTU)의 이코노미스트 빌 로센버그(Bill Rosenberg)는 “물가를 감안한 시간당 평균임금은 2012년 3월이 2009년 3월보다 낮다”면서 “이제 물가상승이 낮은 상황에서 근로자 임금이 물가보다 상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낮은 물가상승으로 저금리 지속될 듯

저물가와 저성장은 저금리를 의미한다.

금리는 보통 물가상승률과 경제성장률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뉴질랜드의 기준금리는 지난해 3월 사상 최저 수준인 2.5%로 인하된 후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

따라서 뉴질랜드 경제가 지금처럼 낮은 물가상승과 경제성장을 보이고 있는 한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은 점점 희박해진다.

중앙은행은 지난달 26일 열린 정례회의에서 시장의 예상대로 2.5%의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다음달 퇴임을 앞둔 알란 볼라드(Alan Bollard) 총재는 “유럽의 재정위기로 경제 전망은 나빠졌지만 낮은 성장으로 인플레이션은 완화됐다”면서 “현재 상황으로 기준금리를 2.5%에 동결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중앙은행은 중기 물가상승률을 1~3% 목표 범위대의 중간 부분으로 예측했다.

ANZ의 이코노미스트 마크 스미스(Mark Smith)는 “캔터베리 재건 시기와 뉴질랜드통화 강세, 불안한 세계경제 등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면서 “이러한 환경에서 낮게 나타난 물가지표는 중앙은행으로 하여금 더욱 지켜보자는 상황을 견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준금리에 대한 중앙은행의 다음 조치는 인하가 아니 인상이라고 점쳤다.

ASB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닉 터플리(Nick Tuffley)도 기준금리가 2014년 중반까지 4%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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