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신풍조 쌓여가는 뉴질랜드 사회

불신풍조 쌓여가는 뉴질랜드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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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 공무원들의 학력 위조와 각종 비리, 그리고 사상 최대의 금융사기.

정직하고 청렴한 국가로 명성이 나있는 뉴질랜드의 위상이 크게 퇴색하고 있다.

이민부 고위 공무원 학력위조

지난 2007년 한국에서는 신정아 전 동국대학교 교수의 학력위조 사건을 계기로 사회 저명인사들의 잇따른 거짓 학력 파문이 큰 사회적 파장을 몰고 왔다.

이와 비슷한 사건이 뉴질랜드에서도 일어났는데 이민부의 최고 책임자인 매리 앤 톰슨(Mary Anne Thompson, 54세) 전 국장이 학력위조로 지난 3월 1만달러의 벌금과 100시간의 사회봉사활동을 선고받은 것.

그녀는 이력서에 영국 런던경제학교의 박사 학위를 받았다고 기재하였으나 확인 결과 그 학교에 등록은 했으나 박사 학위는 받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톰슨은 그러한 허위 학력을 1989년 마오리부 장관직 신청 때와 1998년 총리실 신청 때에도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 과정에서 톰슨은 “머리 속에서는 박사 학위를 받은 것으로 믿고 있었다”라고 진술했다.

브루스 데이빗슨(Bruce Davidson) 판사는 “톰슨의 학력 위조는 공직자의 신뢰성을 떨어 뜨렸다”라고 지적했다.

사실 뉴질랜드의 많은 회사들은 구직자의 이력서(CV)를 신뢰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리크루트 회사 ‘로버트 하프 인터내셔날(Robert Half International)’이 5,098명의 매니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4%는 구직 신청자의 이력서를 믿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니저들은 구직 신청자가 이전 직장들의 업무 내용 등을 실제보다 과장하여 제출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

‘로버트 하프 인터내셔날’의 킴 스미스(Kim Smith) 대변인은 “이력서 상의 연대 오류 등은 제출자가 무언가 숨기려고 하는 것을 보여주고 애매모호한 단어를 사용하는 것은 실제 경력을 가지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스미스 대변인은 “이전 직장에 대한 정보가 세부적일수록 신뢰를 준다”면서 “이력서 작성은 정직이 최선이다”라고 조언했다.

사상 최대 금융사기 발생

심각한 재정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ACC에서도 최근 한 명의 전 직원을 중대 사기범죄 수사국(SFO)에 회부하는 일이 일어났다.

ACC측은 “내부조사 결과 이 직원이 규정을 어긴 것이 적발됐다”면서 “사건의 본질과 규모, 기간 등을 고려할 때 SFO에 인도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사건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발표되지 않았지만 ACC 장관과 총리실까지 보고된 것으로 보아 사기의 규모가 큰 것으로 보여진다.

정확해야 할 금융 부문에서도 뉴질랜드에서 발생한 일이라고 믿기 어려운 1,770만달러 규모의 사상 최대 금융 사기가 최근 화제가 됐다.

은행의 투자 상담직원이었던 스테펜 버살코(Stephen Versalko, 52세)는 무려 9년 동안 고객들의 돈을 1,770만달러나 빼돌려 가석방 금지기간 4년의 6년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그가 빼돌린 돈은 피고용인이 훔친 돈으로는 뉴질랜드 역사상 최고액이다.

버살코의 수법은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미국 금융 사기꾼 매도프(Madoff)의 수법을 그대로 흉내 낸 것으로, 그는 투자가들을 꾀어 실제 있지도 않은 펀드에 돈을 투자하게 한 뒤 그 돈의 일부는 이전 투자가들의 돈을 되갚는데 쓰고 나머지는 전부 착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 컴퓨터 시스템을 조작해 펀드의 돈을 실재하지 않는 투자에 옮겨놓는 방식으로 돈을 빼돌리는데 재미를 붙인 버살코는 정기적으로 높은 이자를 지급하겠다고 약속해 투자가들을 끌어 모아 실제로 나중 투자가들의 돈으로 높은 이자를 지급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SFO 수사결과에 따르면 버살코가 범죄를 시작한 건 4만달러에 달하는 신용카드 빚을 갚는데 어려움을 겪게 되고 부동산에 투자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면서부터라고. 그가 한 고객을 속여 40만달러를 받아내는데 성공하자 똑 같은 방식으로 9년 동안이나 범죄를 되풀이하면서 오로지 와인과 여자, 부동산에 돈을 쏟아 부은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 측은 다시는 버살코와 같은 사기꾼이 나타나지 못하도록 새로운 방식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분실 휴대전화' 반환율 보니…

오클랜드는 길에서 주운 휴대전화를 주인에게 되찾아주는 ‘정직도’ 실험에서 서울보다 뒤지며 세계 평균보다 약간 높은 성적을 보였다.

월간 ‘리더스 다이제스트’가 3년전 32개 대도시에 각각 30대의 중간 가격대 휴대전화를 떨어뜨린 후 몇 대가 되돌아왔는지 실험한 결과 오클랜드에서는 총 23대가 주인의 손에 돌아와 헬싱키(핀란드), 부다페스트(헝가리), 바르샤바(폴란드) 등과 공동 8위를 기록했다.

류블랴나(슬로베니아)가 총 29대의 반환율을 기록, 정직한 도시 1위에 올랐고 토론토(캐나다)는 28대의 회수율로 2위였으며 27대가 주인의 손에 돌아간 서울이 3위를 차지했다.

이번 실험에 동원된 총 960대의 휴대전화 중 회수된 것은 654대. 전체 평균 회수율은 68%였다.

사람들이 휴대전화를 돌려준 이유는 “귀중품을 잃어버린 경험이 있어 다른 사람이 그런 일을 당하게 하고 싶지 않다”가 가장 많았다. “부모의 올바른 가르침 덕분”이라는 사람도 있었다.

최신형 휴대전화 보급이 보편화된 서울에서는 “주운 휴대전화보다 내 휴대전화가 더 좋기 때문에 욕심나지 않았다”는 사람도 있었다.

휴대전화를 되찾아주는 비율은 여성이 남성보다 약간 더 높았고 노인과 젊은층 간에는 별 차이가 없었다. 특히 자녀를 동반한 부모들 대부분은 길에서 휴대전화기를 발견했을 때 아이들에게 모범을 보여주기 위해 되돌려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감 많을수록 친사회적 행동

오클랜드에서는 퀸 스트리트, 알버트 스트리트, 뉴마켓, 알버트 파크와 같은 도심에서 실험이 진행됐는데 휴대전화를 돌려 주지 않은 7명 가운데 6명은 공교롭게도 50대 이상의 장년층이었다.

유일한 젊은층은 퀸 스트리트에서 휴대전화를 발견한 정장 차림의 30대 남성이었다.

오클랜드와 시드니에서 실험을 진행한 니콜 래이트(Nicole Wraight) 기자는 “사람들이 무슨 행동을 하고 있는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면서 “부정직한 행동을 한 사람들은 그들이 감시받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면 달리 행동했을 것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레이트 기자는 옷을 잘 차려 입고 부유해 보이는 여성이 뉴마켓에서 휴대전화를 주워 거리를 빠져 나가는 광경을 지켜보는 일은 흥미로웠다고 밝혔다.

그 휴대전화에 전화를 걸었지만 이내 끊겼고 그 여성은 휴대전화의 주인을 찾아 줄 어떤 시도도 하지 않았다는 것.

이번 실험과 관련하여 와이카토 대학의 사회심리학 네빌 로버트슨(Neville Robertson) 박사는 “다른 사람들과 교감을 많이 느끼는 커뮤니티일수록 휴대전화를 돌려주는 것과 같은 친사회적 행동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뉴질랜드도 전과 많이 달라졌다”라고 흔히 얘기하는 한국인 이민 초기 선배들의 경험담처럼 뉴질랜드 사회가 변화하면서 각종 비리와 사기 등도 늘어 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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