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철을 맞아 바닷가를 찾은 가족에게는 물놀이와 함께 또 하나의 즐거움이 기다린다.
그것은 생선을 비롯해 싱싱하고 다양한 종류의 해산물을 현지에서 직접 잡아 요리해 먹을 수도 있다는 사실인데, 실제로 섬나라인 뉴질랜드에서는 평소에도 이를 취미로 즐기는 이가 많다.
하지만 지역의 어획 규정을 잘 이해하고 지키도록 늘 조심해야 하는데, 이를 소홀히 했다가 적발이라도 당하면 상당액의 벌금은 물론 기소돼 처벌과 함께 변호사 선임 등 법률 비용도 만만치 않게 물어야 할 수도 있다.
▲ SNS에 올라왔던 바닷가재와 전복
<Facebook에 등장한 ‘Cray Cray’>
2025년 2월 무렵, 넬슨에 사는 직업이 ‘갑판원(deckhand)’으로 알려진 31세의 한 남성이, 남섬 북부 골든 베이의 가장 북서쪽에 있는 카이호카(Kaihoka)라는 외진 해변에서 친구들과 함께 다이빙했다.
거주민도 거의 없고 험준한 산을 넘어가야만 해 평소 접근하기가 아주 어려운 오지에서 이들은 당시 바닷가재(crayfish)와 전복(paua)을 잡았다.
이틀 후 남성은 잡은 바닷가재와 전복을 냉장백에 담아 촬영한 뒤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과는 연결되지 않는 ‘Cray Cray’라는 별도의 계정을 만들어 사진과 함께 <각 30달러, 큰 것은 50달러>라는 글을 올렸다.
그러자 해당 계정에는 곧바로 여러 명이 답을 했고, 그는 그중 한 명에게 가재 3마리를 110달러에 팔기로 하면서 가재 꼬리는 덤으로 주겠다고까지 적었다.
또한 그는 다른 10~15명에게는 가재는 다 떨어졌지만, 그 대신 전복이 남아 있으니 사서 먹어보라고 권하기도 했고, 한 동료에게는 집에서 진공포장한 가재를 40달러에 팔았다.
이튿날에는 한 슈퍼마켓 주차장에서 가재와 전복을 넘기려다가 구매자가 안 나타나자 다른 곳으로 이동해 팔았는데, 당시 사람이 없는 빈 차를 물건 넘기는 장소로 이용하는 등 나름대로는 비밀을 유지하려 애쓴 것으로 보인다.
한편, 당시 그의 계정에 올라온 답변 중에는, 이런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면서 관련 규정이 담긴 사본까지 첨부해 보내준 이도 있었지만 남성은 이를 단 15분 만에 삭제했다.
하지만 불법으로 채취한 해산물을 팔려던 그의 행동은 곧바로 ‘1차산업부(Ministry for Primary Industries, MPI)’ 소속 ‘어업관들(fishery officers)’의 감시망에 걸려들었다.
직원들은 게시물이 올라온 시간과 장소, 판매 의도 등을 바탕으로 디지털 분석과 패턴 추적을 병행했는데, 거래로 의심되는 메시지와 댓글, 응답자 간의 메시지를 확인하면서 결국 거래 정황까지 확인했다.
이어 광고한 지 사흘 만에 어업관들은 압수수색 영장을 들고 리치먼드(Richmond)에 있는 남성의 집에서 휴대폰과 다이빙 장비, 또한 광고에 올린 것과 동일한 냉장백 등을 확인하면서 불법 판매 증거를 모두 확보했다.
그달에 넬슨지방법원에 출석한 그는 이미 많은 증거가 명확하게 수집돼, 상업용 면허 없이 불법임을 알면서도 어획물을 잡아 판매한 사실 등 3가지 혐의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재판부는 그의 ute 차와 휴대폰을 몰수했으며 오는 3월에는 형량을 선고할 예정인데, 그에게는 최대 25만 달러 상당의 벌금과 사회봉사형이 각각 또는 함께 떨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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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조개(cockles)
<판매 목적 아니어도 허용량 확인이 필수>
한편, 몇 년 전에는 아예 기업형으로 이런 불법 행위를 저지른 경우도 있었는데, 당시 수산물 사업가를 자처하는 한 남성이 4,500마리 이상의 바닷가재를 잡아 최소한 6만 8,000달러 이상을 벌어들였다.
당시 범인은 마오리에게 주어진 ‘관습적 허가서(customary permit)’를 위조해 북섬 동해안 여러 지역에서 대량으로 잡아 오클랜드와 타우랑가, 기즈번 등지의 암시장에서 거래하다가 적발돼 장비와 차, 보트 등이 증거물로 모두 압수됐다.
이처럼 아예 처음부터 팔려고 작정하고 잡은 경우 외에도 일반인들이 규정을 넘겨 잡았다가 걸린 경우도 허다한데, 지난 2024년에 한 여성이 넬슨 북쪽 델라웨어 베이(Delaware Bay)의 하구에서 1,000개가 넘는 ‘새조개(cockles)’를 채취했다가 적발됐다.
당시 일상적인 순찰을 하던 어업관이 이를 발견했는데, 이는 해당 지역의 하루 허용량의 8배가 넘는 것으로, 법정에 선 여성에게 판사는 ‘모두가 그런 짓을 하면 새조개가 하나도 남아나지 않는다’라고 질책하면서 벌금 1,200달러를 선고했는데 이 유형의 범죄에 대한 최대 벌금은 2만 달러이다.
또한 지난해 8월에는 카이코우라 남쪽에서 전복 422마리를 잡아 차에 싣고 가던 3명이 적발됐는데, 이들은 어업관들이 차를 세우고 검사하려고 하자 도주했지만 이튿날 모두 붙잡혔으며, 전복 중 230마리가 크기 기준에 미달했다.
2025년 10월에도 기준에 미달하는 157개의 전복을 잡은 한 커플이 기즈번에서 북쪽으로 약 40km 떨어진 와이하우(Waihau) 해변에서 어업관들에게 적발됐다.
한편, MPI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에만 26명이 레크리에이션으로 잡은 어획물을 불법적으로 판매하다가 적발됐다.
MPI 관계자는 이들이 잡았던 어종에는 전복과 바닷가재, 성게, 굴처럼 조개류와 어류가 모두 포함된다면서, 적발된 26명 중 1명은 기소됐고 21명은 교육이나 경고와 같은 불기소 처분을 받았으며, 4명은 처리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 카이코우라에서 적발한 422개의 전복
<불법 어획 단속은 어떻게 이뤄지나?>
수산업 업무를 총괄하는 MPI는 뉴질랜드 전역의 해안선과 넓은 바다를 대상으로 다양한 ‘단속 체계(enforcement framework)’를 운영하는데, 이들의 단속 대상에는 레크리에이션 활동 외에 상업적인 어획도 당연히 포함한다.
단속 현장에는 정식 ‘어업관(fishery officers)’뿐만 아니라 이른바 ‘명예 어업관(honorary fishery officers, HFO)’ 제도를 통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주민들도 나선다.
정식 어업관은 일상적인 어획물 검사를 비롯해 해상과 해안선 순찰, 무허가 해산물 판매 정황 수사를 하며, 필요하면 차량과 장비 검색, 심문과 자료 수집 등을 할 권한이 있으며 경찰과 합동으로 활동하는 때도 많다.
조사 과정에서는 어획물 보고서와 온라인 게시물, 지역 주민의 신고 등을 주요 단서로 활용하며, 일정 지역을 대상으로 감시용 드론은 물론 때로는 헬리콥터나 고정익 항공기도 투입하는데, 불법 행위가 의심되면 즉시 증거 확보와 수사 착수로 이어진다.
한편, 현재 전국적으로 20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진 명예 어업관은 자원봉사자 형태로 운영하는데, 관련 지식이 풍부한 지역 어민이나 해양 마니아들이 많이 참여한다.
비록 명예라는 호칭이 붙지만 정식으로 정부에 의해 임명된 ‘공인 자원봉사자(volunteer warranted officers)’로, 80시간에 달하는 종합적인 교육을 받고 연수생을 거쳐 시험을 통과한 뒤 임명되는데, 일부는 그 지역에서 많이 사용하는 언어 가능자가 임명되기도 한다.
명예 어업관은 보통 한 사람이 연간 100시간 이상을 활동하면서 전체적으로는 연간 약 1만 3,000 ~ 2만 건에 달하는 순찰과 점검에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명예 어업관 역시 검색과 신문, 그리고 어획물을 압수할 권한이 있으며 불법 행위를 발견하면 정식 어업관에게 즉각 보고하거나 공동으로 대응한다.
MPI는 또한 디지털 분석, 온라인 게시물 모니터링, 시민 신고(전화 0800 4 POACHER) 등 다양한 탐지 수단을 결합해 활용하는데, 온라인 판매 게시물에 대한 신고가 연간 수백 건 접수되면서 이에 대한 단속 역시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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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변 감시 중인 어업관
<불법 어획과 판매가 문제인 이유는?>
이러한 행위는 단순히 법을 어기는 게 아니며 해양 생태계와 사회에 심각한 피해를 주는데, 법적으로 어획량을 제한하거나 아예 금지구역을 지정하는 것은 종 보호와 생태계 유지를 위해 필수적인 조치이다.
이를 무시하고 대량 채취하면 특정 종의 개체수가 급감해 생태계 균형이 붕괴할 위험이 큰데, 특히 그중에서도 상업적 가치가 높은 바닷가재와 전복은 과도한 불법 포획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또한 산업과 경제적으로도 이는 시장을 교란하는데, 정상적인 어민은 까다로운 규제와 비용을 부담하면서 지속 가능한 어업에 나서지만, 반면에 암시장은 규제 비용도 회피하고 무책임한 거래로 정상적인 시장의 수익을 줄이면서 지역의 수산업 전체의 신뢰 기반을 흔든다.
한편, 소비자 측면에서도 전문 처리와 검사도 없이 팔리는 불법 해산물은, 보관 문제나 독소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커 위생과 안전 기준이 확보되지 않으면서 공중 보건의 위험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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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구에 서 있는 어업관과 명예 어업관
<허용량 3배 이내는 250~500달러 벌금, 전과 기록 안 남아>
뉴질랜드에서 불법 어획과 판매를 규제하는 중심 법률은 ‘어업법(Fisheries Act 1996)’인데, 이 법은 상업용 면허 없이는 어획물을 판매할 수 없다는 조항을 포함한다.
이 법에 따라 만약 어획량이 허용량을 약간 초과했거나 크기가 기준치에 미달하는 경우라면 현장에서 어업관이 최대 500달러 한도의 ‘위반 통지서(infringement notice)’를 발부하면서 끝날 수도 있다.
이는 과속 티켓과 비슷하게 범칙금은 내지만 ‘전과(formal criminal conviction)’로 기록하지 않으며, 또는 통지서 대신 단순히 경고만 하는 경우도 있다.
통상 법정 허용량의 2배까지 채취했을 때 벌금은 250달러이지만 허용량의 2배에서 3배 사이를 초과했을 때는 500달러의 범칙금이 부과된다.
예를 들어, 하루 전복 채취 허용량이 10개인 웰링턴에서 전복을 20개까지 잡았다면 250달러가 부과되고, 21개에서 30개 사이이면 500달러의 범칙금이 부과되는데, 하지만 만약 채취한 전복 중 크기가 기준에 미달한 것이 있다면 그에 대한 벌금 250달러가 추가된다.
또한 크기가 작은 생선이나 전복을 포함한 조개류를 잡았을 경우 250달러의 범칙금이 담긴 위반 통지서를 받지만, 통상적으로는 작은 생선을 잡으면 약 500달러의 벌금이 부과(최대 벌금은 1만 달러)되며 이 역시 전과는 기록되지 않는다.
한편, 이러한 위반 통지서를 받았다면 법원 심리를 요청해 통지서 내용에 이의를 제기할 수도 있는데, 이후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고 범칙금을 내야 하더라도 전과 기록은 남지 않는다.
또한, 법 위반 사실은 인정하지만 범칙금 액수에 이의를 제기하고 싶을 때도 법원 소송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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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캔터베리 해변의 어획 안내판
<억제 효과 위해 처벌 강화 명시한 어업법>
허용량의 3배가 넘었을 때는 위반 통지서를 받는 대신 기소돼 재판을 통한 형사 처벌을 받는데, 일반 낚시 규정보다 한층 엄격한 어업법의 적용을 받으면 최대 5년의 징역형 또는 25만 달러의 벌금형 처벌까지 동시에 받을 수 있다.
그리고 관련 법률에서는 판사에게 형벌의 억제 효과를 고려해 다른 유형의 범죄보다 상대적으로 많은 벌금을 선고하도록 명시적으로 요구해, 통상적으로 피고가 예상했던 것보다는 벌금이 많이 나온다.
기소 후 구체적인 형량은 어획량 초과 여부, 불법 상업 조업 여부 등 사건의 심각성에 따라 달라지며, 과거 어업 관련 범죄 전력이 있는지, 있다면 몇 건이나 어떤 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았는지도 영향을 미치고 유죄 인정 여부 등 감경 사유도 형량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만약 이번이 첫 어업 관련 위반이고 어획량 제한을 훨씬 초과하여 많은 양을 잡았다면, 최소 100시간에서 350시간 사이의 사회봉사 명령을 받을 수 있고, 보통 벌금을 낼 능력이 없으면 사회봉사 명령이 내려질 가능성이 높다.
또한 어업 관련 범죄 전력이 많거나 어획량 제한을 훨씬 초과한다든지, 지속적으로 상업적 불법 조업에 가담해 2년 이하의 징역형을 선고받으면 보통 일부 기간을 징역형 대신 가택 연금하도록 허용한다.
한편, 여러 사람이 함께 대량의 전복이나 어류, 조개류를 채취했다면 판사가 단순히 채취량을 그룹 구성원 수로 나누어 비례적인 책임을 묻지 않는다.
즉, 만약 4명이 200개의 전복을 잡았다면 판사는 개인당 50개만 책임져야 한다고 받아들이지 않으며 그룹 전체의 결정으로 보고 200개에 대한 책임을 묻는데, 다만 혼자서 200개를 모두 잡은 것이 아닌 만큼 통상적으로 50개와 200개의 중간 정도로 보고 형량을 정한다.
또한 법정은 범죄에 사용한 차량이나 장비, 보트와 어구 등을 영구적으로 몰수할 수 있는데, 이는 단지 재산을 빼앗는 것이 아니라 범죄 수익의 박탈 및 재범 방지를 위한 조치이다.
그런데 때로는 몰수당한 차량이나 보트, 또는 다이빙 장비 등이 비싼 경우 벌금이나 형벌보다 몰수가 오히려 더 무거운 처벌로 작용하는 웃지 못할 경우도 종종 나온다.
■ 남섬지국장 서 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