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놀이와 오징어 게임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오징어 놀이와 오징어 게임

0 개 1,074 조기조

놀이와 게임은 같은 건가, 다른 건가? 결론은 다른 거다. ‘오징어 놀이’와 ‘오징어 게임’이 전혀 다르니 말이다. 오징어 게임에 왜 오징어가 들어갔는지 모르겠고 cuttlefish의 squid와 calamary가 어찌 다르게 쓰이는지도 잘 모른다. 양파 링 같은 오징어 튀김은 미국의 이탈리안 식당에서 맛 본 적이 있다. 그냥 연탄불에 구우면 격한 냄새를 풍기며 오그려 드는 마른 오징어를 쭉쭉 찢어서 고추장에 찍어 먹는 맛만 못하다. 생긴 대로 쪄서 먹는 숙회도 먹다보면 중독이 된다.


오징어는 ‘오적어(烏賊魚)’라는 어원에서 나왔단다. 믿긴 어렵다. 마치 죽은 시체처럼 수면에 떠서 새들을 유인하다가 특히나 까마귀가 쪼아 먹으러 오면 바다에 익사시켜 잡아 먹었다는 것이다. 오징어는 기다란 두 다리를 총처럼 쏘아 다른 고기를 낚아채 침으로 녹여 먹는다. 그러니 바다에서 까마귀를 잡아 먹어서 까마귀의 적, 오적어가 되었다는 말은 지어낸 말 같다. 


어떤 슈퍼는 오늘, 15~20 cm의 120그램 정도인 생물 오징어 한 마리를 3,990원에 팔았다. 살아있으면 ‘총알 오징어’라 해서 물차에 담아 사람 많은 골목에서 즉석으로 회를 떠 주거나 산채로 파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수족관에도 많이 보인다. 이걸로 무와 함께 국을 끓이면 타우린이 우러나서 시원하고 후련하다. 다리 길이를 포함해서 10센치 정도인 새끼 꼴뚜기는 날것을 한입에 넣고 먹는다. 싱싱해야 하니 겨울이나 이른 봄, 항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안 그러면 익혀서 숙회로 먹어도 좋다. 어물전 망신을 시키는 인물이라지만 귀하신 보양식이다. 작은 비닐 조각 같은 뼈아닌 뼈가 있다. 삼켜도 되지만 씹히면 뱉으면 된다.


내장을 뺀 오징어 몸통에 야채와 쇠고기를 다져 넣고 찌면 오징어순대가 된다. 귀하고 맛있는 영양식이다. 마른 오징어는 20마리가 한 축이다. 그러나 요즈음은 5마리 정도로 소포장을 해서 판다. 마른 오징어를 오래 씹어 먹으면 턱의 악력과 근육을 발달시키고 뇌를 자극해 건강에 좋다고 한다. 질기고 딱딱한 것을 씹지 않아 요즈음 아이들의 얼굴이 길어졌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마른 오징어를 채로 썰어 파는데 양념을 잘 해서 무쳐 도시락 반찬으로 많이 썼다. 오징어 요리 중에 ‘오삼불고기’가 인기다. 동해안에서 오징어와 삼겹살을 고추장에 버무려 불고기로 먹는 겨울철의 별미지만 사철 내내 팔리고 있다. 



다리가 세 개라서 세발 낙지인줄로 알지만 낙지라는 옥토퍼스(octopus)는 8이라는 접두사 oct 처럼 8개의 다리가 있다. 그런데 오징어는 다리가 10개다. 8개라는 사람도 있지만 세어보면 10개가 맞다. 갑오징어가 귀하다. 뼈 같은 갑 오징어의 갑은 단단하지가 않아서 긁으면 부드러운 가루가 된다. 그걸 베인 상처에 지혈제로 쓰기도 했으나 효과는 잘 모르겠다. 주성분이 탄산칼슘이라 피의 응고를 돕는 효과가 있다 한다. 그러나 지금은 약이 좋아서 그런 걸 쓰라하면 놀라서 펄쩍 뛰지 싶다.

 

집어등을 낮 같이 밝히고 파도에 시달리며 밤새 조업을 마친 오징어잡이 배가 항구에 닿으면 그때부터 장터도 분주해진다. 오징어의 내장을 제거하는 할복은 중요하다. 먹물이나 내장은 말려서 먹을 수가 없기 때문에 제거하는 것이다. 그 다음, ‘대죽’에 오징어를 꿰고 세척하기까지 세 번의 사람 손을 거친다. 건조장에서는 오징어를 말리는 작업이 계속된다. 일일이 열 개의 다리를 손으로 떼어주고, 지느러미를 뒤집는 것도 손으로만 가능한 일이다. 약간 마른 피데기가 되면 건조기를 돌려 열풍 건조시킨다. 건조시킬 때 비오면 안 좋다. 잘 말라 선명한 색상이 드러나야 상품이 된다. 오징어가 풍년이면 딸 시집을 보내리라는 노래가 정겹다.


라스베이거스의 한 호텔에서 본 3D 영화는 해저의 생물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큰 어미 오징어들이 낳은 알은 껍질을 깐 바나나 같은 모습으로 떠다니다 서서히 해저로 가라앉았다. 명란처럼 수천수만의 알(卵) 덩어리 이다. 이게 부화해서 생명으로 자라지만 다른 개체들에게 먹히는 것이 더 많다. 그러니 알을 많이 낳는 것이다.


b658c85fd3379efeecfc3839e2e79928_1634003943_2843.png
 

나는 자라면서 마당에서 흙 묻히고 친구들과 밀고 당기며 어울려 놀았다. 자치기, 딱지치기, 제기차기, 말 타기 등을 했었고 술래잡기, 공깃돌 놀이, 고무줄놀이, 땅 따먹기 놀이는 여학생들이 즐겨했다. 그런데 ‘오징어 놀이’라고 있었다. ‘오징어 게임’이 아니다. 말려 편 오징어 같은 모습을 땅에 긋고 두 편으로 갈라 안과 밖이 지키고 막는 힘겨루기를 하는 놀이였다. 남의 영역에서는 깨금발로만 움직여야 한다. 그러나 공격팀이 다리를 건너면 두발로 수비팀의 집에 들어올 수가 있었다. 다리를 지키느라 심한 몸싸움을 하고 흙바닥에 넘어져도 좋은 즐거운 놀이였다. 그런데 순식간에 기하급수적으로 퍼져 온 누리를 뒤덮은 ‘오징어 게임’은 정작 나만 모르고 있었다. 입소문이 무섭다. 팬데믹에 언택트(untact: 비대면)하라하니 언팩트(unfact; 꾸민 이야기)가 뜨고 있다. 오늘도 ‘오징어 놀이’는 없고 대신 ‘오징어 게임’이다.

로렐라이의 선율과 제주 4·3

댓글 0 | 조회 130 | 8일전
▲ 영화 ‘비정성시’ 포스터지난해 출간된 현기영 작가의 장편소설 ‘제주도우다’에는 제주 4·3 시절 산에 올라 투쟁에 나섰던 청년들이 부르던 노래가 소개된다. 이… 더보기

공부가 나를 망쳤다

댓글 0 | 조회 277 | 8일전
공부를 하라고 해서 공부만 했는데, 과연 그것이 정답일까? 정말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어릴적 부모님을 따라 친척들이 모이는 자리에 가기라도 하면 듣고 … 더보기

그 곳에 있었다 - 부처님도, 우리 마음도

댓글 0 | 조회 103 | 8일전
경주 남산 용장골 ~ 연화대좌 순례용장골에서 설잠 스님(매월당 김시습)용장골 골 깊으니 茸長山洞窈오는 사람 볼 수 없네 不見有人來가는 비에 신우대는 여기저기 피어… 더보기

비자 심사 지연엔 다 이유가 있었네

댓글 0 | 조회 1,456 | 8일전
본국 외의 그 어느 국가를 방문하더라도 반드시 체크해야 하는 것이 Visa(또는 국가에 따라 Permit)입니다. 영구한 거주를 가능하게 해 주는 영주권도 비자이… 더보기

이번달 수도요금이 너무 많이 나왔어요!

댓글 0 | 조회 1,028 | 8일전
안녕하세요. 넥서스 플러밍의 김도형이라고 합니다. 저희는 전문 플러머 회사로서, 물 문제와 관련하여 고객님들로부터 다양한 문의를 받고 있습니다. 지난 달에도 예외… 더보기

시인

댓글 0 | 조회 142 | 8일전
시인 :파블로 네루다전에 나는 고통스러운 사랑에 붙잡혀인생을 살았고, 어린 잎 모양의 석영 조각을소중히 보살폈으며눈을 삶에 고정시켰다.너그러움을 사러 나갔고, 탐… 더보기

축기의 비결

댓글 0 | 조회 131 | 8일전
* 제가 단전호흡을 할 때, 계속 비운다고 생각하면 편안한데요. 단전에 축기를 한다고 생각하면 굉장히 답답해지거든요. 더 안 되는 것 같고요. 그래서 이렇게 했다… 더보기

마이너스 인생 살아가기

댓글 0 | 조회 863 | 9일전
개념적으로 마이너스 인생이라고 하면 경제적으로 적자만 기록한 인생, 빚진 인생, 목표한 바를 이루지 못하고 헛되이 보낸 인생 등으로 이해하기 쉽다. 그러나 여기서… 더보기

기억에서 지우고 싶은 아픈 기억에 마주했을 때

댓글 0 | 조회 390 | 9일전
우리가 일상을 살아가다보면 예기치 않게 충격적인 사건을 마주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엄청난 사건을 현장에서 경험했거나 목격했다면 사람들은 공포와 고통을 느끼고 우… 더보기

현대인의 심리 불안, 대추차가 좋아요

댓글 0 | 조회 182 | 9일전
최근 한방의 질병 예방 및 치료 효과가 부각되면서 주위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한약재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남용이나 오용의 위험이 상대적… 더보기

장내 미생물총과 유전

댓글 0 | 조회 155 | 9일전
장내 미생물, 사람의 체내 세포수보다 더 많은 생명체들, 사람의 유전자 정보보다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는 존재. 제2의 뇌라 불리우는 곳에 사는 제2의 나, … 더보기

유년의 부활절

댓글 0 | 조회 82 | 9일전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부활절 아침에어머니가 흰 봉투에 넣어준부활절 헌금은 십원짜리지폐 한 장이었습니다교회선생님이 출석부 이름을 부르면나는 자랑스럽게 선생님께 드렸… 더보기

잇몸의 날

댓글 0 | 조회 273 | 2024.04.06
‘잇몸병’은 우리나라 국민 3명 중 1명이 앓고 있을 정도로 흔한 ‘국민병’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우리나라엔 감기 환자(약 1200만명)보다 잇몸병 … 더보기

독감 및 최근 COVID-19 개량 백신 접종

댓글 0 | 조회 988 | 2024.04.05
4월 1일부터 독감 접종 시작합니다여러분과 사랑하는 이들을 독감으로부터 보호하세요.독감(인플루엔자)은 일반적인 감기와는 다릅니다. 독감 증상은 갑자기 나타나며, … 더보기

2024학년도 한국대학 입시 분석 결과 리뷰

댓글 0 | 조회 622 | 2024.03.28
2024학번 수험생들은 2020년부터 약 3년 여간 전세계를 강타한 코로나 판데믹을 거치며 고등학교 3년 대부분을 보냈던 코로나 마지막 세대이기도 하다. 극단적으… 더보기

액티브 인베스터 플러스 비자

댓글 0 | 조회 564 | 2024.03.27
뉴질랜드의 투자 기회를 높이는 액티브 인베스터 플러스 (Active Investor Plus Visa) 비자 소개중요한 발전으로, 액티브 인베스터 플러스 비자가 … 더보기

매일 아침 10분 모닝 요가

댓글 0 | 조회 327 | 2024.03.27
아침마다 침대에서 나오기 힘드신 분들, 특히 눈은 떠져도 몸이 말을 듣질 않아 한참을 이불 안에서 뭉그적거리게 되는 분들을 위한 영상입니다. 굳이 매트를 찾아 깔… 더보기

장 건강의 중요성

댓글 0 | 조회 514 | 2024.03.27
저는 한의사도 아니고 기능의학자도 아니며 자연치료사도 아니다. 다만 자연치료사 과정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이다. 저는 그들이 지향하는 치료 방향에 공감을 하며 그들… 더보기

가을논에서

댓글 0 | 조회 231 | 2024.03.27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한적한 양구 벼 베낸 논에공 하나 들고 들어가논물 막았던 돌멩이로 골대 만들고혼자 이리저리 차며 논다지나던 논 주인일까뭐하슈어릴 적 생각이 … 더보기

참으로 좋은 삶, 늦복에 있네

댓글 0 | 조회 307 | 2024.03.26
처음 영정사진을 찍었을 때가 육십대 후반 칠순을 목전에 두었을 즈음이다.친구들이 앞다투어 몰려가는데 나는 사실 가고싶지 않았다. 마음은 아직도 새파란 청춘인데 영… 더보기

우화루에 꽃비 내리는 날

댓글 0 | 조회 100 | 2024.03.26
완주 화암사와 파주 보광사의 목어“이곳에도 부처님이 오실까요?” 가까스로 길을 물어 절에 다다랐을 때 누구에게랄 것 없이 무심코 새어나온 물음. 완주 불명산 시루… 더보기

왕초보를 위한 워크비자 입문서

댓글 0 | 조회 593 | 2024.03.26
뉴질랜드에서 합법적인 노동을 하기 위한 최적의 비자는 단연코 워크비자(work visa)입니다. 워크비자가 아니더라도 세금(PAYE)을 납부하면서 당당하게 근무하… 더보기

그리운 이에게 편지를 쓴다

댓글 0 | 조회 172 | 2024.03.26
시인 이 해인먼 하늘노을지는 그 위에다가그간 안녕이라는 말보다보고 싶다는 말을 먼저 하자그대와 같은 하늘 아래 숨쉬고아련한 노을 함께 보기에 고맙다바람보다, 구름… 더보기

호흡이 안 되는 이유

댓글 0 | 조회 382 | 2024.03.26
호흡이 안 되는 것은 대개 불안해서입니다. 초조하고 근심걱정이 많으면 가슴 부위에 기운이 뭉칩니다. 잡념이 많으면 호흡이 위로 올라가는 것이지요. 숨 쉴 때만이라… 더보기

직원의 번아웃

댓글 0 | 조회 816 | 2024.03.26
번아웃이란 과도한 업무량, 충분하지 않은 보상, 붕괴된 일과 사생활의 균형, 스트레스 등으로 발생하는 육체와 정신의 붕괴 현상을 말합니다. 피고용인이 번아웃에 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