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르치 똥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천미란
성태용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커넥터
Roy Kim
차자명
권레오
독자기고
새움터
김준
박기태
수선재
김도형
마이클 킴

며르치 똥

0 개 1,749 조기조

‘며르치’가 고긴가? 갈치, 넙치, 날치 등의 돌림이지만 그 반열에는 한참을 못 미치는 것 같다. 물론 크기를 보고 하는 말이다. 칼슘의 제왕이라 선전하지만 그리 인기가 있는 것 같지 않다. 멸치는 며르치, 메르치, 메루치, 메리치, 며루치, 멜치 등으로도 불리는데 이는 모두 방언이다. ‘며르치 똥’ 이라고 있다. 뱃속에 시커멓게 보이는데 내장덩어리 일 것이다. 사람처럼 5장 6부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밥통과 소화기관, 배출기관까지 한 덩어리 일 것이다. 그런데 쓰다. 그래서 밥통과 쓸개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배를 갈라 뜯어내고 먹는데 나는 그게 아까워 그냥 통째로 먹는다. 어촌 마을의 닭도 떼어내고 먹는다는 그 멸치 대가리를 나는 잘 먹는다. 언젠가 선생님의 말씀대로 통째로 먹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고 큰 고기가 멸치를 잡아먹을 때 대가리 떼고 똥 빼고 먹더냐 생각하니 그냥 먹는 데에 거부감이 없다. 영양식이라 싶다. 나는 멸치 욕심이 많다. 간간한 게 고소하기까지 하다. 고추장을 듬뿍 찍어 먹으면 얼얼한 게 일미다. 더울 때 시원한 맥주 한 잔의 안주로 딱이다. 치맥에 비길 바가 아니다.


15aaa97562bbdb94fd0f19a4ddff11ba_1628564299_0107.png
 

갓 난 멸치부터 한 뼘이 넘는 멸치까지 크기별로 나눈다. 크기를 우리말과 일본말로 섞어 부르고 있어서 고쳐야 할 일이다. 가장 작아 눈만 붙은 것을 ‘실치’라 하고, 지리멸(1.5㎝ 이하), 시루쿠(2㎝ 이하), 가이루(2㎝ 정도), 가이루고바(비늘돋치기: 2.0~3.1㎝), 고바(3.1~4.0㎝), 고주바(4.0~4.6㎝), 주바(4.6~7.6㎝), 오바(7.6㎝ 이상)로 나누고 가장 큰 것을 ‘정어리’라고 부르는데 정어리는 아니지만 정어리만큼 크다고 해서 그렇게 부르는 것 같다.


4, 5, 6월을 금어기로 하니 아마 그때에 알을 낳고 부화하는 모양이다. 한밤중에 성어 한 마리가 4,000 ~ 5,000개의 알을 낳으면 1~2일내에 부화되는데 그 새끼들이 무리를 이루며 자란다. 플랑크톤이나 작은 새우를 먹고 자라는데 새우를 많이 잡아먹어 배에 새우 색이 드러나는 멸치는 귀하여 값이 많이 나간다. 눈만 붙은 것 같은 잔챙이(실치와 지리멸)를 잡는 것은 아깝다. 그게 열 배, 스무 배로 자라면 얼마나 많겠는가 말이다. 


멸치를 잡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쌍끌이 기선권현망(멸치권현망) 어업의 제일 비중이 높다. 큰 배 몇 척으로 선단을 이루어 어로장이 지휘하는 탐색선에서 어군탐지기를 보고 멸치떼의 크기와 이동 경로를 판단해 작업선이 좌우로 그물을 둘러쳐서 양쪽에서 조여 오면서 잡는 방법이다. 그물에 둘러싸인 멸치떼는 그물을 배 위로 끌어올리기 전에 양수기로 바닷물과 함께 빨아올린다. 그러고는 채반(발)에 담은 채 큰 솥에 소금을 넣고 끓여 물을 빼고 공장으로 가져와 냉풍건조를 시킨다. 그러니 탐색선, 운반선 두 척, 쌍끌이 작업선 두 척이 모두 5척이 기본이다.


다른 생선과 마찬가지로, 먹거리는 신선도가 중요하다. 잡은 멸치는 끓이는 시간, 건조와 보존 온도 등을 제대로 관리해 반듯하고 빛이 고운 것이 제 값을 받는다. 물론 크기가 작을수록 귀한 대접을 받는다. 부화한지 오래되어 큰 멸치는 쌈밥으로 먹거나 젓갈용으로 쓰고 말려서 다시를 내기도 한다. 살이 많은 이 큰 멸치를 분말로 만들면 활용도가 높을 것이다. 



멸치잡이에 힘이 드니 일손이 귀하다. 바람이 불면 출어를 못한다. 먹이 따라 움직이니 멸치떼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 기후변화는 생태계를 흔들어 놓고 있다. 남해 연안 바다에 설치하려는 풍력발전기도 어업을 곤란하게 한다. 소음도 문제지만 그물을 둘러치기에 불편하다. 욕지도 남방의 여러 섬들 사이는 각종 어류의 산란지이고 황금어장이다. 하필이면 거기에 풍력발전을 한다니 제대로 알고나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신공항이 들어선다는 가덕도는 낙동강 하구의 민물과 바닷물이 섞여 황금어장이 형성되는 ‘새바지’ 옆이다. 어업에는 타격이다. 기후변화로 생태계가 교란되어 어업이 위기다. 인건비와 선박의 수리비, 감가상각비, 어선과 끓이는 솥의 연료비, 그물과 집기의 수선 교체비용, 공장에서 건조하고 선별하여 상품화하는 비용 등에 비하여 경매로 넘기는 가격은 덤핑을 연상케 한다. 


그런데 또 사람들이 잘 안 먹는단다. 그래서 먹기 좋은 영양식으로 개발하려하니 그 놈의 똥이 문제다. 미국에 수출하려니 그 속에서 식중독을 일으키는 보툴리늄 균이 발견된 적이 있었단다.‘며르치 똥’을 어떻게 제거하느냐가 숙제다. 수작업으로 하면 인건비를 못 맞춘다하니 사람 손 같은 로봇이 나올 때 까지는 꿈같은 이야기다. 멸치로 개발한 제품이라야 겨우‘다시팩’이다. 멸치와 다시마 조각들을 포장해 우려내고 버리도록 1회용으로 만든 것이다. 똥을 뺀 멸치를 바싹 말려 보드라운 가루로 만들면 면이나 떡을 만들 때 섞을 수 있고, 다른 음식에 맛과 영양을 더할 수 있다. 어민이 살고 국민이 건강해지는 그 방법은 똥 빼는 문제로 기다리기만 해야 하는 걸까? 색깔도 냄새도 전혀 다른 ‘며르치 똥’이 왕이다.

노화(老化)와 노쇠(老衰)는 다르다

댓글 0 | 조회 207 | 18시간전
노화(Aging)는 나이가 들어가면서 발생하는 정상적인 변화를 의미하며, 대개 모든 신체 영역에서 서서히 진행된다. 노화는 나이와 연관되어 있으며 비정상적인 과정… 더보기

변화의 시대,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댓글 0 | 조회 375 | 1일전
우리는 지금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과거에는 산업사회를 중심으로 물질적 생산과 경제적 효율이 중요한 기준이었다면, 오늘날에는 인공지능과 디지털 기… 더보기

대학생 공부하기 싫을 때 및 번아웃 어떻게 해야 될까요

댓글 0 | 조회 285 | 3일전
매년 이맘때쯤이면 메디컬 입시 (의대,치대,약대, 검안대 등)를 하는 학생들이 현실과 이상의 괴리감에 마주하며 번아웃 혹은 중도를 포기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현… 더보기

GAMSAT 의전원.치전원 입학시험 고득점 팁과 노하우

댓글 0 | 조회 292 | 7일전
지난 칼럼에서는 GAMSAT 3월 시험 총평과 출제경향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번 칼럼에서는 GAMSAT (Graduate Medical School Admissi… 더보기

지식을 다루는 방법에 대하여

댓글 0 | 조회 439 | 9일전
인공지능과 과학기술의 발전은 우리 일상 속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에 따라 많은 사람들이 과학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실제로 과학 수업이나 실험 중심 프… 더보기

드래곤 전설의 기원

댓글 0 | 조회 224 | 2026.04.29
— 인간은 왜 ‘용’을 상상했는가상상 속 생물, 그러나 너무도 익숙한 존재어린 시절 우리는 한 번쯤 ‘용’을 상상해본다. 불을 뿜고 하늘을 날며, 때로는 신의 사… 더보기

비료와 먹거리

댓글 0 | 조회 231 | 2026.04.29
먹고 살려면 농사를 지어야 한다. 산과 들에서 저절로 나는 것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에 논밭을 일구어 심고 가꾸어야 한다. 대표적인 먹거리가 5곡이었는데 거기다 온갖… 더보기

뉴질랜드 민사소송의 약식 판결 및 각하

댓글 0 | 조회 360 | 2026.04.29
보통 뉴질랜드 민사소송은 원고 측에서 소장을 법원에 제출하고, 법원에서 승인을 받은 후 피고 측에 송달하고, 피고 측에서도 답변서를 제출하고, 사건 관리 회의 (… 더보기

27. 우레와(Urewera) 부족과 안개 속의 여인

댓글 0 | 조회 170 | 2026.04.29
뉴질랜드 북섬의 깊은 원시림 속에는 우레와(Urewera) 숲이 자리 잡고 있다. 이곳은 단순한 자연 보호구역이 아니다. 오랜 세월 동안 마오리의 투호에나(Tuh… 더보기

고국의 품에 안긴 카자흐스탄 독립유공자 후손과 재외동포

댓글 0 | 조회 203 | 2026.04.29
카자흐스탄 재외동포 초청 낙산사 템플스테이한국불교문화사업단은 10월 27일부터 11월1일까지 진행된 ‘2024 카자흐스탄 재외동포 초청 팸투어’를 성황리에 마쳤다… 더보기

벚꽃 편지

댓글 0 | 조회 204 | 2026.04.29
창밖엔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다. 일기예보에 폭우 주황색 주의보가 떠있다. 분명 어딘가에 폭우가 쏟아지고 있을텐데 홍수 피해는 없었으면 좋겠다.온 세상이 젖어가… 더보기

비자금

댓글 0 | 조회 350 | 2026.04.29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글쎄 암이란 놈이느닷없이 나를 흔들자꿋꿋이 버티던 나도마음 흔들려아내가 모르던현금으로 꼭꼭 간직해두었던내 비자금을 실토하고난 이제 필요없게 … 더보기

8편 – 체르노빌 섀도우: 봉인된 보고서

댓글 0 | 조회 178 | 2026.04.29
“체르노빌은 ‘폭발’이 아니라, ‘개방’이었다.”프롤로그 - 1986년 4월 26일, 우크라이나 프리피야트폭발 직후의 지옥 같은 밤.붉은빛이 하늘을 물들이고 수증… 더보기

고용주의 신고의무

댓글 0 | 조회 591 | 2026.04.28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 AI일반적으로는 일부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고용주에게 피고용인의 범죄 신고의무는 없습니다. 하지만 뉴질랜드에선 고… 더보기

유학을 보내도 결과가 나오지 않는 이유 — 공부보다 중요한 것

댓글 0 | 조회 504 | 2026.04.28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 AI안녕하세요? 뉴질랜드, 호주 의치약대 유학, 입시 및 중고등학교 내신관리 전문 컨설턴트 크리스틴입니다. 이번 컬럼에… 더보기

생각이 사람을 만든다

댓글 0 | 조회 174 | 2026.04.28
시인 천 양희이 생각 저 생각 하다어떤 날은생각이 생각의 꼬리를 물고막무가내 올라간다.고비를 지나 비탈을 지나상상봉에 다다르면생각마다 다른 봉우리들 뭉클 솟아오른… 더보기

파트너쉽 비자, 딱 한번에 승인받기

댓글 0 | 조회 453 | 2026.04.28
뉴질랜드에서 배우자 또는 파트너와 함께 체류하기 위한 가장 대표적인 방법인 파트너쉽 비자는 단순하게 생각하면 쉬워 보이지만, 실제 심사에서는 매우 정교하고 입체적… 더보기

갬블링은 의지의 문제가 아니다 - 뇌와 감정의 이야기

댓글 0 | 조회 190 | 2026.04.28
도박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에는 여전히 ‘의지’라는 단어가 강하게 자리 잡고 있다. “끊으려면 끊을 수 있지 않나”, “왜 그렇게까지 하느냐”는 질문은 도박 문제… 더보기

골프 코스마다 스타일이 다르듯, 인생도 정답은 없다

댓글 0 | 조회 230 | 2026.04.28
골프를 오래 치다 보면 깨닫게 되는 사실이 있다.모든 코스는 다르다.어떤 곳은 넓고 평탄한 페어웨이를 자랑하지만, 또 어떤 곳은 벙커와 해저드가 도처에 있어 한 … 더보기

걷기 열풍

댓글 0 | 조회 458 | 2026.04.25
충북 괴산에 ‘걷기 열풍’이 불어 98세 어르신도 걷는다. 괴산군(인구 3만7000명)은 65세 노인 비율이 42.6%로 매우 높은 수준이다. 노인 의료비 예산은… 더보기

GAMSAT 의.치전원 입학시험 총평 및 출제경향 (2026년 3월)

댓글 0 | 조회 333 | 2026.04.20
<GAMSAT의 급부상 인기>최근 들어 GAMSAT시험 응시자가 부쩍 늘어나고 있다. GAMSAT은 주로 의전원 (의학전문대학원)과 치전원 (치학전문대… 더보기

건강한 겨울나기 예방 접종으로 준비하세요

댓글 0 | 조회 675 | 2026.04.17

어디가 더 들어가기 어려울까? 오타고대 의대 vs 오타고대 치대

댓글 0 | 조회 976 | 2026.04.16
지난 칼럼에서는 오클랜드대 Biomed/Health Sci 과정을 낱낱이 파헤쳐보았다. 오타고대 HSFY같은 경우 한인들 기준에서 오클랜드대 Biomed/Hea… 더보기

전쟁과 평화

댓글 0 | 조회 276 | 2026.04.15
인류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 전쟁 없이 평화롭게 살게 된 기간이 얼마나 되었는지 모를 일이다. 전쟁은 비극의 시작이요 삶을 극한 상황으로 인도하며 피와 땀으로 일궈… 더보기

미확인 해양 괴생물(MO) 목격담

댓글 0 | 조회 392 | 2026.04.15
— 인간은 왜 바다에서 ‘무언가’를 계속 본다고 믿는가바다는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다우리는 이미 지구의 대부분을 이해했다고 믿는다. 우주를 관측하고, 인간의 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