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문학과 일본 친구를 좋아하는 한 비평가의 생각...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수필기행
조기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송하연
새움터
동진
이동온
멜리사 리
조병철
정윤성
김지향
Jessica Phuang
휴람
독자기고

일본문학과 일본 친구를 좋아하는 한 비평가의 생각...

0 개 1,006 명사칼럼

아마도 나는 누구보다도 일본의 친구들과 일본문학과 문화, 일본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있는 편이라고 기꺼이 말하고 싶다. 실제가 그렇기도 하다..일본여행과 일본음식도 무척 좋아한다..일본의 두터운 인문적 지성을 신뢰하며, 일본문학을 즐겨 읽는다. 자신의 전문적인 분야에 엄청난 열정과 성실함을 보여주는 일본의 투철한 장인정신에 대해 경외의 마음을 지닌 적도 많다..오무라 마스오 교수를 비롯해 학문적 귀감(龜鑑)으로 삼는 일본인 학자도 많다..일본문학과 일본사회, 재일조선인문학을 제대로 이해하고픈 열망에 가족과 떨어져 혼자 도쿄 인근의 대학기숙사에서 6개월간 지내기도 했다..일본(문학)과 연관된 책도 수백권 정도 읽었으리라..그러나 오늘은 이 얘기를 기꺼이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미 페친 김주대 시인께서 최근 포스팅에서 비슷한 얘기를 했지만, 내 관점에서 좀더 할 얘기가 있을성 싶다..일본의 의도를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일본에 대해 더 공부를 해야 한다는 둥, 우리사회에 일본에 대한 지식과 정보가 부족해서 일본이 왜 저렇게 행동하는지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한다는 둥, 거친 민족주의적 감성이 사태를 냉철하게 보지 못하게 만든다는 둥, 일본에 대해 잘 모르면서 쉽게 얘기한다는 둥의 견해가 보인다..경청해야 마땅한 대목도 있지만 이 시점에서는 대체로 부적절한 관점이 아닌가 싶다.


그런 식이면 2018년 11월 100명이 넘는 일본의 양심적인 학자와 변호사들이 강제징용 노동자들의 개인 청구권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서명한 건 무엇이 되는가? 일본에서 평생을 살아왔으며, 누구보다 일본에 대해 정확히 아는 김석범, 서경식을 위시한 재일 한인(조선인) 작가와 학자들이 지속적으로 일본의 입장에 대해 비판하는 건 또 뭐가 되는가? 일본에 대한 정확한 지식과 정보를 기준으로 한다면 이들보다 더 제대로 아는 이들이 있는가? 이들은 누구보다 일본에 대해 잘 알고 있는데, 왜 아베와 일본의 정책에 대해 그토록 비판적인가.. 


누구보다 일본(문학)을 제대로 알고 싶다는 열망이 커서 일본에 대한 책을 적지않게 읽은 나도 이번 아베의 폭거를 도저히 용납할 수 없으며, 문재인 대통령의 대응을 십분 이해한다. 독립국가의 최종 의사결정을 수행하는 리더로서 정당하고 필요한 대응이었다.. 설사 우리가 일본에 대해 잘 몰라서, 이번 사태에 대해 현명하지 못한 방법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치자. 그렇다면 일본은 한국에 대해 잘 알고 그렇게 대응하는건가. 아베가 식민지청년의 그 숱한 죽음과 징용, 학살, 고난의 역사, 위안부 할머니들의 오랜 고통과 슬픔을 제대로 알고 지금 이런 결정을 한다는 건가, 라고 묻고 싶다.. 요컨대 이 사안이 단지 일본에 대한 공부와 정보의 적고 많음에서 연유하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물론 강제징용 노동자(징용공) 재판과 화해치유재단 해산을 비롯해 여러 논쟁점에 대해 당연히 일본도 할 말이 있을 것이다. 그 과정에서 한국 측의 대처가 매끄럽지 못한 면도 분명 있었고, 일본으로서는 수용하기 쉽지 않은 사안도 당연히 있었으리라. 그건 한국의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며, 한국의 관점에서는 도저히 수용하기 힘든 것들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 그 의견 차이는 끝끝내 공식적인 대화와 문제제기, 때로는 물밑 협상, 중재에 의한 노력을 통해 좁혀져야 한다. 서운하면 당연히 비판할 수도 있고, 그 과정 자체도 협상과 대화의 일종이리라. 


그러나 이번 아베의 행동은 그 선을 완전히 넘었다. 한국의 핵심산업과 연관된 수출 규제를 들고 나온 건 근본적 도발이며, 전쟁하자는 선언에 다름 아니며, 우리에게 굴종하라는 협박이 아닌가.(말바꾸는 옹색함을 보라)..한마디로 말해, 자신이 원하는 대로 상대방이 따라오지 않는다고 위협하며 깽판을 치는 격이다..


“강제징용 판결과 관련해 한국이 일본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제안을 했다고 해서 일본 정부가 징용 문제와 관계없는 무역을 보복 수단으로 가지고 나온 것은 일본이 중시해온 자유무역의 이념을 손상하는 것” 이라는 마이니치 신문의 견해에 동의한다.. 적어도 최근의 이 엄청난 분쟁사태의 원인은 일본에게 있는게 분명하다.. 어설픈 양비론에 빠지지 말고, 핵심 원인에 대해 정확하게 따져야 한다..



이웃나라를 혐오하는 크고 작은 시위가 늘상 벌어지고 그 나라를 혐오하는 서적들이 베스트셀러가 되어 서점의 가판대에 따로 진열되어 있다는 사실 자체가 이웃나라에 대한 전도된 콤플렉스와 뒤틀린 심리를 여실히 보여주는 예다. 


페친의 표현대로 “세계 어느 나라에 대형서점이 특정 국가를 혐오한다는 책들만 모아 서가 하나를 할당해놓은 사례가 있는가?” 그건 비판과 문제제기 차원이 아니라 저열한 혐오 그 자체다. 다른 나라도 아니고 자국의 식민지 지배, 폭력과 학살, 억압과 탄압의 대상이 되었던 바로 그 나라다. 최소한의 염치와 부끄러움, 양심이 있다면 이런 일이 벌어져서는 안된다. 


나는 이 사실만으로도 일본사회의 가장 정점에 있는 리더인 아베가 한국에 마음을 다해 사죄하며 재발 방안을 확실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이 엄청난 갈등과 대립의 역사를 넘어 친구가 될 수 있는 그 좁은 길이 열리지 않을까.. 아베에게는 그런 생각이 전혀 없는듯하다.. 그건 한반도와 동아시아 역사의 불행이다.. 그 불행에 지혜롭게 의연하게 대처하는 게 우리의 몫일테다.. 설사 아베가 계속 이런 불행한 길을 선택하더라도, 일본의 내 소중한 친구들과 평화와 우정을 향한 길을 한 발 한 발 내딛고 싶다..


■ 권 성우

15aaa97562bbdb94fd0f19a4ddff11ba_1628557631_321.png

숙명여자대학교 한국어문학부 교수
저서로 <<비정성시를 만나던 푸르스름한 저녁>>, <<낭만적 망명>>, <<비평의 고독>>, <<비평의 매혹>> 등이 있다.

나이 들면 뭐가 중헌디?

댓글 0 | 조회 445 | 14시간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성인에게 일주일에 최소 150분 이상 중등도 강도의 운동을 할 것을 권장한다. 또 근력 운동과 균형 운동은 적어도 일주일에 두 번… 더보기

장 건강을 회복하기 위한 식습관과 운동

댓글 0 | 조회 852 | 5일전
1. 장 건강을 회복하기 위한 식습관장이 회복되기 위해서 노력을 해야 하며, 약 66일간만 노력하면 습관이 들어 (뇌 습관 회로가 바뀜), 쉽게 평생 좋은 식습관… 더보기

선거와 이미지

댓글 0 | 조회 280 | 10일전
“정치는 국민의 마음을 읽는 예술이다”라고 표현할 수 있다. 그렇게 볼 때 지난 4월10일 한국의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민주당은 58%의 국민 속에 자리를 잡았고 … 더보기

가스 안전에 관하여

댓글 0 | 조회 303 | 2024.05.15
안녕하세요, 넥서스 플러밍의 김도형입니다. 오늘은 뉴질랜드에서의 가스 에너지 사용 및 관련 안전 지침에 대해 말해보고자 합니다.뉴질랜드는 주요 에너지원 중 하나로… 더보기

멀어도 멀지 않은 길

댓글 0 | 조회 140 | 2024.05.15
스페인에서 온 연인의 범어사 템플스테이그런 길이 있다.분명 긴 시간을 내야만 도착지에 이를 수 있는 길인데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설레고 기다려지는 길.길에 오르기 시… 더보기

종자

댓글 0 | 조회 123 | 2024.05.15
시인 최 재호울음 그친 하늘이 다시 내게로 온다짓눌렸던 평온을 쓰다듬어희망의 늦잠을 깨우며거리엔 청소 끝난 하수를 흘려 보내듯그 눈물로 긴 여정 끝의 내 더러운 … 더보기

알고 나면 속 시원한 학생비자

댓글 0 | 조회 474 | 2024.05.15
뉴질랜드에서 학업을 시작하고자 하면, 그에 걸 맞는 비자상태를 득한 상태에서 가능하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상황에 접하게 되는 순간, 소위 … 더보기

Pink Shirt Day

댓글 0 | 조회 504 | 2024.05.15
2024년 5월17일(금요일)은 핑크셔츠데이(Pink Shirt Day) 입니다. 핑크셔츠데이는 뉴질랜드에서 일어나는 괴롭힘을 근절하고자 만든 날입니다. 뉴질랜드… 더보기

잔인한 5월

댓글 0 | 조회 450 | 2024.05.15
‘그니까요 쌤~ 제가 자~알 알아 들었다니까요~ 잔소리는 이제 그마~~안~~’누가 선생이고 누가 학생인지 헷갈릴 정도로 Y의 목소리는 평온했습니다. 이미 이렇게 … 더보기

유익균을 늘리고 유해균을 억재하는 식사와 생활 습관

댓글 0 | 조회 861 | 2024.05.14
1. 유익균이 좋아하는 음식과 습관들유익균은 주로 섬유질을 좋아한다. 유익균은 섬유질을 분해하여 다른 좋은 물질들을 만드는 일을 한다. 충분한 섬유질을 먹지 않으… 더보기

두 죽음의 방식: 홍세화와 서경식

댓글 0 | 조회 530 | 2024.05.14
▲ 왼쪽부터 고 홍세화 장발장은행장, 고 서경식 일본 도쿄경제대 명예교수. 한겨레 자료사진지난 4월20일 오후에는 2023년 12월18일 세상을 뜬 재일 디아스포… 더보기

우리 명상은 철저한 내공

댓글 0 | 조회 155 | 2024.05.14
명상에는 크게 외공(外功)과 내공(內功)이 있습니다. 외공이란 기운을 밖으로 발산해서 무술을 하거나, 병을 고치거나 하는 것으로서 기공(氣功)은 거의 다 외공입니… 더보기

쓰레기통을 내어 놓다가

댓글 0 | 조회 945 | 2024.05.14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고양이 발걸음도 들리려는 밤쓰레기통 내어 놓다가밤하늘이 고와그대로 먼 길 떠나한 사흘쯤 걸어얼기설기 사립문발끝걸음 들어서면토방에 놓인 신발 … 더보기

지출 내역 절약하기

댓글 0 | 조회 402 | 2024.05.14
사업을 운영하는 것은 항상 특정 비용 또는 ‘지출’을 발생시키는 것을 의미합니다.큰 규모의 가족 사업이건 소규모 신생 기업이건 비용, 경상비 및 공급업체 청구서가… 더보기

아이가 밥을 잘 먹지 않고 잔병치레가 잦나요?(1)

댓글 0 | 조회 171 | 2024.05.14
일반적으로 허약아란 몸이 야위고 자주 잔병치레를 하며, 힘이 없고 밥을 잘 먹지 않으며, 매우 신경질적인 아이를 말한다. 하지만 겉보기에는 튼튼하지만 물렁물렁한 … 더보기

건강을 위해 맨발로 걷는다

댓글 0 | 조회 435 | 2024.05.11
‘한 번도 안 해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해본 사람은 없다’는 신발을 벗고 맨발로 걸어 본 사람들의 이야기다. 맨발걷기에 좋은 계절인 4-5월을 맞아 전국 … 더보기

박노자 “성공만 비추는 한국식 동포관, 숨은 고통과 차별 외면”

댓글 0 | 조회 892 | 2024.04.24
▲ 노르웨이 오슬로대 인문학부 교수이자 귀화한 러시아계 한국인인 박노자(48) 교수2001년 러시아에서 한국으로 귀화한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대 인문학부 교수에게… 더보기

4월

댓글 0 | 조회 333 | 2024.04.24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까까머리 학창시절에나는 4월에서야 겨울 내복을 벗었다입은 내복이 덥다고 느껴질 때교회친구 여자아이들은흰 카라에 학교 뱃지 빛나는목련처럼 예쁜… 더보기

강화된 워크비자와 무슨 상관?

댓글 0 | 조회 1,675 | 2024.04.24
일요일이었던 지난 4월 7일, 이민부는 전격적인 발표를 통하여 워크비자와 관련된 이들을 큰 혼란에 빠뜨렸습니다. 주말이지만, 어쩔 수 없이 제게 연락을 준 분들도… 더보기

척추가 튼튼해야 건강이 유지됩니다

댓글 0 | 조회 556 | 2024.04.24
일상생활에서 어떤 특정한 동작을 할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몸을 어떻게 움직이는 것이 좋은 지 생각하지 않고 무심코 행동하는 편이다. 사소한 것 같지만 이렇게 몸을… 더보기

어떤 종이컵 모닝커피

댓글 0 | 조회 656 | 2024.04.24
이른아침 부지런히 외출준비를 서두른다.평소에는 아침을 거르고 점심을 겸해서 느직히 아점을 먹는다. 그런데 꾸역꾸역 밥을 먹으려니 고역이었다. 빈 속으로 나갈수 없… 더보기

공부가 나를 망쳤다 2

댓글 0 | 조회 457 | 2024.04.24
지난 시간엔 사회학자 엄기호님의 글을 바탕으로 맹목적이고 성적지향적인 공부가 우리 학생들에게 장기적으로 미치는 부정적이 영향에 대해 이야기 해 보았습니다. 간략하… 더보기

내 사랑으로 네가 자유롭기를

댓글 0 | 조회 213 | 2024.04.24
엄마와 딸의 춘천 청평사 템플스테이이영미 씨에게 춘천 청평사는 첫사랑 같은 절이다.서울에서 엄마이자 아내, 직장여성으로바쁘게 살아가는 영미 씨는스무 살, 성년이 … 더보기

은퇴를 위한 이주 선택 안내서

댓글 0 | 조회 1,302 | 2024.04.23
은퇴를 앞두고 뉴질랜드로 이주를 계획하고 계시나요? 가족과 재결합 또는 새로운 곳에서 새출발을 꿈꾸신다면 알맞은 비자를 신청하고 안정적으로 이주할수 있도록 미리 … 더보기

리커넥트 “Care to Self-care?” 멘탈헬스 프로젝트 보고

댓글 0 | 조회 256 | 2024.04.23
지난 4월9월 부터 4월11일까지, 리커넥트에서 “Care to Self-care?” 정신건강 프로젝트를 Henderson High school에서 진행하였습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