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젊은날의 초상 2부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나의 젊은날의 초상 2부

hanok2sell
0 개 1,963 여실지

그의 제안을 외면하려 작정하고 헤어졌지만 집으로 돌아와 며칠밤 잠을 이루기 힘들 정도로 고민과 갈등에 휩싸였다.


곧 졸업을 하고 사회에 발을 디딜 준비를 해야할 시기에 말도 안되는 짓을 한다는 생각과 시대의 흐름을 외면해서는 안된다는 감상적인 이끌림 사이에서 번민의 시간을 보냈다.


머리속으로는 잘난체 그만하고 부모님 생각하고 현실을 직시하라 말하지만 내 가슴은 젊은시절 뜨거운 피를 억지로 식히려 하지마라! 현실과 타협말아라!


인생 한번 살지 두번사는가? 맞아죽더라도 큰 칼에 맞아죽자! 라고 속삭였다. 사실 처음부터 예상은 했지만 결국 나는 가슴이 당기는대로 행동을 옮기기 시작했다. 


마음먹고 나니 뒤돌아 보지 않는 내 성격대로 단순하게 화끈하게 가자고 스스로 다짐했다. 


아슬아슬하고 위태로운 시간과 결단의 순간이었다.


대책없이 저지르고 보는 무모함이 나의 단점이자 장점이기도 하다고 스스로 자책을 하지만 그러나 지금 생각해보면 두말할 필요도 없이 잘한 선택이었다.


일주일후 이번에는 내가 먼저 연락을 하고 그를 만났다. “일을 합시다 내가 할수 있는 만큼 돕겠다” 더이상 말은 필요가 없었다.


그와 나는 그날  밤새도록 술잔을 기울이며 형제의 우애와 동지의 맹세를 서로 나누었다.


스물넷 피끓는 청춘의 열정이 폭팔하기 직전에 그를 만났고 내 열정을 쏟아부을 마당이 펼쳐진것이다.


선거때 까지는 최선을 다하고 그 이후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면 된다는 스스로의 합리적 명분을 만들어 놓고 더이상 갈등은 허공에 날려버렸다.



그날이후 나는 거의 매일 그와 함께 많은 시간을 보냈다.  첫날에는 그가 존경하는 재야인사이자 멘토인 김상찬선생을 만났다.(지금은 고인이 되셨다)


선생은 온화한 미소와 넉넉한 덕담으로 우리를 따뜻이 맞아주었고 식사후 차를 마시면서 그의 젊은시절 군부독재와 투쟁하던 시간들과 중앙정보부에서 고문받던 일들 그리고 현재 부산 재야운동 확장의 필요성을 국어선생님처름 편안하게 / 담담하게 말씀하시던 모습이 생생하다.


그 이후 지금도 지역에서 활동하고 계시는 시민운동의 대부 배다지선생, 한겨레 연구소 전갑수씨 등을 만나고 인사를 나누었다.


그 중에서 특이하게 기억이 나는 사람들이 있는데 전홍과 정판사라 불리는 두사람이다.


전홍은 주로 노동집회에서 투쟁을 했고 현장에서는 항상 전위에 섰던 인물이다 . 체격이나 인상이 무척 강인해보였고 대화중에도 강직하고 원칙적인 성격이 드러났다.


전해지는 말로는 그 당시 노무현 변호사가 울산 현대조선 파업현장에서 연설을 마치고 내려올 때 그가 직접 뺨을 때렸다는 말을 선배로부터 들었다. (지금 부터 그를 선배라 부르겠다)


그가 뺨을 때린 이유는 “노무현당신이 언제부터 노동운동을 했다고 갑자기 언론의 스포트를 받고 노동운동의 스타가 되서 현장을 휘젓고 다니는가?”  


그 모습이 아니꼬웠던것이다. 분위기로 보면 노동운동의 한참 선배격인 자신들과 인사도 하고 서로 소통을 해야 하는데 노무현 성격이 어디 그럴수가 있겠는가? 아마도 정의감에 불타올라서 들소처름 달리기만 했을것이라 생각된다.


그래서 전홍이 총대를 메고 손을 봤던 모양이었다. 지금은 황당한 소식이지만 그 당시는 이런일들이 통하던 시절이었다.


그를 만났을 때 이 사건에 관한 사실관계를 물어봤지만 그는 단순히 인정만하고 자세한 설명은 피해버렸다. 


또 한사람은 정판사라 불리는 인물인데 그의 이름을 제대로 아는사람이 드물었고 사는 곳도 분명하지 않은 미스테리한 인물이었다..


직업은 노동자였지만 흥미롭게도 일반판사 못지않게 법률에 관한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었다. 일부러 법에 대해 물어보면 막히지않고 형법 몇조 몇항 조문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곤했다. 그래서 우리는 그를 정판사로 기억한다.


겉으로 보면 옆집의 사람좋은 형처럼 친절하고 따뜻했다.


그러나 시위현장에서는 성난사자처럼 물불을 가리지 않았고 나중에는 CNN뉴스에 인터뷰한 것으로 유명해지기도 했다. 물론 통역의 힘으로 진행되었다.


아쉬운 것은 그분 스타일이 좀 촌스럽다는것인데 인터뷰 당시에도 거의 노숙자 수준의 몰골이라 주변사람들이 한국인 이미지 손상을 걱정했던 기억이 난다.


CNN 리포터가 왜 그를 선택 했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해맑은 미소와 함께 그의 모습이 전세계로 전파 되었다.


 부산대학 후문에서 아랫쪽으로 100미터 정도 내려오면 오른편 상가 2층에 최후통첩이라는 카페가 있었다. 


그 곳이 선거캠프가 만들어질 장소였다. 카페주인이 선거출마자여서 영업을 중단하고 캠프 사무실로 사용하기로 정해졌다.


최후통첩은 일반적인 영업보다는 학생들의 연극 무대가 되기도 하고 통기타 공연장으로 연출되기도 한 지역의 문화공간 역할을 톡톡히 하던 명소였다.


그래서 그런지  사무실 곳곳에 무대 소품들이 눈에 띄었다.


같이 일하게 될 동지들과 인사를 나누고 앞으로 일정에 대해 간단한 조율과 각자 역할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주로 홍보/조직/ 본부 정도로 캠프를 편성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내 역할은 그날저녁 후보자와 만나서 함께 결정하자는 말을 선배에게서 들었다.


부산대 근방에서 유명한 맛집중 하나가 우리터라는 파전집인데 그집 주인이 해병대 출신이라는 소문과 주인아저씨가 과묵해서 몇년을 단골로 다녀도 아저씨와 깊은 대화를 해 본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알려져 있었다.  주인이 바뀌었는지 모르겠으나 아마 지금도 여전히 오픈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7시쯤 우리터에서 나와 선배, 후보자 이렇게 셋이 만났다.


후보자는 눈매가 깊고 체격이 좋았고 정장차림이라 그런지 나이가 좀 들어보였다. 그리고 그의 호탕한 웃음은 사람들을 편안하게 만들었다.


막걸리와 파전을 곁들여 저녁식사겸 잔을 들었다.


세사람 모두가 술을 좋아하는 주당들이라 첫 만남인데도 꽤 오랜시간을 우리터에서 함께 보냈다.


술자리가 마무리되고 근처 커피숖에서 그는 사뭇 진지하고 무거운 색깔로 처음으로 그의 생각과 계획을 펼쳐놓았다.


이어서 그는 나에게 수행을 부탁했다.  후보자와 24 시간을 거의 같이 움직이자는 제안이었고 나는 별 망설임없이 동의했다.


그리고 다음주 주말에 서울에서 공천심사가 있으니 같이 갈 수 있겠냐고 물어왔고 그 자리에서 나는 흔쾌히 승낙을 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공천심사는 형식적 절차이고 제정구선생/ 문익환목사와 그리고 재야인사들과의 교류가 목적이라 설명했다. 어쩌면 김대중선생을 만날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선배가 귀뜸을 해줬다.


이름만 들어도 당대의 거물들이라 나는 설레는 마음으로 일주일을 기다리고 있었다.

 


계속3부..

박노자 “성공만 비추는 한국식 동포관, 숨은 고통과 차별 외면”

댓글 0 | 조회 752 | 9일전
▲ 노르웨이 오슬로대 인문학부 교수이자 귀화한 러시아계 한국인인 박노자(48) 교수2001년 러시아에서 한국으로 귀화한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대 인문학부 교수에게… 더보기

4월

댓글 0 | 조회 257 | 9일전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까까머리 학창시절에나는 4월에서야 겨울 내복을 벗었다입은 내복이 덥다고 느껴질 때교회친구 여자아이들은흰 카라에 학교 뱃지 빛나는목련처럼 예쁜… 더보기

강화된 워크비자와 무슨 상관?

댓글 0 | 조회 1,309 | 9일전
일요일이었던 지난 4월 7일, 이민부는 전격적인 발표를 통하여 워크비자와 관련된 이들을 큰 혼란에 빠뜨렸습니다. 주말이지만, 어쩔 수 없이 제게 연락을 준 분들도… 더보기

척추가 튼튼해야 건강이 유지됩니다

댓글 0 | 조회 433 | 9일전
일상생활에서 어떤 특정한 동작을 할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몸을 어떻게 움직이는 것이 좋은 지 생각하지 않고 무심코 행동하는 편이다. 사소한 것 같지만 이렇게 몸을… 더보기

어떤 종이컵 모닝커피

댓글 0 | 조회 547 | 9일전
이른아침 부지런히 외출준비를 서두른다.평소에는 아침을 거르고 점심을 겸해서 느직히 아점을 먹는다. 그런데 꾸역꾸역 밥을 먹으려니 고역이었다. 빈 속으로 나갈수 없… 더보기

공부가 나를 망쳤다 2

댓글 0 | 조회 379 | 9일전
지난 시간엔 사회학자 엄기호님의 글을 바탕으로 맹목적이고 성적지향적인 공부가 우리 학생들에게 장기적으로 미치는 부정적이 영향에 대해 이야기 해 보았습니다. 간략하… 더보기

내 사랑으로 네가 자유롭기를

댓글 0 | 조회 174 | 9일전
엄마와 딸의 춘천 청평사 템플스테이이영미 씨에게 춘천 청평사는 첫사랑 같은 절이다.서울에서 엄마이자 아내, 직장여성으로바쁘게 살아가는 영미 씨는스무 살, 성년이 … 더보기

은퇴를 위한 이주 선택 안내서

댓글 0 | 조회 1,172 | 2024.04.23
은퇴를 앞두고 뉴질랜드로 이주를 계획하고 계시나요? 가족과 재결합 또는 새로운 곳에서 새출발을 꿈꾸신다면 알맞은 비자를 신청하고 안정적으로 이주할수 있도록 미리 … 더보기

리커넥트 “Care to Self-care?” 멘탈헬스 프로젝트 보고

댓글 0 | 조회 212 | 2024.04.23
지난 4월9월 부터 4월11일까지, 리커넥트에서 “Care to Self-care?” 정신건강 프로젝트를 Henderson High school에서 진행하였습니다… 더보기

열흘 붉은 꽃 없다

댓글 0 | 조회 122 | 2024.04.23
시인 이 산하한 번에 다 필 수도 없겠지만한 번에 다 붉을 수도 없겠지.피고 지는 것이 어느 날 문득득음의 경지에 이른물방울 속의 먼지처럼보이다가도 안 보이지.한… 더보기

동종업계 이직제한

댓글 0 | 조회 1,122 | 2024.04.23
고용재판의 절대 다수는 피고용인이 고용주를 고소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가끔씩 고용주가 피고용인을 고소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동종업계의 이직을 제한하는 동종업계 이… 더보기

장내 미생물과 질병의 연관성

댓글 0 | 조회 225 | 2024.04.23
장내 미생물이란 사람의 장에 살고 있는 모든 미생물계를 말한다. 장내 미생물들은 박테리아류, 곰팡이류, 바이러스류 및 기타 단세포 기생 미생물들을 지칭한다. 그러… 더보기

단전관리 하는 법

댓글 0 | 조회 97 | 2024.04.23
호흡을 하면서 늘 단전관리를 해 주세요. 단전관리를 못하면 밑 빠진 독에 물 붓듯 명상을 오래 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돈을 아무리 많이 벌어도 보관할 곳이 없어 … 더보기

걷기, 달리기, 자전거 타기 등

댓글 0 | 조회 494 | 2024.04.20
팻 분(Pat Boone)의 감미로운 노래 ‘April Love(4월의 사랑)’를 듣고 싶은 4월(April)이 찾아왔다. 1957년 미국 폭스(Fox)사 영화 … 더보기

로렐라이의 선율과 제주 4·3

댓글 0 | 조회 170 | 2024.04.10
▲ 영화 ‘비정성시’ 포스터지난해 출간된 현기영 작가의 장편소설 ‘제주도우다’에는 제주 4·3 시절 산에 올라 투쟁에 나섰던 청년들이 부르던 노래가 소개된다. 이… 더보기

공부가 나를 망쳤다

댓글 0 | 조회 361 | 2024.04.10
공부를 하라고 해서 공부만 했는데, 과연 그것이 정답일까? 정말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어릴적 부모님을 따라 친척들이 모이는 자리에 가기라도 하면 듣고 … 더보기

그 곳에 있었다 - 부처님도, 우리 마음도

댓글 0 | 조회 140 | 2024.04.10
경주 남산 용장골 ~ 연화대좌 순례용장골에서 설잠 스님(매월당 김시습)용장골 골 깊으니 茸長山洞窈오는 사람 볼 수 없네 不見有人來가는 비에 신우대는 여기저기 피어… 더보기

비자 심사 지연엔 다 이유가 있었네

댓글 0 | 조회 1,614 | 2024.04.10
본국 외의 그 어느 국가를 방문하더라도 반드시 체크해야 하는 것이 Visa(또는 국가에 따라 Permit)입니다. 영구한 거주를 가능하게 해 주는 영주권도 비자이… 더보기

이번달 수도요금이 너무 많이 나왔어요!

댓글 0 | 조회 1,181 | 2024.04.10
안녕하세요. 넥서스 플러밍의 김도형이라고 합니다. 저희는 전문 플러머 회사로서, 물 문제와 관련하여 고객님들로부터 다양한 문의를 받고 있습니다. 지난 달에도 예외… 더보기

시인

댓글 0 | 조회 171 | 2024.04.10
시인 :파블로 네루다전에 나는 고통스러운 사랑에 붙잡혀인생을 살았고, 어린 잎 모양의 석영 조각을소중히 보살폈으며눈을 삶에 고정시켰다.너그러움을 사러 나갔고, 탐… 더보기

축기의 비결

댓글 0 | 조회 163 | 2024.04.10
* 제가 단전호흡을 할 때, 계속 비운다고 생각하면 편안한데요. 단전에 축기를 한다고 생각하면 굉장히 답답해지거든요. 더 안 되는 것 같고요. 그래서 이렇게 했다… 더보기

마이너스 인생 살아가기

댓글 0 | 조회 925 | 2024.04.09
개념적으로 마이너스 인생이라고 하면 경제적으로 적자만 기록한 인생, 빚진 인생, 목표한 바를 이루지 못하고 헛되이 보낸 인생 등으로 이해하기 쉽다. 그러나 여기서… 더보기

기억에서 지우고 싶은 아픈 기억에 마주했을 때

댓글 0 | 조회 421 | 2024.04.09
우리가 일상을 살아가다보면 예기치 않게 충격적인 사건을 마주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엄청난 사건을 현장에서 경험했거나 목격했다면 사람들은 공포와 고통을 느끼고 우… 더보기

현대인의 심리 불안, 대추차가 좋아요

댓글 0 | 조회 209 | 2024.04.09
최근 한방의 질병 예방 및 치료 효과가 부각되면서 주위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한약재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남용이나 오용의 위험이 상대적… 더보기

장내 미생물총과 유전

댓글 0 | 조회 185 | 2024.04.09
장내 미생물, 사람의 체내 세포수보다 더 많은 생명체들, 사람의 유전자 정보보다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는 존재. 제2의 뇌라 불리우는 곳에 사는 제2의 나,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