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식처 앞의 꽃다발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커넥터
Roy Kim
차자명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안식처 앞의 꽃다발

0 개 2,172 조병철

지에 그룹의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이날은 여기서 공원묘지 가이드 투어가 있는 날이다. 지역신문에 광고가 났으며 참가비를 지불해야 하는 이색 묘지 투어다. Waikumete 공원묘지는 도시 한복판에 자리한 오래된 곳으로 알려진다. 드넓은 구릉지에 잘 구획된 묘지 조성으로 정결함이 느껴진다. 참석 인원들은 안내자를 따라 묘지를 찾아다니며 이에 관해 얘기를 듣는 여정이다. 안내자의 설명은 구성지지는 않지만 묘지 주인을 설명하는 데 열중이다. 고인의 생전에 있었던 애틋한 사랑 얘기를 들려주는가 하면, 희대의 사건으로 얼룩진 살인에 관한 얘기는 사뭇 흥미롭다. 먼 미국에서 화려한 삶을 마치고 이곳에 묻힌 이의 뉴질랜드와의 인연 얘기도 들을만 하다. 이런 얘기는 주로 신문에 보도되었던 내용으로 안내자가 발굴해 낸 것들이다. 수십년 지난 후에 인연이 없는 일단의 그룹들이 모여 고인의 지난 얘기를 듣는 것이 이채롭다. 


오래전 유럽으로 주말농장 운영사례를 조사하기 위해 단체여행 때의 경험이다. 관광회사를 통한 단체여행으로 파리의 신규 특급호텔에 짐을 풀었다. 이 호텔은 지은지가 얼마되지 않아 객실의 여유가 있어 단체 여행객을 받고 있는 고급호텔이었다. 각종 부대시설과 식단 나무랄게 없는 일류로 보인다. 아침에 창문을 열어 보니 놀라운 광경이 눈 앞에 다가온다. 공원묘지의 무덤이 즐비하다. 특급호텔에서 맞이하는 상쾌한 아침에 접하게 되는 어색한 광경은 또 다른 충격이었다. 컬쳐 쇼크로 받아들여야겠지만 그 당시의 충격은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필자의 고향에서는 마을에서 아주 멀리 외딴 산지에 공동묘지가 자리한다. 하지만 서양문화권의 생활 주변에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쉽게 묘지를 발견하게 된다. 


e13cad461d413231015613a6dbdcca77_1608596750_3265.jpg
 

대부문 주변의 공원묘지에서는 묘비석과 함께 많은 꽃 장식을 흔히 접하게 된다. 묘비석이 다양하지만 꽃 장식도 각양각색이다. 묘지를 찾은 가족들이 마련한 말라버린 꽃 다발이 있는가 하면, 화병 속에서 시들어 가는 꽃송이도 있다. 어떤 묘지 앞에는 장미 또는 동백나무가 자라기도 한다. 그런데 울긋불긋하고 화려한 꽃다발도 상당수에 달한다. 이런 꽃다발은 모두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조화로 일년내내 그 화려함을 자랑한다. 아마도 무릉도원에서 편안한 사후를 보내기를 염원하는 가족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어릴 적 조상묘를 찾아 성묘를 하던 기억이다. 초가을 추석 때는 말끔히 벌초한 잔디 위해서 무릅을 꿇었고, 한겨울에는 눈 덮인 잔디 위에 언손을 모았던 기억이다. 이런 필자의 행동은 어머님의 가르침으로 이루어 졌다. “뒷산에 올라가면 묘지가 몇 개 있는데, 어느 묘는 증조 할아버지 묘이니 제일 먼저 찾아 뵙고 그 다음에는 할아버지 할머니 묘를, 이런 순서로 절은 하고 오너라. 나이가 어리고 너 혼자 성묘를 가니 제수는 준비하지 안해도 된다. 그 대신 주변에서 작은 소나무 가지를 잘라 묘지 앞에 놓고 공손히 절을 하도록 해라.” 그 당시 어린 나에게는 납득이 가는 설명은 아니었지만 누가 성묘를 마쳤는지를 알려주는 징표라 했다. 얼마지나지 않아 봄이 되어 진달래 꽃을 찾아 가던 길에 묘지 앞에서 붉게 변한 소나무 가지를 다시 만날 수 있었다. 



성년이 되어 제사 때 만났던 큰집 형님께서는 필자한테 이런 질문을 주셨다. “묘지 앞에 꽃나무를 심고 싶은데 어떤 것이 좋겠는가?” 척박한 마사토로 이루어져 묘지 주변에 꽃나무는 적절치 않아 보였다. 아버님은 할아버지 묘소 양옆에 향나무를, 사촌 형님께서는 철쭉 두 그루를 큰아버지 묘소 앞에 심은 것을 확인 할 수가 있었다. 바쁜 일상이지만 묘소를 찾는 이는 어디에서나 볼 수가 있다. 살아가는 생활 공간에서 가까이에 묘소가 있게되면 쉽게 찾을 수 있겠지만 좀 멀다면 그리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고인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는, 나를 돌아보는 포즈의 순간을 마련하는 힐링의 시간을 갖게 된다. 고인을 위해 아니 기리는 이를 위해 한 송이의 꽃이든, 한다발의 꽃바구니이든 손에 들리게 마련이다. 

 

우리의 저녁 식탁에서도 한 송이의 장미를, 한 줌의 프리지어를 마련하기도 한다. 또는 좀 오랜동안 변함이 없으라고 조화로 장식하기도 한다. 모든게 주인의 취향에 따른 선택이 될 것이다. Waikumete 공원묘지에서 만났던 화려한 플라스틱 조화의 놀라움은 아주 오랫동안 가시지 않는다. 고인의 간곡한 부탁이 아니라면 굳이 그런 화려한 장식이 필요할까하는 생각도 든다. 누구나 사후에는 항상 꽃이 만발한 곳에서의 안식을 그리기도 할 것이다. 사시사철 꽃이 피고지는 그런 곳을 염원할 것이다. 하지만 사계절 내내 피는 꽃을 그리는 것은 우리 인간들의 과욕이 아닐는지. 하기야 영생을 기리는 사후세계를 그리기도 하겠지만 말이다. 젊은날 부산의 어느 까페에서 나누었던 생화와 조화 대한 아주 긴 이야기가 생각난다.

매력만점의 은퇴부모 투자이민

댓글 0 | 조회 638 | 12시간전
COVID-19 팬데믹으로 말미암아 탄생한 특별 영주권제도를 통하여 영주권을 받게 된 분들로부터 근래 들어 자주 듣게 되는 질문이 있습니다.“제가 코로나로 영주권… 더보기

호주 뉴질랜드 의대 합격의 분기점: 지금 점검해야 할 시기

댓글 0 | 조회 359 | 12시간전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 AI안녕하세요? 뉴질랜드, 호주 의치약대 유학, 입시 및 중고등학교 내신관리 전문 컨설턴트 크리스틴입니다. 현재 유학생… 더보기

연주 씨의 카드

댓글 0 | 조회 200 | 12시간전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지적 장애를 가진 연주 씨는 부모와 함께예배에 한 번도 빠짐이 없는 아가씨입니다연주 씨네 집이 이사하여 심방예배를 드리러 갔습니다성탄절이 가… 더보기

2026년 통과된 고용관계법 개정안

댓글 0 | 조회 273 | 14시간전
고용시장의 유연성을 증가시키고 피고용인들에게 유리하게 작동하는 고용분쟁 시스템 구조를 더 공정하게 만들고, 피고용인들의 부적절한 행동을 억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 더보기

‘취미’와 ‘문제’의 경계선

댓글 0 | 조회 115 | 14시간전
- 갬블링 위험 신호 점검뉴질랜드에 거주하는 한인들에게 갬블링은 생각보다 가까운 여가 활동이다. 주말에 친구들과 스포츠 결과를 예측하거나 여행 중 카지노를 방문하… 더보기

개똥걱정 말똥걱정

댓글 0 | 조회 94 | 14시간전
1898년 뉴욕에서 세계 최초의 국제 도시계획 회의가 열렸다. 하지만 전 세계의 전문가들이 모였음에도 답을 찾지 못했다. 산업이 발달하고 물동량이 늘어나자 말(馬… 더보기

6편 – MH370: 사라진 하늘

댓글 0 | 조회 100 | 15시간전
“비행기는 사라졌지만, 그 안에 있던 ‘어떤 것’은… 여전히 살아 있다.”프롤로그 - 2014년 3월 8일, 새벽 1시 21분쿠알라룸푸르 관제탑.레이더 화면에서 … 더보기

오클랜드대 각 의료계열 최신 입시 정보 및 선발기준 (의대, 약대, 검안대, 영상…

댓글 0 | 조회 187 | 19시간전
이번 칼럼에서는 오클랜드대 각 의료계열 최신 입시 정보에 대해 다뤄보고자 합니다. 아래는 2026년 오클랜드 의료계열 입시 기준 Dean’s Determinati… 더보기

병보다 무서운 간병비

댓글 0 | 조회 776 | 4일전
고려 말기의 명장인 이성계(李成桂)가 1392년 조선(朝鮮)을 건국한 이래 1910년 멸망할 때까지 518년 동안 조선은 총 27명의 왕을 배출했다. 조선 시대 … 더보기

오클랜드대 의료계열 입시 통계 총정리 (의대 약대 검안대 등)

댓글 0 | 조회 436 | 6일전
이번 칼럼에서는 최근 2년 (2025년, 2026년) 오클랜드대 의료계열 입시 통계를 요약해보고자 한다. 2026년 입시는 2025년 지원한 학생들을 뜻하며 20… 더보기

약 처방, 이제는 12개월분까지 처방 받을 수 있다

댓글 0 | 조회 978 | 8일전

올해부터 바뀌는 오클랜드대 의료계열 MMI 면접방식 (의대,약대,검안대 등)

댓글 0 | 조회 807 | 2026.03.12
의료계열 (메디컬) 입시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는 ‘최신 정보’를 알고 정확하게 준비를 하는것이다. 필자는 매년 면접관과 입학사정관을 만나며 최신정보를 수… 더보기

피아노의 영혼

댓글 0 | 조회 243 | 2026.03.11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 AI1994년 뉴질랜드 이민을 준비하면서 마침 딸의 권고로 뉴질랜드 영화 ‘피아노(The Piano)’를 감상하였다. … 더보기

인간의 본질적 문제

댓글 0 | 조회 206 | 2026.03.11
저는 불교의 윤회설을 문자 그대로 믿지 않습니다. 윤회할 주체인 “나”라는 게 일단 본질적 의미에 존재하지 않으며, “나”라는, 인간의 뇌가 만들어내는 인식이 죽… 더보기

히말라야의 그림자 빅풋과 예티는 존재하는가

댓글 0 | 조회 169 | 2026.03.11
어느 겨울밤, 히말라야의 깊은 산속에서 바람이 눈 위를 스쳐 지나간다. 그때 누군가 발자국을 발견한다. 사람의 것보다 훨씬 크고, 그러나 분명 두 발로 걸어간 흔… 더보기

나만의 등불 밝혀 내 마음 찾는 여정

댓글 0 | 조회 141 | 2026.03.11
강진 무위사의 ‘보름달 명상 템플스테이’어둠이 존재함으로 우리는 비로소 빛을 만난다. 추석 보름을 앞두고 차오르던 달빛도 구름에 모습을 감춘 날, 가로등조차 없는… 더보기

뉴질랜드 부동산 등기부등본 (Certificate of Title)은 공신력이 …

댓글 0 | 조회 726 | 2026.03.11
한동안 한국에서는 대규모 전세사기로 인해 뉴스가 떠뜰썩 했었지요. 그것과 관련해서, 혹은 집 구매와 관련하여 사기를 당한 뉴스에서도, ‘한국의 부동산 등기부등본은… 더보기

준다는 것

댓글 0 | 조회 171 | 2026.03.11
시인 안 도현이 지상에서 우리가 가진 것이빈손밖에 없다 할지라도우리가 서로 바라보는 동안은나 무엇 하나부러운 것이 없습니다그대 손등 위에 처음으로떨리는 내 손을 … 더보기

뉴질랜드•호주 의대 입시, 구조적 변화의 흐름

댓글 0 | 조회 342 | 2026.03.11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 AI안녕하세요? 뉴질랜드, 호주 의치약대 유학, 입시 및 중고등학교 내신관리 전문 컨설턴트 크리스틴입니다. 뉴질랜드에서… 더보기

24. 와이아타푸 – 네이피어 바다에 잠든 정령

댓글 0 | 조회 146 | 2026.03.11
* 바다가 노래하던 시절아주 오래전, 지금의 네이피어 해안은 하늘과 바다가 맞닿는 신성한 울림의 장소로 여겨졌다. 그곳에는 사람의 귀로는 들을 수 없지만, 마음으… 더보기

결격 사유를 '면제'로 바꾸는 기록의 재해석 - Waiver

댓글 0 | 조회 370 | 2026.03.10
뉴질랜드에 오래 머물기를 원한다면, 건강 상태와 신원에 대한 확인은 이민 심사의 기본 요건입니다. 대체로 1년을 넘는 체류를 계획하는 경우에는 신체검사가 요청되는… 더보기

그 해 여름

댓글 0 | 조회 173 | 2026.03.10
오래 전 한국에서의 어느 봄, 나는 야트막한 언덕에 집을 짓고 있었다. 그 땐 꽤 외진 곳으로 주변엔 박석처럼 인분이 말라붙어 있는 시금치 밭과, 여러 종류의 채… 더보기

5편 – MK-울트라의 아이들

댓글 0 | 조회 203 | 2026.03.10
“지워진 기억은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새로운 주인을 기다릴 뿐이다.”프롤로그 - 2030년 3월 1일, 네바다 사막 ‘구(舊) 블랙사이트’모래폭풍이 지나가자 … 더보기

SMC 문턱이 나를 위해 낮아지나?

댓글 0 | 조회 617 | 2026.03.10
(부제 : 8월, 신규 영주권 카테고리 도입과 중간시급 완화 대환영)뉴질랜드 이민부는 지난해부터 드문드문 소식을 전하면서 2026년 8월 시행될 SMC기술이민에 … 더보기

오늘 해야 할 일

댓글 0 | 조회 272 | 2026.03.10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점심은 누룽지 섞인 쌀 밥에찬물 말아 오이지 한 조각씩밥 숟가락에 얹어 먹을 수 있기를아내 손끝으로잘 펴서 널어놓은 청바지 걷어 입고햇볕에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