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술 목걸이....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마술 목걸이....

4 3,280 NZ코리아포스트
감기기운이 돌아다닐 때면 미리 약을 먹든가 조심을 하여 몇 년 동안 무사히 잘 넘어가곤 했는데 이번에는 아주 딱 걸려들고 말았다. 거의 초죽음이 됐으니 감기가 이렇게 아프리라곤 상상도 못할 정도였다. 손가락 발가락 마디마디 뼛속까지 쑤시고 아프고... 두꺼운 추리닝을 입고 이불 2개를 덥고 뜨거운 전기장판 위에 누워 있어도 온몸이 오돌오돌 떨렸다. 그렇게 몇날 며칠 동안 꽁꽁 얼어붙은 바닷물 속에 갇혀 있었다.

내 몸은 아파 죽겠는데 아내와 아이들은 음식을 잔뜩 준비하고 있었다. 어머니의 생신이라는 것이다. 웬만큼 아파도 먹을 건 꼬박 챙겨먹는데 이번은 절대 그럴 수가 없었다.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라도 입에서 들여보내주질 않았다.

“어멈도 많이 먹어~ 오늘이 어멈 생일이니까,”

어머니가 말씀하셨다. 어머니의 생일과 아내의 생일은 같은 날짜다. 나와 결혼한 후 아내는 자신의 생일날에 어머니 생신 음식만 준비하며 살아왔다. 우리 집안에서 일 잘하기로 소문났으니 음식 만들고 일하는 것은 모두 아내의 몫이었다. 뉴질랜드로 온 후 몇 년간은 아이들이 엄마 생일상을 차려주어 아내는 호젓한 생일을 보냈는데 어머니가 뉴질랜드로 오시는 바람에 아내의 생일은 또 다시 묻혀버린 것이다.

생일날인데도 일만하는 아내가 너무 가여워 나는 근사한 선물을 준비했다가 주곤 하였다. 한국에서야 출장도 다니고 자주 돌아다니니 선물을 준비하기가 수월했지만 왕가레이 시골에서는 그게 쉬운 일이 아니다. 몇 년 전 외국에 다녀오다가 공항에서 아내의 시계와 목걸이를 사왔다.

아내의 손목에 시계를 채워주면서 단단히 주위를 주었다.

“이거 비싼 거니까 절대 잃어버리면 안 돼.~”

아내는 시간관념이 희박한데다 시계마저 자주 잃어버려 시계를 안차고 다닐 때가 많아 끼니때가 되도 밥 얻어먹기가 힘들 때가 많았다. 정확하게 밥 먹을 시간이 되면 내 뱃속에서는 사발시계가 꼬르륵 꼬르륵 하고 울리는데 밥 줄 아내는 보이지 않으니...

“시계차고 다니면서 끼니때가 되면 잽싸게 와서 밥 좀 챙겨 주라고...”

며칠 후 내 뱃속에서 사발시계가 꼬르륵 꼬르륵 울리고 있는데 밥줄 아내는 소식이 없어 집 안팎으로 찾아 나섰다.

“여보~ 밥 안주고 뭐해~ 아니, 당신 손목에 왜 시계가 없어?”

“저기 풀밭에다 시계를 떨어뜨렸는데...”

아내의 이야기가 풀밭에 가시풀이 보여 삽을 가지고 들어가 가시풀을 자르고 나왔는데 손목에 시계가 없어졌다는 것이었다.

“어느 쪽으로 들어가서 가시풀을 잘랐어? 내가 시계 찾아올게,”

그런데 아내는 가시풀이 보이는 대로 이리저리 풀밭을 헤맸기 때문에 어디로 들어갔다가 어디로 나왔는지 기억을 못하고 있었다. 시계를 찾으려고 풀밭을 온종일 뒤졌는데 이미 소들이 지나다녔고 아내가 워낙 광범위하게 싸돌아다녀 결국 못 찾고 말았다. 아이고, 그 비싼 시계를 한 달도 못 차고 또 잃어버리다니...

그 해 아내의 생일날 나는 사 놓았던 목걸이를 선물 하였다.

“어머, 여보 언제 목걸이를 준비했어, 너무 예쁘다. 다음에 차게 당신이 잘 좀 보관해줘,”

그 후 어머니가 한국에서 오셨고 또 아내는 생일날 음식준비 하느라고 고생을 하고 있었다.

저렇게 어머니 생신을 위해 고생을 하는데 선물이라도 줘야 하는데 준비를 못했으니... 괜히 아내가 안쓰럽고 미안한 마음에 서랍을 뒤져보다가 목걸이 케이스를 발견하였다. 야, 이거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잖아, 다시 선물로 줘도 되겠어. 나는 예쁜 종이로 포장하면서 아내가 전에 받았던 기억을 못하기만 바랬다.

“어머 목걸이가 너무 예쁘네, 당신 언제 준비했어? 다음에 차게 당신이 잘 좀 보관해줘,”

아내는 전혀 기억을 못하고 있었다. 기억력이 나쁜 것이 이렇게 좋을 때도 있을 줄이야...

내가 아픈지가 얼마나 됐냐고 쉰 목소리로 아내에게 물었더니 3주째라고 한다. 요즘은 얼마나 기침을 많이 했는지 목소리도 잘 나오지 않는다. 이불을 뒤집어쓰고 누우니 갈등이 생겼다. 받은 기억을 못하는 마술목걸이를 또 한 번 선물로 줄까 말까? 아직도 새것인데...

ⓒ 뉴질랜드 코리아포스트(http://www.koreapost.co.nz),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예삐 엄마
항상 즐겁게 읽고 있습니다.건강 하세요.
왕하지
감사합니다.

예삐엄마님도 항상 예쁘게 건강하세요~
은하수별
왕하지님이 쓰신 글 읽다가 혼자 낄낄대고 웃을 일 생겨서 행복합니다. 이 순간..

오늘은 아니지만요.. 빨리 나으세요. 그리고 어머님 생일 날이 다가 오면  작은 마님 생일 더 많이 챙겨주시길..
왕하지
은하수별님, 재밋게 읽고 행복하셨다니 감개무량합니다. ㅎㅎ
오늘 모처럼 날씨가 화사로우니 감기가 다 나은듯합니다.
감사합니다.

박노자 “성공만 비추는 한국식 동포관, 숨은 고통과 차별 외면”

댓글 0 | 조회 740 | 8일전
▲ 노르웨이 오슬로대 인문학부 교수이자 귀화한 러시아계 한국인인 박노자(48) 교수2001년 러시아에서 한국으로 귀화한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대 인문학부 교수에게… 더보기

4월

댓글 0 | 조회 247 | 8일전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까까머리 학창시절에나는 4월에서야 겨울 내복을 벗었다입은 내복이 덥다고 느껴질 때교회친구 여자아이들은흰 카라에 학교 뱃지 빛나는목련처럼 예쁜… 더보기

강화된 워크비자와 무슨 상관?

댓글 0 | 조회 1,263 | 8일전
일요일이었던 지난 4월 7일, 이민부는 전격적인 발표를 통하여 워크비자와 관련된 이들을 큰 혼란에 빠뜨렸습니다. 주말이지만, 어쩔 수 없이 제게 연락을 준 분들도… 더보기

척추가 튼튼해야 건강이 유지됩니다

댓글 0 | 조회 427 | 8일전
일상생활에서 어떤 특정한 동작을 할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몸을 어떻게 움직이는 것이 좋은 지 생각하지 않고 무심코 행동하는 편이다. 사소한 것 같지만 이렇게 몸을… 더보기

어떤 종이컵 모닝커피

댓글 0 | 조회 535 | 8일전
이른아침 부지런히 외출준비를 서두른다.평소에는 아침을 거르고 점심을 겸해서 느직히 아점을 먹는다. 그런데 꾸역꾸역 밥을 먹으려니 고역이었다. 빈 속으로 나갈수 없… 더보기

공부가 나를 망쳤다 2

댓글 0 | 조회 366 | 8일전
지난 시간엔 사회학자 엄기호님의 글을 바탕으로 맹목적이고 성적지향적인 공부가 우리 학생들에게 장기적으로 미치는 부정적이 영향에 대해 이야기 해 보았습니다. 간략하… 더보기

내 사랑으로 네가 자유롭기를

댓글 0 | 조회 169 | 8일전
엄마와 딸의 춘천 청평사 템플스테이이영미 씨에게 춘천 청평사는 첫사랑 같은 절이다.서울에서 엄마이자 아내, 직장여성으로바쁘게 살아가는 영미 씨는스무 살, 성년이 … 더보기

은퇴를 위한 이주 선택 안내서

댓글 0 | 조회 1,157 | 9일전
은퇴를 앞두고 뉴질랜드로 이주를 계획하고 계시나요? 가족과 재결합 또는 새로운 곳에서 새출발을 꿈꾸신다면 알맞은 비자를 신청하고 안정적으로 이주할수 있도록 미리 … 더보기

리커넥트 “Care to Self-care?” 멘탈헬스 프로젝트 보고

댓글 0 | 조회 209 | 9일전
지난 4월9월 부터 4월11일까지, 리커넥트에서 “Care to Self-care?” 정신건강 프로젝트를 Henderson High school에서 진행하였습니다… 더보기

열흘 붉은 꽃 없다

댓글 0 | 조회 122 | 9일전
시인 이 산하한 번에 다 필 수도 없겠지만한 번에 다 붉을 수도 없겠지.피고 지는 것이 어느 날 문득득음의 경지에 이른물방울 속의 먼지처럼보이다가도 안 보이지.한… 더보기

동종업계 이직제한

댓글 0 | 조회 1,112 | 9일전
고용재판의 절대 다수는 피고용인이 고용주를 고소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가끔씩 고용주가 피고용인을 고소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동종업계의 이직을 제한하는 동종업계 이… 더보기

장내 미생물과 질병의 연관성

댓글 0 | 조회 221 | 9일전
장내 미생물이란 사람의 장에 살고 있는 모든 미생물계를 말한다. 장내 미생물들은 박테리아류, 곰팡이류, 바이러스류 및 기타 단세포 기생 미생물들을 지칭한다. 그러… 더보기

단전관리 하는 법

댓글 0 | 조회 97 | 9일전
호흡을 하면서 늘 단전관리를 해 주세요. 단전관리를 못하면 밑 빠진 독에 물 붓듯 명상을 오래 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돈을 아무리 많이 벌어도 보관할 곳이 없어 … 더보기

걷기, 달리기, 자전거 타기 등

댓글 0 | 조회 491 | 2024.04.20
팻 분(Pat Boone)의 감미로운 노래 ‘April Love(4월의 사랑)’를 듣고 싶은 4월(April)이 찾아왔다. 1957년 미국 폭스(Fox)사 영화 … 더보기

로렐라이의 선율과 제주 4·3

댓글 0 | 조회 170 | 2024.04.10
▲ 영화 ‘비정성시’ 포스터지난해 출간된 현기영 작가의 장편소설 ‘제주도우다’에는 제주 4·3 시절 산에 올라 투쟁에 나섰던 청년들이 부르던 노래가 소개된다. 이… 더보기

공부가 나를 망쳤다

댓글 0 | 조회 361 | 2024.04.10
공부를 하라고 해서 공부만 했는데, 과연 그것이 정답일까? 정말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어릴적 부모님을 따라 친척들이 모이는 자리에 가기라도 하면 듣고 … 더보기

그 곳에 있었다 - 부처님도, 우리 마음도

댓글 0 | 조회 140 | 2024.04.10
경주 남산 용장골 ~ 연화대좌 순례용장골에서 설잠 스님(매월당 김시습)용장골 골 깊으니 茸長山洞窈오는 사람 볼 수 없네 不見有人來가는 비에 신우대는 여기저기 피어… 더보기

비자 심사 지연엔 다 이유가 있었네

댓글 0 | 조회 1,605 | 2024.04.10
본국 외의 그 어느 국가를 방문하더라도 반드시 체크해야 하는 것이 Visa(또는 국가에 따라 Permit)입니다. 영구한 거주를 가능하게 해 주는 영주권도 비자이… 더보기

이번달 수도요금이 너무 많이 나왔어요!

댓글 0 | 조회 1,178 | 2024.04.10
안녕하세요. 넥서스 플러밍의 김도형이라고 합니다. 저희는 전문 플러머 회사로서, 물 문제와 관련하여 고객님들로부터 다양한 문의를 받고 있습니다. 지난 달에도 예외… 더보기

시인

댓글 0 | 조회 171 | 2024.04.10
시인 :파블로 네루다전에 나는 고통스러운 사랑에 붙잡혀인생을 살았고, 어린 잎 모양의 석영 조각을소중히 보살폈으며눈을 삶에 고정시켰다.너그러움을 사러 나갔고, 탐… 더보기

축기의 비결

댓글 0 | 조회 161 | 2024.04.10
* 제가 단전호흡을 할 때, 계속 비운다고 생각하면 편안한데요. 단전에 축기를 한다고 생각하면 굉장히 답답해지거든요. 더 안 되는 것 같고요. 그래서 이렇게 했다… 더보기

마이너스 인생 살아가기

댓글 0 | 조회 921 | 2024.04.09
개념적으로 마이너스 인생이라고 하면 경제적으로 적자만 기록한 인생, 빚진 인생, 목표한 바를 이루지 못하고 헛되이 보낸 인생 등으로 이해하기 쉽다. 그러나 여기서… 더보기

기억에서 지우고 싶은 아픈 기억에 마주했을 때

댓글 0 | 조회 421 | 2024.04.09
우리가 일상을 살아가다보면 예기치 않게 충격적인 사건을 마주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엄청난 사건을 현장에서 경험했거나 목격했다면 사람들은 공포와 고통을 느끼고 우… 더보기

현대인의 심리 불안, 대추차가 좋아요

댓글 0 | 조회 208 | 2024.04.09
최근 한방의 질병 예방 및 치료 효과가 부각되면서 주위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한약재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남용이나 오용의 위험이 상대적… 더보기

장내 미생물총과 유전

댓글 0 | 조회 185 | 2024.04.09
장내 미생물, 사람의 체내 세포수보다 더 많은 생명체들, 사람의 유전자 정보보다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는 존재. 제2의 뇌라 불리우는 곳에 사는 제2의 나,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