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감과 종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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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감과 종교

0 개 1,670 김지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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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감은 내가 매우 좋아하는 과일이다. 자극적이지 않고 달달하면서도 씹을 때의 식감이 좋아서 가을이면 빼 놓지 않고 사는 과일이다. 단순히 감사하는 맛도 단감처럼 달달하다. 그래서 나는 단순히 감사하는 마음을 단감으로 표현하고 싶다.


그 어느 순간부터 나는 매사에 감사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지내게 되었다. 안 좋은 일일지라도 그 일이 나의 성장을 돕는 일이니 감사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되자 오히려 크게 시험에 들 듯 어려운 일들이 줄지어 일어났다.


견디기 힘들 정도로 커다란 시련이 다가와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할 상황이 되어버린 적도 있었다. 하지만 그런 일마저도 난 감사했다. 감사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감사가 어떤 감사인지 알 사람은 다 알 수 있을 것이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산지도 10년하고도 몇 년이 흘렀다. 그렇다고 자잘한 일 전체에 다 감사가 나온 것은 아니었다. 예전의 습관대로 화를 내고 투덜거리기도 했다만, 커다란 시련 앞에서는 그 시련에 대한 감사가 절로 나왔다. 


요즘엔 작은 일에서부터 큰일까지 나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감사하고 감사할 따름이다. 그냥 감사하다. 감사가 일상이 되어버린 거 같다. 그래서 그런지 아니면 때가 돼서 그런 것인지 잘 모르겠으나 요즘의 내 생활은 안정적이며 순탄하기만 하다.


지난 세월은 정말 여러모로 쉽지 않은 길이었다. 지금 살고 있는 집을 팔아야만 할 처지에 놓여봤었고, 믿는 사람에게 도끼도 찍혀 봤었고, 삶과 죽음의 기로에도 서 봤었다. 오죽하면 내가 58년 개띠라서 그런가? 라는 생각도 들었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원망이 일지는 않았다. 다 내가 겪어야 할 일로 여겨지면서 버티다 보면 좋은 날이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때로는 마음에도 없이 상대한테 퍼붓기도 했었지만, 내가 겪어야 할 일이라서 겪는 것으로 생각하고 그만하기를 다행으로 감사로 여기면서 지냈다.


내가 나 자신한테 칭찬할 수 있는 게 이것뿐이지만, 그런 자세로 지내다 보니, 어느덧 세월이 흐르고 흘러서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이다. 아파도 감사했다. 오장육부의 세포들이 죽고 새롭게 태어나느라 아프려니 하면서, 변신하는 내 세포의 과정에 감사하면서 마음도 다지고 몸도 다지면서 살았다.


아픈 곳이 생길 때마다 적극적으로 치유하려 노력했다. 병원의 도움과 더불어 개인적인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고 긍정적인 마음과 감사하는 마음으로 꾸준히 지탱해 왔다. 병의 원인인 내 습관을 바꿔나가면서 음식을 조심해 가면서 내 몸의 변화를 관찰해 왔다.


예전의 나 자신은 세 자녀를 키우면서 먹고 살아야할 의무감에 힘겨웠지만, 자식들이 성인 된 지금 이 순간의 내 어깨는 가볍기 그지없다. 커다란 숙제를 마친 느낌이다. 


세 자식들을 키우면서 자식에 대한 욕심을 버린 지 오래 된다. 건강하게 작은 일에도 행복을 느끼면서 살아주기만 하면 그만이다. 


이런 마음자세로 나 자신의 행복에 집중하면서 감사와 함께 살아가니 자연히 내 몸의 세포들은 새롭게 태어나고 있는 듯하다. 며칠 전에 주치의를 만났는데, 혈압도 훨씬 더 좋아졌고 심장도 제대로 잘 움직이고 있다고 했다. 몸 상태가 좋아진 것은 내가 먼저 느끼고 있었다.



내 몸이 아팠을 때마다 좌절하지 않고 몸이 더 좋아질 것이라고 믿어왔던 내 마음이 얼마나 기특한지 모른다. 


우주는 내 마음과 하나이다. 내 마음이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우주도 함께 움직인다. 그냥 예측이 아닌 사실임을 그동안의 체험으로 나는 알고 있다. 어려서부터의 나 자신을 돌이켜 보면서 생각해 봐도 그러하다.


우주의 법칙 중 하나인 ‘우주가 마음작용이다.’란 진리를 고대 철학부터 현대 물리학까지 알려주고 있다. 60년이란 세월을 거치면서 자기 자신을 알려 노력한 사람이라면 이 진리를 터득해냈을 것이다.


워낙 빠르게 변해가는 현대시대의 주인공인 젊은이들은 우리세대의 사람들보다 훨씬 더 빠르게 깨달아가게 될 것이다. 코로나가 세상을 크게 변화시키고 있지만, 그 대응책을 잘 마련하여 더 좋은 세상을 만들어 갈 것으로 믿고 있다.


유튜브에 타로 점을 봐주는 채널이 있어서 재미삼아 본 적이 있다. 신기하게도 내 생각과 점술이 비슷하게 맞아 떨어졌다. 왜 그런지 가만히 생각해 보니, 우주와 내 마음을 카드가 연결해주고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내 추측일 뿐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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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가 내 마음 그대로 되어주었다면 내 몸이라고 다르겠는가? 내 주위 상황이라고 안 그러겠는가? 뒤늦게나마 여기까지라도 생각이 미쳤으니 얼마나 감사한 일이던가? 이런 생각 덕분에 내게 일어난 모든 일들을 인정하고 수용하면서 살게 되었으니,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재앙을 막고 악귀를 쫓아내기 위해서 쓰는 도구인 부적에 대해서도 생각해 봤다. 서양에도 부적 같은 것이 있다고 한다. 재앙과 악귀는 추상적인 개념이라서 있다고도 없다고도 말하긴 힘들 것이다. 우리의 상상력이 존재하는 한 우주에 없다고 단정 지을 건 아무것도 없다고 본다.


부적의 효과를 믿는 사람들에겐 부적이 효력을 발휘할 수 있겠지만, 믿지 않는 사람에겐 그저 종잇조각밖에 안 될 것이다. 부적 역시 타로 카드와 다를 바 없이 마음과 깊이 연결이 되어 있을 거 같다.


나는 그 어떤 종교도 사회와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개인의 마음에 평화를 주는 종교라면 비난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무교인 나로서는 교회와 사찰 밖에서 종교를 바라보고 있기에 서로 다른 종교를 비난하는 것이 이상해 보이기까지 한다.


종교란 단감과도 같은 존재가 아닐까? 지금 이 순간 나 자신이 현존하고 있음에 단순히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해주는, 나 자신을 알아갈 수 있게 도와주는 성스러운 문화체계로 여겨진다.


코로나로 어지러운 시기에 한국에서 대면 예배를 보는 교회는 반성을 해야 할 거 같다. 하느님이 진정 원하시는 것은 인간 모두가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이지, 자기 자신과 남을 불행하게 만드는 것은 아닐 것이다. 


우리 모두는 달콤한 인생을 살아갈 수 있도록 신이 부여한 아름다운 존재라고, 나 나름대로의 작은 영성으로 사색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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