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비 한잔 하실까요?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명사칼럼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Timothy Cho
독자기고

가비 한잔 하실까요?

0 개 2,815 새움터

최근 19세기 말 인천을 배경으로하는 소설책을 읽다 ‘가비’라는 단어를 처음 접하게 되었다.  상류층의 초대를 받는 자리에 주인공은 ‘가비’를 대접 받는 장면있다. 바로 커피를 지칭한 것이다. 


커피는 이렇게 한국에 가비라는 한자식 이름으로 소개되었고 한다. 가장 널리 알려진 바로는 구한말 청나라를 통해 서양문물이 들어오면서 외국인들의 왕래가 늘어났고 임오군란 이후엔 미국, 영국등 서양의 외교사절이 들어오면서 그 외교관들이 조선왕실과 귀족들에게 커피를 진상했다고 한다. 처음 한국에 커피가 들어왔을 때인 1890년 전후에는 커피를 가배 혹은 가비, 그리고 양탕(洋湯)국 으로 불렀다. 가배차나 가비차는 커피의 영어 발음을 따서 붙인 것이고 일반 민가에서 불렸던 양탕국은 커피의 색이 검고 쓴맛이 나는 것이 마치 한약탕과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고종이 가배차, 가비차라 부르며 커피를 애호한 것은 유명한 이야기이다. 운 좋은 서민들은 보약을 빼다박은 색에 잠을 쫓아준다는 양탕국을 맛보기도 했지만 커피가 적게나마 대중화하기 시작한 것은 일제 점령기인 1920년대라고 한다. 100년이 지난 오늘 대한민국 국민의 일일 커피 소비는 평균 1.2잔이라는 통계가 나왔다. 일년이면 438잔을 마시는 셈이다. 


38cd91c8400cf328db159da62ccb9cb0_1597209032_7601.png
 

조사에 따르면 우리가 물 다음으로 많이 소비하는 음료가 커피라고 한다. 커피 사랑은 이곳 뉴질랜드도 예외가 아니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커피를 즐기는 사람들을 우리는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있다.  한국인에게는 봉지커피로 대표되는 인스탄트 커피를 식후에 찾는 것이 너무나도 자연스럽다. 아무리 원두커피의 진한 향과 맛에 익숙해져 있더라도 가끔은 달달한 봉지커피 한잔이 유독 생각나는 때가 있다. 


음식과 음료 등의 취향이 저마다 다르다. 그러나 이러한 차이가 왜 발생하는 것인지는 명확히 알지 못한다. 최신 연구에 따르면 사람이 쓴맛과 단맛을 원하는 것은 미각 유전자가 아닌 정신 상태에 작용하는 유전자의 영향 때문인것으로 나타났다. 술을 포함한 여러 음료를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 “사람은 기분이 좋아지기 때문에 쓴 음료를 마시는 것이지 그 ‘맛’을 좋아해 커피나 술을 마시는 것이 아니다”로 결론 내렸다. 


잘 볶아낸 원두향 가득한 따끈한 커피 한잔이 주는 행복감은 굳이 커피 매니아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느껴봤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다면 왜 커피는 사람의 기분을 좋아지게 하는 것일까? 일차적으로 커피의 주성분인 카페인 때문일 것이다. 카페인은 뇌에 흡수가 잘 되며 뇌의 여러 부분을 자극하여 흥분성 신경전달물질을 촉진한다고 알려져 있다. 

커피가 대중의 사랑을 받는 또 다른 큰 이유는 커피 한잔의 여유이다. 잠시 하던 일을 멈추고 커피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일상의 큰 쉼표다. 혼자 즐기는 커피도 좋고 타인과 함께 하는 커피도 좋다. 가끔 드라마에서 커피를 앞에 두고 이별을 통보하는 장면은 예외로 하기로 하자. 



경험상 외로운 독거 노인분들에게 커피한잔이 가져다 주는 의미는 남다르다. 커피가 기분을 좋게 해주는 음료여서라기 보다 누군가 커피를 매개로 함께 시간을 보내 주는 것이 바로 기분을 좋게 해주기 때문이다. 최근 우울증이 악화된 할머니를 찾아 도움을 드린일이 있었다. 가족이 없은 이분은 일주일에 한 번씩 똑같은 카페에 가서 비슷한 연배의 친구들과 커피를 즐기는 것이 큰 즐거움이었다. 그러나 코로나 봉쇄기간 동안 당연히 이 즐거움을 누릴 수 없었다. 게다가 그 한두달 사이 건강이 나빠져서 거동까지 불편해 지니 이제 더 이상 친구들과 함께 이야기 꽃을 피우며 시간을 같이 한다는 것이 불가능해졌다. 다행히 독거 노인 방문 봉사자를 연결하여 아쉬운대로 홈카페(?)에서 커피 한잔의 즐거움을 유지해 나가실 수 있게 되었다. 


의학적으로 커피의 효능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있다. 골다공증 위험을 높힌다는 주장부터 당뇨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까지 의견이 분분하다. 파킨슨씨 병에도 도움이 된다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우리 각자는 누구나 유전적인 차이가 있기 때문에 한쪽 의견에 편향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밀가루도 감기약인 줄 알고 먹으면 감기가 낫는다는 속설도 있으니 말이다. 


오랜동안 시간 내기 어려워 차일피일 만남을 미뤄 두었던 지인에게 이번 주말에는 꼭 “가비 한잔 하실래요?” 라고 물어봐야 겠다.                        


<새움터 장요셉 >


* 새움터는 정신 건강의 건전한 이해를 위한 홍보와 교육을 하는 비영리 단체입니다. www.saewoomtor.org.nz 

심전도(心電圖) 검사

댓글 0 | 조회 202 | 23시간전
최근 어느 모임에서 만난 지인이 부정맥(不整脈)이 있어 심전도(心電圖) 검사를 받았다고 말했다. 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심혈관 질환이 증가하고 있으므로 고령자는 정… 더보기

가족 및 자원 봉사 간병인을 위한 정부 실행 계획

댓글 0 | 조회 567 | 8일전
Consultation on Action Plan to Support Carers 사회개발부(Ministry of Social Development, MSD)는 … 더보기

타마키 마카우라우 경찰 소수민족 서비스팀 수상 안전 실시

댓글 0 | 조회 301 | 9일전
지난 11월 22일, 타마키 마카우라우 경찰 소수민족 서비스팀은 피하의 바넷 홀에서 소수민족 공동체 지도자들과 함께 수상 안전 교육을 실시하였다. 이번 세미나에서… 더보기

위험한 감정의 계절: 도박과 멘탈헬스 이야기

댓글 0 | 조회 190 | 2025.12.10
12월은 흔히 ‘축제의 달’로 불린다. 거리의 불빛은 화려하고, 사람들은 마치 잠시 현실을 잊은 듯 들뜬 기운을 뿜어낸다. 그러나 그 화려한 분위기 뒤에는 또 다… 더보기

에델바이스(Edelweiss)의 추억

댓글 0 | 조회 202 | 2025.12.10
음악은 개인적, 사회적 차원에서 감정 표현, 미적 즐거움, 소통, 그리고 심리적 및 신체적 치유 등 다양한 기능을 발휘한다. 또한 집단 정체성 확립, 사회통합, … 더보기

18. 루아페후의 고독한 지혜

댓글 0 | 조회 142 | 2025.12.10
# 산 속의 침묵루아페후 산은 뉴질랜드 북섬에서 가장 높은 화산이다. 높고 험하며 사계절 내내 눈이 덮인 이 산은 항상 침묵 속에서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듯한 모…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들이 국내 대학과 해외 대학 중 어느 곳에서 공부하는 것이 더 비용 …

댓글 0 | 조회 531 | 2025.12.10
비용 효율성과 미래 발전에 대한 종합적인 비교 - 2지난호에 이어서 계속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3. 영국 및 미국 대학 유학하버드 대학교미국과 영국은 뉴질랜드 유… 더보기

그 해 여름은

댓글 0 | 조회 140 | 2025.12.10
터키의 국기처럼 큰 별 하나를 옆에 둔 상현달이 초저녁 하늘에 떠 있고, 검푸른 하늘엔 뱃전에 부딪혀 흩어지는 하얀 포말처럼 은하수가 끝도 없이 펼쳐져 있다. 그… 더보기

어둠은 자세히 봐도 역시 어둡다

댓글 0 | 조회 135 | 2025.12.10
시인 오 규원1어둠이 내 코 앞, 내 귀 앞, 내 눈 앞에 있다어둠은 역시 자세히 봐도 어둡다 라고 말하면 사람들은 말장난이라고 나를 욕한다그러나 어둠은 자세히 … 더보기

아주 오래된 공동체

댓글 0 | 조회 175 | 2025.12.10
처서가 지나면 물에 들어가지 말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올해는 처서가 지났는데도 더위는 꺾이지 않고 도심과 해안을 중심으로 열대야 현상이 계속되었다. ‘습식 사우… 더보기

이삿짐을 싸며

댓글 0 | 조회 570 | 2025.12.09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하루에 조금씩만이삿짐을 꾸렸습니다그래야 헤어짐이늦게 올 것 같았습니다차곡차곡 넣고구석구석 채웠습니다그래야 천천히 올 것 같았습니다짐 드러낸 …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에게 독서가 특별히 중요한 이유

댓글 0 | 조회 533 | 2025.12.09
우리는 뉴질랜드라는 다문화 사회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아이들은 영어로 배우고 말하고 평가받지만, 단순한 영어 실력만으로는 뉴질랜드 교육에서 깊이 있는 성취를 보… 더보기

깔끔하게 요약해 본 파트너쉽 비자

댓글 0 | 조회 339 | 2025.12.09
뉴질랜드에서 배우자 또는 파트너로 체류하는 방법은 크게 2가지가 있습니다. 사실혼(파트너쉽) 관계를 바탕으로 하여 신청할 수 있는 영주권 비자와 비영주권 비자가 … 더보기

2026 의대 진학을 위한 연말 전략: 지금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댓글 0 | 조회 234 | 2025.12.09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안녕하세요? 뉴질랜드, 호주 의치약대 입시 및 고등학교 내신관리 전문 컨설턴트 크리스틴입니다. 2026년 뉴질랜드 및 호… 더보기

시큰둥 심드렁

댓글 0 | 조회 109 | 2025.12.09
어떤 사람이 SNS에 적은 글에 뜨끔한 적이 있었다. “눈팅만 말고 ‘좋아요’ 좀 누르면 안 되나요?” 마치 눈팅만 했던 나를 두고 하는 말 같았다. 발이 저려서… 더보기

언론가처분, 신상 정보 공개 금지 및 국민들의 알 권리

댓글 0 | 조회 225 | 2025.12.09
지난 9월 8월, 본인의 자녀들을 수년간 납치해서 숨어 살았던 톰 필립스 (Tom Phillips)가 경찰에 발견되었고 결국 총격전 끝에 사망했습니다. 그 소식 … 더보기

고대 수메르 문명은 왜 사라졌는가

댓글 0 | 조회 147 | 2025.12.09
메소포타미아 사막 위로 붉은 해가 떠오를 때면, 거친 바람은 먼지를 일으키며 과거의 귓속말을 실어 나른다. 그 속삭임은 무너진 벽돌과 부서진 신전 기둥 사이를 스… 더보기

스코어카드와 인생의 기록 – 결과보다 중요한 것은 과정

댓글 0 | 조회 114 | 2025.12.09
골프를 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스코어카드를 손에 쥐고 라운드를 시작한다. 한 홀 한 홀마다 몇 타에 공을 넣었는지를 적어 내려가며, 18홀을 돌고 나면 총합이 자… 더보기

나도 의대 들어갈 수 있을까 : 의대 경쟁률 10:1 그 진실은?

댓글 0 | 조회 318 | 2025.12.07
출처: https://www.istockphoto.com/kr/%EC%9D%BC%EB%9F%AC%EC%8A%A4%ED%8A% B8/%EC%9D%98%EA%B3%B… 더보기

‘인공 방광’이란

댓글 0 | 조회 287 | 2025.12.06
국민보험공단이 발표한 ‘2024 지역별 의료 이용 통계 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병원에서 진료받은 6대 주요 암 환자 중 유방암 환자가 인구 10만명당 52… 더보기

수공하는 법

댓글 0 | 조회 165 | 2025.12.06
수공(收功)은 기운을 거두어들이는 동작으로서, 명상을 하면서 자신의 주변에 형성된 기운을 거두어 단전으로 끌어내리는 것이다.명상 중 급한 용무로 명상을 멈추어야 … 더보기

AI 시대의 독서: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독서가 필요한 이유

댓글 0 | 조회 623 | 2025.12.01
공자는 논어 첫 문장에서 “배우고 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學而時習之 不亦說乎)”라고 했다. 배움 자체가 인생의 의미가 되던 시대의 이야기이다. 그렇다면… 더보기

AI 시대의 새로운 교육 방향: AI와 함께 생각하는 힘

댓글 0 | 조회 560 | 2025.11.28
기술의 발전은 언제나 교육의 변화를 이끌어 왔다. 그러나 인공지능(AI)의 등장은 그 속도와 영향력에서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큰 전환점을 만들어 내고 있… 더보기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 확대

댓글 0 | 조회 333 | 2025.11.26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이 74세까지 전면 확대된다.

에이전시 (대리인) 관련 법

댓글 0 | 조회 228 | 2025.11.26
우리는 어려서부터 누군가를 ‘대신’ 해주는 걸 자연스럽게 배우면서 자랍니다. 친구가 멀리 던진 공으로부터 내가 더 가까우면 친구 대신 공을 주워서 던져주기도 하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