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수염 2편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푸른 수염 2편

0 개 1,195 송영림

피 흘리는 여성들


한 사람은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출산을 앞둔 새댁이었고, 다른 한 사람은 사십대 후반의 중년 여성이었다. 그들은 결혼 이후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걸 남편에게 맞춰 생활해야 할 뿐만 아니라 친구들을 만나거나 여행을 갈 수도 없고, 심지어 젊은 여성의 경우는 남편이 하루 종일 전화를 하여 감시하는 것도 모자라 아내와 함께하고 싶다는 이유로 직장까지 그만두었다고 한다. 그런 이유로 두 주인공의 고민과 바람은 남편의 통제로부터 조금이라도 벗어나고 싶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또 한 사람의 고민의 주인공도 생각난다. 그는 남편의 지나친 폭언으로 인해 상처가 깊은 여성이었는데, 그 말들은 내가 들어도 결코 용서가 되지 않는 아내의 인격과 자존감을 완전히 짓밟는 것이었다. 이 여성의 경우 위의 두 주인공과 달라 보이지만, 그들의 남편이 아내를 자신의 틀 안에 가두어 하나의 인격체가 아닌 본인 소유의 감정 없는 물건처럼 취급하고 있다는 점에서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위에서 언급한 과거의 여성작가들과 프로그램 속 주인공들의 고민을 들으며 문득 저 유명한 옛이야기 ‘푸른 수염Bluebeard’을 떠올렸다. ‘푸른 수염’은 어른이 된 지금 읽어도 매우 충격적이고 무서운 이야기로 다가온다. 특히 딸의 동선을 따라가며 그 심리를 읽다 보면 온몸에 소름이 돋는다. 딸의 심리에는 두 가지의 측면이 있다. 하나는 사랑과 선택에 대한 측면이고 다른 하나는 궁금증과 호기심 그리고 그에 대한 갈등과 위반의 측면이다. 나는 이 두 가지를 주목한다. 


‘푸른 수염’은 남성 중심의 가부장적 이데올로기를 가장 극렬하게 보여주는 이야기로, 이 이야기를 처음 기록했을 당시의 시대상을 잠시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17세기 프랑스의 샤를 페로Charles Perrault는 유럽에서 구전되는 옛이야기들을 기록하여 아동 교육을 위한 장르로 정착시켰고,‘푸른 수염’역시 그중 하나이다. 


그러나 페로는 옛이야기에 교훈을 덧붙여 당시 중요한 덕목이었던 남성의 권위와 여성의 복종이 결혼생활에 부와 행복을 가져오는 일임을 강조하였다. 결국 ‘푸른 수염’에도 역시 남성의 말을 위반하고 복종하지 않는 여성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푸른 수염’의 메시지가 페로가 살던 시대 또는 그보다 이후에 기록된, 비교적 원전에 가깝다고 여겨지는 독일의 그림 형제Jacob Grimm, Wilhelm Grimm의 옛이야기에서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또 과거 동서양의 여성작가들과 마찬가지로 현대에 와서도 위에서 언급한 토크 프로그램의 주인공들과 같은 여성들이 주변에 존재하고, 남편의 통제와 폭력 앞에서 숨 죽여 살거나 심지어 죽음에 이르기까지 하는 여성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은 여전히 ‘푸른 수염’의 모티브로 다양한 작품들을 재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증명되고 있기도 하다. 대표적으로 카터Angela Carter의 <피로 물든 방Bloody Chamber>이나 하성란의 <푸른 수염의 첫 번째 아내>와 같은 소설이 바로 그것이다. 


여성이 자신의 방을 갖기 위해서는 ‘푸른 수염’의 금기된 방에서 보았던 장면처럼 피를 흘리는 대가를 치러야만 한다. 그것은 곧 여성이 자신의 능력을 펼치고자 할 때 오랜 역사 속에서 고착된 젠더 규범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수많은 칼날에 찔리며 희생해 왔다는 의미이다. 


<다음호에 계속>


송영림  소설가, 희곡작가, 아동문학가                 
■ 자료제공: 인간과문학

박노자 “성공만 비추는 한국식 동포관, 숨은 고통과 차별 외면”

댓글 0 | 조회 639 | 2일전
▲ 노르웨이 오슬로대 인문학부 교수이자 귀화한 러시아계 한국인인 박노자(48) 교수2001년 러시아에서 한국으로 귀화한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대 인문학부 교수에게… 더보기

4월

댓글 0 | 조회 170 | 2일전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까까머리 학창시절에나는 4월에서야 겨울 내복을 벗었다입은 내복이 덥다고 느껴질 때교회친구 여자아이들은흰 카라에 학교 뱃지 빛나는목련처럼 예쁜… 더보기

강화된 워크비자와 무슨 상관?

댓글 0 | 조회 1,103 | 2일전
일요일이었던 지난 4월 7일, 이민부는 전격적인 발표를 통하여 워크비자와 관련된 이들을 큰 혼란에 빠뜨렸습니다. 주말이지만, 어쩔 수 없이 제게 연락을 준 분들도… 더보기

척추가 튼튼해야 건강이 유지됩니다

댓글 0 | 조회 340 | 2일전
일상생활에서 어떤 특정한 동작을 할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몸을 어떻게 움직이는 것이 좋은 지 생각하지 않고 무심코 행동하는 편이다. 사소한 것 같지만 이렇게 몸을… 더보기

어떤 종이컵 모닝커피

댓글 0 | 조회 444 | 2일전
이른아침 부지런히 외출준비를 서두른다.평소에는 아침을 거르고 점심을 겸해서 느직히 아점을 먹는다. 그런데 꾸역꾸역 밥을 먹으려니 고역이었다. 빈 속으로 나갈수 없… 더보기

공부가 나를 망쳤다 2

댓글 0 | 조회 293 | 2일전
지난 시간엔 사회학자 엄기호님의 글을 바탕으로 맹목적이고 성적지향적인 공부가 우리 학생들에게 장기적으로 미치는 부정적이 영향에 대해 이야기 해 보았습니다. 간략하… 더보기

내 사랑으로 네가 자유롭기를

댓글 0 | 조회 117 | 2일전
엄마와 딸의 춘천 청평사 템플스테이이영미 씨에게 춘천 청평사는 첫사랑 같은 절이다.서울에서 엄마이자 아내, 직장여성으로바쁘게 살아가는 영미 씨는스무 살, 성년이 … 더보기

은퇴를 위한 이주 선택 안내서

댓글 0 | 조회 1,117 | 3일전
은퇴를 앞두고 뉴질랜드로 이주를 계획하고 계시나요? 가족과 재결합 또는 새로운 곳에서 새출발을 꿈꾸신다면 알맞은 비자를 신청하고 안정적으로 이주할수 있도록 미리 … 더보기

리커넥트 “Care to Self-care?” 멘탈헬스 프로젝트 보고

댓글 0 | 조회 196 | 3일전
지난 4월9월 부터 4월11일까지, 리커넥트에서 “Care to Self-care?” 정신건강 프로젝트를 Henderson High school에서 진행하였습니다… 더보기

열흘 붉은 꽃 없다

댓글 0 | 조회 114 | 3일전
시인 이 산하한 번에 다 필 수도 없겠지만한 번에 다 붉을 수도 없겠지.피고 지는 것이 어느 날 문득득음의 경지에 이른물방울 속의 먼지처럼보이다가도 안 보이지.한… 더보기

동종업계 이직제한

댓글 0 | 조회 1,086 | 3일전
고용재판의 절대 다수는 피고용인이 고용주를 고소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가끔씩 고용주가 피고용인을 고소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동종업계의 이직을 제한하는 동종업계 이… 더보기

장내 미생물과 질병의 연관성

댓글 0 | 조회 211 | 3일전
장내 미생물이란 사람의 장에 살고 있는 모든 미생물계를 말한다. 장내 미생물들은 박테리아류, 곰팡이류, 바이러스류 및 기타 단세포 기생 미생물들을 지칭한다. 그러… 더보기

단전관리 하는 법

댓글 0 | 조회 90 | 3일전
호흡을 하면서 늘 단전관리를 해 주세요. 단전관리를 못하면 밑 빠진 독에 물 붓듯 명상을 오래 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돈을 아무리 많이 벌어도 보관할 곳이 없어 … 더보기

걷기, 달리기, 자전거 타기 등

댓글 0 | 조회 484 | 7일전
팻 분(Pat Boone)의 감미로운 노래 ‘April Love(4월의 사랑)’를 듣고 싶은 4월(April)이 찾아왔다. 1957년 미국 폭스(Fox)사 영화 … 더보기

로렐라이의 선율과 제주 4·3

댓글 0 | 조회 162 | 2024.04.10
▲ 영화 ‘비정성시’ 포스터지난해 출간된 현기영 작가의 장편소설 ‘제주도우다’에는 제주 4·3 시절 산에 올라 투쟁에 나섰던 청년들이 부르던 노래가 소개된다. 이… 더보기

공부가 나를 망쳤다

댓글 0 | 조회 351 | 2024.04.10
공부를 하라고 해서 공부만 했는데, 과연 그것이 정답일까? 정말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어릴적 부모님을 따라 친척들이 모이는 자리에 가기라도 하면 듣고 … 더보기

그 곳에 있었다 - 부처님도, 우리 마음도

댓글 0 | 조회 135 | 2024.04.10
경주 남산 용장골 ~ 연화대좌 순례용장골에서 설잠 스님(매월당 김시습)용장골 골 깊으니 茸長山洞窈오는 사람 볼 수 없네 不見有人來가는 비에 신우대는 여기저기 피어… 더보기

비자 심사 지연엔 다 이유가 있었네

댓글 0 | 조회 1,583 | 2024.04.10
본국 외의 그 어느 국가를 방문하더라도 반드시 체크해야 하는 것이 Visa(또는 국가에 따라 Permit)입니다. 영구한 거주를 가능하게 해 주는 영주권도 비자이… 더보기

이번달 수도요금이 너무 많이 나왔어요!

댓글 0 | 조회 1,157 | 2024.04.10
안녕하세요. 넥서스 플러밍의 김도형이라고 합니다. 저희는 전문 플러머 회사로서, 물 문제와 관련하여 고객님들로부터 다양한 문의를 받고 있습니다. 지난 달에도 예외… 더보기

시인

댓글 0 | 조회 164 | 2024.04.10
시인 :파블로 네루다전에 나는 고통스러운 사랑에 붙잡혀인생을 살았고, 어린 잎 모양의 석영 조각을소중히 보살폈으며눈을 삶에 고정시켰다.너그러움을 사러 나갔고, 탐… 더보기

축기의 비결

댓글 0 | 조회 156 | 2024.04.10
* 제가 단전호흡을 할 때, 계속 비운다고 생각하면 편안한데요. 단전에 축기를 한다고 생각하면 굉장히 답답해지거든요. 더 안 되는 것 같고요. 그래서 이렇게 했다… 더보기

마이너스 인생 살아가기

댓글 0 | 조회 910 | 2024.04.09
개념적으로 마이너스 인생이라고 하면 경제적으로 적자만 기록한 인생, 빚진 인생, 목표한 바를 이루지 못하고 헛되이 보낸 인생 등으로 이해하기 쉽다. 그러나 여기서… 더보기

기억에서 지우고 싶은 아픈 기억에 마주했을 때

댓글 0 | 조회 409 | 2024.04.09
우리가 일상을 살아가다보면 예기치 않게 충격적인 사건을 마주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엄청난 사건을 현장에서 경험했거나 목격했다면 사람들은 공포와 고통을 느끼고 우… 더보기

현대인의 심리 불안, 대추차가 좋아요

댓글 0 | 조회 202 | 2024.04.09
최근 한방의 질병 예방 및 치료 효과가 부각되면서 주위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한약재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남용이나 오용의 위험이 상대적… 더보기

장내 미생물총과 유전

댓글 0 | 조회 174 | 2024.04.09
장내 미생물, 사람의 체내 세포수보다 더 많은 생명체들, 사람의 유전자 정보보다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는 존재. 제2의 뇌라 불리우는 곳에 사는 제2의 나,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