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헝그리하지 않습니다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저는 헝그리하지 않습니다

oldfield0069
0 개 1,609 이정현

최근 무심코 켜놓은 TV에서 배우 서우림 씨가 인터뷰하는 것을 보게 됐다. 퇴근 후 그저 습관처럼 켜놓고 집중해서 보지도 않는 TV에 왜 그날따라 눈길이 갔는지는 잘 모르겠다. 


f48a7c4033eb4c057511c0a2b75984c9_1594700063_6964.jpeg
 

서우림 씨의 인터뷰 내용은 이랬다. 미국에서 오래 살다 한국으로 돌아온 서우림 씨의 아들이 한국 직장생활에 적응을 못하고 힘들어하다가 결국 스스로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것. 직장에 입사해도 적응하는 데 힘들어서 이직하고, 또 이직하고, 결국은 어느 날 모든 걸 포기하고 떠났다는 내용이었다. 너무 안타까웠다. 나도 한국 생활을 하면서 어렵다고 느꼈던 부분이 바로 한국 직장 내 조직문화다. 


한국의 조직문화는 이해 안 되는 부분이 많은 게 사실이다. 영어학원과 같이 직원들의 모든 호칭이 “선생님”으로 통일되는 곳은 그나마 좀 낫지만 “회장님, 대표님, 사장님, 전무님, 이사님, 팀장님, 실장님, 차장님, 과장님, 대리님”과 같이 직급이 분명한 직장에는 수직적 상하관계가 존재한다. 그리고 모든 문제는 바로 이 상하관계에서 발생한다. 그 어떤 나라보다 심한 상명하복(上命下服)의 군대식의 문화. 속칭 말하는 “까라면 까”는 그냥 우스갯소리가 아니었다. 내 업무가 끝났다 해도 상사가 퇴근을 안 했으면 난 자리를 지켜야 한다. 그냥 자리만 지키는 게 다가 아니다. 자리를 지키면서 상사의 업무도 도와야 하고, 때로는 상사의 커피도 타주며 예의상 “피곤하시죠?”라는 말을 건네는 것이 ‘야근의 정석’이다. 직장생활 초반에 내가 이런 것을 알았을 리 없지 않은가. 아무도 나한테는 말해주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신입사원들은 다들 이런 것을 어디서 배우는 건지 궁금하기도 하다. 한국 대학에서는 이런 것도 가르치나? 아니면 교과서에 상사가 퇴근하기 전엔 퇴근할 생각도 하지 말라고 써있는 걸까? 나는 당연히 내 업무가 끝나고 퇴근 시간이 되면 너무도 당당히 짐을 챙겨서 1등으로 퇴근했고, 주변에서 동료들이 “정현 씨는 참 용감하네” “승진 욕심 없나봐?” “어쩌려고 그래?” 라는 말을 종종 들었으나 그 뜻을 이해하지 못했다. 결국 나는 상사의 호출을 받았다. 그때까지도 뭐가 잘못된 건지 영문을 몰랐고, 그랬기에 더더욱 “정현 씨는 가만 보면 헝그리 정신이 부족한 거 같아”라고 돌려 말한 상사의 말에 너무도 해맑게 “저는 헝그리하지 않은데요?!”라고 답할 수 있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이 딱 어울리는 상황이었다. 


나는 여전히 한국 직장에 팽배한 헝그리 정신이 조금 불편하다. 늘 굶주린 듯이 살아야 잘 사는 것처럼 인식된 한국 사회도 불편했지만, 남들보다 더 일찍 출근하고 더 늦게 퇴근하는 것이 직장인이 마땅히 갖춰야할 헝그리 정신이라고 치부하는 것이 더 불편했다. 야근은 미덕이 아니라 제시간에 제 일을 끝내지 못한 무능함이 맞다. 대체 업무시간에 무엇을 했길래 밤 10~11시가 되도록 자기 업무 하나 끝내지 못했을까. 결국 상사는 또다시 나를 불러 로마에 왔으면 로마법을 따라야 한다는 말로 나를 설득시키려고 했지만 “저는 그럼 로마에서 안 살래요” 라는 말을 끝으로 퇴사했다. 그 이후 구직 면접에서는 아예 처음부터 나는 야근을 하고 싶지 않으니 야근이 필수라면 날 채용하지 말라고 말했다. 이것이 한국 조직 생활을 하며 내가 선택한 방식이다. 익숙지 않은 한국 조직문화에 어설프게 맞추며 겉도는 사회생활을 할 바에야 그냥 처음부터 “꼴통” “돌아이” “괴짜” 등의 낙인이 찍힌채 내 소신대로 직장생활을 하는 게 낫겠다 싶었다. 그리고 최근에는 대부분의 직장 내에서 워라벨(‘일과 삶의 균형’ 이라는 의미인 ‘Work-life Balance’의 준말) 문화가 자리잡기 시작하면서 야근을 강요하는 회사 문화가 점점 사라지고 있는 추세다. 아울러 많은 기업이 수평적 조직문화를 위해 전통적인 호칭인 “사장님, 상무님, 팀장님” 등의 호칭을 버리고 회사 직급에 상관없이 ‘님’ 이나 ‘매니저’ 라고 부르는 호칭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배우 서우림 씨의 아들 이야기가 더 안타깝게 다가왔던 이유도 이런 긍정적인 변화의 바람 때문이다. 한국 조직문화에 무조건 적응하려던 노력 대신, 그냥 “배째!” 식으로 버티며 시간이 흘러가기를 기다렸다면 어땠을까. 물론 한국에 깊이 뿌리박힌 수직적인 기업 문화가 완전히 사라지려면 아직도 갈 길이 멀지만, 그래도 우리 같은 한국인도 아니면서 외국인도 아닌 사람(?)이 좀 더 수월하게 숨 쉬며 직장 생활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돼 가는 건 분명하다.  

로렐라이의 선율과 제주 4·3

댓글 0 | 조회 136 | 9일전
▲ 영화 ‘비정성시’ 포스터지난해 출간된 현기영 작가의 장편소설 ‘제주도우다’에는 제주 4·3 시절 산에 올라 투쟁에 나섰던 청년들이 부르던 노래가 소개된다. 이… 더보기

공부가 나를 망쳤다

댓글 0 | 조회 285 | 9일전
공부를 하라고 해서 공부만 했는데, 과연 그것이 정답일까? 정말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어릴적 부모님을 따라 친척들이 모이는 자리에 가기라도 하면 듣고 … 더보기

그 곳에 있었다 - 부처님도, 우리 마음도

댓글 0 | 조회 107 | 9일전
경주 남산 용장골 ~ 연화대좌 순례용장골에서 설잠 스님(매월당 김시습)용장골 골 깊으니 茸長山洞窈오는 사람 볼 수 없네 不見有人來가는 비에 신우대는 여기저기 피어… 더보기

비자 심사 지연엔 다 이유가 있었네

댓글 0 | 조회 1,485 | 10일전
본국 외의 그 어느 국가를 방문하더라도 반드시 체크해야 하는 것이 Visa(또는 국가에 따라 Permit)입니다. 영구한 거주를 가능하게 해 주는 영주권도 비자이… 더보기

이번달 수도요금이 너무 많이 나왔어요!

댓글 0 | 조회 1,050 | 10일전
안녕하세요. 넥서스 플러밍의 김도형이라고 합니다. 저희는 전문 플러머 회사로서, 물 문제와 관련하여 고객님들로부터 다양한 문의를 받고 있습니다. 지난 달에도 예외… 더보기

시인

댓글 0 | 조회 147 | 10일전
시인 :파블로 네루다전에 나는 고통스러운 사랑에 붙잡혀인생을 살았고, 어린 잎 모양의 석영 조각을소중히 보살폈으며눈을 삶에 고정시켰다.너그러움을 사러 나갔고, 탐… 더보기

축기의 비결

댓글 0 | 조회 133 | 10일전
* 제가 단전호흡을 할 때, 계속 비운다고 생각하면 편안한데요. 단전에 축기를 한다고 생각하면 굉장히 답답해지거든요. 더 안 되는 것 같고요. 그래서 이렇게 했다… 더보기

마이너스 인생 살아가기

댓글 0 | 조회 869 | 2024.04.09
개념적으로 마이너스 인생이라고 하면 경제적으로 적자만 기록한 인생, 빚진 인생, 목표한 바를 이루지 못하고 헛되이 보낸 인생 등으로 이해하기 쉽다. 그러나 여기서… 더보기

기억에서 지우고 싶은 아픈 기억에 마주했을 때

댓글 0 | 조회 392 | 2024.04.09
우리가 일상을 살아가다보면 예기치 않게 충격적인 사건을 마주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엄청난 사건을 현장에서 경험했거나 목격했다면 사람들은 공포와 고통을 느끼고 우… 더보기

현대인의 심리 불안, 대추차가 좋아요

댓글 0 | 조회 185 | 2024.04.09
최근 한방의 질병 예방 및 치료 효과가 부각되면서 주위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한약재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남용이나 오용의 위험이 상대적… 더보기

장내 미생물총과 유전

댓글 0 | 조회 155 | 2024.04.09
장내 미생물, 사람의 체내 세포수보다 더 많은 생명체들, 사람의 유전자 정보보다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는 존재. 제2의 뇌라 불리우는 곳에 사는 제2의 나, … 더보기

유년의 부활절

댓글 0 | 조회 83 | 2024.04.09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부활절 아침에어머니가 흰 봉투에 넣어준부활절 헌금은 십원짜리지폐 한 장이었습니다교회선생님이 출석부 이름을 부르면나는 자랑스럽게 선생님께 드렸… 더보기

잇몸의 날

댓글 0 | 조회 273 | 2024.04.06
‘잇몸병’은 우리나라 국민 3명 중 1명이 앓고 있을 정도로 흔한 ‘국민병’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우리나라엔 감기 환자(약 1200만명)보다 잇몸병 … 더보기

독감 및 최근 COVID-19 개량 백신 접종

댓글 0 | 조회 988 | 2024.04.05
4월 1일부터 독감 접종 시작합니다여러분과 사랑하는 이들을 독감으로부터 보호하세요.독감(인플루엔자)은 일반적인 감기와는 다릅니다. 독감 증상은 갑자기 나타나며, … 더보기

2024학년도 한국대학 입시 분석 결과 리뷰

댓글 0 | 조회 624 | 2024.03.28
2024학번 수험생들은 2020년부터 약 3년 여간 전세계를 강타한 코로나 판데믹을 거치며 고등학교 3년 대부분을 보냈던 코로나 마지막 세대이기도 하다. 극단적으… 더보기

액티브 인베스터 플러스 비자

댓글 0 | 조회 564 | 2024.03.27
뉴질랜드의 투자 기회를 높이는 액티브 인베스터 플러스 (Active Investor Plus Visa) 비자 소개중요한 발전으로, 액티브 인베스터 플러스 비자가 … 더보기

매일 아침 10분 모닝 요가

댓글 0 | 조회 330 | 2024.03.27
아침마다 침대에서 나오기 힘드신 분들, 특히 눈은 떠져도 몸이 말을 듣질 않아 한참을 이불 안에서 뭉그적거리게 되는 분들을 위한 영상입니다. 굳이 매트를 찾아 깔… 더보기

장 건강의 중요성

댓글 0 | 조회 515 | 2024.03.27
저는 한의사도 아니고 기능의학자도 아니며 자연치료사도 아니다. 다만 자연치료사 과정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이다. 저는 그들이 지향하는 치료 방향에 공감을 하며 그들… 더보기

가을논에서

댓글 0 | 조회 231 | 2024.03.27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한적한 양구 벼 베낸 논에공 하나 들고 들어가논물 막았던 돌멩이로 골대 만들고혼자 이리저리 차며 논다지나던 논 주인일까뭐하슈어릴 적 생각이 … 더보기

참으로 좋은 삶, 늦복에 있네

댓글 0 | 조회 308 | 2024.03.26
처음 영정사진을 찍었을 때가 육십대 후반 칠순을 목전에 두었을 즈음이다.친구들이 앞다투어 몰려가는데 나는 사실 가고싶지 않았다. 마음은 아직도 새파란 청춘인데 영… 더보기

우화루에 꽃비 내리는 날

댓글 0 | 조회 101 | 2024.03.26
완주 화암사와 파주 보광사의 목어“이곳에도 부처님이 오실까요?” 가까스로 길을 물어 절에 다다랐을 때 누구에게랄 것 없이 무심코 새어나온 물음. 완주 불명산 시루… 더보기

왕초보를 위한 워크비자 입문서

댓글 0 | 조회 603 | 2024.03.26
뉴질랜드에서 합법적인 노동을 하기 위한 최적의 비자는 단연코 워크비자(work visa)입니다. 워크비자가 아니더라도 세금(PAYE)을 납부하면서 당당하게 근무하… 더보기

그리운 이에게 편지를 쓴다

댓글 0 | 조회 173 | 2024.03.26
시인 이 해인먼 하늘노을지는 그 위에다가그간 안녕이라는 말보다보고 싶다는 말을 먼저 하자그대와 같은 하늘 아래 숨쉬고아련한 노을 함께 보기에 고맙다바람보다, 구름… 더보기

호흡이 안 되는 이유

댓글 0 | 조회 383 | 2024.03.26
호흡이 안 되는 것은 대개 불안해서입니다. 초조하고 근심걱정이 많으면 가슴 부위에 기운이 뭉칩니다. 잡념이 많으면 호흡이 위로 올라가는 것이지요. 숨 쉴 때만이라… 더보기

직원의 번아웃

댓글 0 | 조회 818 | 2024.03.26
번아웃이란 과도한 업무량, 충분하지 않은 보상, 붕괴된 일과 사생활의 균형, 스트레스 등으로 발생하는 육체와 정신의 붕괴 현상을 말합니다. 피고용인이 번아웃에 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