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한테만 말하는데...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커넥터
Roy Kim
차자명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너한테만 말하는데...

7 5,983 NZ코리아포스트
호이~ 호이~ 어머니가 닭장에서 참새들을 쫓고 계셨다. 참새들은 꼬부랑 할머니를 얕보고 가까이 접근하여 닭의 모이를 축내고 있으니 화가 난 어머니가 소리를 지르신다. 우리 집 나뭇가지를 자세히 살펴보면 가지마다 새집이 얼마나 많은지 마치 커다란 열매가 열려있는 듯하다. 얻어먹을 것이 많아서 그런지 왕가레이 참새들이 다 몰려온 것 같다.

“혹시 내가 무슨 일이 있을지도 몰라 너한테만 말하는데, 내 통장에 돈이 이렇게 들어있어, 너 혼자만 알고 있어.”

어머니가 우리 집에 오시면 손가락을 몇 개 펴 보이시면서 말씀하시곤 했는데 못 믿을 게 자식이라고 돈 뜯어가는 자식들이 많으니 나한테만 말씀하셨다. 나는 보태주면 보태줬지 뜯어가지 않는다는 믿음이 계셨던 탓이리라. 어머니는 뉴질랜드에 오신 후에도 나한테만 비밀이야기를 하신다.

텃밭에 심은 마늘이 잎이 노래져 아내가 모두 뽑아 마늘장아찌를 담았다. 나는 마늘장아찌만 있으면 밥 한 그릇 금방 비우는데 혼자서 밥 먹고 있을 때 어머니가 말씀하셨다.

“너한테만 말하는데, 그거 내 오줌 받아 매일 거름 줘서 그만큼 자란거야, 내가 오줌 안 줬으면 안 자랐지...”

맛있던 마늘장아찌 맛이 갑자기 뚝 떨어졌다.

“식구들한테는 그 말... 하지마세요.”

“아무한테도 말 안했어. 더럽다고 안 먹을까봐... 어멈한테도 말 안했어,”

아들한테만 특별히 말씀 해주신 건데, 아들은 밥숟갈을 놓고 싶은 심정이니 이를 어찌한단 말인가? 그 후부터 밥 먹을 때마다 갈등이 생겼다. ‘마늘장아찌를 먹느냐 마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오줌으로 장아찌를 담근 것도 아닌데 뭐 어때, 아니야 괜히 찝찝해, 오줌냄새가 나는 것 같아, 오줌이 고혈압에도 좋다는데 그냥 먹자, 어머니가 보시기 전에 얼른 먹자. 살며시 마늘장아찌를 꺼내서 먹고 있는데 어느새 어머니가 나오셔서 또 말씀하신다.

“그거 내가 오줌 줘서 그 만큼 자란거야, 오줌 안 줬으면 안 자랐지...”

나는 드디어 밥숟갈을 놓고 말았다. 마늘장아찌 먹을 때마다 그 말씀을 하시니 도저히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머니, 앞으로 텃밭에 오줌 주지 마세요.”

“왜 어멈이 오줌주지 말래?”

“어멈은 몰라요, 오줌 안줘도 잘 자라니까 절대 오줌 주지마세요.”

“아이고~ 텃밭도 못 다니게 생겼네, 이제 심심해서 어쩌나~”

“아, 물주면 되잖아요.”

“맹물주면 잘 안 자라~ 재미없어, 오줌 줘야 잘 자라고 재미있는데... 아이고, 시장에서 파는 것은 똥물 줘서 키우는데, 그것도 모르고~ 쯧쯔,”

어머니는 아들이 멍청하다고 혀를 차고 계셨다. 우리 어릴 때 어른들이 똥지게 지고 다니며 밭에 똥물을 줬는데 지금도 똥물로 채소를 키운다고 말씀하시니 나도 헷갈린다.

그 뒤로 나는 마늘장아찌를 먹지 않았는데 집에 손님이 와서 식사할 때 아내는 마늘장아찌를 꺼내 놓으며 자랑하곤 하였다..

“이거 우리 텃밭에서 키워 마늘장아찌 담은 건데, 맛이 기가 막혀~”

손님들은 너무 맛있게 먹었고 아내는 싸주기까지 하였다. 나는 좀 찔리긴 했지만 말도 못하고 스스로 위안을 해야 했다. 모르는 게 약이지... 암, 보약이 따로 없어,

어머니는 구경하면서 참견하는 걸 좋아하는데 증손자가 밥을 먹고 있으면 “뭐 맛있는 거 먹어?”라고 물어보면서 구경하신다. 손자는 밥그릇을 들고 가버리는데 어머니는 “안 빼앗아 먹어~”라고 소리를 지르신다. 아들은 할머니 참견이 귀찮아 아예 밥그릇을 들고 자기 방으로 가버린다. 그런데 나까지 어머니 안 보이는 대로 밥그릇을 들고 갈 수도 없는 일, 노래 가사처럼 ‘너마져 꺼진다면...’ 얼마나 슬퍼하실까,

어머니가 옆에서 구경하시는 걸 꾹 참고 밥을 먹고 있으면 어머니는 안 먹는 반찬도 이것저것 꺼내 오시고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니다. 나는 뭐 먹을 때 신경 쓰이는 일이 있으면 체하는 버릇이 있는데 가끔 체해 하혈침으로 따야 한다. 그러나 내가 밥 먹는 거 옆에서 구경해줄 사람이 또 누가 있겠는가, 어머니가 돌아가시면 저렇게 구경하는 모습도 그립겠지, 그러니 참고 먹자, 체하면 엄지손가락 또 따면 되고... 그런데 찌들은 건더기에 맹물 붓고 소금 넣어 손수 재탕한 동치미 국물까지 꺼내 오실 땐 나도 모르게 큰소리가 튀어나온다. “제발, 가만히 좀 계세요.~”

생각해보니 어머니가 가장 행복하신 시간이 어느 때 이겠는가, 손수 오줌으로 키운 마늘장아찌를 맛있게 먹는 잘생긴 아들을 바라볼 때가 제일 행복한 순간이 아니었겠는가 싶다. 텃밭에 다시 오줌을 주라고 말씀드릴까... 그걸로 마늘장아찌를 담아 오클랜드 한인들이 놀러오면 나누어주기도 하고...

ⓒ 뉴질랜드 코리아포스트(http://www.koreapost.co.nz),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ue
그리운 어머니......

오늘따라 엄마생각이 절로 납니다.

오늘하루도 감사할일이 있으신거네요

어머님이 살아계심에 감사하고

곁에서 이것저것 참견해주실수있는 총명함에 감사하고

이럴때 생각나는 말은 그저~~~계실때 잘하라는 말밖에 생각나지 않습니다.

언젠가 올라갈일이 생기거든 어머님께서 섬섬옥수로 부어서 잘 길러진 마늘장아찌를 몇개 얻어오고 싶네요.

늘 따뜻한 글과그림 감사하게 생각하면서

오늘하루도 엄마생각을 간절하게 해보렵니다.
Pupuke
항상 행복한 글 나누워 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느덧 남편과 함께 왕하지의  열렬한 팬이 되었답니다.

오늘따라 돌아가신 우리 시어머님이 더욱 생각 나는군요. 

얼마나 웃었던지요.    글 읽으면서 행복했습니다.
왕하지
sue님, 어머님이 살아계심에 그저 감사하지요.

식구들 피해 안 줄려고 너무 걱정하시는 것이 때론 좀 짜증 스럽지만요.

아이고~ 어머니가 고구마 벽난로에다 구어먹게 캐달라했는데 잊었네요.

마을장아찌 잘 담구웠다가 sue님 나누어 드릴게요.

Pupuke님은 시어머니가 그립다하시니 제생각엔 정말 훌륭하십니다.

우리 어머니하면 친정어머니, 사위들도 장모님을 다 좋아하는데

왜 우리 시어머니는 그리 다 못 마땅한지...

하긴, 우리 여동생들은 친정어머니하면 머리를 흔들드라고요. ㅎㅎ,
아휴!
어머님이 너무 솔직 하시군요

웃으면서도 뭔가 찜찜한 상상과 더불어

솔직하신 어머니의 모습의 그림이 그려지는군요

왕하지님도 그 어머니 의 그 아들 같군요

솔직하신 글이  너무 너무 재미있었습니다

한바탕 웃고 갑니다

ㅎㅎㅎ

왕하지님의 가족을 축복합니다
왕하지
아휴님 말씀을 들으니 슬퍼집니다.

아들만 혼자 알고 있으라고 말씀해 주신건데

이렇게 글까지 써서 떠벌려 놨으니...

마음까지 찜찜한 불효자는 웁니다. ㅠㅠ,
김영나
하지님, 그림 속은 봄날이군요. 

작은 새가 열마리인데 자태들이 참 예뻐요. 자기네들끼리 뭐라뭐라 하는 것 같네요.

맨 오른쪽 애는 뒤돌아 앉아서 그 옆에 있는 애한테 작업 거는 중.

하지님이 부러워요. 식사할 때 바라봐주고 이것저것 챙겨주는 어머님이 계시니까.

나중에 나를 바라봐주던 그  눈길이 정말 그리울 거예요.

마늘 장아찌는 약이 될 듯 싶어요.
왕하지
김선생님, 참새들이 하는 짓을 감시하셨군요.

근데... 작업은 '자겁' 이렇게 쓰던데요. ㅎㅎㅎ,

저도 웬만한 참새소리는 다 알아듣는데.

제가 닭장에 가면 참새들이 나무가지에 숨어서 소근대지요.

"저 아저씨는 정말 무서워... 가는 걸 꼭 확인하고 내려가야 돼,"

이민심사 관점의 SMC 핵심 포인트

댓글 0 | 조회 166 | 2시간전
Skilled Migrant Category(SMC)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요소 중 하나는 SR3.20에 따른 ‘Skilled employment’ 충족 여부입니… 더보기

잘 늙어가는 방법

댓글 0 | 조회 151 | 2시간전
최근에 “엡스틴 파일” 속에서 대표적인 ‘자본주의 비판자’인 노암 촘스키 교수와 대표적인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틴의 친근감을 나타내는 서신 왕래나, 엡스틴 범죄 행… 더보기

코스 매니지먼트와 인생 계획 – 전략 없이 무작정 치면 낭패

댓글 0 | 조회 59 | 2시간전
골프에서 ‘코스 매니지먼트’는 단순한 스윙 기술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뛰어난 실력을 가진 사람도 전략 없이 경기에 임하면 생각지도 못한 실수를 하게 되고, 반대… 더보기

바위 속 부처님을 모시다 - 마애불

댓글 0 | 조회 56 | 2시간전
멀고 긴 여로서기 475년, 고구려 장수왕이 3만 군사를 몰고 백제의 수도 한성을 습격했다. 한성이 초토화되자 백제는 서둘러 웅진(지금의 공주)으로 천도했고 어느… 더보기

정년 이후의 고용관계

댓글 0 | 조회 251 | 6시간전
예전 칼럼에서 뉴질랜드는 대한민국과 달리 특별히 법적으로 정해진 정년이 없으며 만약 고용주가 60세가 된 피고용인을 나이를 이유로 해고한다면 이는 나이를 이유로한… 더보기

그리하여 어느 날, 사랑이여

댓글 0 | 조회 78 | 6시간전
시인 최 승자한 숟갈의 밥, 한 방울의 눈물로무엇을 채울 것인가,밥을 눈물에 말아 먹는다 한들.그대가 아무리 나를 사랑한다 해도혹은 내가 아무리 그대를 사랑하다 … 더보기

23. 웰링턴(Wellington) – 타라(Tara)의 전설

댓글 0 | 조회 67 | 6시간전
뉴질랜드의 수도 웰링턴은 바람이 거세고 드라마틱한 해안 풍경으로 유명하지만, 그 이면에는 마오리의 전설이 살아 숨쉬고 있다.이 도시의 마오리 이름은 ‘테 위타랑이… 더보기

UCAT 매년 응시 후 알게 된 알짜배기 팁과 노하우

댓글 0 | 조회 148 | 1일전
UCAT ANZ은 University Clinical Aptitude Test Australia New Zealand 약자로 직역하면 의료계열 적성고사 (호주 뉴… 더보기

설날과 떡국

댓글 0 | 조회 165 | 4일전
올해는 2월 17일(화)이 음력(陰曆) 정월(正月) 초하룻날인 ‘설’이다. 붉은 말의 해인 병오년(丙午年) 새해를 맞이한다. ‘설’은 한 해의 시작을 알리며 지난… 더보기

교육의 본질은 커뮤니케이션이다

댓글 0 | 조회 442 | 6일전
몇 년 전, 오클랜드 의대에 재학 중이던 한 학생과 인터뷰를 한 적이 있다. 그 학생은 이렇게 말했다. “누구에게나 시간은 똑같이 주어지잖아요. 저는 그 시간을 … 더보기

오클랜드&오타고 1학년 바이오메드/헬싸 A+ 공부법

댓글 0 | 조회 649 | 6일전
이번 칼럼에서는 오클랜드대 바이오메드.헬쓰사이언스 (Auckland Biomed.Health Sci.) 그리고 오타고대 헬쓰사인언스 (Otago HSFY) 공부법… 더보기

내년 490명 의대 증원...한국 의대 증원의 현주소

댓글 0 | 조회 603 | 2026.02.14
최근 한국 의대 입시를 보면 호주 의대 입시를 따라간다는 생각이 듭니다. 혹시 지역 의사제라는 것을 들어보셨나요? 한국 같은 경우 여러분들은 의대 증원이 필요하다… 더보기

“사랑은 서류로 남는다” IPT 판결로 본 파트너십 비자의 핵심 가이드

댓글 0 | 조회 616 | 2026.02.13
실무에서 파트너십 비자 업무를 하다 보면, 증빙 서류를 요청드릴 때 “우리가 확실한 부부 사이인데, 같이 살고 있는 걸 모두가 다 아는데, 왜 이런 사소한 입출금… 더보기

어디가 더 들어가기 어려울까? 오클랜드 의대 vs 오타고 의치대

댓글 0 | 조회 954 | 2026.02.11
[출처]https://www.ama-assn.org/series/succeeding-medical-school뉴질랜드에는 현재 2개의 의과대학과 1개의 치과대학이… 더보기

떠나는 이들

댓글 0 | 조회 486 | 2026.02.11
주말 아침 타운하우스는 텅 빈 듯 조용하고 승용차들도 벌써 어딜 갔는지 주차장이 한가로운데, 가까운 곳 어느 나무에서 매미 한 마리가 외로운 울음을 울고 있었다.… 더보기

돈으로 살 수 없어

댓글 0 | 조회 278 | 2026.02.11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다정함이 많은 교회보다헌금 많이 걷히는 교회가성공한 교회라고 합니다달동네교회보다부자들이 많은 교회가성공한 목회라고 합니다섬김, 겸손, 변화라… 더보기

템플스테이라는 이름의 산에서

댓글 0 | 조회 224 | 2026.02.11
기독교신자 박미경·강희복 부부2016년 수덕사 템플스테이를 시작으로 박미경 씨는 최근까지 25개 사찰을 찾아 템플스테이를 했다. 템플스테이는 그가 어릴 적부터 좋… 더보기

8월 SMC와 황금 같은 6개월

댓글 0 | 조회 348 | 2026.02.11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만 기회일 수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새해가 되면 뉴질랜드 영주권을 준비하는 분들에게서 아래와 같은 질문을 아주 많이 받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 더보기

추억도 자산이다

댓글 0 | 조회 216 | 2026.02.11
누구나 일생을 살아가면서 어떤 방식으로 든 많은 자산(資産)을 쌓아가기를 염원한다. 금전으로 평가되는 부(富)와 명예를 추구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공통된 명제일 것… 더보기

3편 – 〈라자루스 코드〉 (The Lazarus Code)

댓글 0 | 조회 116 | 2026.02.11
​“죽은 자는 돌아오지만, 코드도 다시 돌아온다.”프롤로그 - 2029년 7월 1일, 도쿄도쿄 중심부, 금융단지 빌딩군 위로 전광판 하나가 갑자기 깜빡거리기 시작… 더보기

다보스 포럼을 보고

댓글 0 | 조회 128 | 2026.02.11
제56차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2026 다보스 포럼)이 1월19일부터 23일까지 스위스 산골 다보스에서 전 세계 120여개국에서 약 3000명의 리더들이… 더보기

주택 임대차 재판소 (Tenancy Tribunal)

댓글 0 | 조회 251 | 2026.02.10
독자분께서 투자용 주택을 보유하시면서 임대를 놓는 집주인이시던, 그런 주택을 임차해서 사시는 세입자이시던, 분쟁이 발생하면 어떻게 해야 하나 한번쯤 고민을 해보셨… 더보기

22. 마나와투 강의 여정 – 바람을 거슬러 흐른 사랑

댓글 0 | 조회 134 | 2026.02.10
파머스턴 노스(Palmerston North)는 뉴질랜드 북섬의 마나와투(Manawatu) 평야에 위치한 도시로, 마나와투 강(Manawatu River)을 중심… 더보기

삶이 너에게 해답을 가져다 줄 것이다

댓글 0 | 조회 136 | 2026.02.10
시인 에크하르트 톨레생각으로는 문제를 풀 수 없다.오히려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 뿐해답은 언제나 스스로 우리를 찾아온다.복잡한 생각에서 한 걸음 벗어나고요함 … 더보기

아틀란티스 대륙 실존설

댓글 0 | 조회 281 | 2026.02.10
인류 역사에는 언제나 “존재했을지도 모르는 세계”가 사람들의 상상력과 탐구 본능을 자극해왔다. 그중에서도 가장 오래되고, 가장 집요하게 살아남은 이름이 있다. 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