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뭐라고 했지?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명사칼럼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Timothy Cho
독자기고

방금 뭐라고 했지?

0 개 2,481 새움터

술을 주제로 이야기를 시작한다면 아마도 남자들 군대 이야기 못지 않게 할 말이 많을 것이다. 술의 역사는 꽤차지 않았더라도 한국인은 술을 좋아하고 술에 대해 여전히 다른 나라에 비해 비교적 관대한 편이라고 생각한다. 

 

시험에 합격을 해서 축하하려고, 사는게 억울해서, 군입대 하는 친구와 아쉬움을 나누고자, 연인과 헤어져서 슬픔을 이기려고, 직장 생활에서 꼭 필요한 것이여서… 그 이유와 핑계는 무궁무진하다. 심지어 멀쩡히 살아계신 친구 아버님을 팔아 상가집에 다녀온다고 하기도 한다. 

 

현진건의 1921년 ‘술 권하는 사회’ 라는 소설을 발표했다. 줄거리는 이렇다. 아내는 결혼한지 7.8년째 홀로 동경에 간 남편을 기다린다. 공부라는 것을 돈 나오는 도깨비 방망이라고 굳게 믿으며 말이다. 

 

그러나 돌아온 남편은 아내의 기대와는 다르게 그닥 똑똑한 사람이 아니다. 게다가 하루도 거르지 않고 술에 만취해 집으로 들어오는 것이다. 어느 날 새벽녁에 만취해 귀가하는 남편에게 아내는 술좀 그만 먹으라고 바가지를 긁는다. 

 

남편은 무엇이 자신에게 술을 먹이는지 아느냐고 아내에게 물어본다. 아내는 하이칼라와 홧병이라고 답하지만, 남편은 둘 다 답이 아니라고 한다. 남편은 조선 사회가 자신에게 술을 권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아내는 ‘사회’라는 단어를 이해하지 못하고 그저 요릿집 정도로만 생각한다. 

 

남편은 “아아! 답답해!” 하면서 집을 나서고 아내는 “그 몹쓸 사회는 왜 술을 권하는고!” 라고 하며 절망한다는 줄거리이다. 

 

자신의 주량을 과시하고자 혹은 좋은 안주 소개라는 명목으로 요즘은 유튜브에서도‘먹방’못지 않게 다양한 유튜버들이 음주를 방송 컨텐츠로 하여 구독과 좋아요를 눌러달라 애교를 부린다. 

 

사람에 따라 그리고 상황에 따라 술이 가지는 긍정적인 면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과유불급이라는 말처럼 사람이 술을 마시는 것이 아니라 술이 사람을 마셔버리는 상황에 발생할 수 있다. 굳이 일일이 나열 하지 않더라도 과음의 위험성에 대해서는 많은 의학 전문가들이 경고를 하고 있다. 

 

장기간 과음은 단순히 알콜을 흡수하고 분해하는 신체 장기에만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 뇌에도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바로 알콜성 치매가 가장 대표적인 것이다. 최근에는 젊은 층에서도 치매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이는 과다한 술 섭취로 인한 알콜성 치매가 흔한 원인 중 한 가지이다.

 

알코올성 치매는 지속적이고 과다한 음주로 인해 뇌의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 부위가 손상을 입으면서 발생한다. 그래서 비단 노인들뿐만 아니라 젊은 층에서도 발병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노화에 따른 신경계 퇴행성 변화에 의해 발생하는 알츠하이머 치매와는 다르다. 

 

알콜은 혈관을 통해서 우리 몸에 흡수되는데 술을 많이 마시게 되면 혈액 속의 알콜이 뇌세포에 손상을 주게 되고 이러한 문제가 반복되면 회복 불가능한 상태로 뇌에 영구적인 손상을 주게 된다. 

 

85227a70eb22798576d5be412e2195a7_1584996625_6145.jpg
 

가장 일반적인 증상이 흔히 필름이 끊긴다고 하는 블랙아웃 (Blackout), 즉 단기성 기억장애로 음주 중 있었던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다. 블랫아웃이 반복되면 장기적으로 뇌에 손상을 입히고 치매로 발전하게 된다.  

 

또 하나의 증상은 폭력성이다. 감정과 충동을 조절하는 뇌 앞부분의 전두엽이 알콜에 의해 손상되어 술만 마시면 공격적으로 돌변하거나 폭력성을 보인다. 알콜성 치매의 가능성을 보여 주는 증상이다.  

 

이러한 단기 기억 장애와 폭력적 성향이 자주 나타나게 될 경우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의 기억 장애로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치매 전문가들은 대부분의 알콜로 인한 치매 환자들 대다수가 상태가 심각해 지고 나서야 도움을 찾는다고 한다. 따라서 평소 음주 습관과 음주 후 증상을 잘 관찰 한다면 치매 예방과 조기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필자도 한마디로 소싯적에 술을 꽤나 마셨다. 같은 자리에 함께 하는 지인들의 숙취를 대신 안고 가겠다며 호기롭게 부어라 마셔라 했던 때가 있었다. 게다가 그럴듯 한 안주가 있을 때면 더 할 나위없는 음주를 위한 좋은 핑계 거리 였다. 

 

좋은 사람과 잔을 기울이며 좋은 안주가 차려지면 현진건 소설의 남자 주인공 못지 않게 과음으로 이어졌다. 물론 한 때 였지만 그 후유증인지는 몰라도 아직 중년의 나이에 아내에게 자주 묻는다 “방금 뭐라고 했지?”  

 

 

새움터 회원  장요셉 

 

※ 새움터는 정신 건강의 건전한 이해를 위한 홍보와 교육을 하는 비영리 단체입니다. www.saewoomtor.org.nz 

 

심전도(心電圖) 검사

댓글 0 | 조회 208 | 1일전
최근 어느 모임에서 만난 지인이 부정맥(不整脈)이 있어 심전도(心電圖) 검사를 받았다고 말했다. 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심혈관 질환이 증가하고 있으므로 고령자는 정… 더보기

가족 및 자원 봉사 간병인을 위한 정부 실행 계획

댓글 0 | 조회 568 | 9일전
Consultation on Action Plan to Support Carers 사회개발부(Ministry of Social Development, MSD)는 … 더보기

타마키 마카우라우 경찰 소수민족 서비스팀 수상 안전 실시

댓글 0 | 조회 301 | 9일전
지난 11월 22일, 타마키 마카우라우 경찰 소수민족 서비스팀은 피하의 바넷 홀에서 소수민족 공동체 지도자들과 함께 수상 안전 교육을 실시하였다. 이번 세미나에서… 더보기

위험한 감정의 계절: 도박과 멘탈헬스 이야기

댓글 0 | 조회 190 | 2025.12.10
12월은 흔히 ‘축제의 달’로 불린다. 거리의 불빛은 화려하고, 사람들은 마치 잠시 현실을 잊은 듯 들뜬 기운을 뿜어낸다. 그러나 그 화려한 분위기 뒤에는 또 다… 더보기

에델바이스(Edelweiss)의 추억

댓글 0 | 조회 202 | 2025.12.10
음악은 개인적, 사회적 차원에서 감정 표현, 미적 즐거움, 소통, 그리고 심리적 및 신체적 치유 등 다양한 기능을 발휘한다. 또한 집단 정체성 확립, 사회통합, … 더보기

18. 루아페후의 고독한 지혜

댓글 0 | 조회 142 | 2025.12.10
# 산 속의 침묵루아페후 산은 뉴질랜드 북섬에서 가장 높은 화산이다. 높고 험하며 사계절 내내 눈이 덮인 이 산은 항상 침묵 속에서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듯한 모…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들이 국내 대학과 해외 대학 중 어느 곳에서 공부하는 것이 더 비용 …

댓글 0 | 조회 531 | 2025.12.10
비용 효율성과 미래 발전에 대한 종합적인 비교 - 2지난호에 이어서 계속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3. 영국 및 미국 대학 유학하버드 대학교미국과 영국은 뉴질랜드 유… 더보기

그 해 여름은

댓글 0 | 조회 140 | 2025.12.10
터키의 국기처럼 큰 별 하나를 옆에 둔 상현달이 초저녁 하늘에 떠 있고, 검푸른 하늘엔 뱃전에 부딪혀 흩어지는 하얀 포말처럼 은하수가 끝도 없이 펼쳐져 있다. 그… 더보기

어둠은 자세히 봐도 역시 어둡다

댓글 0 | 조회 135 | 2025.12.10
시인 오 규원1어둠이 내 코 앞, 내 귀 앞, 내 눈 앞에 있다어둠은 역시 자세히 봐도 어둡다 라고 말하면 사람들은 말장난이라고 나를 욕한다그러나 어둠은 자세히 … 더보기

아주 오래된 공동체

댓글 0 | 조회 175 | 2025.12.10
처서가 지나면 물에 들어가지 말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올해는 처서가 지났는데도 더위는 꺾이지 않고 도심과 해안을 중심으로 열대야 현상이 계속되었다. ‘습식 사우… 더보기

이삿짐을 싸며

댓글 0 | 조회 571 | 2025.12.09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하루에 조금씩만이삿짐을 꾸렸습니다그래야 헤어짐이늦게 올 것 같았습니다차곡차곡 넣고구석구석 채웠습니다그래야 천천히 올 것 같았습니다짐 드러낸 …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에게 독서가 특별히 중요한 이유

댓글 0 | 조회 533 | 2025.12.09
우리는 뉴질랜드라는 다문화 사회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아이들은 영어로 배우고 말하고 평가받지만, 단순한 영어 실력만으로는 뉴질랜드 교육에서 깊이 있는 성취를 보… 더보기

깔끔하게 요약해 본 파트너쉽 비자

댓글 0 | 조회 339 | 2025.12.09
뉴질랜드에서 배우자 또는 파트너로 체류하는 방법은 크게 2가지가 있습니다. 사실혼(파트너쉽) 관계를 바탕으로 하여 신청할 수 있는 영주권 비자와 비영주권 비자가 … 더보기

2026 의대 진학을 위한 연말 전략: 지금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댓글 0 | 조회 234 | 2025.12.09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안녕하세요? 뉴질랜드, 호주 의치약대 입시 및 고등학교 내신관리 전문 컨설턴트 크리스틴입니다. 2026년 뉴질랜드 및 호… 더보기

시큰둥 심드렁

댓글 0 | 조회 109 | 2025.12.09
어떤 사람이 SNS에 적은 글에 뜨끔한 적이 있었다. “눈팅만 말고 ‘좋아요’ 좀 누르면 안 되나요?” 마치 눈팅만 했던 나를 두고 하는 말 같았다. 발이 저려서… 더보기

언론가처분, 신상 정보 공개 금지 및 국민들의 알 권리

댓글 0 | 조회 225 | 2025.12.09
지난 9월 8월, 본인의 자녀들을 수년간 납치해서 숨어 살았던 톰 필립스 (Tom Phillips)가 경찰에 발견되었고 결국 총격전 끝에 사망했습니다. 그 소식 … 더보기

고대 수메르 문명은 왜 사라졌는가

댓글 0 | 조회 147 | 2025.12.09
메소포타미아 사막 위로 붉은 해가 떠오를 때면, 거친 바람은 먼지를 일으키며 과거의 귓속말을 실어 나른다. 그 속삭임은 무너진 벽돌과 부서진 신전 기둥 사이를 스… 더보기

스코어카드와 인생의 기록 – 결과보다 중요한 것은 과정

댓글 0 | 조회 114 | 2025.12.09
골프를 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스코어카드를 손에 쥐고 라운드를 시작한다. 한 홀 한 홀마다 몇 타에 공을 넣었는지를 적어 내려가며, 18홀을 돌고 나면 총합이 자… 더보기

나도 의대 들어갈 수 있을까 : 의대 경쟁률 10:1 그 진실은?

댓글 0 | 조회 318 | 2025.12.07
출처: https://www.istockphoto.com/kr/%EC%9D%BC%EB%9F%AC%EC%8A%A4%ED%8A% B8/%EC%9D%98%EA%B3%B… 더보기

‘인공 방광’이란

댓글 0 | 조회 287 | 2025.12.06
국민보험공단이 발표한 ‘2024 지역별 의료 이용 통계 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병원에서 진료받은 6대 주요 암 환자 중 유방암 환자가 인구 10만명당 52… 더보기

수공하는 법

댓글 0 | 조회 165 | 2025.12.06
수공(收功)은 기운을 거두어들이는 동작으로서, 명상을 하면서 자신의 주변에 형성된 기운을 거두어 단전으로 끌어내리는 것이다.명상 중 급한 용무로 명상을 멈추어야 … 더보기

AI 시대의 독서: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독서가 필요한 이유

댓글 0 | 조회 623 | 2025.12.01
공자는 논어 첫 문장에서 “배우고 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學而時習之 不亦說乎)”라고 했다. 배움 자체가 인생의 의미가 되던 시대의 이야기이다. 그렇다면… 더보기

AI 시대의 새로운 교육 방향: AI와 함께 생각하는 힘

댓글 0 | 조회 560 | 2025.11.28
기술의 발전은 언제나 교육의 변화를 이끌어 왔다. 그러나 인공지능(AI)의 등장은 그 속도와 영향력에서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큰 전환점을 만들어 내고 있… 더보기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 확대

댓글 0 | 조회 333 | 2025.11.26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이 74세까지 전면 확대된다.

에이전시 (대리인) 관련 법

댓글 0 | 조회 228 | 2025.11.26
우리는 어려서부터 누군가를 ‘대신’ 해주는 걸 자연스럽게 배우면서 자랍니다. 친구가 멀리 던진 공으로부터 내가 더 가까우면 친구 대신 공을 주워서 던져주기도 하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