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사님이 말씀하시길...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커넥터
Roy Kim
차자명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도사님이 말씀하시길...

8 6,006 NZ코리아포스트
주방에서 아내가 음식 찌꺼기를 닭 주고오라고 소리를 질렀다. 냄새나는 음식 통을 들고 터덜터덜 닭장을 향해 걸어가는데 우드드드~~ 옆집 말 목장 테리가 목장차를 타고 말밥을 주러 폼 나게 다니고 있었다. 제길, 격이 달라도 뭔 격이 이렇게 다르단 말인가, 옆집이나 우리 집이나 마릿수로는 한 20마리씩 비슷한데 테리네 말은 한 마리당 50만 달러라니, 그럼 우리 닭은 한 마리당 5만 달러는 가야되지 않겠는가? 쩝,

내가 지금 왕가레이 시골구석에서 음식찌꺼기나 들고 다닐 때가 아닌가 싶기도 한데... 문득, 도사님 말씀이 생각났다. 도사님 말씀으로 치자면 이건 정말 아니었는데...

풋 냄새가 풀풀 풍기던 총각시절, 회사 부장님께서 옆집 족집게 도사님의 도안 일을 해준 적이 있었다. 도사님은 그 보답으로 부장님의 운세를 봐준다 하였는데 부장님은 혼자 가기가 쑥스럽다고 나보고 같이 가자고 하였다. 도사님은 워낙 유명하여 정치인, 사업가들이 많이 드나들었는데 어쨌든 나도 부장님의 강요에 못 이겨 도사님 방으로 졸졸 따라갔다.

부장님의 전직이며 가족사항이며 내가 알고 있는 것보다 도사님은 더 많은 것을 꿰뚫어 보는데 정말 기가 막힌 족집게였다. 부장님은 얼굴이 빨개져 땀을 뻘뻘 흘리며 예예, 맞습니다. 라는 말만 되풀이하다가 “근데 저... 사업을 하면 안 될까요?”라고 여쭈었다.

“자네, 사업 할 생각은 하지 마. 자네는 군인이나 공무원이나 그런 일이 딱 맞아. 그리고 자네는 이혼 할 운수인데... 어때 이혼할 생각인가?”

“그런 생각을 하루에도 열 댓 번씩 하는데요. 애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살아야지요 뭐...”

“그래 그렇다면 방법이 있기는 한데... 자네 부인과 떨어져 살아야하네. 멀리 지방으로 가든지 해외로 나가던지 그러면 이혼만은 피할 수 있네.”

부장님은 한숨을 푹푹 내 쉬다가 나를 가리키며 도사님께 말하였다.

“도사님, 얘도 한번 봐 주시죠? 우리 직원 앤데요.”

도사님은 내 앞에서 깊은 생각에 잠긴 듯 한동안 말씀이 없었다. 이윽고 옷매무새를 가지런히 한 도사님이 말문을 여는데 나를 갑자기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게 아닌가.

“선생님의 운세를 본다는 것이 저에게는 무한한 영광입니다. 옛날 같으면 제가 큰절을 올려야 마땅합니다만 그러지 못함을 이해해 주시옵고... 선생님에 대해 말씀드리기 전에 한 가지 약조를 해주셔야겠습니다.”

나는 갑자기 어안이 벙벙했고 부장님은 옆에서 입을 벌리고 쳐다보다가 도사님께 재촉하였다.

“아, 얼마나 좋길래 그래요. 빨리 말씀 해보세요?”

“이사람 잠자코 있게나, 자네는 이런 분 밑에서 일을 해야 돼, 그럼 걱정 할 일이 없어~ 선생님 약조는 다른 게 아니라, 훗날 선생님과 제가 만날지 못 만날지 알 수 없는 일이지만 그러나 인연이 되어 혹여 만나게 되면 저에게 선물을 하나 해 달라는 말씀입니다.”

“무슨... 선물 요?”

“그럼, 제가 말씀 드리겠습니다. 집을 한 채 사주셔도 좋고 차를 한 대 사주셔도 좋습니다. 둘 중에 하나만 해 주시면 됩니다.”

생각해보니 차가 훨씬 쌀 것 같아 차를 한 대 사드린다 하였더니 말씀을 계속 하셨다.

그 날 저녁 직원들과 회식을 하는데 부장님은 괜히 나에게 화를 내면서 신경질을 부렸다.

“인마~ 내가 네 밑에서 일을 하라고? 이 자식 웃겨, 세상이 두 쪽이 나도 그런 일은 결코 없을 거다. 건방진 놈,~”

그런 일이 있고 얼마 되지 않아 부장님은 회사를 그만 두었고 몇 년의 세월이 흐른 후 나는 사업을 하고 있었는데 당시 한 달에 몇 백 만원 씩 벌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뉴질랜드 달러로 몇 만 달러 씩 벌었다는 이야기가 되는 셈이다.

어느 날 낯익은 한 분이 찾아왔는데 부장님이었다. 부장님은 큰 기업에 취직을 하여 외국에 나가있었고 부인은 월급을 알뜰히 모아 커다란 집을 샀다고 하였다. 그런데 국내실정을 잘 몰라 무슨 일을 해야 할지 막막하던 차에 잘 나간다는 내 이야기를 듣고 찾아왔다면서 내 밑에서 일을 하면 안 되겠냐고 물었다. 문득 도사님 말씀이 생각났다.

“부장님, 그때 도사님 말씀 듣고 저한테 화내신 거 생각 안 나세요? 세상이 두 쪽이 나도 제 밑에서 일 할리는 없다 하셨지요?”

나는 살아오면서 가끔 도사님 말씀대로 이루어지나 보다 생각할 때도 있었다. 한 때는 돈을 갈퀴로 긁는다는 말도 들었고 한때는 이름이 알려지고 감투를 쓰라는 말도 들었지만, 요즘은 도사님 말씀이 많이 어긋난다는 생각이 든다. 아직도 도사님 말씀의 한 구절은 악착같이 내 머릿속에서 윙윙거리고 있다.

“선생님이 가는 곳마다 물이 술로 변하고 나뭇잎이 돈으로 변할지니...”

얼마 전, 물에서 놀고 있는 오리 그림을 그려 키위에게 선물했는데 고맙다고 술을 잔뜩 사왔다. 어라... 도사님 말씀이 맞나? 물을 그리니 물이 술로 바뀌고 말이야, 이제 나뭇잎만 잔뜩 그리면 뭉칫돈이 우르르 몰려오겠어, 그리고 우리 집에 고물차가 4대나 있으니 혹여 인연이 되어 도사님을 만나게 된다면 차도 한 대 드릴 수 있는데 말이야... 쩝,

ⓒ 뉴질랜드 코리아포스트(http://www.koreapost.co.nz),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입큰카와이
잘 읽었습니다.
쌜리
도사님 말씀에 왕이 된다고 해서 무위 도식하면서 지내던 사람이 죽을 때 부인과 자식한테 "짐이 붕하노라." 카더라.

도사님 말씀이 소뿔에 죽는다고 하기에 집안의 모든 소뿔로 된 것들은 다 치우고 소근처에도 안 갔는데 방안에서 담뱃대 물고 넘어지는 바람에 담뱃대가 목을 관통해서 사망했는데 자손들이 보니깐 소뿔로 만든 부분이라 카더라.

기회가 오면 잘 잡아서 큰 노력으로 기회를 살리지 않으면 맨날 도사 타령에 세월이 다 흘러간다지요?
산호
하하하 하지님, 여전히 신선하고 상큼하십니다. 어엿뿐 오리커플이 있고 예쁜 매화인가요? 연못이고 그림이 한폭의 시 같습니다.

저는 예술하고는 거리가 멀지만 하지님 그림은 꼭 오리가 튀어 나올것 같네요.

하지님은 도통하셔서 은거하시고 게시나요???
sue
한동안 뜸했던것 같은 하지님의 글과 그림.

또한 누구나 공감할수있는 도사님의 진술~~~~~

우리가 살다보면 가끔은 누군가의 말에 귀기우리며 좋은것은 꼭 그렇게 되기를 희망하며

나쁜것은 절대로 그렇게 되지않으리라는 신념아닌 신념속에 사는것 아니겠습니까??

하지님 도사님의 말씀을 끝까지 믿어보세요........분명히 잘 되시리라 믿습니다
왕하지
입큰카와이님 첫 댓글 감사드립니다.

쌜리님 말씀대로라면 도사님 말씀이 거의 이루어지는군요. ㅎㅎ

산호님 우리동네 연못에 오리가 7마리가 사는데 제가 가면 밖으로 튀어나온답니다.

빵 가져온 줄 알고, 가끔 빵을 주니 오리도 아주 도가 텄어요. ㅎㅎ

sue님이 도사님 말씀이 공감이 가신다니 신념이 생기는군요. ㅎㅎ

그러나 쌜리님 말씀대로 노력하고 기회를 살리지 않으면 세월만 가겠지요.

잘 될 것으로 믿으라 말씀하시니 정말 감사합니다.
감사
왕하지님!! 글 참 재미있게 잘 쓰십니다. 다른 글도 보고 많이 미소지었습니다. 그림만 잘 그리시는 게 이니고 글도 맛갈스럽고... 솔직하시구요.. !! 엔돌핀을 돌게 해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ㅎㅎㅎ
웃음과 함께 기분 전환 하고 갑니다
왕하지
감사님! 재미있게 읽으신 감사님께 감사드립니다.

ㅎㅎㅎ님의 웃음소리가 왕가레이까지 들리는군요. ㅎㅎㅎ,

이민심사 관점의 SMC 핵심 포인트

댓글 0 | 조회 166 | 2시간전
Skilled Migrant Category(SMC)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요소 중 하나는 SR3.20에 따른 ‘Skilled employment’ 충족 여부입니… 더보기

잘 늙어가는 방법

댓글 0 | 조회 151 | 2시간전
최근에 “엡스틴 파일” 속에서 대표적인 ‘자본주의 비판자’인 노암 촘스키 교수와 대표적인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틴의 친근감을 나타내는 서신 왕래나, 엡스틴 범죄 행… 더보기

코스 매니지먼트와 인생 계획 – 전략 없이 무작정 치면 낭패

댓글 0 | 조회 59 | 2시간전
골프에서 ‘코스 매니지먼트’는 단순한 스윙 기술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뛰어난 실력을 가진 사람도 전략 없이 경기에 임하면 생각지도 못한 실수를 하게 되고, 반대… 더보기

바위 속 부처님을 모시다 - 마애불

댓글 0 | 조회 56 | 2시간전
멀고 긴 여로서기 475년, 고구려 장수왕이 3만 군사를 몰고 백제의 수도 한성을 습격했다. 한성이 초토화되자 백제는 서둘러 웅진(지금의 공주)으로 천도했고 어느… 더보기

정년 이후의 고용관계

댓글 0 | 조회 250 | 6시간전
예전 칼럼에서 뉴질랜드는 대한민국과 달리 특별히 법적으로 정해진 정년이 없으며 만약 고용주가 60세가 된 피고용인을 나이를 이유로 해고한다면 이는 나이를 이유로한… 더보기

그리하여 어느 날, 사랑이여

댓글 0 | 조회 78 | 6시간전
시인 최 승자한 숟갈의 밥, 한 방울의 눈물로무엇을 채울 것인가,밥을 눈물에 말아 먹는다 한들.그대가 아무리 나를 사랑한다 해도혹은 내가 아무리 그대를 사랑하다 … 더보기

23. 웰링턴(Wellington) – 타라(Tara)의 전설

댓글 0 | 조회 67 | 6시간전
뉴질랜드의 수도 웰링턴은 바람이 거세고 드라마틱한 해안 풍경으로 유명하지만, 그 이면에는 마오리의 전설이 살아 숨쉬고 있다.이 도시의 마오리 이름은 ‘테 위타랑이… 더보기

UCAT 매년 응시 후 알게 된 알짜배기 팁과 노하우

댓글 0 | 조회 148 | 1일전
UCAT ANZ은 University Clinical Aptitude Test Australia New Zealand 약자로 직역하면 의료계열 적성고사 (호주 뉴… 더보기

설날과 떡국

댓글 0 | 조회 165 | 4일전
올해는 2월 17일(화)이 음력(陰曆) 정월(正月) 초하룻날인 ‘설’이다. 붉은 말의 해인 병오년(丙午年) 새해를 맞이한다. ‘설’은 한 해의 시작을 알리며 지난… 더보기

교육의 본질은 커뮤니케이션이다

댓글 0 | 조회 442 | 6일전
몇 년 전, 오클랜드 의대에 재학 중이던 한 학생과 인터뷰를 한 적이 있다. 그 학생은 이렇게 말했다. “누구에게나 시간은 똑같이 주어지잖아요. 저는 그 시간을 … 더보기

오클랜드&오타고 1학년 바이오메드/헬싸 A+ 공부법

댓글 0 | 조회 649 | 6일전
이번 칼럼에서는 오클랜드대 바이오메드.헬쓰사이언스 (Auckland Biomed.Health Sci.) 그리고 오타고대 헬쓰사인언스 (Otago HSFY) 공부법… 더보기

내년 490명 의대 증원...한국 의대 증원의 현주소

댓글 0 | 조회 603 | 2026.02.14
최근 한국 의대 입시를 보면 호주 의대 입시를 따라간다는 생각이 듭니다. 혹시 지역 의사제라는 것을 들어보셨나요? 한국 같은 경우 여러분들은 의대 증원이 필요하다… 더보기

“사랑은 서류로 남는다” IPT 판결로 본 파트너십 비자의 핵심 가이드

댓글 0 | 조회 616 | 2026.02.13
실무에서 파트너십 비자 업무를 하다 보면, 증빙 서류를 요청드릴 때 “우리가 확실한 부부 사이인데, 같이 살고 있는 걸 모두가 다 아는데, 왜 이런 사소한 입출금… 더보기

어디가 더 들어가기 어려울까? 오클랜드 의대 vs 오타고 의치대

댓글 0 | 조회 954 | 2026.02.11
[출처]https://www.ama-assn.org/series/succeeding-medical-school뉴질랜드에는 현재 2개의 의과대학과 1개의 치과대학이… 더보기

떠나는 이들

댓글 0 | 조회 486 | 2026.02.11
주말 아침 타운하우스는 텅 빈 듯 조용하고 승용차들도 벌써 어딜 갔는지 주차장이 한가로운데, 가까운 곳 어느 나무에서 매미 한 마리가 외로운 울음을 울고 있었다.… 더보기

돈으로 살 수 없어

댓글 0 | 조회 278 | 2026.02.11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다정함이 많은 교회보다헌금 많이 걷히는 교회가성공한 교회라고 합니다달동네교회보다부자들이 많은 교회가성공한 목회라고 합니다섬김, 겸손, 변화라… 더보기

템플스테이라는 이름의 산에서

댓글 0 | 조회 224 | 2026.02.11
기독교신자 박미경·강희복 부부2016년 수덕사 템플스테이를 시작으로 박미경 씨는 최근까지 25개 사찰을 찾아 템플스테이를 했다. 템플스테이는 그가 어릴 적부터 좋… 더보기

8월 SMC와 황금 같은 6개월

댓글 0 | 조회 348 | 2026.02.11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만 기회일 수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새해가 되면 뉴질랜드 영주권을 준비하는 분들에게서 아래와 같은 질문을 아주 많이 받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 더보기

추억도 자산이다

댓글 0 | 조회 216 | 2026.02.11
누구나 일생을 살아가면서 어떤 방식으로 든 많은 자산(資産)을 쌓아가기를 염원한다. 금전으로 평가되는 부(富)와 명예를 추구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공통된 명제일 것… 더보기

3편 – 〈라자루스 코드〉 (The Lazarus Code)

댓글 0 | 조회 116 | 2026.02.11
​“죽은 자는 돌아오지만, 코드도 다시 돌아온다.”프롤로그 - 2029년 7월 1일, 도쿄도쿄 중심부, 금융단지 빌딩군 위로 전광판 하나가 갑자기 깜빡거리기 시작… 더보기

다보스 포럼을 보고

댓글 0 | 조회 128 | 2026.02.11
제56차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2026 다보스 포럼)이 1월19일부터 23일까지 스위스 산골 다보스에서 전 세계 120여개국에서 약 3000명의 리더들이… 더보기

주택 임대차 재판소 (Tenancy Tribunal)

댓글 0 | 조회 251 | 2026.02.10
독자분께서 투자용 주택을 보유하시면서 임대를 놓는 집주인이시던, 그런 주택을 임차해서 사시는 세입자이시던, 분쟁이 발생하면 어떻게 해야 하나 한번쯤 고민을 해보셨… 더보기

22. 마나와투 강의 여정 – 바람을 거슬러 흐른 사랑

댓글 0 | 조회 134 | 2026.02.10
파머스턴 노스(Palmerston North)는 뉴질랜드 북섬의 마나와투(Manawatu) 평야에 위치한 도시로, 마나와투 강(Manawatu River)을 중심… 더보기

삶이 너에게 해답을 가져다 줄 것이다

댓글 0 | 조회 136 | 2026.02.10
시인 에크하르트 톨레생각으로는 문제를 풀 수 없다.오히려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 뿐해답은 언제나 스스로 우리를 찾아온다.복잡한 생각에서 한 걸음 벗어나고요함 … 더보기

아틀란티스 대륙 실존설

댓글 0 | 조회 281 | 2026.02.10
인류 역사에는 언제나 “존재했을지도 모르는 세계”가 사람들의 상상력과 탐구 본능을 자극해왔다. 그중에서도 가장 오래되고, 가장 집요하게 살아남은 이름이 있다. 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