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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하나가 온 세상을 들었다 놨다 하는 요즘이다. 다른나라에서 지진이 나고 쓰나미가 오고 산불에 몇개월을 고생한다 소식이 들려도 응 그래 그런일이 있었군 하고 강건너 불구경하듯 무심하게 보던 사람들이 어느나라에 환자가 몇명인지 어떻게 걸렸는지 마치 자기집 밥상에 숟가락이 몇갠지 아는 것처럼 빠삭히 알고 있다.
왜? 나랑 나의 가족들에게 나의 친지들에게 그리고 친구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즉 나와 연결된 연결고리가 형성되는 사안이라 이토록 스타의 사생팬 저리가라 할 만큼의 관심과 걱정이 되는 것이다.
우리는 매일을 남과 살아간다. 매일매일 만나고 웃고 차마시고 밥먹고 일하고 물건을 사고 팔고 서비스를 주고받고 하는 사람들의 99프로는 남이다. 아이러니 하지 않은가 우리는 우리가 사랑하고 아끼는 가족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을 남과 살아야 하는 운명적 공동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일상에서 많은 것들이 무관심으로 무시되고 이기심에 밟히고 증오심에 불타 잿더미가 되어버리며 시기심에 뒤틀려버리는 이 기괴한 현상은 수천년이나 인간세상에 존재하는 아주 대표적인 “모순”된 현상중에 하나인듯하다.
바이러스가 발표되고 한동안은 뜨듯미지근한 반응이던 뉴질랜드가 환자 한명 생겼다는 뉴스가 터지자 마자 마트들은 물건이 동이 나고 이벤트들은 취소가 빗발치고 학교에 보내는 아이들 가방에 손세정제를 도시락보다 먼저챙기게 됐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죽음과 연관되어있지는 않더라도 우리사회엔 병적인 바이러스가 아닌 정신적인 바이러스가 엄청많다. 그런 바이러스들은 사람들을 지치게하고 포기하게 하고 억울하게 하고 그러다 종내에는 죽고싶은 마음이 들게도 한다.
나는 이번 바이러스가 빨리 진정되길 바란다. 그러나 바이러스를 대하는 이 전 지구적인 사회에 대한 관심과 공동체적 대응력은 멈추지 말고 그 모습 그대로 우리사회에 약자들에게 번지는 극심한 외로움의 바이러스, 가난의 바이러스, 아픔의 바이러스, 억울함의 바이러스처럼 작지만 스치기 쉬운것들에 대한 바이러스들에게로 전달됐으면 하는 바램이다.
손을 잡아주는 일이 마음으로가 아니라 실제로 어려운 세상이 왔다. 바이러스때문에 못잡는 손 대신 마음으로 안아주는 우리가 되면 좋겠다.
자가격리중인 옆집사는 중국인집주인 식료품 공급 담당자 코끼리 아줌마 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