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옷입은 최고의 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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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옷입은 최고의 타자

0 개 1,512 김준

과거의 삶을 기록해 놓은 역사서적들을 읽다보면 가끔씩 현대의 발명품들에 버금갈 정도로 효율적이고 뛰어난 기술의 활용사례를 볼 수 있습니다. 조선시대의 실학자였던 이익 선생님이 남기신 ‘성호사설’에는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는 물건이 하나 등장하는데요. 바로 ‘지갑’이라는 물건입니다. 돈을 두둑히 챙겨넣은 두툼한 장지갑이나 한도 높은 카드 몇 개 달랑 챙겨다니는 금수저들의 얄상한 지갑을 말하는 것이 아니구요. 종이‘지’에 갑옷의‘갑’을 쓰는 한자어로서 종이갑옷을 의미합니다. 그러니까 흔히들 말하는 화선지나 한지로 만든 갑옷이라는 뜻이지요. 

 

에이.. 설마~~ 종이로 어떻게 칼, 화살을 막아내는 갑옷을 만들겠어~ 

 

하며 의심하실 분들도 계시겠습니다만 성호사설에는 종이 갑옷의 원리에 대해 이렇게 적혀있습니다. 

 

‘대저 종이는 부드럽고 얇은 물건인데, 화살이 금과 가죽은 뚫으면서 종이는 뚫지 못하니 무엇 때문일까? 무릇 총탄(銃彈)도 강한 것은 뚫을 수 있으나 유한 것은 뚫지 못한다. 그리하여 총탄이 장막에 둘러친 휘장에 이르면 그 베폭이 흔들리므로 총탄이 그냥 떨어져 버린다. 만약 총탄이 딱딱한 물건에 맞는다면 어찌 뚫고 나가지 못하겠는가? 

 

이 이치와 같은 것이다. 아무리 얇은 종이라도 수십 겹으로 갑옷을 만든다면, 한 겹을 지나면 또 한 겹이 있으므로 이렇게 수십 겹을 지나는 동안 화살은 힘이 다하고 말 것이다. 만약 굳게 붙여 하나로 된다면 어찌 금과 가죽에 미치지 못할 뿐이겠는가? 병가(兵家)로서는 마땅히 시험해 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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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갑옷, 다시말해 ‘지갑’은 조선의 전시대를 거쳐 수많은 평민들의 목숨을 지켜낸 아주 훌륭하고 뛰어난 방호물품이었습니다. 

 

당시엔 전쟁이 나면 그 지역에 사는 백성들을 군졸로 강제입대시켜 전투를 치르곤 했는데요. 워낙에 각양각색 별별 사람들이 다 모이다보니 들고 오는 무기도 제각각이었고 하고 나오는 행색도 제각각일 수 밖엔 없었습니다. 사정이 그러하니 개개인에 맞춘 특별한 방호도구를 지급한다는 것은 언감생심 꿈도 꿀수 없었구요. 현실적으로 그럴만큼 재정이 넉넉한 것도 아니었죠. 

 

그래서 결국 군졸로 입대할 때 개인별로 무기와 보호장구를 지참하게 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무기라 해봤자 낫이나 호미같은 농기구에 잘해봐야 작두날을 빼어들고 휘두르는 것이 고작이었고 보호장구라 해 봐야 대나무쪽을 촘촘히 박아 누빈 솜 저고리가 최선이었으니 한번 전쟁터에 끌려 나가면 아무래도 살아돌아 올 기약이 없다고 보는 것이 타당했지요. 하지만 아무리 화살받이로 전장에 끌려나가는 처지라 하더라도 어떻게든 목숨만은 부지하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 없느니보다는 낫다는 심정으로 평민들 사이에서 싸고 간편한 종이 갑옷을 만들어 지참하기 시작했습니다. 

 

얇은 한지를 묽게 쑤운 찹쌀풀이나 끓인 아교로 겹겹이 붙인 후 단단히 굳혀 모양을 잡고, 그 위에 채색을 하거나 좀 더 신경을 쓴다면 옷칠을 더해 갑옷을 만들었습니다. 만들고 나니 가볍고 움직이기 편해서 철편을 누비어 만든 무거운 두정갑보다 훨씬 활동성이 좋았고, 과거시험등 대량의 종이가 사용된 후 버려지는 폐지를 재활용해서 만들었기 때문에 가죽갑옷같이 재료가 딱히 제한되지도 않았습니다. 그 효과가 어떨른지 확실하지야 않았겠지만 그래도 맨 몸에 두른 삼베옷 보다야 훨씬 나았을테니 그만하면 ‘진인사’는 한 셈이고 ‘대천명’을 할 밖에요.

 

종이와 밥풀로 만든 갑옷에 의지해 화살이 빗발치는 전쟁터를 누비고 다닌다는 것은 사실 미친소리처럼 들렸을겁니다. 당연히 처음엔 종이갑옷의 효과가 무시되곤 했었지만 칼과 화살에 대한 방호력이 차츰차츰 입증되면서 종이갑옷은 집집마다 한벌씩은 준비해 놓아야 하는 필수아이템으로 자리잡게 됩니다. 그만큼 우리나라엔 전쟁이 많았다는 서글픈 반증이기도 하겠는데요.. 이러한 지속되는 전란의 위기속에서 종이갑옷은 그 기술적인 면에서도 많은 성장을 이루어냅니다. 한지 열네겹을 겹쳐야 최적의 효과가 나타난다는 사실도 발견하게 되었고 수군들이 입을 갑옷에 방수성을 부여하기 위해 두겹의 옻칠을 한다거나 단칼에 베어지지 않도록 강도를 높이기 위해 아교를 덧칠하는 등의 첨단소재 제작법도 널리 퍼져나갔습니다. 결국 국민갑옷으로 등극한 종이갑옷을 만들기 위해 너도나도 종이를 사들이는 통에 시중에는 저렴한 종이가 동이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고, 전운이 감도는 수상한 시절이 되어 종이수요가 폭증할 무렵이면 사대부 집안의 담을 넘어 들어가 서책들을 훔쳐가는 경우까지 있었다 하니.. 하나밖에 없는 목숨을 어떻해서든 부지하고 싶은 서민들의 애달픈 소원이 종이갑옷의 인기로 표현되었던 듯해서 안쓰러운 마음마저 듭니다. 

 

종이 갑옷이 이렇게 전국민적인 지지와 사랑을 받게되자 나랏님도 관심을 아니주시지는 못하셨였나 봅니다. 군수품의 제작과 조달을 담당하던 군기감에 지갑을 만드는 부서를 따로 설치하고 각 도에서 종이를 상납하도록 하는가 하면 세금대신 종이를 거두어 지갑을 일괄적으로 생산하던 시기도 있었습니다. 당시의 기록을 살펴보면 상대적으로 값비싼 종이를 관아에 납부할 수 없던 평민들이 노역과 부역에 시달렸다는 부분이 있는 것으로 보아 지금으로치면 필수 군수품 정도로 여겨진듯 합니다. 임진왜란 당시의 서찰들엔 이 종이갑옷의 유용성을 칭찬한 글들이 꽤 많습니다. 열네겹 종이를 아교로 단단히 적층한 후 옷칠까지 더해서 제대로 마무리한 지갑은 조총의 탄환을 막아낼 정도로 튼튼했다 하니 나풀거리는 종이라해서 함부로 무시해서는 안될 듯 합니다. 

 

종이갑옷.. 참으로 모순적인 단어입니다. 

 

가볍고 연약해서 몇 방울 물만 튀겨도 금새 축 늘어지다가는 한 순간 저절로 찢겨나가는 ‘종이’와 세상의 그 어떠한 매서운 공격에도 든든히 버티고 서서 목숨을 보전케 하는 ‘갑옷’이 만나 이루어진 한 단어 종이갑옷. 

 

화살은 물론이거니와 당시의 최첨단, 대량살상용 원거리 무기였던 조총의 탄환을 막아낼 정도로 뛰어난 방호력을 자랑했던 종이갑옷..

 

날아드는 화살이나 탄환과 같은 첨예한 직선의 끝단을 받아들여 진동과 분산으로 무력화시키는, 거세고 악랄한 공격을 받아들여 그 사악한 의도부터 차근차근 굴복시키는 그런 종이 갑옷..

 

어쩐지 나약하고 하릴없는 것들이 겹겹이 뭉쳐 모여 세상의 모든 강하고 실랄한 것들을 막아내는 하나의 상징 처럼 느껴집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세밑의 어느날.. 종이갑옷을 생각했습니다. 

 

오늘을 살아내는 나의 노력은 얇디 얇은 습자지처럼 나풀거리고 보잘것 없습니다. 어느 순간에 주욱 찢겨나갈지 모르는 나약한 의지와, 자잘한 바람만 불어닥쳐도 이리저리 휘청거리는 결심은 내가 본디 가지고 있던 무능력과 저열한 인격의 또 다른 표현인듯 합니다. 하지만 약하디 약한 종이가 갑옷이 될 수 있듯이 하루에 하루를 덧 씌우며 겹치고 겹쳐 쌓여가다보면 언젠가는 화살을 막아내고 총탄을 막아내는 든든한 갑옷이 되는 날이 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해 봅니다. 

 

그런데 달력의 남은 날수를 헤아려가며 지나간 시간을 돌아보고 다가올 시간을 가늠하는 자아성찰의 시간은 비단 어른들만의 전유물이어서는 안될 듯 합니다. 

 

거창하게 ‘자아’나 ‘성찰’ 까지 들먹이지 않는다 하더라도 지난 한 해가 남긴 교훈들과, 그 교훈들을 대하던 자신의 자세와, 받아들여진 교훈이 일구어 낸 변화를 기억하는 과정은 낱낱이 흐트러지는 종이쪽들을 붙잡아 매어서 하나의 갑옷으로 변화시키는 모든 물리적 화학적 변이의 시초와도 같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한 해가 진지한 고민과 끊임없는 노력으로 점철되어 있었다면 그러한 자세를 계속 이어나가도록 독려하는 동기가 아직도 마음 가운데에 건재한지 살펴볼 일이고, 만약 지난 한 해가 손가락 하나 까딱하기 싫은 게으름이나 하루하루 다가오는 연말 시험을 마다하고픈 도피행각으로 점철되어 있었다면 그러한 삶의 태도를 타파해야 한다는 갈급함이 마음가운데 존재하는지 살펴보아야 할 것 입니다.  만약 우리의 자녀들이 그 정도의 성숙한 자세를 가지지 못했다면 우리 부모님들이 나서서 보잘것없는 하루의 노력과 중요해 보이지 않는 하루의 경험들이 쌓이고 쌓여, 그리고 적층되고 적층되어 결국 생명을 살리는 갑옷이 되어가는 원리를 설명해 주어야 할 듯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이해와 깨달음이 우리 아이들의 지속적인 노력으로 이어져 튼튼하고 믿음직한 갑옷으로 자라준다면 참으로 감사한 일이겠습니다. 

 

그러나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일이 ‘변함없음’이라 하던가요. 어른들도 하기 힘든 꾸준하고 변함없는 노력을 아이들에게 요구한다는 자체가 조금은 무리가 아닐까 싶긴 합니다. 아이들은 할일도 많고, 안 할일도 많고, 핑계도 많고, 변명도 많은 10대의 중반기를 지나가고 있으니 말입니다. 

 

‘자기주도 학습’ 이라는 교육학적 용어가 하나 있습니다. 21세기를 살아가는 학부모시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보셨음직한 용어인데요. 사실 어떻게 하면 학생들의 ‘자기주도 학습능력’을 고양시킬 것인가 하는 문제는 모든 교육자들을 끊임없이 괴롭혀 온 고민거리입니다. 그리고 여기서 말하는 ‘자기주도 학습능력’이 내포하는 현실적인 의미가 바로 ‘지속적인 노력’인 것이지요.

 

그것이 말처럼 쉽지 않기에 고민거리가 되고 화두가 되고 결국엔 전문적인 용어까지 만들어진 것이니 인간사회에 교육이라는 활동이 존재하는 한 ‘지속적인 노력’의 가치는 언제나 회자되는 키워드가 될듯 합니다. 특별할 것 없는 매일의 작은 습관에서 걸출한 성공을 이끌어내는 비밀 아닌 비밀로서 말입니다. 

 

그럼 우리의 아이들이 쉬지않고 지속적으로 노력을 기울이게 할 수 있는 방도는 없을까요? 사대부집 담장을 넘든 과거시험장에 위장취업을 하던 종이를 구해야 갑옷을 만들수 있는 것처럼 하루하루 되풀이 되는 자기주도적 노력이 모이고 모여야 성취를 하던 성공을 하던 할텐데 말입니다. 그저 엄마의 끊임없는 잔소리 밖에는 지속적인 노력의 원동력은 없는 걸까요?

 

저는 제 학생들을 통한 간접경험에 비추어 ‘끊임없는 자아상의 회복’ 이야말로 지속적인 노력을 이끌어가는 힘 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거듭되는 실패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추구하는 자아상을 끊임없이 회복시키는 행동.. 이젠 더 이상 버틸 힘이 없다고 느껴질 때 포기대신 스스로가 소원하는 자아상을 되돌아보는 그 행동.. 

 

그것이 바로 낱장의 종이를 적층시켜 갑옷으로 변화시키는 힘이고 그것이 바로 참나무판자를 뚫는 총알을 막아내는 든든한 종이갑옷이 탄생하는 비밀이라고 생각합니다. 

 

자기계발과 처세술이라는 ‘목적이 끌어가는 인간관계론’을 인류사회에 최초로 소개했던 데일 카네기라는 분이 계십니다. 미국의 강연가이자 저술가로 인간관계, 대화법, 연설법 등등 사람이 사회적으로 성공하기 위한 방법적인 부분에 대해 많은 저서를 남기기도 하셨는데요. 어릴적 아버지의 서가에도 카네기 대화론 전집 4권이 꽃혀 있었는데 그 중 첫 번째 한권만 읽고는 그냥 중도포기를 하고 말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음.. 포기라기보다는 중단했다는 말이 옳을지도 모르겠군요. 왜냐하면 첫 권의 전체를 통털어 카네기가 한 이야기라고는 ‘행복한 표정으로 남의 이야기를 관심깊게 잘 들어줘라’ 뿐이어서 긴 시간 공을 들여 읽은 것 치고는 별로 배운 것이 없다고 생각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보니 아주 유명한 분이시더군요. 그런줄 알았으면 꾹 참고 끝을 볼걸 그랬나 봅니다. ㅎㅎ

 

카네기에 얽힌 자잘한 에피소드는 참으로 많습니다. 그 분의 스타일이 자신의 소소한 경험에서 이야기의 첫머리를 끄집어내는 경우가 많다보니 그리 두껍지 않은 책 한권 안에도 참으로 많은 예화들이 기록되어 있는데요... 그 중에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언젠가는 카네기 박사가 먼 지역에 사는 친구를 방문하기위해 낯선 도시의 낯선 동네에 들어섰답니다. 친구집 근처에서 길이 조금 헷갈려서 헤메다가 어느집 앞에서 발걸음을 멈췄다 하는군요. 정원에서 놀고있는 왠 귀여운 사내아이 때문이었는데요. 5살 남짓한 그 아이는 제 몸보다 한 두 치수는 큰 야구복에 헐렁한 야구모자까지 눌러 쓰고서 어른용 배트를 휘둘러가며 배팅연습을 하고 있었답니다. 한 손으로 공을 던져올린 후 떨어지는 공을 향해 힘껏 배트를 휘둘렀지만 제 키에 맞먹는 베트로 공을 맞추는 것은 언감생심 될리가 없는 일이었습니다. 처음엔 그저 그 아이가 귀여워서 쳐다보고 있었는데 곧 그 아이의 특별한 행동을 알아채게 됩니다. 매번 헛스윙을 할때마다 무언가 중얼거리는 것이었죠. 혹시 아이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무슨 주문인가 싶어서 신경을 써서 들어보았는데.. 이렇게 말하더랍니다. 

 

“나는 세상에서 제일 훌륭한 타자야”

 

그러니까 그 아이는 공을 맞추기는 커녕 제 몸도 가누지 못할정도로 엉터리 헛스윙을 하면서도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응원을 퍼붓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것도 세상에서 제일 훌륭한 타자라니.. 스케일이 남다른 것이 나중에 자라서 아마 뛰어난 야구선수가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이 소년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데일 카네기는 자신의 가치를 인정하고 그것을 지속적으로 회복시키는 자세에 대해 글을 이어갔습니다. 전형적인 자기확신과 자기암시 등등의 스토리가 전개되었음이 당연합니다. 스스로의 가치를 한껏 고양시켜 그게 걸맞는 자아상을 확립한 후 현실의 불만족과 실패에 굴하지 말고 끊임없이 자신의 자아상을 회복시켜라. 자신 스스로가 어떠한 사람인지 지속적으로 생각하고 그에 걸맞는 노력을 기울여라. 등등... 

 

그런데.. 이 어리고 암팡진 소년의 이야기를 읽으며 저는 조금 다른 생각을 했습니다. 

 

소년이 자신의 엉망진창인 스윙실력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스스로를 독려할 수 있었던 것은 누군가 소년에게 그러한 자세를 가르쳤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 것입니다.  그 어린 아이가 스스로의 이미지를 그토록 거창하게 설정한다는 것은 어렵지 않았을까요? 그럼 누구 일까요? 과연 누가 그 귀여운 아이에게 세계 최고의 타자라는 수식어를 붙여주었을까요? 

 

아이의 부모님이었을 겁니다. 

 

배트 한번 휘두를 때마다 몸까지 휘리릭 돌아가며 잔디밭에 풀썩 쓰러지는 어린 아들.. 그 아들을 향해 엄지를 척 세워주며 ‘너는 세상에서 제일 가는 타자가 될거야’ 라고 응원하는 엄마 아빠야말로 아이가 자신의 자아상을 ‘세상에서 제일가는 타자’로 규정짓게 하는 근거가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부모님을 통해 이루어진 자아상의 회복을 힘입어 ‘오늘은 이렇게 공 한번 건드리지도 못하지만 하루동안 밥 많이 먹고 양치질 잘 하면 내일은 꼭 홈런을 칠수 있을거야’ 라고 확신하는 순수한 믿음과 소망을 이루었으리라 생각됩니다. 

 

결국 지속적인 노력은 끊임없는 자아상의 회복에서 기인하고 건전하고 고양된 자아상이 회복되는 것은 주변의 인물들이 부어주는 격려와 응원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하나의 공식이 성립되는 듯 합니다. 

 

이제 저물다 못해 꼬랑지만 살짝 걸치고 있는 2019년의 마지막 주에, 며칠뒤면 현실화 될 2020년을 바라보며 우리 모두 희망을 품었으면 좋겠습니다. 여전히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이겠지만 하루에 하루를 덧씌우며 끊임없이 노력하다보면 그 별것 아닌 매일의 작은 노력이 모여 생명을 구하는 갑옷이 되리라는 희망을 품었으면 좋겠습니다. 

 

부족한 내 아이의 지속되는 실패를 부모님에게 보내는 SOS로 인식하고 반응하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비록 넘어지지만 넌 여전히 세상에서 제일가는 학생이라며 기분좋게 엄지를 척 들어주었으면 합니다. 되살아나는 긍정적 자아상을 마음에 품고 또 다시 하루 하루의 종이를 겹쳐 나가는 우리의 소중한 아이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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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 – 〈황금의 망령〉 (The Phantom of Gold)

댓글 0 | 조회 287 | 2026.01.16
840톤의 금괴가 사라진 날, 세계는 새롭게 시작되었다.프롤로그 - 2011년 10월, 리비아 사막 어딘가 폭풍이 사막을 뒤덮은 밤. 모래 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 더보기

아들 신발

댓글 0 | 조회 298 | 2026.01.14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결혼해 집 떠나며남겨진 아들의 신발에아직 남아 있는향기 같은 너의 따스함너와 함께 걷던 상쾌함으로오늘도 신고 나선다튀는 걸음으로 다녔을아들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