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과 향의 연금술, 발효의 비밀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맛과 향의 연금술, 발효의 비밀

0 개 1,718 피터 황

1bb857ae7f1eafd95f9f7d9bf20fd2a8_1575928177_4965.jpg
 

커피전문점에서 커피를 볶거나 갈 때 그 향은 정말 강렬하다. 제과점에서 빵을 굽는 냄새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런 향은 막 만들었을 때만 유효하고 시간이 지나면 금방 사라져 버린다는 단점이 있다. 두부도 끓여서 막 만들 때는 맛이 있다. 그러나 이 맛도 금방 사라진다. 그래서 공장에서 대량 생산한 두부는 맛이 뛰어나기가 힘들다. 세균과 효모 등의 효소를 이용하여 오랜 시간을 거쳐서 만들어지는 발효와는 다르게 가열을 통해서 급속히 만들어진 향의 특징은 금방 사라지거나 변하기 쉽다는 것이다.

 

이처럼 향은 기본적으로 사라지고, 신선한 느낌은 산화와 함께 없어지는 것이 일반적인데 묵은지, 된장, 와인, 위스키 같은 것은 숙성이 되어야 맛이 있다고 한다. 식품은 오래 두면 변하기 마련인데 어떤 이유일까? 발효와 부패는 기본적으로 박테리아의 작용이라는 점에서 동일하다. 제대로 조건을 잘 갖춰서 발효되면 우리에게 이롭지만 잘못해서 부패로 진행되면 해로운 물질이 된다. 공기 중의 산소에 노출되어 산패가 심해지거나, 수분이 증발해서 말라 버리고, 휘발성 성분이 증발해서 향기가 사라져 버리기도 한다. 심지어 원치 않는 미생물에 오염되어 부패가 일어날 수도 있다. 그러면 맛이 좋아지기는커녕 식품으로서 가치를 완전히 잃어버리게 된다. 그래서 숙성하면 맛이 좋아지는 식품도 모든 조건을 제대로 갖출 때만 가능한 것이지 저절로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깊은 맛을 내는 음식 중에는 발효된 음식이거나 발효된 재료를 가지고 만드는 음식이 많다. 된장의 경우를 보면 삶아 놓은 콩은 그저 가볍게 느껴지는 구수한 맛이 전부지만 발효를 거쳐서 된장이 되고 나면 구수한 정도가 아주 깊어지면서 다양한 맛이 더해지게 된다. 특히 발효 과정을 거치면서 단백질 흡수율은 높아진다. 콩을 생으로 먹으면 단백질 흡수율이 50% 정도지만, 된장이나 청국장으로 먹으면 흡수율이 95%까지 올라간다.

 

발효식품은 미생물들이 오랜 시간을 거쳐 만들어 낸 작품이며 앞으로도 인간의 삶에 소중한 식품 자원이다. 발효는 미생물의 작용으로 일어나는 생화학적인 과정이고 일정한 시간이 지나야 목적하는 산물을 얻을 수 있다. 그래서 시간이 응축된 기다림의 창조물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이런 과정을 거침으로써 오묘한 맛과 향이 창조되어 우리의 미각과 건강 그리고 차별화된 식문화를 형성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중독성이 강한 김치, 된장 그리고 포도주, 식초를 끊기란 정말 어렵다. 포도주와 식초의 역사는 기원전 1만년으로 추정하고 맥주와 치즈는 기원전 5000년 전, 이집트의 발효 빵은 기원전 4000년 정도로 추정하기도 한다. 우리가 세균의 존재를 안 것은 1590년대 현미경이 발견된 이후 부터이니 사실 미생물의 존재도 모르던 수천년 전부터 효모를 이용해서 술을 빚고 빵을 구웠던 셈이다. 미생물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음식향기의 대부분은 발효(Fermentation)에 의한 것이다. 발효음식의 공통점은 미생물에 존재하는 효소가 큰 분자를 작은 분자로 분해하면서 맛과 향 물질이 만들어지고 수퍼푸드가 된다는 것이다. 

 

와인 숙성 과정에서도 전체적으로는 향의 손실이 일어나지만 부분적으로는 숙성된 향이 증가하여 품위를 높이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에만 숙성을 하는 것이지 아무 와인이나 숙성하지 않는다. 숙성은 고농도 알코올 발효가 일어나고, 타닌 성분이 많고, 품종 특성이 약한 와인이 적당하다. 사실 비싼 오크 통에 담는 이유는 숙성과정에서 생기는 향의 손실을 오크 나무의 향으로 보상하기 위한 것이다. 

 

숙성 중 가장 크게 변하는 맛은 레드 와인의 쓴맛과 떫은맛 감소이다. 맛이 부드러워지는 것이다. 페놀 화합물은 색소와 타닌 성 물질을 구성하면서 포도의 풍미와 바디감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모든 식품이 이러한 과정이 필요한 것이 아니고 이러한 숙성 조건을 갖춘 것도 아니다. 그러니 막연히 숙성을 오래할수록 좋을 것이라는 기대는 잘못된 오해다.

 

근래에 발효식품의 가치는 발효에 관여한 미생물들이 프로바이오틱이란 이름으로 우리 인체 내장속에서 장 건강을 향상시킬 뿐 아니라 소화를 개선하고, 염증을 약화시키며, 면역력을 높이는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또한 발효의 힘은 바이오테크놀로지와 접목되어 옥수수에서 에너지를 만들어내기도 하고 환경을 정화하기도 한다. 보이지 않는 마법, 발효는 사실 작은 미생물들이 살아가는 생명현상이다. 이들의 생명활동이 우리에게는 와인이 되고 된장이 되고 바이오 에너지가 되는 것이다. 우리의 미래엔 지구 환경문제나 식량문제와 같은 중대한 문제를 해결해내는 주역이 될 가능성이 높다. 

 

사람이 태어나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 발효 과정과 비슷한 듯하다. 사람들과의 교류 등을 통해서 자신을 성장시키고 내면을 담금질하는 발효 과정을 거쳐 성숙한 인간으로 만들어져 간다. 기다림의 시간을 거쳐서 발효가 잘 되면 ‘진국’의 깊은 맛을 내는 이로운 음식처럼 말이다. 

 

박노자 “성공만 비추는 한국식 동포관, 숨은 고통과 차별 외면”

댓글 0 | 조회 643 | 2일전
▲ 노르웨이 오슬로대 인문학부 교수이자 귀화한 러시아계 한국인인 박노자(48) 교수2001년 러시아에서 한국으로 귀화한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대 인문학부 교수에게… 더보기

4월

댓글 0 | 조회 173 | 2일전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까까머리 학창시절에나는 4월에서야 겨울 내복을 벗었다입은 내복이 덥다고 느껴질 때교회친구 여자아이들은흰 카라에 학교 뱃지 빛나는목련처럼 예쁜… 더보기

강화된 워크비자와 무슨 상관?

댓글 0 | 조회 1,111 | 2일전
일요일이었던 지난 4월 7일, 이민부는 전격적인 발표를 통하여 워크비자와 관련된 이들을 큰 혼란에 빠뜨렸습니다. 주말이지만, 어쩔 수 없이 제게 연락을 준 분들도… 더보기

척추가 튼튼해야 건강이 유지됩니다

댓글 0 | 조회 346 | 2일전
일상생활에서 어떤 특정한 동작을 할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몸을 어떻게 움직이는 것이 좋은 지 생각하지 않고 무심코 행동하는 편이다. 사소한 것 같지만 이렇게 몸을… 더보기

어떤 종이컵 모닝커피

댓글 0 | 조회 450 | 2일전
이른아침 부지런히 외출준비를 서두른다.평소에는 아침을 거르고 점심을 겸해서 느직히 아점을 먹는다. 그런데 꾸역꾸역 밥을 먹으려니 고역이었다. 빈 속으로 나갈수 없… 더보기

공부가 나를 망쳤다 2

댓글 0 | 조회 296 | 2일전
지난 시간엔 사회학자 엄기호님의 글을 바탕으로 맹목적이고 성적지향적인 공부가 우리 학생들에게 장기적으로 미치는 부정적이 영향에 대해 이야기 해 보았습니다. 간략하… 더보기

내 사랑으로 네가 자유롭기를

댓글 0 | 조회 118 | 2일전
엄마와 딸의 춘천 청평사 템플스테이이영미 씨에게 춘천 청평사는 첫사랑 같은 절이다.서울에서 엄마이자 아내, 직장여성으로바쁘게 살아가는 영미 씨는스무 살, 성년이 … 더보기

은퇴를 위한 이주 선택 안내서

댓글 0 | 조회 1,121 | 3일전
은퇴를 앞두고 뉴질랜드로 이주를 계획하고 계시나요? 가족과 재결합 또는 새로운 곳에서 새출발을 꿈꾸신다면 알맞은 비자를 신청하고 안정적으로 이주할수 있도록 미리 … 더보기

리커넥트 “Care to Self-care?” 멘탈헬스 프로젝트 보고

댓글 0 | 조회 198 | 3일전
지난 4월9월 부터 4월11일까지, 리커넥트에서 “Care to Self-care?” 정신건강 프로젝트를 Henderson High school에서 진행하였습니다… 더보기

열흘 붉은 꽃 없다

댓글 0 | 조회 116 | 3일전
시인 이 산하한 번에 다 필 수도 없겠지만한 번에 다 붉을 수도 없겠지.피고 지는 것이 어느 날 문득득음의 경지에 이른물방울 속의 먼지처럼보이다가도 안 보이지.한… 더보기

동종업계 이직제한

댓글 0 | 조회 1,088 | 3일전
고용재판의 절대 다수는 피고용인이 고용주를 고소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가끔씩 고용주가 피고용인을 고소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동종업계의 이직을 제한하는 동종업계 이… 더보기

장내 미생물과 질병의 연관성

댓글 0 | 조회 213 | 3일전
장내 미생물이란 사람의 장에 살고 있는 모든 미생물계를 말한다. 장내 미생물들은 박테리아류, 곰팡이류, 바이러스류 및 기타 단세포 기생 미생물들을 지칭한다. 그러… 더보기

단전관리 하는 법

댓글 0 | 조회 90 | 3일전
호흡을 하면서 늘 단전관리를 해 주세요. 단전관리를 못하면 밑 빠진 독에 물 붓듯 명상을 오래 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돈을 아무리 많이 벌어도 보관할 곳이 없어 … 더보기

걷기, 달리기, 자전거 타기 등

댓글 0 | 조회 486 | 7일전
팻 분(Pat Boone)의 감미로운 노래 ‘April Love(4월의 사랑)’를 듣고 싶은 4월(April)이 찾아왔다. 1957년 미국 폭스(Fox)사 영화 … 더보기

로렐라이의 선율과 제주 4·3

댓글 0 | 조회 163 | 2024.04.10
▲ 영화 ‘비정성시’ 포스터지난해 출간된 현기영 작가의 장편소설 ‘제주도우다’에는 제주 4·3 시절 산에 올라 투쟁에 나섰던 청년들이 부르던 노래가 소개된다. 이… 더보기

공부가 나를 망쳤다

댓글 0 | 조회 351 | 2024.04.10
공부를 하라고 해서 공부만 했는데, 과연 그것이 정답일까? 정말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어릴적 부모님을 따라 친척들이 모이는 자리에 가기라도 하면 듣고 … 더보기

그 곳에 있었다 - 부처님도, 우리 마음도

댓글 0 | 조회 135 | 2024.04.10
경주 남산 용장골 ~ 연화대좌 순례용장골에서 설잠 스님(매월당 김시습)용장골 골 깊으니 茸長山洞窈오는 사람 볼 수 없네 不見有人來가는 비에 신우대는 여기저기 피어… 더보기

비자 심사 지연엔 다 이유가 있었네

댓글 0 | 조회 1,585 | 2024.04.10
본국 외의 그 어느 국가를 방문하더라도 반드시 체크해야 하는 것이 Visa(또는 국가에 따라 Permit)입니다. 영구한 거주를 가능하게 해 주는 영주권도 비자이… 더보기

이번달 수도요금이 너무 많이 나왔어요!

댓글 0 | 조회 1,158 | 2024.04.10
안녕하세요. 넥서스 플러밍의 김도형이라고 합니다. 저희는 전문 플러머 회사로서, 물 문제와 관련하여 고객님들로부터 다양한 문의를 받고 있습니다. 지난 달에도 예외… 더보기

시인

댓글 0 | 조회 165 | 2024.04.10
시인 :파블로 네루다전에 나는 고통스러운 사랑에 붙잡혀인생을 살았고, 어린 잎 모양의 석영 조각을소중히 보살폈으며눈을 삶에 고정시켰다.너그러움을 사러 나갔고, 탐… 더보기

축기의 비결

댓글 0 | 조회 156 | 2024.04.10
* 제가 단전호흡을 할 때, 계속 비운다고 생각하면 편안한데요. 단전에 축기를 한다고 생각하면 굉장히 답답해지거든요. 더 안 되는 것 같고요. 그래서 이렇게 했다… 더보기

마이너스 인생 살아가기

댓글 0 | 조회 912 | 2024.04.09
개념적으로 마이너스 인생이라고 하면 경제적으로 적자만 기록한 인생, 빚진 인생, 목표한 바를 이루지 못하고 헛되이 보낸 인생 등으로 이해하기 쉽다. 그러나 여기서… 더보기

기억에서 지우고 싶은 아픈 기억에 마주했을 때

댓글 0 | 조회 409 | 2024.04.09
우리가 일상을 살아가다보면 예기치 않게 충격적인 사건을 마주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엄청난 사건을 현장에서 경험했거나 목격했다면 사람들은 공포와 고통을 느끼고 우… 더보기

현대인의 심리 불안, 대추차가 좋아요

댓글 0 | 조회 203 | 2024.04.09
최근 한방의 질병 예방 및 치료 효과가 부각되면서 주위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한약재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남용이나 오용의 위험이 상대적… 더보기

장내 미생물총과 유전

댓글 0 | 조회 175 | 2024.04.09
장내 미생물, 사람의 체내 세포수보다 더 많은 생명체들, 사람의 유전자 정보보다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는 존재. 제2의 뇌라 불리우는 곳에 사는 제2의 나,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