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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클랜드 식물원의 Biosecurity trail

조병철 0 445 2019.09.1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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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클랜드 공항 입국장에서 신고를 마쳤다. 통관에 있어 검역에 관련 신고할 사항이 없다는 녹색선언이다. 이제 출구를 거쳐 공항을 빠져 나올 수 있다. 그런데 통로 한 가운데에 탐색견 비글이 기다리고 있다. 여행객 가운데 마약, 과일 같은 휴대품 소지에 대한 마지막 스팟트 체크 절차다. 여행용 가방에서 냄새를 좀 맡아보겠단다.  배낭에서 무슨 냄새가 나는지 이상하다는 신호를 보내면서 머뭇거린다. 비글과 함께 일하는 검역관의 질문이 시작된다. 

 

“혹시 사과 같은 과일을 가져 온 것이 있나요?”

 

“아뇨, 과일을 가져 온 것은 없고요. 어제 배낭에 오렌지를 넣었던 적은 있었습니다만, 다 먹고 남은 것은 없는데요.”

 

검역관은 배낭을 열어 본 다음 과일을 발견할 수 없게 되자 나가도 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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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뉴질랜드에 입국하는 여행객에게는 이런 절차가 불쾌한 감정을 지울 수 없겠지만, 그들의 청정국을 지키려는 노력을 이해하는 시민들이라면 ‘그 녀석 참 대단하네, 그런 냄새를 다 맡아 내다니?’ 

 

뉴질랜드에서는 농산물 가운데 사과 포도 같은 과실산업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그 만큼 이들 산업을 지켜내려는 검역 활동이 철저하다. 이들 과실에 발생하게 되는 병해충이 관련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이므로 당연한 일로 받아들인다. 그 중 호주를 통해서 들어오게 될 수도 있을 병해충에 민감하게 대응한다. 오렌지, 사과 같은 과일의 여행자 개별 반입을 금지시킨다. 이들을 통해서 반입될 수도 있을 과일을 찾아내기 위해 공항에는 탐색견과 검역관이 그들의 숨박꼭질 놀이가 현장에서 진지하다. 애완견에 대한 관심이 많은 현대인들에게는 그 속에 숨어 있는 의미보다는 이러한 놀이 게임이 더 흥미로워 하는 것이 당연하리라. 

 

여기서 잠시, 뉴질랜드에서 사과 병 발견에 대한 관련학회 보고로 촉발된 일화를 살펴보자. 20세기 초 영국에서 사과 묘목을 들여오는 과정에서 묻어 온 화상병 발견이 보고 된다. 사과 화상병은 난치병으로 재배 과정에서 한번 발생 하면 방제가 어려워 나라마다 기피하는 병이다. 따라서 뉴질랜드와 사과 생산에서 경쟁관계에 있는 호주에서는 이 병을 근거로 뉴질랜드로부터 생산되는 사과의 수입을 금지해 버린다. 물론 뉴질랜드에서는 사과 화상병 퇴치를 위한 철저한 방역으로 다시는 발생하질 않았다. 그 후로 90여년간 이 병의 발생 근거로 사과 수입을 금지해왔다. 이런 사과 수입에 대한 실갱이 끝에 호주는 2011년 마지못해 반입을 허락했다. 이와 같이 현재의 세계 자유무역 시대에서도 검역대상의 병해충이 한번 발생하게 되면 농산물의 수입을 통제할 수 있다. 이러한 작은 병이나 해충 하나로도 나라의 주력 산업의 미래 불확실성을 초래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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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잘 아는 바와같이 뉴질랜드는 섬나라로 동물과 식물 분포가 다른 육지 나라와는 사뭇 다르다. 그런만큼 이들 동식물의 병해충 발생에도 특이성을 가지고 있다. 만약 여기에는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병해충이 침입할 경우 어떤 결과를 초래하게 될지는 짐작하기가 어렵다. 또한 이들을 관리해 내기에도 얼마나 많은 노력이 필요한지도 가늠하기 쉽지 않은게 현실이다. 이러한 충격을 줄이고 안전하게 섬 나라의 생태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엄격한 검역관리가 필요한 이유다. 그러므로 대륙에서 들어오게 되는 여행객의 입장에서는 잘 수긍이 가질 않는 소소한 물건의 반입까지도 검역관리의 기준을 들이대며 이에 따라 줄 것을 강요한다. 

 

현재 공항이나 항만을 대상으로 검역 활동을 벌이는 주요 병해충에는 퀸스랜드 과일파리 Queensland fruit fly, 노린재 해충인 BNSB, Brown marmorated sting bug, 포도나무에서 발생하는 Pierce’s disease, 목재류에 발생하게 되는 얼룩매미 나방 Nun moth 등이 여기에 속한다. 그밖에도 최근들어 심각하게 취급하는 카오리 나무 고사병(dieback)을 포함해서 모두 12종이나 이른다. 올 겨울들어 이들 병해충을 시민들에게 알리려는 적극적인 홍보활동이 인상적이다. 

 

먼저 원예관련 일반 잡지에 광고를 시작했다. 겨울철 소비자가 자주 찾는 쇼핑몰에는 홍보 스크린에서도 이런 내용이 소개된다. 또한 오클랜드 보타닉 가든에는 Biosecurity trail을 설치해서 방문객의 이해를 돕도록 설명하고 있다. 식물원 전역에 걸쳐 이들 12개 병해충에 대한 홍보판이 숨박꼭질하듯 숨어 있다. 식물원의 방문객들은 가벼운 산책을 하다보면 이들 홍보판을 발견하게 되고, 이를 통해 이들 병해충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게 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 이번 겨울에는 노린재 BNSB를 대상으로 한 홍보 활동이 돋보인다. 잡지에서 읽은 내용이 쇼핑몰 입간판에서도 또 만난다. 아직은 여기서는 발견되지도 않은 벌레인데도 만약 이 해충에 들어오게 된다면 흉측스럽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경고성 이미지가 가득하다. 

 

우리 모두 이들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한단다. 뉴질랜드가 원하지 않는 병해충에 대해서, 이들이 나라의 산업경제와 환경, 그리고 우리 생활에까지 영향을 끼치게 될수 있는 것을 이해해 달란다. 그리고 우리가 왜 이들 병해충을 막아내야 하는지, 우리가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뭔지를 찾아 내란다. 이와 관련해서 이상한 병해충을 발견하면 핫라인을 통해서 연락을 하란다. 그리고 해외 여행중에 이러한 병해충이 여러분의 여행 가방을 통해서 묻어 들어오지 않도록 주의토록 하고, 만약 이상한 해충이 발견될 경우는 곧바로 신고하란다. 그리고 이러한 사실을 가족과 친구들과 함께 얘기를 나누어 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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