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클랜드 식물원의 Biosecurity trail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명사칼럼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Timothy Cho
독자기고

오클랜드 식물원의 Biosecurity trail

0 개 1,998 조병철

2a42d340f015e8abe95345378cbf0698_1568177921_6617.jpg
 

오클랜드 공항 입국장에서 신고를 마쳤다. 통관에 있어 검역에 관련 신고할 사항이 없다는 녹색선언이다. 이제 출구를 거쳐 공항을 빠져 나올 수 있다. 그런데 통로 한 가운데에 탐색견 비글이 기다리고 있다. 여행객 가운데 마약, 과일 같은 휴대품 소지에 대한 마지막 스팟트 체크 절차다. 여행용 가방에서 냄새를 좀 맡아보겠단다.  배낭에서 무슨 냄새가 나는지 이상하다는 신호를 보내면서 머뭇거린다. 비글과 함께 일하는 검역관의 질문이 시작된다. 

 

“혹시 사과 같은 과일을 가져 온 것이 있나요?”

 

“아뇨, 과일을 가져 온 것은 없고요. 어제 배낭에 오렌지를 넣었던 적은 있었습니다만, 다 먹고 남은 것은 없는데요.”

 

검역관은 배낭을 열어 본 다음 과일을 발견할 수 없게 되자 나가도 된단다. 

 

2a42d340f015e8abe95345378cbf0698_1568177943_1586.jpg
 

처음 뉴질랜드에 입국하는 여행객에게는 이런 절차가 불쾌한 감정을 지울 수 없겠지만, 그들의 청정국을 지키려는 노력을 이해하는 시민들이라면 ‘그 녀석 참 대단하네, 그런 냄새를 다 맡아 내다니?’ 

 

뉴질랜드에서는 농산물 가운데 사과 포도 같은 과실산업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그 만큼 이들 산업을 지켜내려는 검역 활동이 철저하다. 이들 과실에 발생하게 되는 병해충이 관련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이므로 당연한 일로 받아들인다. 그 중 호주를 통해서 들어오게 될 수도 있을 병해충에 민감하게 대응한다. 오렌지, 사과 같은 과일의 여행자 개별 반입을 금지시킨다. 이들을 통해서 반입될 수도 있을 과일을 찾아내기 위해 공항에는 탐색견과 검역관이 그들의 숨박꼭질 놀이가 현장에서 진지하다. 애완견에 대한 관심이 많은 현대인들에게는 그 속에 숨어 있는 의미보다는 이러한 놀이 게임이 더 흥미로워 하는 것이 당연하리라. 

 

여기서 잠시, 뉴질랜드에서 사과 병 발견에 대한 관련학회 보고로 촉발된 일화를 살펴보자. 20세기 초 영국에서 사과 묘목을 들여오는 과정에서 묻어 온 화상병 발견이 보고 된다. 사과 화상병은 난치병으로 재배 과정에서 한번 발생 하면 방제가 어려워 나라마다 기피하는 병이다. 따라서 뉴질랜드와 사과 생산에서 경쟁관계에 있는 호주에서는 이 병을 근거로 뉴질랜드로부터 생산되는 사과의 수입을 금지해 버린다. 물론 뉴질랜드에서는 사과 화상병 퇴치를 위한 철저한 방역으로 다시는 발생하질 않았다. 그 후로 90여년간 이 병의 발생 근거로 사과 수입을 금지해왔다. 이런 사과 수입에 대한 실갱이 끝에 호주는 2011년 마지못해 반입을 허락했다. 이와 같이 현재의 세계 자유무역 시대에서도 검역대상의 병해충이 한번 발생하게 되면 농산물의 수입을 통제할 수 있다. 이러한 작은 병이나 해충 하나로도 나라의 주력 산업의 미래 불확실성을 초래할 수 있게 된다. 

 

2a42d340f015e8abe95345378cbf0698_1568177968_6602.jpg
 

우리가 잘 아는 바와같이 뉴질랜드는 섬나라로 동물과 식물 분포가 다른 육지 나라와는 사뭇 다르다. 그런만큼 이들 동식물의 병해충 발생에도 특이성을 가지고 있다. 만약 여기에는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병해충이 침입할 경우 어떤 결과를 초래하게 될지는 짐작하기가 어렵다. 또한 이들을 관리해 내기에도 얼마나 많은 노력이 필요한지도 가늠하기 쉽지 않은게 현실이다. 이러한 충격을 줄이고 안전하게 섬 나라의 생태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엄격한 검역관리가 필요한 이유다. 그러므로 대륙에서 들어오게 되는 여행객의 입장에서는 잘 수긍이 가질 않는 소소한 물건의 반입까지도 검역관리의 기준을 들이대며 이에 따라 줄 것을 강요한다. 

 

현재 공항이나 항만을 대상으로 검역 활동을 벌이는 주요 병해충에는 퀸스랜드 과일파리 Queensland fruit fly, 노린재 해충인 BNSB, Brown marmorated sting bug, 포도나무에서 발생하는 Pierce’s disease, 목재류에 발생하게 되는 얼룩매미 나방 Nun moth 등이 여기에 속한다. 그밖에도 최근들어 심각하게 취급하는 카오리 나무 고사병(dieback)을 포함해서 모두 12종이나 이른다. 올 겨울들어 이들 병해충을 시민들에게 알리려는 적극적인 홍보활동이 인상적이다. 

 

먼저 원예관련 일반 잡지에 광고를 시작했다. 겨울철 소비자가 자주 찾는 쇼핑몰에는 홍보 스크린에서도 이런 내용이 소개된다. 또한 오클랜드 보타닉 가든에는 Biosecurity trail을 설치해서 방문객의 이해를 돕도록 설명하고 있다. 식물원 전역에 걸쳐 이들 12개 병해충에 대한 홍보판이 숨박꼭질하듯 숨어 있다. 식물원의 방문객들은 가벼운 산책을 하다보면 이들 홍보판을 발견하게 되고, 이를 통해 이들 병해충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게 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 이번 겨울에는 노린재 BNSB를 대상으로 한 홍보 활동이 돋보인다. 잡지에서 읽은 내용이 쇼핑몰 입간판에서도 또 만난다. 아직은 여기서는 발견되지도 않은 벌레인데도 만약 이 해충에 들어오게 된다면 흉측스럽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경고성 이미지가 가득하다. 

 

우리 모두 이들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한단다. 뉴질랜드가 원하지 않는 병해충에 대해서, 이들이 나라의 산업경제와 환경, 그리고 우리 생활에까지 영향을 끼치게 될수 있는 것을 이해해 달란다. 그리고 우리가 왜 이들 병해충을 막아내야 하는지, 우리가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뭔지를 찾아 내란다. 이와 관련해서 이상한 병해충을 발견하면 핫라인을 통해서 연락을 하란다. 그리고 해외 여행중에 이러한 병해충이 여러분의 여행 가방을 통해서 묻어 들어오지 않도록 주의토록 하고, 만약 이상한 해충이 발견될 경우는 곧바로 신고하란다. 그리고 이러한 사실을 가족과 친구들과 함께 얘기를 나누어 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2a42d340f015e8abe95345378cbf0698_1568177991_1795.jpg
 

심전도(心電圖) 검사

댓글 0 | 조회 210 | 1일전
최근 어느 모임에서 만난 지인이 부정맥(不整脈)이 있어 심전도(心電圖) 검사를 받았다고 말했다. 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심혈관 질환이 증가하고 있으므로 고령자는 정… 더보기

가족 및 자원 봉사 간병인을 위한 정부 실행 계획

댓글 0 | 조회 569 | 9일전
Consultation on Action Plan to Support Carers 사회개발부(Ministry of Social Development, MSD)는 … 더보기

타마키 마카우라우 경찰 소수민족 서비스팀 수상 안전 실시

댓글 0 | 조회 303 | 10일전
지난 11월 22일, 타마키 마카우라우 경찰 소수민족 서비스팀은 피하의 바넷 홀에서 소수민족 공동체 지도자들과 함께 수상 안전 교육을 실시하였다. 이번 세미나에서… 더보기

위험한 감정의 계절: 도박과 멘탈헬스 이야기

댓글 0 | 조회 192 | 2025.12.10
12월은 흔히 ‘축제의 달’로 불린다. 거리의 불빛은 화려하고, 사람들은 마치 잠시 현실을 잊은 듯 들뜬 기운을 뿜어낸다. 그러나 그 화려한 분위기 뒤에는 또 다… 더보기

에델바이스(Edelweiss)의 추억

댓글 0 | 조회 204 | 2025.12.10
음악은 개인적, 사회적 차원에서 감정 표현, 미적 즐거움, 소통, 그리고 심리적 및 신체적 치유 등 다양한 기능을 발휘한다. 또한 집단 정체성 확립, 사회통합, … 더보기

18. 루아페후의 고독한 지혜

댓글 0 | 조회 144 | 2025.12.10
# 산 속의 침묵루아페후 산은 뉴질랜드 북섬에서 가장 높은 화산이다. 높고 험하며 사계절 내내 눈이 덮인 이 산은 항상 침묵 속에서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듯한 모…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들이 국내 대학과 해외 대학 중 어느 곳에서 공부하는 것이 더 비용 …

댓글 0 | 조회 532 | 2025.12.10
비용 효율성과 미래 발전에 대한 종합적인 비교 - 2지난호에 이어서 계속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3. 영국 및 미국 대학 유학하버드 대학교미국과 영국은 뉴질랜드 유… 더보기

그 해 여름은

댓글 0 | 조회 142 | 2025.12.10
터키의 국기처럼 큰 별 하나를 옆에 둔 상현달이 초저녁 하늘에 떠 있고, 검푸른 하늘엔 뱃전에 부딪혀 흩어지는 하얀 포말처럼 은하수가 끝도 없이 펼쳐져 있다. 그… 더보기

어둠은 자세히 봐도 역시 어둡다

댓글 0 | 조회 137 | 2025.12.10
시인 오 규원1어둠이 내 코 앞, 내 귀 앞, 내 눈 앞에 있다어둠은 역시 자세히 봐도 어둡다 라고 말하면 사람들은 말장난이라고 나를 욕한다그러나 어둠은 자세히 … 더보기

아주 오래된 공동체

댓글 0 | 조회 177 | 2025.12.10
처서가 지나면 물에 들어가지 말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올해는 처서가 지났는데도 더위는 꺾이지 않고 도심과 해안을 중심으로 열대야 현상이 계속되었다. ‘습식 사우… 더보기

이삿짐을 싸며

댓글 0 | 조회 573 | 2025.12.09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하루에 조금씩만이삿짐을 꾸렸습니다그래야 헤어짐이늦게 올 것 같았습니다차곡차곡 넣고구석구석 채웠습니다그래야 천천히 올 것 같았습니다짐 드러낸 …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에게 독서가 특별히 중요한 이유

댓글 0 | 조회 534 | 2025.12.09
우리는 뉴질랜드라는 다문화 사회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아이들은 영어로 배우고 말하고 평가받지만, 단순한 영어 실력만으로는 뉴질랜드 교육에서 깊이 있는 성취를 보… 더보기

깔끔하게 요약해 본 파트너쉽 비자

댓글 0 | 조회 341 | 2025.12.09
뉴질랜드에서 배우자 또는 파트너로 체류하는 방법은 크게 2가지가 있습니다. 사실혼(파트너쉽) 관계를 바탕으로 하여 신청할 수 있는 영주권 비자와 비영주권 비자가 … 더보기

2026 의대 진학을 위한 연말 전략: 지금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댓글 0 | 조회 235 | 2025.12.09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안녕하세요? 뉴질랜드, 호주 의치약대 입시 및 고등학교 내신관리 전문 컨설턴트 크리스틴입니다. 2026년 뉴질랜드 및 호… 더보기

시큰둥 심드렁

댓글 0 | 조회 111 | 2025.12.09
어떤 사람이 SNS에 적은 글에 뜨끔한 적이 있었다. “눈팅만 말고 ‘좋아요’ 좀 누르면 안 되나요?” 마치 눈팅만 했던 나를 두고 하는 말 같았다. 발이 저려서… 더보기

언론가처분, 신상 정보 공개 금지 및 국민들의 알 권리

댓글 0 | 조회 227 | 2025.12.09
지난 9월 8월, 본인의 자녀들을 수년간 납치해서 숨어 살았던 톰 필립스 (Tom Phillips)가 경찰에 발견되었고 결국 총격전 끝에 사망했습니다. 그 소식 … 더보기

고대 수메르 문명은 왜 사라졌는가

댓글 0 | 조회 149 | 2025.12.09
메소포타미아 사막 위로 붉은 해가 떠오를 때면, 거친 바람은 먼지를 일으키며 과거의 귓속말을 실어 나른다. 그 속삭임은 무너진 벽돌과 부서진 신전 기둥 사이를 스… 더보기

스코어카드와 인생의 기록 – 결과보다 중요한 것은 과정

댓글 0 | 조회 116 | 2025.12.09
골프를 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스코어카드를 손에 쥐고 라운드를 시작한다. 한 홀 한 홀마다 몇 타에 공을 넣었는지를 적어 내려가며, 18홀을 돌고 나면 총합이 자… 더보기

나도 의대 들어갈 수 있을까 : 의대 경쟁률 10:1 그 진실은?

댓글 0 | 조회 319 | 2025.12.07
출처: https://www.istockphoto.com/kr/%EC%9D%BC%EB%9F%AC%EC%8A%A4%ED%8A% B8/%EC%9D%98%EA%B3%B… 더보기

‘인공 방광’이란

댓글 0 | 조회 289 | 2025.12.06
국민보험공단이 발표한 ‘2024 지역별 의료 이용 통계 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병원에서 진료받은 6대 주요 암 환자 중 유방암 환자가 인구 10만명당 52… 더보기

수공하는 법

댓글 0 | 조회 167 | 2025.12.06
수공(收功)은 기운을 거두어들이는 동작으로서, 명상을 하면서 자신의 주변에 형성된 기운을 거두어 단전으로 끌어내리는 것이다.명상 중 급한 용무로 명상을 멈추어야 … 더보기

AI 시대의 독서: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독서가 필요한 이유

댓글 0 | 조회 624 | 2025.12.01
공자는 논어 첫 문장에서 “배우고 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學而時習之 不亦說乎)”라고 했다. 배움 자체가 인생의 의미가 되던 시대의 이야기이다. 그렇다면… 더보기

AI 시대의 새로운 교육 방향: AI와 함께 생각하는 힘

댓글 0 | 조회 562 | 2025.11.28
기술의 발전은 언제나 교육의 변화를 이끌어 왔다. 그러나 인공지능(AI)의 등장은 그 속도와 영향력에서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큰 전환점을 만들어 내고 있… 더보기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 확대

댓글 0 | 조회 334 | 2025.11.26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이 74세까지 전면 확대된다.

에이전시 (대리인) 관련 법

댓글 0 | 조회 230 | 2025.11.26
우리는 어려서부터 누군가를 ‘대신’ 해주는 걸 자연스럽게 배우면서 자랍니다. 친구가 멀리 던진 공으로부터 내가 더 가까우면 친구 대신 공을 주워서 던져주기도 하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