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어서는 음•체•미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천미란
성태용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커넥터
Roy Kim
차자명
권레오
독자기고
새움터
김준
박기태
수선재
김도형
마이클 킴

나이 들어서는 음•체•미

0 개 2,035 명사칼럼

10대 후반에 학교 다닐 때는 ‘국어•영어•수학’ 과목이 중요하다. 여기서 결판이 난다. 명문대학에 들어가는 것도 국•영•수가 좌우한다. 진로와 직업은 명문대학을 졸업한 것하고, 그렇지 않은 것하고 큰 차이가 난다. 한국 사회에선 명문대학 졸업 여부가 아무리 짧게 잡아도 대략 50세까지 인생의 퀄리티(질)를 좌우한다. 인생 전반기 50년은 국•영•수가 좌우하는 셈이다. 

 

그러나 말이다. 100세 시대가 도래할 줄은 몰랐다. 50세 이후의 후반부 인생이 기다리고 있는 시대로 접어들었다. 이때는 ‘음악•체육•미술’이 중요하다. 후반부 인생의 질은 음•체•미에 상당 부분이 달려 있다고 한다면 지나친 과장일까. 필자는 되돌아보니까 국•영•수도 못했지만, 음•체•미도 못하는 인생이 돼 있음을 발견한다. 음•체•미를 못하면 후반부 인생이 건조한 느낌이 든다.

 

우선 음악을 살펴보자. 악기 하나를 다룰줄 아는 것하고 못 다루는 것은 차이가 크다. 중년이 되면 우울해진다. 해놓은 것도 없고, 사는 게 별것이 없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된다. 더군다나 놀아보지도 못하고 인생 다 간 것 아니냐는 자괴감이 몰려오면 우울증에 빠지게 돼 있다. 이 우울은 누구나 오게 돼 있다. 

 

허무 또는 무상함이라 하겠다. 이 허무와 무상을 달래주는 게 바로 음악이요, 악기가 아닌가 싶다. 중년의 우울증은 스스로 달래야 한다. 남이 자기를 달래주기를 바라면 무리다. 어떤 사람이 나에게 해답을 줄 것인가 하고 두리번거리면 안된다. 스스로 자기를 달래야 하는 게 인생이다. 혼자 자기를 달래야 할 때 반드시 필요한 것이 악기다.

 

중년의 허무감을 달래주는 악기는 필자가 보기에 3가지가 있다. 기타•색소폰•대금이다. 대나무로 만든 대금의 소리는 달빛이 비칠 때 들으면 저 가슴속 밑바닥에 있는 어떤 ‘부질없음’을 달래준다. 인생의 근원적 허무감을 어루만져주는 소리가 대금 소리다. 대금은 청소년 악기가 아니고 나이 들어서 다가오는 중년의 악기인 것이다. 

 

대금과 비슷한 효과가 있으면서도 조금 밝은 소리가 나는 악기가 색소폰이다. 친구 하나도 차 트렁크에다 색소폰을 싣고 다닌다. 틈만 나면 꺼내서 불어젖힌다. 본인 연습도 하고 옆에 친구들에게도 색소폰 소리를 선물하는 셈이다. 색소폰 연주곡 중에서도 ‘대니 보이’를 벌겋게 석양이 지는 바닷가나 고갯마루에서 들으면 ‘이런 게 복음(福音)이로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기타는 가장 무난하다. 휴대하기도 편하다. ‘7080 노래’는 기타로 듣는 게 제격이다. 필자가 가장 부럽게 생각하는 인간은 노래 50곡 정도를 그 자리에서 기타로 연주할 수 있는 실력을 지닌 사람이다. “어이, 그 곡 한번 연주해봐” 하고 주문하면 바로 기타를 쳐준다. 이런 실력자가 옆에 있으면 인생이 풍요로워진다. 

 

나는 왜 젊어서 기타를 안 배웠을까 엄청 후회한다. 나이 들어서는 악기 배우기가 힘들다. 10대 시절에 부모가 강제로 자식이 악기를 배우도록 해야 한다는 게 내 교육철학이다. 중년이 되면 다가올 우울증을 치료하는 백신이기 때문이다.

 

음악 다음에 체육을 보자. 필자는 골프도 못 친다. 친구들 골프모임에 참석을 못하기도 하고 안하기도 한다. 어쩌다 골프장에 따라가면 골프장 주변을 산책하거나 클럽하우스에서 목욕이나 하는 정도다. 이러니 중년 또래 남성들과 일체감을 형성하지 못한다. 

 

정치 다음에 중년 남자들의 단골 주제가 되는 ‘골프 담론’에 끼어들지도 못한다. 운전면허증도 없으니까 혼자서는 골프장에 접근도 못한다. 택시 타고 가는 것도 불편하다. 골프 대신에 아파트 주변의 논길을 주로 걷는다. 시간만 나면 한시간반 정도를 걷는다. 두시간이 넘어가면 조금 피곤하니까 한시간반이 적당하다. 논두렁길은 차가 다니지 않아서 차 소리도 없고 매연도 없다. 사계절의 변화를 본다. 모심는 광경, 장마 때 벼가 성장하는 모습, 나락 모가지가 올라오는 모습, 가을이 오면 누렇게 벼가 익어가는 냄새를 맡는다. 논두렁의 사계절 변화를 보면서 인생의 생로병사를 대입해본다. ‘이 변화를 어찌 거역할 수 있겠는가?’를 되씹는다. 

 

걷기 다음에는 집에 들어와 요가자세 2~3가지를 한다. 코브라자세•쟁기자세, 그리고 박쥐자세다. 특히 쟁기자세는 뒷목이 뻑뻑할 때 효과적이다. 어깨가 앞으로 굽어지는 것을 방지해주는 자세가 코브라자세다. 미술은 미술사 책을 읽는 것으로 대신한다. 필자의 음•체•미는 이런 상황에 놓여 있다.


 

■ 조 용헌 교수

- 강호동양학자, 불교학자 

- 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석좌교수 

- 저서 <조용헌의 동양학 강의> <500년 내력의 명문가 이야기> <조용헌의 휴휴명당> 등 다수

노화(老化)와 노쇠(老衰)는 다르다

댓글 0 | 조회 234 | 21시간전
노화(Aging)는 나이가 들어가면서 발생하는 정상적인 변화를 의미하며, 대개 모든 신체 영역에서 서서히 진행된다. 노화는 나이와 연관되어 있으며 비정상적인 과정… 더보기

변화의 시대,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댓글 0 | 조회 382 | 1일전
우리는 지금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과거에는 산업사회를 중심으로 물질적 생산과 경제적 효율이 중요한 기준이었다면, 오늘날에는 인공지능과 디지털 기… 더보기

대학생 공부하기 싫을 때 및 번아웃 어떻게 해야 될까요

댓글 0 | 조회 287 | 4일전
매년 이맘때쯤이면 메디컬 입시 (의대,치대,약대, 검안대 등)를 하는 학생들이 현실과 이상의 괴리감에 마주하며 번아웃 혹은 중도를 포기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현… 더보기

GAMSAT 의전원.치전원 입학시험 고득점 팁과 노하우

댓글 0 | 조회 294 | 8일전
지난 칼럼에서는 GAMSAT 3월 시험 총평과 출제경향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번 칼럼에서는 GAMSAT (Graduate Medical School Admissi… 더보기

지식을 다루는 방법에 대하여

댓글 0 | 조회 445 | 9일전
인공지능과 과학기술의 발전은 우리 일상 속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에 따라 많은 사람들이 과학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실제로 과학 수업이나 실험 중심 프… 더보기

드래곤 전설의 기원

댓글 0 | 조회 226 | 2026.04.29
— 인간은 왜 ‘용’을 상상했는가상상 속 생물, 그러나 너무도 익숙한 존재어린 시절 우리는 한 번쯤 ‘용’을 상상해본다. 불을 뿜고 하늘을 날며, 때로는 신의 사… 더보기

비료와 먹거리

댓글 0 | 조회 231 | 2026.04.29
먹고 살려면 농사를 지어야 한다. 산과 들에서 저절로 나는 것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에 논밭을 일구어 심고 가꾸어야 한다. 대표적인 먹거리가 5곡이었는데 거기다 온갖… 더보기

뉴질랜드 민사소송의 약식 판결 및 각하

댓글 0 | 조회 360 | 2026.04.29
보통 뉴질랜드 민사소송은 원고 측에서 소장을 법원에 제출하고, 법원에서 승인을 받은 후 피고 측에 송달하고, 피고 측에서도 답변서를 제출하고, 사건 관리 회의 (… 더보기

27. 우레와(Urewera) 부족과 안개 속의 여인

댓글 0 | 조회 170 | 2026.04.29
뉴질랜드 북섬의 깊은 원시림 속에는 우레와(Urewera) 숲이 자리 잡고 있다. 이곳은 단순한 자연 보호구역이 아니다. 오랜 세월 동안 마오리의 투호에나(Tuh… 더보기

고국의 품에 안긴 카자흐스탄 독립유공자 후손과 재외동포

댓글 0 | 조회 203 | 2026.04.29
카자흐스탄 재외동포 초청 낙산사 템플스테이한국불교문화사업단은 10월 27일부터 11월1일까지 진행된 ‘2024 카자흐스탄 재외동포 초청 팸투어’를 성황리에 마쳤다… 더보기

벚꽃 편지

댓글 0 | 조회 206 | 2026.04.29
창밖엔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다. 일기예보에 폭우 주황색 주의보가 떠있다. 분명 어딘가에 폭우가 쏟아지고 있을텐데 홍수 피해는 없었으면 좋겠다.온 세상이 젖어가… 더보기

비자금

댓글 0 | 조회 350 | 2026.04.29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글쎄 암이란 놈이느닷없이 나를 흔들자꿋꿋이 버티던 나도마음 흔들려아내가 모르던현금으로 꼭꼭 간직해두었던내 비자금을 실토하고난 이제 필요없게 … 더보기

8편 – 체르노빌 섀도우: 봉인된 보고서

댓글 0 | 조회 178 | 2026.04.29
“체르노빌은 ‘폭발’이 아니라, ‘개방’이었다.”프롤로그 - 1986년 4월 26일, 우크라이나 프리피야트폭발 직후의 지옥 같은 밤.붉은빛이 하늘을 물들이고 수증… 더보기

고용주의 신고의무

댓글 0 | 조회 591 | 2026.04.28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 AI일반적으로는 일부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고용주에게 피고용인의 범죄 신고의무는 없습니다. 하지만 뉴질랜드에선 고… 더보기

유학을 보내도 결과가 나오지 않는 이유 — 공부보다 중요한 것

댓글 0 | 조회 506 | 2026.04.28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 AI안녕하세요? 뉴질랜드, 호주 의치약대 유학, 입시 및 중고등학교 내신관리 전문 컨설턴트 크리스틴입니다. 이번 컬럼에… 더보기

생각이 사람을 만든다

댓글 0 | 조회 174 | 2026.04.28
시인 천 양희이 생각 저 생각 하다어떤 날은생각이 생각의 꼬리를 물고막무가내 올라간다.고비를 지나 비탈을 지나상상봉에 다다르면생각마다 다른 봉우리들 뭉클 솟아오른… 더보기

파트너쉽 비자, 딱 한번에 승인받기

댓글 0 | 조회 455 | 2026.04.28
뉴질랜드에서 배우자 또는 파트너와 함께 체류하기 위한 가장 대표적인 방법인 파트너쉽 비자는 단순하게 생각하면 쉬워 보이지만, 실제 심사에서는 매우 정교하고 입체적… 더보기

갬블링은 의지의 문제가 아니다 - 뇌와 감정의 이야기

댓글 0 | 조회 190 | 2026.04.28
도박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에는 여전히 ‘의지’라는 단어가 강하게 자리 잡고 있다. “끊으려면 끊을 수 있지 않나”, “왜 그렇게까지 하느냐”는 질문은 도박 문제… 더보기

골프 코스마다 스타일이 다르듯, 인생도 정답은 없다

댓글 0 | 조회 231 | 2026.04.28
골프를 오래 치다 보면 깨닫게 되는 사실이 있다.모든 코스는 다르다.어떤 곳은 넓고 평탄한 페어웨이를 자랑하지만, 또 어떤 곳은 벙커와 해저드가 도처에 있어 한 … 더보기

걷기 열풍

댓글 0 | 조회 458 | 2026.04.25
충북 괴산에 ‘걷기 열풍’이 불어 98세 어르신도 걷는다. 괴산군(인구 3만7000명)은 65세 노인 비율이 42.6%로 매우 높은 수준이다. 노인 의료비 예산은… 더보기

GAMSAT 의.치전원 입학시험 총평 및 출제경향 (2026년 3월)

댓글 0 | 조회 333 | 2026.04.20
<GAMSAT의 급부상 인기>최근 들어 GAMSAT시험 응시자가 부쩍 늘어나고 있다. GAMSAT은 주로 의전원 (의학전문대학원)과 치전원 (치학전문대… 더보기

건강한 겨울나기 예방 접종으로 준비하세요

댓글 0 | 조회 675 | 2026.04.17

어디가 더 들어가기 어려울까? 오타고대 의대 vs 오타고대 치대

댓글 0 | 조회 976 | 2026.04.16
지난 칼럼에서는 오클랜드대 Biomed/Health Sci 과정을 낱낱이 파헤쳐보았다. 오타고대 HSFY같은 경우 한인들 기준에서 오클랜드대 Biomed/Hea… 더보기

전쟁과 평화

댓글 0 | 조회 276 | 2026.04.15
인류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 전쟁 없이 평화롭게 살게 된 기간이 얼마나 되었는지 모를 일이다. 전쟁은 비극의 시작이요 삶을 극한 상황으로 인도하며 피와 땀으로 일궈… 더보기

미확인 해양 괴생물(MO) 목격담

댓글 0 | 조회 392 | 2026.04.15
— 인간은 왜 바다에서 ‘무언가’를 계속 본다고 믿는가바다는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다우리는 이미 지구의 대부분을 이해했다고 믿는다. 우주를 관측하고, 인간의 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