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라즈(Shiraz)와 이순신 병법(兵法)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커넥터
Roy Kim
차자명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쉬라즈(Shiraz)와 이순신 병법(兵法)

0 개 1,987 피터 황

36b5d34e875d6cbed3bf1b602d3be771_1565658405_5645.jpg
 

임진년(1592년)이후 7년간의 해전을 통해 보여준 전승무패의 역사는 한국인의 가슴에 신화가 되었다. 승리의 원리는 불리한 상황에서는 질(質)적인 전투력으로 일본수군을 압도하고 열세의 적과 싸울 때는 병력을 집중하여 양(量)적으로 우세한 상황을 만들어 놓고 싸웠기 때문이다. 이순신이 위대한 것은 언제나 불리한 상황에서 우세한 적을 만나 싸워 이겼기 때문이 아니라 병법적으로 우세한 상황을 만들어 오합지졸로 분산된 적과 싸워 이겼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호주와 뉴질랜드는 매우 가까운 거리에 있지만 와인에 있어서는 상당히 다르다. 특히 쉬라즈는 프랑스의 고유 품종이지만 개성과 맛이 전혀 다른데 그 이유는 두 나라의 와인 재배 역사와 스타일의 차이 때문이다. 특히 호주는 맛이 분명하고 시장의 기호를 선도할 수 있는 가성비 좋은  제품이 많다. 불과 10달러짜리 수퍼마켓 와인에서 프랑스 고급 와인처럼 깊은 타닌, 오크 향, 조화로움 같은 덕목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은 대형 와이너리의 기술력이 아니면 불가능한 일이다.  

 

호주 와인은 4개의 거대 기업군 와인이 생산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국제적인 명성도 이런 거대 회사에서 비롯한다. 펜폴즈(Penfolds), 울프 블라스(Wolf Blass), 린드만(Lindeman’s), 제이콥스 크릭(Jacob’s Creek), 윈담 에스테이트(Wyndham Estate), 솔트람 에스테이트(Saltram Estate) 같은 유명 와인 브랜드들이 모두 이런 회사에 속한다. 미국 등 해외 자본도 양적으로 집중되어 있다. 반면에 뉴질랜드는 소규모 와인어리들이 각자의 개성을 무기로 빈틈시장에 파고드는 질적인 마케팅스타일이다. 주력품종도 소비뇽 블랑, 피노 누아같이 양적으로 승부하기엔 대중성이 약한 것들이다. 한마디로 말하면 호주가 보르도(Bordeaux)라면, 뉴질랜드는 부르고뉴(Bourgogne)다. 

 

1980년대 중반 까지만 하더라도 쉬라즈(Shiraz)는 관심밖의 품종이었다. 심지어 호주 정부는 쉬라즈를 뽑고 세계적인 흐름에 맞춰 샤르도네나 카베르네 소비뇽의 재배를 권유했다. 프랑스에서도 에르미타주를 제외하고는 쉬라(Syrah)의 수확량이 줄어들었다. 꺼져가던 호주의 쉬라즈가 회생할 수 있었던 것은 대기업이 적극적으로 와인 사업에 뛰어들면서부터다. 

 

흔히 우리는 호주 와인을 비교적 대중적인 가격의 무난한 와인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20년 이상 숙성시켜 마실 수 있는 고가의 와인들이 즐비하다. 또한 유니크한 개성을 가진 블렌딩 와인들로 명성이 높다. 보르도의 경우 카베르네 소비뇽과 메를로, 프랑스 남부 지역에서는 그르나슈(Grenache)와 쉬라의 조합이 널리 잘 알려져 있다. 그런데 호주는 전혀 독특한 배합을 시도했다. 레드와인의 경우 쉬라즈와 메를로 그리고 쉬라즈와 카베르네 소비뇽의 블렌딩이며 화이트와인은 세미용(Semillon)과 샤르도네의 블렌딩이 그것이다.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블렌딩(Blending)이 호주 와인의 도전적인 개성을 명쾌하게 보여준다. 여러분이 고급 식당에서 시키는 호주 와인의 상당수가 전혀 다른 개성의 품종인 쉬라즈와 카베르네 소비뇽의 조합이다. 원래 쉬라즈 품종은 프랑스 남부 산이고 카베르네 소비뇽은 보르도 산이다. 서로 섞일 일도 없고, 두 품종의 개성이 너무 강해서 섞는다는 것조차 생각하지 못했다. 쉬라즈의 투박하면서도 진한 풍미가 카베르네 소비뇽의 힘찬 특성과 서로 잘 조화되리라고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던 것이다. 

 

호주에서 쉬라즈를 재배하기 시작한 것은 1832년부터이다. 대부분의 포도원들이 GSM(Grenache Shiraz Mataro) 블렌딩을 만들기는 하지만, 호주의 국민 품종이 된 쉬라즈(Shiraz)는 프랑스의 론(Rhone) 스타일을 추구하는 와인들과 호주 자체의 캐릭터를 보여주려는 와인들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론 취향의 쉬라즈는 훨씬 여성적이고 관조적인 모습을 선사한다. 이와 대비되는 전통스타일은 뭔가 뜨거우면서도 거칠 것이라고 예상하기 쉽지만 최근의 쉬라즈들은 대단히 높은 절제감과 균형감이 있어서 어린 빈티지의 경우에도 풍만하면서도 견고한 지지력을 보여주고 부드러움 또한 잃지 않는다. 쉬라즈의 진한 과일향과 스파이시하고 후추향 풍부한 특성은 진한 양념, 매운맛과 조화를 이뤄 서로의 장점을 적절히 부각해주기 때문에 한국음식과 무척 잘 어울린다.

 

남호주의 쉬라즈는 진한 과일 풍미와 따뜻하고 부드러운 타닌, 감미로움, 후추 등 자극적인 향신료의 맛이 특징이다. 특히 바로사 밸리(Barossa Valley)는 고품질의 쉬라즈 와인을 생산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이곳의 정상급 와이너리에서 만드는 와인들은 아로마가 다채롭고 농밀하며 우아하다. 맥라렌 베일(McLaren Vale)과 기후가 서늘한 빅토리아(Victoria)의 쉬라즈는 론 지역 와인에 가까운 스타일로, 착착 감기는 맛보다는 단정한 맛이 난다.

 

뉴사우스웨일즈의 와인은 원산지마다 특징이 다른데, 헌터 밸리(Hunter Valley)의 경우 부드럽고 마시기 편한 와인을 생산하며 머지(Mudgee)지역의 경우 힘 있는 와인이 생산된다. 론 스타일의 와인을 생산하는 오렌지(Orange)지역의 경우 호주의 차세대 와인 생산지로 떠오르고 있다.

 

국가 간의 부조리와 인간 존엄성의 실종, 역사적 책임전가의 참혹한 분노속에서 이순신은 영웅이 되어 우리에게 되살아온다. ‘조선 수군을 만나면 도망쳐라’. 한산도와 부산포 해전에서 충무공에게 참패한 후에 임진왜란을 일으켰던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부하장수에게 뱉었던 말이다. 산자들에게 죽음은 두렵다. 그러나 이순신은 오히려 두려움을 무기로 먼저 수백의 적함선을 향해 뛰어든다. 충(忠)의 근원에 백성이 있음을 잊지 않고 솔선수범했던 그의 장검(長劍)은 등돌리고 살아가던 나에게 번개처럼 내리치는 회초리다. 

 

뉴질랜드 입법부&행정부와 사법부의 아슬아슬한 줄다리기

댓글 0 | 조회 31 | 14분전
예전에 한국의 계엄령 관련 칼럼을 다루면서, 뉴질랜드는 완전한 삼권분립이 되지 않는다는 주제도 잠깐 다룬 적이 있습니다. 뉴질랜드는 일단 3년마다의 선거를 통해 … 더보기

궁극적으로 괴로움을 없애는 유일한 길

댓글 0 | 조회 36 | 17분전
횡단보도 건너편에서 신호를 기다리며 비 오는 조계사를 바라본다. 시내를 오가다 보면 불교신자든 아니든 한 번쯤 들르게 되는 활기를 가진 절이다. 한동안은 절 마당… 더보기

25. 마우이와 태양을 붙잡은 산 – 기스본의 전설

댓글 0 | 조회 26 | 26분전
기스본(Gisborne)은 뉴질랜드 북섬의 동쪽 끝에 위치한 도시로, “태양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땅”으로 알려져 있다.이곳은 마오리 부족인 Ngati Porou… 더보기

매력만점의 은퇴부모 투자이민

댓글 0 | 조회 724 | 21시간전
COVID-19 팬데믹으로 말미암아 탄생한 특별 영주권제도를 통하여 영주권을 받게 된 분들로부터 근래 들어 자주 듣게 되는 질문이 있습니다.“제가 코로나로 영주권… 더보기

호주 뉴질랜드 의대 합격의 분기점: 지금 점검해야 할 시기

댓글 0 | 조회 409 | 21시간전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 AI안녕하세요? 뉴질랜드, 호주 의치약대 유학, 입시 및 중고등학교 내신관리 전문 컨설턴트 크리스틴입니다. 현재 유학생… 더보기

연주 씨의 카드

댓글 0 | 조회 222 | 21시간전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지적 장애를 가진 연주 씨는 부모와 함께예배에 한 번도 빠짐이 없는 아가씨입니다연주 씨네 집이 이사하여 심방예배를 드리러 갔습니다성탄절이 가… 더보기

2026년 통과된 고용관계법 개정안

댓글 0 | 조회 281 | 24시간전
고용시장의 유연성을 증가시키고 피고용인들에게 유리하게 작동하는 고용분쟁 시스템 구조를 더 공정하게 만들고, 피고용인들의 부적절한 행동을 억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 더보기

‘취미’와 ‘문제’의 경계선

댓글 0 | 조회 120 | 24시간전
- 갬블링 위험 신호 점검뉴질랜드에 거주하는 한인들에게 갬블링은 생각보다 가까운 여가 활동이다. 주말에 친구들과 스포츠 결과를 예측하거나 여행 중 카지노를 방문하… 더보기

개똥걱정 말똥걱정

댓글 0 | 조회 102 | 24시간전
1898년 뉴욕에서 세계 최초의 국제 도시계획 회의가 열렸다. 하지만 전 세계의 전문가들이 모였음에도 답을 찾지 못했다. 산업이 발달하고 물동량이 늘어나자 말(馬… 더보기

6편 – MH370: 사라진 하늘

댓글 0 | 조회 103 | 24시간전
“비행기는 사라졌지만, 그 안에 있던 ‘어떤 것’은… 여전히 살아 있다.”프롤로그 - 2014년 3월 8일, 새벽 1시 21분쿠알라룸푸르 관제탑.레이더 화면에서 … 더보기

오클랜드대 각 의료계열 최신 입시 정보 및 선발기준 (의대, 약대, 검안대, 영상…

댓글 0 | 조회 197 | 1일전
이번 칼럼에서는 오클랜드대 각 의료계열 최신 입시 정보에 대해 다뤄보고자 합니다. 아래는 2026년 오클랜드 의료계열 입시 기준 Dean’s Determinati… 더보기

병보다 무서운 간병비

댓글 0 | 조회 784 | 4일전
고려 말기의 명장인 이성계(李成桂)가 1392년 조선(朝鮮)을 건국한 이래 1910년 멸망할 때까지 518년 동안 조선은 총 27명의 왕을 배출했다. 조선 시대 … 더보기

오클랜드대 의료계열 입시 통계 총정리 (의대 약대 검안대 등)

댓글 0 | 조회 440 | 6일전
이번 칼럼에서는 최근 2년 (2025년, 2026년) 오클랜드대 의료계열 입시 통계를 요약해보고자 한다. 2026년 입시는 2025년 지원한 학생들을 뜻하며 20… 더보기

약 처방, 이제는 12개월분까지 처방 받을 수 있다

댓글 0 | 조회 982 | 9일전

올해부터 바뀌는 오클랜드대 의료계열 MMI 면접방식 (의대,약대,검안대 등)

댓글 0 | 조회 809 | 2026.03.12
의료계열 (메디컬) 입시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는 ‘최신 정보’를 알고 정확하게 준비를 하는것이다. 필자는 매년 면접관과 입학사정관을 만나며 최신정보를 수… 더보기

피아노의 영혼

댓글 0 | 조회 245 | 2026.03.11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 AI1994년 뉴질랜드 이민을 준비하면서 마침 딸의 권고로 뉴질랜드 영화 ‘피아노(The Piano)’를 감상하였다. … 더보기

인간의 본질적 문제

댓글 0 | 조회 208 | 2026.03.11
저는 불교의 윤회설을 문자 그대로 믿지 않습니다. 윤회할 주체인 “나”라는 게 일단 본질적 의미에 존재하지 않으며, “나”라는, 인간의 뇌가 만들어내는 인식이 죽… 더보기

히말라야의 그림자 빅풋과 예티는 존재하는가

댓글 0 | 조회 171 | 2026.03.11
어느 겨울밤, 히말라야의 깊은 산속에서 바람이 눈 위를 스쳐 지나간다. 그때 누군가 발자국을 발견한다. 사람의 것보다 훨씬 크고, 그러나 분명 두 발로 걸어간 흔… 더보기

나만의 등불 밝혀 내 마음 찾는 여정

댓글 0 | 조회 144 | 2026.03.11
강진 무위사의 ‘보름달 명상 템플스테이’어둠이 존재함으로 우리는 비로소 빛을 만난다. 추석 보름을 앞두고 차오르던 달빛도 구름에 모습을 감춘 날, 가로등조차 없는… 더보기

뉴질랜드 부동산 등기부등본 (Certificate of Title)은 공신력이 …

댓글 0 | 조회 728 | 2026.03.11
한동안 한국에서는 대규모 전세사기로 인해 뉴스가 떠뜰썩 했었지요. 그것과 관련해서, 혹은 집 구매와 관련하여 사기를 당한 뉴스에서도, ‘한국의 부동산 등기부등본은… 더보기

준다는 것

댓글 0 | 조회 176 | 2026.03.11
시인 안 도현이 지상에서 우리가 가진 것이빈손밖에 없다 할지라도우리가 서로 바라보는 동안은나 무엇 하나부러운 것이 없습니다그대 손등 위에 처음으로떨리는 내 손을 … 더보기

뉴질랜드•호주 의대 입시, 구조적 변화의 흐름

댓글 0 | 조회 344 | 2026.03.11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 AI안녕하세요? 뉴질랜드, 호주 의치약대 유학, 입시 및 중고등학교 내신관리 전문 컨설턴트 크리스틴입니다. 뉴질랜드에서… 더보기

24. 와이아타푸 – 네이피어 바다에 잠든 정령

댓글 0 | 조회 149 | 2026.03.11
* 바다가 노래하던 시절아주 오래전, 지금의 네이피어 해안은 하늘과 바다가 맞닿는 신성한 울림의 장소로 여겨졌다. 그곳에는 사람의 귀로는 들을 수 없지만, 마음으… 더보기

결격 사유를 '면제'로 바꾸는 기록의 재해석 - Waiver

댓글 0 | 조회 373 | 2026.03.10
뉴질랜드에 오래 머물기를 원한다면, 건강 상태와 신원에 대한 확인은 이민 심사의 기본 요건입니다. 대체로 1년을 넘는 체류를 계획하는 경우에는 신체검사가 요청되는… 더보기

그 해 여름

댓글 0 | 조회 177 | 2026.03.10
오래 전 한국에서의 어느 봄, 나는 야트막한 언덕에 집을 짓고 있었다. 그 땐 꽤 외진 곳으로 주변엔 박석처럼 인분이 말라붙어 있는 시금치 밭과, 여러 종류의 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