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의 나홀로 연애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천미란
성태용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커넥터
Roy Kim
차자명
권레오
독자기고
새움터
김준
박기태
수선재
김도형
마이클 킴

3분의 나홀로 연애

0 개 2,198 Jane Jo

육개장 사발면. 어릴적 내 생애 처음 컵라면이라는 세상을 접했을 때 그것은 세기의 마술사 데이비드 카퍼필드 공연을 처음 본 것만큼 나에겐 신기진기했다. 

뜨거운물을 붓고 3분만 기다리면 이 맛있는게 완성되다니. 동동떠다니는 노랑 수수깡도 새우맛이 나는 분홍색 지우개를 잘라놓은 것 같은 말린 어묵도 대따 신기했다. 끓여먹던 오렌지색 봉투속의 삼양라면과 달리 얇고 꼬들꼬들한 면발도 참 매력적이었다. 그래서 인가 지금도 나는 사발면은 육개장 사발면에 엄지척한다. 그 뒤로 화려한 경쟁자들이 무수히 나왔었지만 짜장범벅이 사알짝 왕좌를 노렸던 이후로 굳건히 나의 사발면 순위에 부동의 1위는 육개장이다. 

그렇게 라면이 익기를 기다리는 3분의 시간. 엄청 무~~~척 길다. 즐거운 초조함+설렘+행복+기대. 어린 나에게 3분동안의 그 짜릿한 기다림은 실로 행복이었다. 


 

세월이 지나 나이를 먹고 그 위대해 보이던 사발면이 어느새 손에 쥐면 쬐그맣게 줄어든 것처럼 보이는 나이가 되서 낮엔 정직장에 저녁 알바에 주말 새벽시장 장사에 공부와 일과 꿈으로 하루하루를 채워가며 매일을 잠자리에 들면서 하루가 48시간이었으면 좋겠다 하던 시절에도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끼니를 챙길수 없을 때, 요 사발면은 후루룩 뚝딱 싸고 맛난 한끼였다. 어릴때 느끼던 3분동안의 그 설레는 행복은 없었지만 코끝이 쨍하고 추운 겨울날 새벽시장에서 커피아줌마가 사발면에 물 붓는 냄새는 죽여줬고 사발면이 익을 동안 누리는 그 잠깐의 수다와 쉼도 너무나 달콤한 시간이었다. 

더 나이를 먹어 사업에 실패하고 머리를 정리하러 바닷가에 가서 먹었던 음식도 사발면이었다. 세월이 지나도 상황이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불변의 원칙. 3분의 기다림. 3분동안 흘러간 영화필름 돌리듯 무수히 많은 생각들이 지나가고 결국 두어시간이 지나서야 멍해진 정신에서 깨어보니 나의 날씬한 사발면은 국물 한모금없는 뚱뚱한 아줌마 국수로 변신해있었다. 그래도 꾸역꾸역 불어버린 사발면을 다 비워내고 다시 살면 되지 하고 다짐했었다. 

세월이 더 더 지나 아이들이 자라고 이젠 별식이 된 사발면. 라면은 몸에 안 좋은거니까 어쩌다 가끔씩 먹는 음식이 되고 어쩌다 먹는 사발면은 그리고 기다리는 3분은 이젠 조급할 것도 서러울 것도 없는 느긋한 기다림이고 옛시간을 끄집어 내는 친구가 되었다. 

새벽부터 괜히 먹고싶어지게 라면 나부랭이 이야기나 하는 거냐고 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나에게 사발면을 먹을때마다 지나온 수 많은 그 3분의 시간들은 나이에, 상황에, 함께하는 이들에 따라 수백가지의 다른 옷을 입고 수백가지의 다른 언어로 수백가지의 다른 감정으로 내가 나와 나눈 대화의 시간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살면서 우리는 내가 삶을 사는게 아니라 삶이 지나가는대로 이끄는 대로 그도 아니면 벌어지는대로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때가 있다. 

그럴때 사발면을 앞에 놓고 딱 3분만 스스로와 연애를 해보라. 아마도 생각치 않았던 많은 것들의 답이 사발면 면발 넘어가듯 후루룩 하고 생각의 샘에서 솟구칠수도 있으니까. 

평범한 매일은 없다. 매일매일 우리는 어제와 다른 오늘을 살며 오늘과 다를 내일을 기다리며 산다. 새로운 하루! 새로운 한주!를 시작하는 월요일! 울 멍키들이 방학이라 늦게자서 요즘 밤참들을 먹나 찬밥이 남아나질 않는다. 아침부터 육개장 사발면을 앞에 놓고 심심칼럼을 써본다. ㅎㅎ

 

3분 기다리고 10초만에 폭풍 흡입한 코끼리아줌마 제인

노화(老化)와 노쇠(老衰)는 다르다

댓글 0 | 조회 235 | 22시간전
노화(Aging)는 나이가 들어가면서 발생하는 정상적인 변화를 의미하며, 대개 모든 신체 영역에서 서서히 진행된다. 노화는 나이와 연관되어 있으며 비정상적인 과정… 더보기

변화의 시대,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댓글 0 | 조회 392 | 1일전
우리는 지금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과거에는 산업사회를 중심으로 물질적 생산과 경제적 효율이 중요한 기준이었다면, 오늘날에는 인공지능과 디지털 기… 더보기

대학생 공부하기 싫을 때 및 번아웃 어떻게 해야 될까요

댓글 0 | 조회 287 | 4일전
매년 이맘때쯤이면 메디컬 입시 (의대,치대,약대, 검안대 등)를 하는 학생들이 현실과 이상의 괴리감에 마주하며 번아웃 혹은 중도를 포기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현… 더보기

GAMSAT 의전원.치전원 입학시험 고득점 팁과 노하우

댓글 0 | 조회 295 | 8일전
지난 칼럼에서는 GAMSAT 3월 시험 총평과 출제경향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번 칼럼에서는 GAMSAT (Graduate Medical School Admissi… 더보기

지식을 다루는 방법에 대하여

댓글 0 | 조회 455 | 9일전
인공지능과 과학기술의 발전은 우리 일상 속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에 따라 많은 사람들이 과학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실제로 과학 수업이나 실험 중심 프… 더보기

드래곤 전설의 기원

댓글 0 | 조회 226 | 2026.04.29
— 인간은 왜 ‘용’을 상상했는가상상 속 생물, 그러나 너무도 익숙한 존재어린 시절 우리는 한 번쯤 ‘용’을 상상해본다. 불을 뿜고 하늘을 날며, 때로는 신의 사… 더보기

비료와 먹거리

댓글 0 | 조회 231 | 2026.04.29
먹고 살려면 농사를 지어야 한다. 산과 들에서 저절로 나는 것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에 논밭을 일구어 심고 가꾸어야 한다. 대표적인 먹거리가 5곡이었는데 거기다 온갖… 더보기

뉴질랜드 민사소송의 약식 판결 및 각하

댓글 0 | 조회 360 | 2026.04.29
보통 뉴질랜드 민사소송은 원고 측에서 소장을 법원에 제출하고, 법원에서 승인을 받은 후 피고 측에 송달하고, 피고 측에서도 답변서를 제출하고, 사건 관리 회의 (… 더보기

27. 우레와(Urewera) 부족과 안개 속의 여인

댓글 0 | 조회 170 | 2026.04.29
뉴질랜드 북섬의 깊은 원시림 속에는 우레와(Urewera) 숲이 자리 잡고 있다. 이곳은 단순한 자연 보호구역이 아니다. 오랜 세월 동안 마오리의 투호에나(Tuh… 더보기

고국의 품에 안긴 카자흐스탄 독립유공자 후손과 재외동포

댓글 0 | 조회 203 | 2026.04.29
카자흐스탄 재외동포 초청 낙산사 템플스테이한국불교문화사업단은 10월 27일부터 11월1일까지 진행된 ‘2024 카자흐스탄 재외동포 초청 팸투어’를 성황리에 마쳤다… 더보기

벚꽃 편지

댓글 0 | 조회 206 | 2026.04.29
창밖엔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다. 일기예보에 폭우 주황색 주의보가 떠있다. 분명 어딘가에 폭우가 쏟아지고 있을텐데 홍수 피해는 없었으면 좋겠다.온 세상이 젖어가… 더보기

비자금

댓글 0 | 조회 350 | 2026.04.29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글쎄 암이란 놈이느닷없이 나를 흔들자꿋꿋이 버티던 나도마음 흔들려아내가 모르던현금으로 꼭꼭 간직해두었던내 비자금을 실토하고난 이제 필요없게 … 더보기

8편 – 체르노빌 섀도우: 봉인된 보고서

댓글 0 | 조회 178 | 2026.04.29
“체르노빌은 ‘폭발’이 아니라, ‘개방’이었다.”프롤로그 - 1986년 4월 26일, 우크라이나 프리피야트폭발 직후의 지옥 같은 밤.붉은빛이 하늘을 물들이고 수증… 더보기

고용주의 신고의무

댓글 0 | 조회 592 | 2026.04.28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 AI일반적으로는 일부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고용주에게 피고용인의 범죄 신고의무는 없습니다. 하지만 뉴질랜드에선 고… 더보기

유학을 보내도 결과가 나오지 않는 이유 — 공부보다 중요한 것

댓글 0 | 조회 506 | 2026.04.28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 AI안녕하세요? 뉴질랜드, 호주 의치약대 유학, 입시 및 중고등학교 내신관리 전문 컨설턴트 크리스틴입니다. 이번 컬럼에… 더보기

생각이 사람을 만든다

댓글 0 | 조회 174 | 2026.04.28
시인 천 양희이 생각 저 생각 하다어떤 날은생각이 생각의 꼬리를 물고막무가내 올라간다.고비를 지나 비탈을 지나상상봉에 다다르면생각마다 다른 봉우리들 뭉클 솟아오른… 더보기

파트너쉽 비자, 딱 한번에 승인받기

댓글 0 | 조회 455 | 2026.04.28
뉴질랜드에서 배우자 또는 파트너와 함께 체류하기 위한 가장 대표적인 방법인 파트너쉽 비자는 단순하게 생각하면 쉬워 보이지만, 실제 심사에서는 매우 정교하고 입체적… 더보기

갬블링은 의지의 문제가 아니다 - 뇌와 감정의 이야기

댓글 0 | 조회 190 | 2026.04.28
도박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에는 여전히 ‘의지’라는 단어가 강하게 자리 잡고 있다. “끊으려면 끊을 수 있지 않나”, “왜 그렇게까지 하느냐”는 질문은 도박 문제… 더보기

골프 코스마다 스타일이 다르듯, 인생도 정답은 없다

댓글 0 | 조회 231 | 2026.04.28
골프를 오래 치다 보면 깨닫게 되는 사실이 있다.모든 코스는 다르다.어떤 곳은 넓고 평탄한 페어웨이를 자랑하지만, 또 어떤 곳은 벙커와 해저드가 도처에 있어 한 … 더보기

걷기 열풍

댓글 0 | 조회 458 | 2026.04.25
충북 괴산에 ‘걷기 열풍’이 불어 98세 어르신도 걷는다. 괴산군(인구 3만7000명)은 65세 노인 비율이 42.6%로 매우 높은 수준이다. 노인 의료비 예산은… 더보기

GAMSAT 의.치전원 입학시험 총평 및 출제경향 (2026년 3월)

댓글 0 | 조회 333 | 2026.04.20
<GAMSAT의 급부상 인기>최근 들어 GAMSAT시험 응시자가 부쩍 늘어나고 있다. GAMSAT은 주로 의전원 (의학전문대학원)과 치전원 (치학전문대… 더보기

건강한 겨울나기 예방 접종으로 준비하세요

댓글 0 | 조회 675 | 2026.04.17

어디가 더 들어가기 어려울까? 오타고대 의대 vs 오타고대 치대

댓글 0 | 조회 976 | 2026.04.16
지난 칼럼에서는 오클랜드대 Biomed/Health Sci 과정을 낱낱이 파헤쳐보았다. 오타고대 HSFY같은 경우 한인들 기준에서 오클랜드대 Biomed/Hea… 더보기

전쟁과 평화

댓글 0 | 조회 276 | 2026.04.15
인류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 전쟁 없이 평화롭게 살게 된 기간이 얼마나 되었는지 모를 일이다. 전쟁은 비극의 시작이요 삶을 극한 상황으로 인도하며 피와 땀으로 일궈… 더보기

미확인 해양 괴생물(MO) 목격담

댓글 0 | 조회 392 | 2026.04.15
— 인간은 왜 바다에서 ‘무언가’를 계속 본다고 믿는가바다는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다우리는 이미 지구의 대부분을 이해했다고 믿는다. 우주를 관측하고, 인간의 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