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인이 한국제품만을 찾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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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인이 한국제품만을 찾는 이유

0 개 4,511 정윤성

오래전 그러니까 25년전 즈음, 전자제품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노엘리밍 안으로 들어 서면 화려하고 밝은 조명 아래 온통 소니와 파나소닉 제품들이 그득했다. 어둑한 구석을 찬찬히 보느라면 중고 제품 파는 양, 삼성과 LG의 몇 안되는 제품들이 먼지에 덮혀 진열되어 있었던 것이 그 당시 전자상가 분위기였다 . 그렇게 일본제품과 나란하게 대접받지 못했던 한국제품을 볼 때마다 고등학교 은사의 표현이 생각나곤 했다. 기술과목이었는데 “일본이 연구개발을 하지 않고 있더라도 기술 수준을 극복하려면 25년이 걸린다.” 라고. “일본을 배우자!” 라는 뜻을 전달하려 했던 말이었겠지만 필자는 “극복한다는 것은 영원히 불가능하구나..” 라고 받아 들였다. 

 

물론 당시 경제, 과학 분야 전문가들의 분석이니 근거를 가지고 말하는 것이었겠지만 은사의 표정없는 얼굴만을 빤히 쳐다 볼 수 밖에 없었던 그 때 수업 분위기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로부터 10여년 뒤 뉴질랜드 이민을 온 필자는 현지 직원의 권유대로 아프터 서비스를 잘하고 품질이 좋다는 소니 TV와 비디오 플레이어 같은 일본산 전자제품을 별 고민없이 일괄 구매하여 사용했었다.

 

20년이란 시간이 훌쩍 지난 지금 상황은 완전 달라졌다. 소니를 비롯한 일본 10여개 전자제품 업체들의 전체 매출 규모가 삼성전자라는 하나의 회사 매출보다 적다고 한다. 옆 건물로 이사는 했지만 같은 매장인 노엘리밍에 가보면 가장 화려하고 밝은 곳에 이제 삼성과 LG 제품들이 자리잡고 있다. 내소유의 회사들은 아니지만 갈 때마다 느끼는 감회는 최근에 이민 온 교민들과는 다를 것 같다. 그 때 은사의 설명대로라면 일본 가전 업체들은 가만히 있었던 셈이다. 

 

최근 일본선사들이 한국의 선박제조사에게 제작을 의뢰하기 시작했는데 가격 문제가 아니라 제작이 어려운 가스 운반선의 제작 기술이 일본보다 우위에 있기 때문이라고도 하고 차세대 자동차의 핵심 부품이 엔진에서 전기배터리로 변화하는 자동차 산업에서도 한국은 이미 기술적으로 글로벌 선두주자로서 자리 매김중이다. 이제 한국의 산업 기술 수준은 많은 영역에서 세계적인 수준으로 올라 와 있다. 

 

뉴질랜드 이민 25년이 지난 지금 집의 가전 제품은 휴대폰을 포함해 대부분 한국제품이고 우리 부부가 사용하는 차량도 어느듯 모두 한국차로 바뀌었다. 가전제품을 팔려고 설명하는 현지 매장 직원이 권장하는 제품도 이제 삼성과 LG로 대체되었다. SUV 차량 분야에서 도요타와 닛산, 미국, 유럽차를 제끼고 미국의 자동차 안전협회에서 실시한 2018년도 추돌 테스트에서 기아차가 가장 안전한 차로 선정되었다는 사실도 현지 매장 직원의 설명으로 알게 되었었는데 구글 검색으로 해당 정보는 바로 확인될 수 있었다. 그 중 가장 저렴하다는 설명은 웬지 씁쓸하기도 했지만. 그래서 구입한 한국차는 실제로 사용해보니 제품의 기능성 및 품질과 디자인에서도 독일, 일본, 미국차를 지금까지 사용해 봤던 필자로서 비교해봐도 크게 만족스럽다. 요즈음 내 주변은 온통 한국제품이다. 이유는 가격경쟁력과 함께 고품질이기 때문이다. 다른 편에서는 가수 BTS도 세계인들의 한국 문화와 한국 상품 구매 열기에 큰 몫을 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최근 일제 강제징용 배상판결의 보복으로 반도체 재료 수출을 제한하겠다고 했다. 3권 분립이라는 엄연한 민주주의 헌법 규정에 따라서 한국 대법원이 판결한 결정에 대해 민간기업을 보복한다는 발상이 일본에서는 가능한 모양이다. 방어용 무기인 사드 부지 제공으로 롯데를 비롯한 한국 민간기업에 대한 중국정부의 폭압은 탈미국 친중국 성향으로 바뀌어 가던 그 당시 한국민의 민심을 정반대로 돌려버린 사실을 일본은 기억해야 할 것이다. 

 

이런 점에서 보면 지난주 오사카 G20 정상회담에서 일본과 중국이 국가간 자유, 개방 교역을 강하게 주장했던 것은 아이러니하다. 2차 세계대전 후 아시아에서 36년간 인적, 물적으로 최대 피해국이었던 한국은 차관 3억불을 주는대로 받았지만 필리핀은 4년 강점에도 8억불을 요구해서 받아 냈던 일도, 한반도 전역이 유린되었던 한국전쟁의 전쟁 물자 소비로 인한 일본내 군수산업의 부활로 전후 괘멸되었던 일본 경제의 기폭제가 되었던 것도 모두 한반도의 희생으로 가능했던 것임을 그들은 애써 부정한다. 

 

2018년도 한국의 대일 무역적자는 무려 미화 283억불이나 되는데 한국인의 일본 여행은 매년 기록을 경신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들은 강해질 때마다 ‘한국’이란 존재는 일본내 정당간 정쟁의 도구나 물자보급창으로 이용했음은 역사를 통해 알 수 있는 사실이다. 지금도 독도 영유권 주장이나 남북한 긴장구도는 일본 민초들의 불만을 잠재우고 지지율을 올리는데 큰역할을 하고 있다.

 

곧 있을 참의원 선거용이 아니라면 더 문제일 수 있다. 장기적인 일본의 경제 전략이라면 한국의 반도체 및 한국의 경제성장을 자국 산업의 일부 손해를 감수하다라도 지속적인 충격으로 세계 시장확장을 막으려는 의도일 것이고 사태는 지금보다 더 심각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마무리하면서 그동안 필자가 살아 온 평생에 한국차를 사용한 일본인을 단 한명도 본 적이 없었다는 사실을 상기해보면 내 형제자매가 살아 가고 있는 고국, 대한민국의 상품을 좀 더 사랑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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