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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하사탕 1

0 개 1,746 수선재

아침 8시 15분. 오늘도 조금 일찍 도착해 출근 도장을 찍는다. 바다를 낀 시골 마을. 노인들이 많아서 마을 청년회의 평균 연령이 60~70대인, 시내에서 한 시간은 족히 걸리는 면 보건지소가 나의 일터이다.

 

늘 근무시간보다 훨씬 일찍 오지만 도착하면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옹기종기 문 앞에서 나를 기다리고 계신다.

 

“할머니 천천히 오셔도 돼요. 이렇게 추운데 떨고 계시면 어떡해요.”

괜히 마음에 찔려서 할머니께 심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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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늘 한결같이 같은 대답.

“그래, 내 다음부턴 늦게 오께. 도통 늙으면 새벽에 잠이 있어야 말이제.”

 

도리어 미안해하시며 주름으로 얼굴 가득 채우시며 웃으신다. 나이가 들면서 사람을 담는 그릇이 넓어져서인지 모두 서로가 많이 닮으셨다.

 

심지어 할머니와 할아버지, 성에 상관없이 얼굴은 닮으신 것 같다.^^

 

발령 받은 지 1년이 다 되어가지만 이제 겨우 매달 약 타러 오시는 할머니 할아버지의 얼굴과 이름을 대충 외우게 되었다.

 

그리고 이곳 어르신들이 무척 싫어하시는 것 두 가지를 알게 되었다.

 

하나는 병원 가야 하니 자녀들에게 연락하라는 것과 나머지 하나는 당신 이름을 여쭙는 것이다.

자주 오는 당신을 기억 못하시는 것을 참 섭섭해 하신다.

 

연세가 드시면 ‘섭섭 바이러스’에 더 잘 감염된다고 했던가?

 

처음엔 뭐 그런 걸로 화내시나 의아했었다.

 

‘1: 익명의 다수’ 라는 극히 개인적인 마인드가 몸에 베여 있고 ‘타인에 대한 관심 결핍증’ 까지 앓고 있으니 죄책감은 거의 없었다.

 

그저 대면하는 순간 친절하면 그뿐이었다.

 

그런데 시간이 좀 지나다보니 명절 때나 보는 자식보다 더 자주 보는 사람이 이름 하나쯤은 기억해 주길 바라는 마음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었다.

 

몇 번 치명적인(?!) 실수를 하고 실망하시는 것을 본 후부터는 잘 기억나지 않으면 일단 최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며 시간을 끄는 잔머리가 생겼다.^^;

 

이렇게 보건지소 주변 몇 개 마을에서 찾아오시는 어른들을 만나게 되고 혼자 계시는 독거노인 분들을 방문하면서 유독 마음이 쓰이는 몇 분이 생기게 되었다.

 

마음이 쓰이는 이유는 단지 병이 중하다거나 혼자 사신다는 이유만은 아니었다.

 

지구에 태어나 사는 사람치고 사연이 없고 한이 없는 분들이 계시겠느냐만 그 중 몇 분들은 살아온 삶을 단지 비관이나 후회만으로 살고 계시지는 않으시기 때문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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