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토는 없다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천미란
성태용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커넥터
Roy Kim
차자명
권레오
독자기고
새움터
김준
박기태
수선재
김도형
마이클 킴

멘토는 없다

0 개 1,806 명사칼럼

젊은 사람들과 얘기를 나누는 자리에서 반복해서 듣게 되는 질문이 하나 있었다. 그동안 살아오면서 멘토가 누구였느냐. 처음엔 이 말을 인생 스승이 있느냐는 말로 들었다. 

그냥 없다고만 했다. 아예 그런 개념을 갖고 살지 않는다고 했다. 기껏 얘기 좀 들어보려고 물어봤는데 이렇게 거두절미하고 없다고만 하면 물어본 사람이 민망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없는 걸 어떻게 하겠는가? 하지만 그 뒤 같은 질문을 하는 사람이 계속 나타나는데 그때마다 없다는 대답만 하는 건 좀 무성의한 것 같았다.

정말 없었나를 되새겨봤다. 없었다. 왜 그런가도 생각해봤다. 돌이켜보니 나도 학창 시절엔 멘토를 찾아다녔었다. 기대에 못 미쳤다. 사실 그럴 만도 했다. 당시는 독이 바짝 오른 박정희 독재 시절이었다. 말과 행동이 일치하기가 어려운 시대였다. 당신들도 자기 하나 건사를 못 해서 고심하고 있었을 것이다.

게다가 당시 나는 이십대 초반이었고 내가 찾아갔던 분들은 기껏해야 사십을 갓 넘긴 분들이었다. 그 중 30대 중반이었던 교수 한분은 요즘 학생들은 스승을 원하는데 자기는 그냥 과목을 가르치는 사람에 불과하다고 하셨다. 그 말을 듣고 처음엔 실망도 했으나 생각해보니 그게 차라리 솔직하고 겸손한 대답이란 것을 깨달았다.

나는 그 뒤 굳이 멘토를 찾으려는 생각을 버리게 되었다. 멘토는 없었다. 주위에 훌륭한 사람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자기들도 헤매고 있었다. 내가 갖고 있는 질문과 고민은 남들이 답하고 풀어줄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걸 알았다. 그냥 각자 보고 들은 대로 흉내 좀 내며 자기 방식으로 버티다가 시나브로 시들어가는 게 인생이라고 생각했다.

 

시간이 좀더 지나면서 내가 착각했다는 걸 깨달았다. 사람들은 내게 인생 스승이 있냐고 묻는 게 아니었다. 어떻게 순수한 젊은 시절에 세운 뜻을 지키고 험악한 세상과 타협하지 않으며 살아갈 것인가를 고민하느라 묻는 게 아니었다. 많은 한국 사람들은 사회생활에서 성공하기 위해선 멘토가 필요하다는 말을 어디선가 들었던 것 같았다. 그래서 그들이 보기에 회사원치고 출세한 편에 속하는 내게 당연히 그런 사람이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는 듯했다. 알고 보니 어떻게 하면 자기들도 ‘멘토’를 구해서 직장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를 묻는 것이었다. 조금은 시시했다.

그러나 또 시간이 좀더 지나면서 이것 역시 나의 짧은 생각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자꾸 듣다 보니 그 말 뒤에 숨어 있는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사실 많은 사람들은 단순히 승진과 출세만을 원하는 게 아니었다. 대부분의 사람은 마음속 깊이 자기가 하는 일을 ‘잘’ 하고 싶어했다. 승진과 보너스 때문만도 아니었다. 생계를 위해 하는 일이지만, 기왕 하는 일, 그걸 잘하고 싶고 거기서 보람을 느끼고 싶은 욕구를 갖고 있었다. 문제는 잘하는 방법을 잘 모르겠다는 것이었다.

대부분 사람들에겐 제대로 배울 사람이 없다. 있어도 그분은 너무 바쁘거나 관심이 없다. 한국 시스템에서 자라면서 누구에게서 정말 배웠다는 느낌을 갖는 행운을 가져본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 같다. 사회에 나온 뒤엔 더욱 그렇다. 자기의 부족함을 드러내더라도 비웃지 않고 가르쳐주고 기다려주는 사람이 드물다. 그저 들키지만 않기를 바라면서 지낼 수밖에 없다. 그게 그들의 말 뒤에 숨어 있는 뜻이었다. 좀더 잘하고 싶은데 그걸 가르쳐줄 멘토를 찾기가 어렵다 보니 내게 하는 하소연이었다. 나는 못 찾겠는데 너는 좀 찾았니?

이걸 깨달으면서 나는 한국 사회가 느끼는 갈증의 일면을 조금 알게 되었다. 가르쳐주는 사람이 없는데 어떻게 잘 배우겠는가? 배우고 싶어도 배울 곳이 없는데 어떻게 배우겠는가? 논리적 문제 해결방식을 배워본 적이 없는데 어떻게 일을 효과적으로 하겠는가? 선생이나 상사나 코칭보다는 일률적으로 상대평가 등수만 매기려고 하는데 어떻게 사람들이 제대로 클 수 있겠는가? 키우진 않고 실적만 챙기는데 어떻게 사람이 성장하겠는가?

한국은 더 이상 물적 자원이 부족한 나라가 아니다. 인적 자원이 더 부족한 나라다. 일 잘하는 방법을 아는 사람이, 그걸 가르쳐줄 사람이 부족한 나라다. 학교든 직장이든 사람을 볶지 않고 키우는 방식으로 바꾸지 않고는 지속적인 발전이 불가능하다. 그렇게 된 지 꽤 되었다. 그래서 남들은 국내총생산(GDP)의 20%만 투자하고도 지디피의 30%를 투자하는 우리와 비슷한 경제성장을 한다.

아, 그리고, 근래에야 비로소 깨달은 것이 하나 더 있다. 내 멘토는 원래 있었다. 내 아버지였다. 내가 조금 늦되었다. [*출처: 한겨레 신문] 


 

■ 주 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

노화(老化)와 노쇠(老衰)는 다르다

댓글 0 | 조회 235 | 22시간전
노화(Aging)는 나이가 들어가면서 발생하는 정상적인 변화를 의미하며, 대개 모든 신체 영역에서 서서히 진행된다. 노화는 나이와 연관되어 있으며 비정상적인 과정… 더보기

변화의 시대,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댓글 0 | 조회 392 | 1일전
우리는 지금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과거에는 산업사회를 중심으로 물질적 생산과 경제적 효율이 중요한 기준이었다면, 오늘날에는 인공지능과 디지털 기… 더보기

대학생 공부하기 싫을 때 및 번아웃 어떻게 해야 될까요

댓글 0 | 조회 287 | 4일전
매년 이맘때쯤이면 메디컬 입시 (의대,치대,약대, 검안대 등)를 하는 학생들이 현실과 이상의 괴리감에 마주하며 번아웃 혹은 중도를 포기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현… 더보기

GAMSAT 의전원.치전원 입학시험 고득점 팁과 노하우

댓글 0 | 조회 295 | 8일전
지난 칼럼에서는 GAMSAT 3월 시험 총평과 출제경향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번 칼럼에서는 GAMSAT (Graduate Medical School Admissi… 더보기

지식을 다루는 방법에 대하여

댓글 0 | 조회 455 | 9일전
인공지능과 과학기술의 발전은 우리 일상 속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에 따라 많은 사람들이 과학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실제로 과학 수업이나 실험 중심 프… 더보기

드래곤 전설의 기원

댓글 0 | 조회 226 | 2026.04.29
— 인간은 왜 ‘용’을 상상했는가상상 속 생물, 그러나 너무도 익숙한 존재어린 시절 우리는 한 번쯤 ‘용’을 상상해본다. 불을 뿜고 하늘을 날며, 때로는 신의 사… 더보기

비료와 먹거리

댓글 0 | 조회 231 | 2026.04.29
먹고 살려면 농사를 지어야 한다. 산과 들에서 저절로 나는 것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에 논밭을 일구어 심고 가꾸어야 한다. 대표적인 먹거리가 5곡이었는데 거기다 온갖… 더보기

뉴질랜드 민사소송의 약식 판결 및 각하

댓글 0 | 조회 360 | 2026.04.29
보통 뉴질랜드 민사소송은 원고 측에서 소장을 법원에 제출하고, 법원에서 승인을 받은 후 피고 측에 송달하고, 피고 측에서도 답변서를 제출하고, 사건 관리 회의 (… 더보기

27. 우레와(Urewera) 부족과 안개 속의 여인

댓글 0 | 조회 170 | 2026.04.29
뉴질랜드 북섬의 깊은 원시림 속에는 우레와(Urewera) 숲이 자리 잡고 있다. 이곳은 단순한 자연 보호구역이 아니다. 오랜 세월 동안 마오리의 투호에나(Tuh… 더보기

고국의 품에 안긴 카자흐스탄 독립유공자 후손과 재외동포

댓글 0 | 조회 203 | 2026.04.29
카자흐스탄 재외동포 초청 낙산사 템플스테이한국불교문화사업단은 10월 27일부터 11월1일까지 진행된 ‘2024 카자흐스탄 재외동포 초청 팸투어’를 성황리에 마쳤다… 더보기

벚꽃 편지

댓글 0 | 조회 206 | 2026.04.29
창밖엔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다. 일기예보에 폭우 주황색 주의보가 떠있다. 분명 어딘가에 폭우가 쏟아지고 있을텐데 홍수 피해는 없었으면 좋겠다.온 세상이 젖어가… 더보기

비자금

댓글 0 | 조회 350 | 2026.04.29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글쎄 암이란 놈이느닷없이 나를 흔들자꿋꿋이 버티던 나도마음 흔들려아내가 모르던현금으로 꼭꼭 간직해두었던내 비자금을 실토하고난 이제 필요없게 … 더보기

8편 – 체르노빌 섀도우: 봉인된 보고서

댓글 0 | 조회 178 | 2026.04.29
“체르노빌은 ‘폭발’이 아니라, ‘개방’이었다.”프롤로그 - 1986년 4월 26일, 우크라이나 프리피야트폭발 직후의 지옥 같은 밤.붉은빛이 하늘을 물들이고 수증… 더보기

고용주의 신고의무

댓글 0 | 조회 592 | 2026.04.28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 AI일반적으로는 일부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고용주에게 피고용인의 범죄 신고의무는 없습니다. 하지만 뉴질랜드에선 고… 더보기

유학을 보내도 결과가 나오지 않는 이유 — 공부보다 중요한 것

댓글 0 | 조회 506 | 2026.04.28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 AI안녕하세요? 뉴질랜드, 호주 의치약대 유학, 입시 및 중고등학교 내신관리 전문 컨설턴트 크리스틴입니다. 이번 컬럼에… 더보기

생각이 사람을 만든다

댓글 0 | 조회 174 | 2026.04.28
시인 천 양희이 생각 저 생각 하다어떤 날은생각이 생각의 꼬리를 물고막무가내 올라간다.고비를 지나 비탈을 지나상상봉에 다다르면생각마다 다른 봉우리들 뭉클 솟아오른… 더보기

파트너쉽 비자, 딱 한번에 승인받기

댓글 0 | 조회 455 | 2026.04.28
뉴질랜드에서 배우자 또는 파트너와 함께 체류하기 위한 가장 대표적인 방법인 파트너쉽 비자는 단순하게 생각하면 쉬워 보이지만, 실제 심사에서는 매우 정교하고 입체적… 더보기

갬블링은 의지의 문제가 아니다 - 뇌와 감정의 이야기

댓글 0 | 조회 190 | 2026.04.28
도박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에는 여전히 ‘의지’라는 단어가 강하게 자리 잡고 있다. “끊으려면 끊을 수 있지 않나”, “왜 그렇게까지 하느냐”는 질문은 도박 문제… 더보기

골프 코스마다 스타일이 다르듯, 인생도 정답은 없다

댓글 0 | 조회 231 | 2026.04.28
골프를 오래 치다 보면 깨닫게 되는 사실이 있다.모든 코스는 다르다.어떤 곳은 넓고 평탄한 페어웨이를 자랑하지만, 또 어떤 곳은 벙커와 해저드가 도처에 있어 한 … 더보기

걷기 열풍

댓글 0 | 조회 458 | 2026.04.25
충북 괴산에 ‘걷기 열풍’이 불어 98세 어르신도 걷는다. 괴산군(인구 3만7000명)은 65세 노인 비율이 42.6%로 매우 높은 수준이다. 노인 의료비 예산은… 더보기

GAMSAT 의.치전원 입학시험 총평 및 출제경향 (2026년 3월)

댓글 0 | 조회 333 | 2026.04.20
<GAMSAT의 급부상 인기>최근 들어 GAMSAT시험 응시자가 부쩍 늘어나고 있다. GAMSAT은 주로 의전원 (의학전문대학원)과 치전원 (치학전문대… 더보기

건강한 겨울나기 예방 접종으로 준비하세요

댓글 0 | 조회 675 | 2026.04.17

어디가 더 들어가기 어려울까? 오타고대 의대 vs 오타고대 치대

댓글 0 | 조회 976 | 2026.04.16
지난 칼럼에서는 오클랜드대 Biomed/Health Sci 과정을 낱낱이 파헤쳐보았다. 오타고대 HSFY같은 경우 한인들 기준에서 오클랜드대 Biomed/Hea… 더보기

전쟁과 평화

댓글 0 | 조회 276 | 2026.04.15
인류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 전쟁 없이 평화롭게 살게 된 기간이 얼마나 되었는지 모를 일이다. 전쟁은 비극의 시작이요 삶을 극한 상황으로 인도하며 피와 땀으로 일궈… 더보기

미확인 해양 괴생물(MO) 목격담

댓글 0 | 조회 392 | 2026.04.15
— 인간은 왜 바다에서 ‘무언가’를 계속 본다고 믿는가바다는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다우리는 이미 지구의 대부분을 이해했다고 믿는다. 우주를 관측하고, 인간의 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