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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헤케 와인 투어

조병철 0 493 2019.05.15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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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iheke island wine tours 

 

오클랜드 동쪽 앞바다에는 와이헤케 섬이 있다. 페리로 사십분 정도면 오갈 수 있는 가까운 거리이다. 이른 아침부터 늦은 저녁까지 배편이 있어 섬이지만 오클랜드 생활권으로 아주 편리한 위치다. 어쩌면 오클랜드 시내 교통이 복잡한 곳보다 더 편리하게 시내를 드나들 수 있다. 인구는 만명 정도이고 고급 저택과 은퇴한 노령층이 많다. 이 섬은 천혜의 자연 속에서 지속 가능한 청정지역을 꿈꾸는 사람들이 모이는 곳으로 알려 진다. 최근들어 포도를 많이 심어 이제는 와인너리가 수십개에 달한다. 이에 따라 와인 투어 프로그램도 성업중이다. 포도가 익어 가는 가을철 와이헤케 와인너리은 어떤 정취를 가지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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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가을 한낮의 따가운 햇볕으로 포도가 익어간다. 푸르다 못해 새까만 시라(syrah)의 송이가 알차다. 와인너리 매니저는 이제 수확철로 바빠질거라고 진지한 표정이다. 잘 가꾸어진 포도나무는 그물 방조망이 쒸워져 새들은 얼씬도 못하게 만들었다. 지난주 포도 샘플 채취로 당도와 산도를 측정했으며, 이제 수확하는 날을 잡는 택일만 남았단다. 올해는 여름철 긴 가뭄으로 또 다른 빈테지를 기록하길 기다리는 눈치다. 이번주도 계속되는 맑은 날로 수확 작업에는 한결 수월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올 한해도 포도는 잘 익어가고 있어 머지않아 양조장의 술독은 포도주로 가득채워지리라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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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와인너리가 대부분 그러하듯 포도밭에 자리한 양조장은 한폭의 서양화를 연상한다. 와인너리 앞으로는 넓게 자라잡은 포도밭은 넉넉하고 평화롭다. 그 곁에 올리브 나무의 가지는 스쳐가는 바람으로 넘실거린다. 군데군데 벤치가 자리하고 그 앞 식탁에 놓인 와인잔은 오늘 찾을 손님을 기다린다. 옆으로 탁트인 쪽빛 바다에는 돛을 내린 배들이 한가롭게 넘실댄다. 바쁜 현대 일상사는 먼 나라 얘기처럼 여기보다 더 조용한 곳은 없어 보인다. 게다가 포도주 시음으로 촉각을 곤두세워 보지만 금새 알콜도수에 눌려버린다. 왁자지껄한 포도주 얘기에 훔뻑 빠져든다. 

 

와인너리는 여러 곳이지만 모두 나름대로 독특한 개성으로 꾸며져 있다. 규모가 작다는 포도원은 와인 생산량이 딸린단다. 포도가 풍년인 빈테지 해의 포도주는 싱글 브랜드로, 그 밖의 다른 포도주는 브랜딩해서 소비자의 기호를 맞춘다. 그래서 아직은 외국으로는 수출을 할 수 없단다. 우선 포도원의 시음장에서 사용하고, 일부는 섬안의 음식점에 공급되며, 또한 오클랜드 시티에서의 주문 물량도 소화해야 하므로 여분이 없단다. 일찍 기반을 다진 와인너리는 시음장 운영에 총력을 기울인다. 포도주의 특성에 따라 안주가 치즈에, 넛트에, 올리브 피클에 독창적이다. 게다가 알콜 도수가 높은 강화 와인 (fortified wine) 포트 (Port)는 그 맛에서 농익은 포도주의 진수를 보여준다. 깊숙한 골짜기에 자리한 와인너리는 지속 가능한 포도주 생산을 강조한다. 잘 익은 포도를 수확해서 손으로 선별하고 자연 발효로 포도주를 생산한단다. 모두 유기인증을 받았다고 자랑이다. 이렇게 와인너리는 모두 나름대로 사연을 가지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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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는 포도주 신흥국으로 백포도주가 대세를 이루지만 여기 와이헤케는 적포도주가 주로 보인다. 메롯, 샤도니, 시라의 진한 포도주 적색이 환상적이다. 적포도주의 탁한 맛을 제거한 로제(Rose)는 그 색감으로 여성 고객을 유혹한다. 그리고 충분치 못한 백포도주를 북섬 기스본, 남섬 말보루에서 포도 원액을 들여와 술통을 채웠다. 또한 강한 술맛을 즐기는 애주가를 위해 오래된 강화포도주를, 식사가 끝난 다음 뒷맛을 살리는 디저트 와인까지 준비되어 있다. 이쯤되면 와인 천국이 부럽지 않다. 

 

와이헤케 포도주도 섬 고유의 토양과 기후의 산물이다. 본토의 포도주 산지와 달리 포도밭의 질참흙을 주목하란다. 땅심 좋은 포도밭에서 지속 가능한 관리에 총력을 기울인다. 또한 이곳의 포도는 일년내내 해풍을 받으며 태양을 듬뿍 머금어 그 맛과 향이 어느 곳보다 뛰어나다. 그리고 전통 프랑스 방식에 의한 오크통 숙성으로 향관리에 총력을 기울인다. 이렇게 섬 전체 와인너리의 포도주 품질관리로 그들만의 품격을 유지한다는 설명이다. 그들의 생산자 조직이 잘 구성되어 있으며 포도주 품질관리인 TQC (total quality control)도 엄격하다. 이런 그들의 노력에 대한 홍보도 적극적이며 활발하다. 이곳의 포도주를 직접 시음하고 평가해 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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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너리는 대부분 잘 꾸며진 레스토랑도 함께 운영 한다. 그들이 생산한 고품 와인에 걸맞도록 지역 생산물을 엄선해서 식단을 꾸렸다. 와이헤케에서 자체적으로 생산한 채소와 과일, 앞바다의 해산물을 동원해서 그들의 요리실력을 뽐낸다. 포도주 향으로, 요리의 맛으로, 이 자리에 함께하는 사람들의 사연으로 추억을 각인해야 할듯하다. 와이헤케의 포도주와 정찬을 즐기며 추억을 만들고 특별한 값을 치루도록 설계되어 있다. 그래서인지 사랑을 쫓는 젊은 연인들과 추억을 되살리려는 연금자들로 붐빈다. 어떤이는 추억을 만들고 어떤이는 추억을 되새기며 이야기는 길어진다. 이렇게 가을 속에 와이너리는 익어가는 포도 향이 넘쳐난다. 

 

여러분 가운데는 아직도 수원 녹지대 딸기 향과 남양주 배 맛을 기억하는 분들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나름대로의 추억과 함께 단단하게 각인되어 쉽게 잊혀지질 않는다. 그 때는 그 비싼 값어치를 충분히 이해하질 못했지만 이제는 그 가치가 대단히 소중하게 느껴진다. 천국에서의 포도주는 향기롭고, 연옥에서의 그 맛을 달콤하지만, 현세에서는 아직 떫은 맛이 남아 있다. 고도 천국 와이헤케에서 만나게 되는 포도주의 향연은 향기롭기만 할까? 미래의 가격으로 계산되는 와이헤케 와인 투어는 그 만큼의 가치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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