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헤케 와인 투어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명사칼럼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Timothy Cho
독자기고

와이헤케 와인 투어

0 개 2,518 조병철

b94e689254b8e5037e95a0e1e4addfda_1557878667_1536.JPG
 

Waiheke island wine tours 

 

오클랜드 동쪽 앞바다에는 와이헤케 섬이 있다. 페리로 사십분 정도면 오갈 수 있는 가까운 거리이다. 이른 아침부터 늦은 저녁까지 배편이 있어 섬이지만 오클랜드 생활권으로 아주 편리한 위치다. 어쩌면 오클랜드 시내 교통이 복잡한 곳보다 더 편리하게 시내를 드나들 수 있다. 인구는 만명 정도이고 고급 저택과 은퇴한 노령층이 많다. 이 섬은 천혜의 자연 속에서 지속 가능한 청정지역을 꿈꾸는 사람들이 모이는 곳으로 알려 진다. 최근들어 포도를 많이 심어 이제는 와인너리가 수십개에 달한다. 이에 따라 와인 투어 프로그램도 성업중이다. 포도가 익어 가는 가을철 와이헤케 와인너리은 어떤 정취를 가지고 있을까? 

 

b94e689254b8e5037e95a0e1e4addfda_1557878700_1601.jpg
 

이른 가을 한낮의 따가운 햇볕으로 포도가 익어간다. 푸르다 못해 새까만 시라(syrah)의 송이가 알차다. 와인너리 매니저는 이제 수확철로 바빠질거라고 진지한 표정이다. 잘 가꾸어진 포도나무는 그물 방조망이 쒸워져 새들은 얼씬도 못하게 만들었다. 지난주 포도 샘플 채취로 당도와 산도를 측정했으며, 이제 수확하는 날을 잡는 택일만 남았단다. 올해는 여름철 긴 가뭄으로 또 다른 빈테지를 기록하길 기다리는 눈치다. 이번주도 계속되는 맑은 날로 수확 작업에는 한결 수월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올 한해도 포도는 잘 익어가고 있어 머지않아 양조장의 술독은 포도주로 가득채워지리라 여겨진다. 

 

b94e689254b8e5037e95a0e1e4addfda_1557878725_2364.JPG
 

뉴질랜드 와인너리가 대부분 그러하듯 포도밭에 자리한 양조장은 한폭의 서양화를 연상한다. 와인너리 앞으로는 넓게 자라잡은 포도밭은 넉넉하고 평화롭다. 그 곁에 올리브 나무의 가지는 스쳐가는 바람으로 넘실거린다. 군데군데 벤치가 자리하고 그 앞 식탁에 놓인 와인잔은 오늘 찾을 손님을 기다린다. 옆으로 탁트인 쪽빛 바다에는 돛을 내린 배들이 한가롭게 넘실댄다. 바쁜 현대 일상사는 먼 나라 얘기처럼 여기보다 더 조용한 곳은 없어 보인다. 게다가 포도주 시음으로 촉각을 곤두세워 보지만 금새 알콜도수에 눌려버린다. 왁자지껄한 포도주 얘기에 훔뻑 빠져든다. 

 

와인너리는 여러 곳이지만 모두 나름대로 독특한 개성으로 꾸며져 있다. 규모가 작다는 포도원은 와인 생산량이 딸린단다. 포도가 풍년인 빈테지 해의 포도주는 싱글 브랜드로, 그 밖의 다른 포도주는 브랜딩해서 소비자의 기호를 맞춘다. 그래서 아직은 외국으로는 수출을 할 수 없단다. 우선 포도원의 시음장에서 사용하고, 일부는 섬안의 음식점에 공급되며, 또한 오클랜드 시티에서의 주문 물량도 소화해야 하므로 여분이 없단다. 일찍 기반을 다진 와인너리는 시음장 운영에 총력을 기울인다. 포도주의 특성에 따라 안주가 치즈에, 넛트에, 올리브 피클에 독창적이다. 게다가 알콜 도수가 높은 강화 와인 (fortified wine) 포트 (Port)는 그 맛에서 농익은 포도주의 진수를 보여준다. 깊숙한 골짜기에 자리한 와인너리는 지속 가능한 포도주 생산을 강조한다. 잘 익은 포도를 수확해서 손으로 선별하고 자연 발효로 포도주를 생산한단다. 모두 유기인증을 받았다고 자랑이다. 이렇게 와인너리는 모두 나름대로 사연을 가지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b94e689254b8e5037e95a0e1e4addfda_1557878834_066.jpg
 

뉴질랜드는 포도주 신흥국으로 백포도주가 대세를 이루지만 여기 와이헤케는 적포도주가 주로 보인다. 메롯, 샤도니, 시라의 진한 포도주 적색이 환상적이다. 적포도주의 탁한 맛을 제거한 로제(Rose)는 그 색감으로 여성 고객을 유혹한다. 그리고 충분치 못한 백포도주를 북섬 기스본, 남섬 말보루에서 포도 원액을 들여와 술통을 채웠다. 또한 강한 술맛을 즐기는 애주가를 위해 오래된 강화포도주를, 식사가 끝난 다음 뒷맛을 살리는 디저트 와인까지 준비되어 있다. 이쯤되면 와인 천국이 부럽지 않다. 

 

와이헤케 포도주도 섬 고유의 토양과 기후의 산물이다. 본토의 포도주 산지와 달리 포도밭의 질참흙을 주목하란다. 땅심 좋은 포도밭에서 지속 가능한 관리에 총력을 기울인다. 또한 이곳의 포도는 일년내내 해풍을 받으며 태양을 듬뿍 머금어 그 맛과 향이 어느 곳보다 뛰어나다. 그리고 전통 프랑스 방식에 의한 오크통 숙성으로 향관리에 총력을 기울인다. 이렇게 섬 전체 와인너리의 포도주 품질관리로 그들만의 품격을 유지한다는 설명이다. 그들의 생산자 조직이 잘 구성되어 있으며 포도주 품질관리인 TQC (total quality control)도 엄격하다. 이런 그들의 노력에 대한 홍보도 적극적이며 활발하다. 이곳의 포도주를 직접 시음하고 평가해 보란다. 

 

b94e689254b8e5037e95a0e1e4addfda_1557878811_8895.JPG
 

와인너리는 대부분 잘 꾸며진 레스토랑도 함께 운영 한다. 그들이 생산한 고품 와인에 걸맞도록 지역 생산물을 엄선해서 식단을 꾸렸다. 와이헤케에서 자체적으로 생산한 채소와 과일, 앞바다의 해산물을 동원해서 그들의 요리실력을 뽐낸다. 포도주 향으로, 요리의 맛으로, 이 자리에 함께하는 사람들의 사연으로 추억을 각인해야 할듯하다. 와이헤케의 포도주와 정찬을 즐기며 추억을 만들고 특별한 값을 치루도록 설계되어 있다. 그래서인지 사랑을 쫓는 젊은 연인들과 추억을 되살리려는 연금자들로 붐빈다. 어떤이는 추억을 만들고 어떤이는 추억을 되새기며 이야기는 길어진다. 이렇게 가을 속에 와이너리는 익어가는 포도 향이 넘쳐난다. 

 

여러분 가운데는 아직도 수원 녹지대 딸기 향과 남양주 배 맛을 기억하는 분들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나름대로의 추억과 함께 단단하게 각인되어 쉽게 잊혀지질 않는다. 그 때는 그 비싼 값어치를 충분히 이해하질 못했지만 이제는 그 가치가 대단히 소중하게 느껴진다. 천국에서의 포도주는 향기롭고, 연옥에서의 그 맛을 달콤하지만, 현세에서는 아직 떫은 맛이 남아 있다. 고도 천국 와이헤케에서 만나게 되는 포도주의 향연은 향기롭기만 할까? 미래의 가격으로 계산되는 와이헤케 와인 투어는 그 만큼의 가치가 있어 보인다. 

심전도(心電圖) 검사

댓글 0 | 조회 216 | 2일전
최근 어느 모임에서 만난 지인이 부정맥(不整脈)이 있어 심전도(心電圖) 검사를 받았다고 말했다. 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심혈관 질환이 증가하고 있으므로 고령자는 정… 더보기

가족 및 자원 봉사 간병인을 위한 정부 실행 계획

댓글 0 | 조회 572 | 9일전
Consultation on Action Plan to Support Carers 사회개발부(Ministry of Social Development, MSD)는 … 더보기

타마키 마카우라우 경찰 소수민족 서비스팀 수상 안전 실시

댓글 0 | 조회 305 | 2025.12.11
지난 11월 22일, 타마키 마카우라우 경찰 소수민족 서비스팀은 피하의 바넷 홀에서 소수민족 공동체 지도자들과 함께 수상 안전 교육을 실시하였다. 이번 세미나에서… 더보기

위험한 감정의 계절: 도박과 멘탈헬스 이야기

댓글 0 | 조회 195 | 2025.12.10
12월은 흔히 ‘축제의 달’로 불린다. 거리의 불빛은 화려하고, 사람들은 마치 잠시 현실을 잊은 듯 들뜬 기운을 뿜어낸다. 그러나 그 화려한 분위기 뒤에는 또 다… 더보기

에델바이스(Edelweiss)의 추억

댓글 0 | 조회 205 | 2025.12.10
음악은 개인적, 사회적 차원에서 감정 표현, 미적 즐거움, 소통, 그리고 심리적 및 신체적 치유 등 다양한 기능을 발휘한다. 또한 집단 정체성 확립, 사회통합, … 더보기

18. 루아페후의 고독한 지혜

댓글 0 | 조회 145 | 2025.12.10
# 산 속의 침묵루아페후 산은 뉴질랜드 북섬에서 가장 높은 화산이다. 높고 험하며 사계절 내내 눈이 덮인 이 산은 항상 침묵 속에서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듯한 모…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들이 국내 대학과 해외 대학 중 어느 곳에서 공부하는 것이 더 비용 …

댓글 0 | 조회 533 | 2025.12.10
비용 효율성과 미래 발전에 대한 종합적인 비교 - 2지난호에 이어서 계속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3. 영국 및 미국 대학 유학하버드 대학교미국과 영국은 뉴질랜드 유… 더보기

그 해 여름은

댓글 0 | 조회 143 | 2025.12.10
터키의 국기처럼 큰 별 하나를 옆에 둔 상현달이 초저녁 하늘에 떠 있고, 검푸른 하늘엔 뱃전에 부딪혀 흩어지는 하얀 포말처럼 은하수가 끝도 없이 펼쳐져 있다. 그… 더보기

어둠은 자세히 봐도 역시 어둡다

댓글 0 | 조회 139 | 2025.12.10
시인 오 규원1어둠이 내 코 앞, 내 귀 앞, 내 눈 앞에 있다어둠은 역시 자세히 봐도 어둡다 라고 말하면 사람들은 말장난이라고 나를 욕한다그러나 어둠은 자세히 … 더보기

아주 오래된 공동체

댓글 0 | 조회 178 | 2025.12.10
처서가 지나면 물에 들어가지 말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올해는 처서가 지났는데도 더위는 꺾이지 않고 도심과 해안을 중심으로 열대야 현상이 계속되었다. ‘습식 사우… 더보기

이삿짐을 싸며

댓글 0 | 조회 574 | 2025.12.09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하루에 조금씩만이삿짐을 꾸렸습니다그래야 헤어짐이늦게 올 것 같았습니다차곡차곡 넣고구석구석 채웠습니다그래야 천천히 올 것 같았습니다짐 드러낸 …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에게 독서가 특별히 중요한 이유

댓글 0 | 조회 546 | 2025.12.09
우리는 뉴질랜드라는 다문화 사회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아이들은 영어로 배우고 말하고 평가받지만, 단순한 영어 실력만으로는 뉴질랜드 교육에서 깊이 있는 성취를 보… 더보기

깔끔하게 요약해 본 파트너쉽 비자

댓글 0 | 조회 346 | 2025.12.09
뉴질랜드에서 배우자 또는 파트너로 체류하는 방법은 크게 2가지가 있습니다. 사실혼(파트너쉽) 관계를 바탕으로 하여 신청할 수 있는 영주권 비자와 비영주권 비자가 … 더보기

2026 의대 진학을 위한 연말 전략: 지금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댓글 0 | 조회 239 | 2025.12.09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안녕하세요? 뉴질랜드, 호주 의치약대 입시 및 고등학교 내신관리 전문 컨설턴트 크리스틴입니다. 2026년 뉴질랜드 및 호… 더보기

시큰둥 심드렁

댓글 0 | 조회 112 | 2025.12.09
어떤 사람이 SNS에 적은 글에 뜨끔한 적이 있었다. “눈팅만 말고 ‘좋아요’ 좀 누르면 안 되나요?” 마치 눈팅만 했던 나를 두고 하는 말 같았다. 발이 저려서… 더보기

언론가처분, 신상 정보 공개 금지 및 국민들의 알 권리

댓글 0 | 조회 229 | 2025.12.09
지난 9월 8월, 본인의 자녀들을 수년간 납치해서 숨어 살았던 톰 필립스 (Tom Phillips)가 경찰에 발견되었고 결국 총격전 끝에 사망했습니다. 그 소식 … 더보기

고대 수메르 문명은 왜 사라졌는가

댓글 0 | 조회 150 | 2025.12.09
메소포타미아 사막 위로 붉은 해가 떠오를 때면, 거친 바람은 먼지를 일으키며 과거의 귓속말을 실어 나른다. 그 속삭임은 무너진 벽돌과 부서진 신전 기둥 사이를 스… 더보기

스코어카드와 인생의 기록 – 결과보다 중요한 것은 과정

댓글 0 | 조회 117 | 2025.12.09
골프를 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스코어카드를 손에 쥐고 라운드를 시작한다. 한 홀 한 홀마다 몇 타에 공을 넣었는지를 적어 내려가며, 18홀을 돌고 나면 총합이 자… 더보기

나도 의대 들어갈 수 있을까 : 의대 경쟁률 10:1 그 진실은?

댓글 0 | 조회 320 | 2025.12.07
출처: https://www.istockphoto.com/kr/%EC%9D%BC%EB%9F%AC%EC%8A%A4%ED%8A% B8/%EC%9D%98%EA%B3%B… 더보기

‘인공 방광’이란

댓글 0 | 조회 289 | 2025.12.06
국민보험공단이 발표한 ‘2024 지역별 의료 이용 통계 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병원에서 진료받은 6대 주요 암 환자 중 유방암 환자가 인구 10만명당 52… 더보기

수공하는 법

댓글 0 | 조회 168 | 2025.12.06
수공(收功)은 기운을 거두어들이는 동작으로서, 명상을 하면서 자신의 주변에 형성된 기운을 거두어 단전으로 끌어내리는 것이다.명상 중 급한 용무로 명상을 멈추어야 … 더보기

AI 시대의 독서: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독서가 필요한 이유

댓글 0 | 조회 628 | 2025.12.01
공자는 논어 첫 문장에서 “배우고 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學而時習之 不亦說乎)”라고 했다. 배움 자체가 인생의 의미가 되던 시대의 이야기이다. 그렇다면… 더보기

AI 시대의 새로운 교육 방향: AI와 함께 생각하는 힘

댓글 0 | 조회 570 | 2025.11.28
기술의 발전은 언제나 교육의 변화를 이끌어 왔다. 그러나 인공지능(AI)의 등장은 그 속도와 영향력에서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큰 전환점을 만들어 내고 있… 더보기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 확대

댓글 0 | 조회 335 | 2025.11.26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이 74세까지 전면 확대된다.

에이전시 (대리인) 관련 법

댓글 0 | 조회 231 | 2025.11.26
우리는 어려서부터 누군가를 ‘대신’ 해주는 걸 자연스럽게 배우면서 자랍니다. 친구가 멀리 던진 공으로부터 내가 더 가까우면 친구 대신 공을 주워서 던져주기도 하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