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왕자 7편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명사칼럼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Timothy Cho
독자기고

개구리왕자 7편

0 개 1,440 송영림

나는 5월 5일 한낮 공사장에서의 성폭행 이후 A가 어떤 2차, 3차, 4차, 그 이상의 더한 피해를 입었는지 안다. 기절했던 A는 간신히 깨어나 피를 철철 흘리며 고통 속에서 기다시피 하여 집으로 갔고, 동네와 학교에서 받은 수많은 손가락질을 견뎌내야만 했으며, 무엇보다 기억하고 싶지 않은 그 두 놈의 얼굴을 선명히 기억하면서 살아내야만 했다. 

 

그러던 어느 날 A는 어른이 되고 자신의 모든 과거를 사랑해주는 한 남자를 만나 결혼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결혼 이후 그 일은 남편의 폭행과 시집으로부터 온갖 욕설과 부당한 대우를 받아내야만 하는 이유가 되었다. 지금은 남편을 떠나 어린 딸과 함께 씩씩하게 생활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혹한 사건은 어느 날 그 두 악마를 식당에서 만난 것이었다. 물론 그들은 이제 어른이 된 A를 알아보지 못했다. A도 그들을 차라리 알아볼 수 없으면 좋으련만…. 그들을 발견한 순간 머릿속이 하얗게 된 A가 공포감에 차마 쳐다볼 수 없었지만 몸의 세포들까지 온통 그들을 향해 곤두서 있었다. 둘의 대화가 들렸는데 그들은 여전히 친구였고 여전히 같은 짓을 벌이며 이 세상을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나 A는 둘이 버젓이 앞에 있는데도 불구하고 온몸이 돌처럼 굳어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A가 악마들과의 재회에 대하여 담담히 풀어놓는 동안 나는 어느새 울고 있었고, 오히려 A가 나를 위로하고 있었다. 나는 분노한다. 그 악마들이 아직도 버젓이 돌아다니고 있으며 여전히 변화되지 않은 채 그 짓거리를 하고 다닌다는 것 그리고 지금 우리 주변에서 자랑처럼 그 짓거리를 떠벌리고 다닌다는 것에 대하여! 그것이 용인되는 이 사회에 대하여! 

 

도대체 왜?

 

왜 성범죄를 저지를까? 그 뇌 속에 들어가 보지 않는 한 정말 이해하기 힘든 부분인데 마침 오늘 권력형 성범죄에 국한된 것이긴 하지만 성범죄 발생 이유를 심리학적으로 분석한 기사를 읽게 되었다. ‘지배욕적 관점’과 ‘인지적 왜곡’이 그 원인이 된다고 하는데 미국의 임상심리학자인 니콜라스 그로스와 진 번바 움 박사가 1979년 발표한 ‘강간한 남자들: 가해자의 심리(Men Who Rape: The Psychology of the offender)’를 살펴보면, 권력지향형 성범죄자는 세상을 지배ㆍ통제하고 싶은 잠재적 욕구를 해소하는 데 중점을 둔다고 한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자신보다 약한 대상에 힘과 남성다움, 성적인 매력을 과시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충동적이며 기회주의적이고 상대방에게 정신적 충격을 주는 것을 즐긴다는 분석이다. 승재현 한국형사정책연구원 박사는 권력형 성범죄의 특징은 육체적 지배보다 정신적 지배를 통해 성적 희열을 충족하는 경향이 있다며, 자신이 하는 성희롱이나 성추행에 대해 피해자가 거부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며 지배적 우월감이 성적 만족으로 전이된다고 한다. 

 

또 강간과 같은 강제적 성관계는 곧 신고로 이어져 자신의 권력이 박탈당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있기 때문에 보다 덜 위험하지만 자신의 성욕을 만족시킬 수 있는 성희롱, 성추행 등을 일삼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권력형 성범죄자가 가진 ‘인지적 왜곡’도 문제다. 단적인 예로 피해자가 처음에는 반항하지만 일단 제압당하고 나면 성범죄 상황을 즐긴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갑의 입장에서 상대방이 싫다고는 해도 사실은 좋아한다고 착각하는 것이다.

 

‘성범죄 원인 및 발생환경 분석을 통한 성범죄자 효율적 관리방안 연구’ 논문에 따르면 인지적 왜곡은 주로 우월적인 위치에서 상대방의 인권을 소홀히 하고 폭력을 행사하는 것을 심각한 문제로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윤정숙 연구원은 이처럼 왜곡된 태도는 성범죄자가 자신의 행동을 무마하거나 합리화하는 데 사용되기도 하며 만약 피해자가 성폭력에 문제를 제기하면 별것도 아닌 일로 너무 유난을 떤다거나 과잉반응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려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다음호에 계속> 

 

송영림  소설가, 희곡작가, 아동문학가                   

■ 자료제공: 인간과문학 

심전도(心電圖) 검사

댓글 0 | 조회 215 | 2일전
최근 어느 모임에서 만난 지인이 부정맥(不整脈)이 있어 심전도(心電圖) 검사를 받았다고 말했다. 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심혈관 질환이 증가하고 있으므로 고령자는 정… 더보기

가족 및 자원 봉사 간병인을 위한 정부 실행 계획

댓글 0 | 조회 572 | 9일전
Consultation on Action Plan to Support Carers 사회개발부(Ministry of Social Development, MSD)는 … 더보기

타마키 마카우라우 경찰 소수민족 서비스팀 수상 안전 실시

댓글 0 | 조회 305 | 2025.12.11
지난 11월 22일, 타마키 마카우라우 경찰 소수민족 서비스팀은 피하의 바넷 홀에서 소수민족 공동체 지도자들과 함께 수상 안전 교육을 실시하였다. 이번 세미나에서… 더보기

위험한 감정의 계절: 도박과 멘탈헬스 이야기

댓글 0 | 조회 195 | 2025.12.10
12월은 흔히 ‘축제의 달’로 불린다. 거리의 불빛은 화려하고, 사람들은 마치 잠시 현실을 잊은 듯 들뜬 기운을 뿜어낸다. 그러나 그 화려한 분위기 뒤에는 또 다… 더보기

에델바이스(Edelweiss)의 추억

댓글 0 | 조회 205 | 2025.12.10
음악은 개인적, 사회적 차원에서 감정 표현, 미적 즐거움, 소통, 그리고 심리적 및 신체적 치유 등 다양한 기능을 발휘한다. 또한 집단 정체성 확립, 사회통합, … 더보기

18. 루아페후의 고독한 지혜

댓글 0 | 조회 145 | 2025.12.10
# 산 속의 침묵루아페후 산은 뉴질랜드 북섬에서 가장 높은 화산이다. 높고 험하며 사계절 내내 눈이 덮인 이 산은 항상 침묵 속에서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듯한 모…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들이 국내 대학과 해외 대학 중 어느 곳에서 공부하는 것이 더 비용 …

댓글 0 | 조회 533 | 2025.12.10
비용 효율성과 미래 발전에 대한 종합적인 비교 - 2지난호에 이어서 계속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3. 영국 및 미국 대학 유학하버드 대학교미국과 영국은 뉴질랜드 유… 더보기

그 해 여름은

댓글 0 | 조회 143 | 2025.12.10
터키의 국기처럼 큰 별 하나를 옆에 둔 상현달이 초저녁 하늘에 떠 있고, 검푸른 하늘엔 뱃전에 부딪혀 흩어지는 하얀 포말처럼 은하수가 끝도 없이 펼쳐져 있다. 그… 더보기

어둠은 자세히 봐도 역시 어둡다

댓글 0 | 조회 139 | 2025.12.10
시인 오 규원1어둠이 내 코 앞, 내 귀 앞, 내 눈 앞에 있다어둠은 역시 자세히 봐도 어둡다 라고 말하면 사람들은 말장난이라고 나를 욕한다그러나 어둠은 자세히 … 더보기

아주 오래된 공동체

댓글 0 | 조회 178 | 2025.12.10
처서가 지나면 물에 들어가지 말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올해는 처서가 지났는데도 더위는 꺾이지 않고 도심과 해안을 중심으로 열대야 현상이 계속되었다. ‘습식 사우… 더보기

이삿짐을 싸며

댓글 0 | 조회 574 | 2025.12.09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하루에 조금씩만이삿짐을 꾸렸습니다그래야 헤어짐이늦게 올 것 같았습니다차곡차곡 넣고구석구석 채웠습니다그래야 천천히 올 것 같았습니다짐 드러낸 …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에게 독서가 특별히 중요한 이유

댓글 0 | 조회 546 | 2025.12.09
우리는 뉴질랜드라는 다문화 사회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아이들은 영어로 배우고 말하고 평가받지만, 단순한 영어 실력만으로는 뉴질랜드 교육에서 깊이 있는 성취를 보… 더보기

깔끔하게 요약해 본 파트너쉽 비자

댓글 0 | 조회 345 | 2025.12.09
뉴질랜드에서 배우자 또는 파트너로 체류하는 방법은 크게 2가지가 있습니다. 사실혼(파트너쉽) 관계를 바탕으로 하여 신청할 수 있는 영주권 비자와 비영주권 비자가 … 더보기

2026 의대 진학을 위한 연말 전략: 지금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댓글 0 | 조회 239 | 2025.12.09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안녕하세요? 뉴질랜드, 호주 의치약대 입시 및 고등학교 내신관리 전문 컨설턴트 크리스틴입니다. 2026년 뉴질랜드 및 호… 더보기

시큰둥 심드렁

댓글 0 | 조회 112 | 2025.12.09
어떤 사람이 SNS에 적은 글에 뜨끔한 적이 있었다. “눈팅만 말고 ‘좋아요’ 좀 누르면 안 되나요?” 마치 눈팅만 했던 나를 두고 하는 말 같았다. 발이 저려서… 더보기

언론가처분, 신상 정보 공개 금지 및 국민들의 알 권리

댓글 0 | 조회 229 | 2025.12.09
지난 9월 8월, 본인의 자녀들을 수년간 납치해서 숨어 살았던 톰 필립스 (Tom Phillips)가 경찰에 발견되었고 결국 총격전 끝에 사망했습니다. 그 소식 … 더보기

고대 수메르 문명은 왜 사라졌는가

댓글 0 | 조회 150 | 2025.12.09
메소포타미아 사막 위로 붉은 해가 떠오를 때면, 거친 바람은 먼지를 일으키며 과거의 귓속말을 실어 나른다. 그 속삭임은 무너진 벽돌과 부서진 신전 기둥 사이를 스… 더보기

스코어카드와 인생의 기록 – 결과보다 중요한 것은 과정

댓글 0 | 조회 117 | 2025.12.09
골프를 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스코어카드를 손에 쥐고 라운드를 시작한다. 한 홀 한 홀마다 몇 타에 공을 넣었는지를 적어 내려가며, 18홀을 돌고 나면 총합이 자… 더보기

나도 의대 들어갈 수 있을까 : 의대 경쟁률 10:1 그 진실은?

댓글 0 | 조회 319 | 2025.12.07
출처: https://www.istockphoto.com/kr/%EC%9D%BC%EB%9F%AC%EC%8A%A4%ED%8A% B8/%EC%9D%98%EA%B3%B… 더보기

‘인공 방광’이란

댓글 0 | 조회 289 | 2025.12.06
국민보험공단이 발표한 ‘2024 지역별 의료 이용 통계 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병원에서 진료받은 6대 주요 암 환자 중 유방암 환자가 인구 10만명당 52… 더보기

수공하는 법

댓글 0 | 조회 168 | 2025.12.06
수공(收功)은 기운을 거두어들이는 동작으로서, 명상을 하면서 자신의 주변에 형성된 기운을 거두어 단전으로 끌어내리는 것이다.명상 중 급한 용무로 명상을 멈추어야 … 더보기

AI 시대의 독서: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독서가 필요한 이유

댓글 0 | 조회 628 | 2025.12.01
공자는 논어 첫 문장에서 “배우고 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學而時習之 不亦說乎)”라고 했다. 배움 자체가 인생의 의미가 되던 시대의 이야기이다. 그렇다면… 더보기

AI 시대의 새로운 교육 방향: AI와 함께 생각하는 힘

댓글 0 | 조회 570 | 2025.11.28
기술의 발전은 언제나 교육의 변화를 이끌어 왔다. 그러나 인공지능(AI)의 등장은 그 속도와 영향력에서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큰 전환점을 만들어 내고 있… 더보기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 확대

댓글 0 | 조회 335 | 2025.11.26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이 74세까지 전면 확대된다.

에이전시 (대리인) 관련 법

댓글 0 | 조회 231 | 2025.11.26
우리는 어려서부터 누군가를 ‘대신’ 해주는 걸 자연스럽게 배우면서 자랍니다. 친구가 멀리 던진 공으로부터 내가 더 가까우면 친구 대신 공을 주워서 던져주기도 하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