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은 오는가?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명사칼럼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심혜원
전정훈
Mystery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Timothy Cho
독자기고

봄날은 오는가?

0 개 3,422 NZ코리아포스트
어느 날 밤, 내가 멀건이 소파에 앉아 텔레비전을 보고 있는데 어머니가 말씀하셨다.

“아범, 술 떨어졌지? 계란이라도 한판 갖다가 술이랑 바꿔먹지 그래,”

이런 말씀을 한두 번 듣는 것도 아니고 세상 물정을 모르시니 듣고 있는 나는 속이 터진다.

“집에만 있지 말고 계란 한판 가지고가서 골프도 치고 그래~ 나 혼자 집에 있어도 괜찮아~” 어머니가 심심할까봐 내가 매일 집에서 죽치고 있는 줄 착각하시며 살아가신다. 어휴 답답해...

하긴 내 어린 시절, 시골에 살 때에 어머니는 물물 교환을 많이 하시며 살아오셨다. 내가 머리를 깎으러 갈 때도 어머니는 보리쌀 한줌을 보자기에 쌓아주셨다. 보리쌀이 이발료인 셈이었다.

정말 머리를 깎을 때가 됐는데... 윤영이 엄마가 한국만 안 갔어도 계란 한판 갖다 주고 머리를 깎는 건데,

아내가 머리를 깎아주는데 자연스러워지려면 한 1달은 기다려야한다. 그러면 또 깎아야 되고... 결국 쥐가 파먹은 머리로 살아간다. 우리 집에는 쥐가 너무 많으니 말이 되네, 집주위에는 작은 쥐들, 닭장 옆에는 큰 쥐들...

아내가 비닐 팩에 들어있는 와인을 사와서 1주일동안 먹으라고 한다.

“아니, 밥을 한 그릇씩 먹는 사람을 반 그릇씩만 먹으라니 배고파서 어떻게 살아~”

술이 밥이냐고 아내가 따지고 든다. 비닐 한 팩을 아껴먹으면 4일 먹고, 하루는 굶고 하루는 얻어먹고 하루가 남는데 어떻게 때우나...

옆집 말 목장에서 우리 땅과 경계된 울타리를 고친다고 했다. 울타리가 너무 낡아 새로 만들면 좋지만 혹시 우리에게 반을 부담하라고 고지서를 보내면 어쩌나... 워낙 고지서를 잘 보내는 나라라 걱정이 앞섰다. 어찌됐든, 울타리를 고쳐준 것은 고마운 일이야, 말 초상화라도 그려줘야겠어, 그럼 고지서는 안 보내겠지, 엄마 말과 아기 말을 그려서 목장주인 테리에게 주었더니 너무 좋아하며 액자를 맞춘다고 했다. 그리고 며칠 후 테리가 우리 집에 찾아와 그림이 너무 고맙다며 와인을 주고 갔는데 2병이 아니라 2박스였다. 으이...?

그날 밤, 몸매가 잘 빠진 와인 잔도 꺼내고 식탁위에는 촛불도 켰다. 달팽이 안주가 있으면 제격인데... 달팽이 대신 골뱅이? 아내에게 감춰놓은 골뱅이깡통 있냐고 물었더니 번데기밖에 없다고 했다.

비닐 팩에 들어있는 와인을 아무 컵에나 부어먹던 때와는 격이 한참 달랐다. 와인 맛이 기가 막혔다. 아내도 너무 맛있다며 아들이 안 보이는 곳에 감춰놔야 한다고 말했다.

“테리네 목장에 말이 30마리가 넘는다고 했지? 걔들 초상화 다 그려주면 한 1년 동안은 맛있는 와인 먹고 살 수 있겠어, 그치?” 내말에 아내가 신이 났다.

“여보, 요즘 새끼도 많이 낳아서 40마리도 훨씬 넘는 것 같던데...”

“그래? 그럼... 거의 2년은 먹을 수 있겠네~”

아주 오래전, 아파트가 별로 없던 시절 우리 고향분이 건축업을 하여 떼돈을 벌었다. 부자가 되어 커다란 집도 짓고 비싼 가구도 들여놓고 사는데 남의 집 거실에 비해 썰렁했다. 썰렁한 이유를 찾아내고는 서점으로 달려갔다. 그리고는 점원에게 말했다고 한다.

“여기서부터 저쪽까지 몽땅 얼마야?”

그리하여 거실의 비싼 가구에 책을 잔뜩 진열해 놓으니 집안 분위기가 팍~ 살아났다고 한다.

뉴질랜드는 커다란 집들이 많으니 나도 기대감을 저버리지 않고 살아간다. 어느 날 키위가 찾아와 이렇게 말할지도 모른다.

“그림 한 30점만 우리 집으로 배달해 줄래?”

그래, 그날을 대비해서 지금부터라도 그림을 잔뜩 그려놓자...

ⓒ 뉴질랜드 코리아포스트(http://www.koreapost.co.nz),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공 방광’이란

댓글 0 | 조회 71 | 5시간전
국민보험공단이 발표한 ‘2024 지역… 더보기

수공하는 법

댓글 0 | 조회 56 | 5시간전
수공(收功)은 기운을 거두어들이는 동… 더보기

AI 시대의 독서: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독서가 필요한 이유

댓글 0 | 조회 371 | 5일전
공자는 논어 첫 문장에서 “배우고 때… 더보기

AI 시대의 새로운 교육 방향: AI와 함께 생각하는 힘

댓글 0 | 조회 369 | 8일전
기술의 발전은 언제나 교육의 변화를 … 더보기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 확대

댓글 0 | 조회 284 | 10일전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이 74세까지 … 더보기

에이전시 (대리인) 관련 법

댓글 0 | 조회 200 | 10일전
우리는 어려서부터 누군가를 ‘대신’ …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들이 국내 대학과 해외 대학 중 어느 곳에서 공부하는 것이 더 비용…

댓글 0 | 조회 377 | 10일전
비용 효율성과 미래 발전에 대한 종합… 더보기

고요

댓글 0 | 조회 92 | 10일전
시인 도 종환바람이 멈추었다고요로 가… 더보기

사찰음식의 잠재력, 전 세계로 확산될 것

댓글 0 | 조회 123 | 10일전
- ‘르 꼬르동 블루’ 런던 학과장 … 더보기

훼방꾼은 비켜가고 . . . “안녕 하세요?”

댓글 0 | 조회 307 | 10일전
조금 이른 시간이긴 했지만 잠자리에 … 더보기

700만 디아스포라에게 조국을 묻다

댓글 0 | 조회 206 | 10일전
지난 18일 이재명 대통령을 맞은 아… 더보기

이스터섬의 모아이 석상, 인류가 남긴 거대한 수수께끼

댓글 0 | 조회 174 | 10일전
남태평양의 한가운데, 칠레 해안에서 … 더보기

때에 맞는 도구를 써라

댓글 0 | 조회 123 | 10일전
골프를 오래 치다 보면 한 가지 진리… 더보기

궁금해서 찾아본 영주권과 영구 영주권

댓글 0 | 조회 956 | 2025.11.25
살다 보면 궁금한 것이 한두가지가 아… 더보기

사고도 없는데, 왜 내 보험료는 오를까?

댓글 0 | 조회 468 | 2025.11.25
– 뉴질랜드 자동차 보험의 구조와 ‘… 더보기

게을러져서 좋다

댓글 0 | 조회 177 | 2025.11.25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목회를 마치니늦… 더보기

17. 루아페후 산과 타우포 호수의 사랑 이야기

댓글 0 | 조회 124 | 2025.11.25
뉴질랜드의 중심부에는 거대한 화산과 … 더보기

우버드라이버는 고용된 직원인가 – 대법원 판결

댓글 0 | 조회 335 | 2025.11.25
예전 칼럼에서는 우버드라이버가 우버에… 더보기

유학을 결정하기 전, 가족이 함께 깊이 고민해야 하는 것들

댓글 0 | 조회 234 | 2025.11.25
: 아이의 미래를 선택하는 가장 중요… 더보기

열 마디만 해야지...

댓글 0 | 조회 180 | 2025.11.25
세상의 대부분은 길어야 좋다. 수명이… 더보기

‘트리플데믹’ 경고

댓글 0 | 조회 615 | 2025.11.21
요즘 이른 추위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 더보기

Year 8–9 전환기, 우리 아이는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댓글 0 | 조회 832 | 2025.11.17
Year 8에서 Year 9로 넘어가… 더보기

우리 아이 글, 무엇이 부족할까? 글쓰기 성취 기준 이해하기

댓글 0 | 조회 461 | 2025.11.14
글쓰기 평가는 많은 학생과 학부모에게… 더보기

NCEA, IB, Cambridge - 글쓰기가 보여주는 다른 학습 철학

댓글 0 | 조회 446 | 2025.11.13
뉴질랜드의 고등학교에는 하나의 교육체… 더보기

Welcome to 유학월드와 최대 2M 사투비자

댓글 0 | 조회 348 | 2025.11.12
2009년부터 뉴질랜드 공인이민법무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