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다가 꺼지는 그 순간까지...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명사칼럼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심혜원
전정훈
Mystery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Timothy Cho
독자기고

타다가 꺼지는 그 순간까지...

1 3,969 NZ코리아포스트
“모닥불 피워놓고 마주 앉아서 우리들의 이야기는 끝이 없어라”

정확히 70년대의 아주 옛날 노래를 요즈음 새삼스럽게 웅얼거리는 입버릇이 된 것은 어쩐 일일까? 별로 노래란걸 입에 달고 살아본 적이 없는 무미건조한 내가 언제부터 이 노래를 시작했는지도 모를 일이다.

“인생은 연기속에 재를 남기고 말없이 사라지는 모닥불 같은것...”

인생을 절규하는 그 어떤 노래보다 공감대가 확실한 노랫말이며 차분한 곡이 마음에 와 닿았음인가? 활활 타 보지도 못한 아쉬운 내 불꽃이 그나마 다 사위어 소복한 재만 남기고 어둠으로 멀어져 가는 지금의 내 인생. 그것은 바로 내 노래이기 때문이리라,

서울 친구가 다니러와서 부산스럽던 한달여의 시간을 정리하고 물속같이 가라앉은 오랫만의 휴식속에서 문득 집어들은 한 권의 책. 우연치고는 타이밍이 잘 맞은. 바로 “모닥불”을 불렀던 가수 ‘박인희 마음의 글’이었다.

그는 한 조각의 빵이 다급해서가 아니고. 더구나 스타가 되고 싶은 허영도 아닌. 그냥 노래가 부르고 싶어서 불렀다는 순수한 가수였음을 알게 되었다.

‘수많은 사람들의 환호나 갈채보다 단 한 사람이라도 좋으니 누군가가 가슴속에서 지워지지 않을. 영원히 살아있는 노래를 부르고 싶었다고 했다. 이 다음에 어느 먼 훗날에 누군가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며 문득 쓸쓸해질때. 그 어둑어둑한 삶의 저녁길을 걸어가며 어쩐지 혼자라는 생각이 들때. 가슴에 살며시 떠 오르는 노래... 자신도 모르게 샘솟는 노래를 따라 부르다가 아! 이 노래를 부른 사람이 누구였더라. 모습과 이름은 아물아물 잊혀졌어도 그 노래의 멜로디만은 끊어질듯 이어질듯 멈추며 맴도는... ‘그는 그렇게 겸손한 마음으로 노래를 불렀단다. 하지만 생머리를 곱게 빗어 묶은 얌전한 모습으로 통기타를 치며 그 특별한 음색으로 조용히 노래하던 ‘박인희’를 어찌 기억 못할까?

마누라가 주부라는 사실조차 착각하고 파마머리가 촌스럽다고 불평하던 우리 남편님. 처녀때처럼 길게 느린 생머리의 자연미에 취해서 그의 열렬한 팬이기도 해 사알짝 질투도 했었는데, 사실 그 때는 노랫말의 깊은 의미는 깨닫지 못했다 팔팔한 오기로 살아가는 삼십대였기 때문이다.

세월이 흘러 사십년. 그가 바랐던 먼 훗날의 그 누군가가 바로 ‘나’였다. 지나간 삶을 뒤돌아보며 쓸쓸함 속에서 새삼스럽게 “모닥불”을 부른다. 이제 작은 불씨 하나 남겨놓고 무슨 이야기를 할까? 우리들의 이야기는 끝이 없다는데 같이 이야기 할 누군가도 없질 않은가.

밤마다 잠자리 내 머리맡에서 더 이야기 하자고 보채던 옛 친구와 함께 ‘코로만델’ 해변 어디쯤에. 텐트를 치고 야영이라도 하면서 모래알만큼이나 많은 살아온 이야기 밤새껏 나누며 고적할 때 씹고 넘어갈 낭만이라도 장만해 둘걸. 떠나간 사람 뒤에서 후회의 마음 사무친들 무슨 소용이람. (이제 세상 살아가는데 그만한 자신감도 없어졌구나) 생각이 드니 마냥 쓸쓸해진다.

“타다가 꺼지는 그 순간까지...” 새 해에는 활활 타 오르는 불꽃으로 살고 싶다. 매 순간순간을 몸과 마음을 던져 눈부시게 연소시키며 가져야 할 가치가 있는 한가지라도 놓치고 싶지 않다. 세상이 몰라줘도 내가 아는 세상만큼만 차지하며 모양새 좋게 살고 싶다. 들에 핀 풀꽃들. 조그만 새 한마리와도 이야기 하련다. 번거로운 굴레에서 벗어나 스스로 자유로워지고 마음껏 큰 숨을 쉬면서 살고싶다.

‘모닥불 피워놓고 마주앉아서
우리들의 이야기는 끝이 없어라
인생은 연기속에 재를 남기고
말없이 사라지는 모닥불 같은 것
타다가 꺼지는 그 순간까지
우리들의 이야기는 끝이 없어라’


그의 내면에서 샘솟는 맑은 석간수 한 모금같이 잔잔한 감동으로 다가드는 노래. 가슴을 떨며 마음속에 지피는 불씨하나로 작지만 오래오래 지키면서 살아가련다.

ⓒ 뉴질랜드 코리아포스트(http://www.koreapost.co.nz),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hjchae2000
제목이 커지는 이라고 잘못되어 있네요.

‘인공 방광’이란

댓글 0 | 조회 154 | 9시간전
국민보험공단이 발표한 ‘2024 지역… 더보기

수공하는 법

댓글 0 | 조회 89 | 9시간전
수공(收功)은 기운을 거두어들이는 동… 더보기

AI 시대의 독서: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독서가 필요한 이유

댓글 0 | 조회 376 | 5일전
공자는 논어 첫 문장에서 “배우고 때… 더보기

AI 시대의 새로운 교육 방향: AI와 함께 생각하는 힘

댓글 0 | 조회 373 | 8일전
기술의 발전은 언제나 교육의 변화를 … 더보기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 확대

댓글 0 | 조회 284 | 10일전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이 74세까지 … 더보기

에이전시 (대리인) 관련 법

댓글 0 | 조회 201 | 10일전
우리는 어려서부터 누군가를 ‘대신’ …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들이 국내 대학과 해외 대학 중 어느 곳에서 공부하는 것이 더 비용…

댓글 0 | 조회 379 | 10일전
비용 효율성과 미래 발전에 대한 종합… 더보기

고요

댓글 0 | 조회 92 | 10일전
시인 도 종환바람이 멈추었다고요로 가… 더보기

사찰음식의 잠재력, 전 세계로 확산될 것

댓글 0 | 조회 124 | 10일전
- ‘르 꼬르동 블루’ 런던 학과장 … 더보기

훼방꾼은 비켜가고 . . . “안녕 하세요?”

댓글 0 | 조회 308 | 2025.11.26
조금 이른 시간이긴 했지만 잠자리에 … 더보기

700만 디아스포라에게 조국을 묻다

댓글 0 | 조회 207 | 2025.11.26
지난 18일 이재명 대통령을 맞은 아… 더보기

이스터섬의 모아이 석상, 인류가 남긴 거대한 수수께끼

댓글 0 | 조회 174 | 2025.11.26
남태평양의 한가운데, 칠레 해안에서 … 더보기

때에 맞는 도구를 써라

댓글 0 | 조회 124 | 2025.11.26
골프를 오래 치다 보면 한 가지 진리… 더보기

궁금해서 찾아본 영주권과 영구 영주권

댓글 0 | 조회 959 | 2025.11.25
살다 보면 궁금한 것이 한두가지가 아… 더보기

사고도 없는데, 왜 내 보험료는 오를까?

댓글 0 | 조회 468 | 2025.11.25
– 뉴질랜드 자동차 보험의 구조와 ‘… 더보기

게을러져서 좋다

댓글 0 | 조회 178 | 2025.11.25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목회를 마치니늦… 더보기

17. 루아페후 산과 타우포 호수의 사랑 이야기

댓글 0 | 조회 124 | 2025.11.25
뉴질랜드의 중심부에는 거대한 화산과 … 더보기

우버드라이버는 고용된 직원인가 – 대법원 판결

댓글 0 | 조회 335 | 2025.11.25
예전 칼럼에서는 우버드라이버가 우버에… 더보기

유학을 결정하기 전, 가족이 함께 깊이 고민해야 하는 것들

댓글 0 | 조회 234 | 2025.11.25
: 아이의 미래를 선택하는 가장 중요… 더보기

열 마디만 해야지...

댓글 0 | 조회 180 | 2025.11.25
세상의 대부분은 길어야 좋다. 수명이… 더보기

‘트리플데믹’ 경고

댓글 0 | 조회 621 | 2025.11.21
요즘 이른 추위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 더보기

Year 8–9 전환기, 우리 아이는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댓글 0 | 조회 833 | 2025.11.17
Year 8에서 Year 9로 넘어가… 더보기

우리 아이 글, 무엇이 부족할까? 글쓰기 성취 기준 이해하기

댓글 0 | 조회 463 | 2025.11.14
글쓰기 평가는 많은 학생과 학부모에게… 더보기

NCEA, IB, Cambridge - 글쓰기가 보여주는 다른 학습 철학

댓글 0 | 조회 450 | 2025.11.13
뉴질랜드의 고등학교에는 하나의 교육체… 더보기

Welcome to 유학월드와 최대 2M 사투비자

댓글 0 | 조회 348 | 2025.11.12
2009년부터 뉴질랜드 공인이민법무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