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속의 아이들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커넥터
Roy Kim
차자명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어둠속의 아이들

0 개 4,001 코리아타임스
길을 걸어가는데 열살안쪽 검은 애들 서너명이 거칠게 장난을 치고 있었다. 그 중 한 애가 갑자기 내 앞을 가로막고 서더니 "빼롱--" 하고 혀를 쏙 내밀며 놀리질 않는가. 어린애 하는 짓이라 귀엽기도 했지만 한편 어른을 함부로 놀려먹는 버릇없는 애가 괘씸하기만 했다.

(어린것들이 너무 엉망이구나) 등 뒤에서 아우성으로 외치는 소리를 계속 들으며 기분이 개운치가 못했다. 문득 어떤 그림 하나가 스크린에 펼쳐지듯 눈앞을 가로 막았다.

이층에서 아이들이 난리굿판을 벌이는 걸 그냥 참아 넘길 수가 없어 올라가 본 어느 저녁이었다. 또래 애들 너댓명이 엉겨서 시끄러운데 어느 애가 욕실의 호수를 거실에 들이대고 마냥 물을 뿜어대며 신이나서 깔깔거리고 있질 않은가. 깜짝 놀래서 호수를 뺏고 수도 꼭지를 잠갔으나 이미 거실은 방이 아니라 풀장으로 물이 출렁거렸다. 원 세상에! 아이들은 바람처럼 벌써 달아났고 혼자서 어떻게 감당이 안되어 공부하는 내 아이들을 불러 올렸다. 그릇으로 바가지로 정신없이 퍼내고 또 퍼내고... 수건이란 수건은 몽땅 내다가 물끼를 닦아내기까지 두시간여를 그야말로 난리를 치렀다. "애들이 또 일을 저질렀군요 죄송합니다." 겁을 먹은 애들이 제 아빠 돌아오는 길목에서 기다린 모양이다. 그의 커다란 눈이 안타까움을 담고 죄인처럼 매일을 미안 속에서 산다.
아주 곱고 아름다운 선율의 바이올린 소리가 밤바람에 실려 향그럽게 가슴을 파고들면 삶에 찌들어가던 마른 영혼이 따뜻한 정서로 바뀌어 밤하늘의 별을 헤어보곤 했다. 그는 누구라면 알만한 음악가 집안의 사람이었기에 그도 자연스레 바이올린을 잘했나 보다. 오후에 학생들 집으로 돌면서 렛슨을 시키는데 그 시절 괜찮은 사람 아니면 바이올린 못하던 때라 주로 여의도 쪽을 돌면서 만만치 않은 수입을 올리는 인기 "짱"의 선생님이었다. 입이 무겁고 무던해 보이는 그의 아내는 언제나 표정이 굳어 있어 말 붙이기가 그랬다 무얼 하는지 늘 집을 비워 애들 천지로 들썩여 여간 신경 쓰이는게 아니었다. "제 말씀 좀 들어 주실래요" 아내가 어디에다 돈을 쓰는지 경제적인 파탄도 여러번 있었고 종교적인 마찰로 갈등이 심해 힘든다고 씁쓸하게 말했다. "여기좀 보세요" 세탁기 안을 들여다보니 빨래가 한가득 뿌연 물속에서 썩고 있을것 같았다. "살림이 이 지경이니 애들 꼴하고 정말 챙피스럽습니다." 홀아비 아닌 홀아비로 그렇게 혼자서 아이들을 살피는 모양이다. 아마 기도원 같은데 파묻혀 사는 광신도가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었지만 물어 볼 수가 없었다.

어느 날인가 종이 타는 냄새에 올라가 보았더니 애들이 둘러앉아 성냥불로 휴지뭉치에 불을 붙이고 있었다. 한 애는 국자에 설탕을 가득 담아 들고 녹여 먹을 작정인 모양이다. 틀림없이 어떤 재앙을 당 할 것만 같아 불안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애들 아빠도 내 맘과 다르지 않았음이다. 더 이상 안되겠다며 본가 가까운 곳으로 이사를 가고나니 앓던 이 빠진 듯 한숨 놓게 되었다.

해가 바뀌고 꽤 많은 시간이 지난 어느날 그들 삼부자가 찾아왔다. 그동안 고마웠던 인사차 들렀다고 하면서 아내가 하늘나라에 갔다고 담담하게 털어 놓았다. 그도 내적인 고민을 감당하기 어려웠음인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말했다. 아이들이 옆에서 떠들어댄다. "엄마가 뒷동산에 올라가 같이 마시자고 쥬스를 주었는데 쪼그만 약병이어서 우리는 기분나빠 안 먹었어요. 엄마만 먹었어요.. 그래서 죽었어요" (그 흉한 꼴을 철없는 어린 자식들에게 보이고 가다니... 쯧쯧) 마음이 아팠다. 거칠게 놀긴 해도 누굴 때린다거나 악한 짓을 안 하는 걸 보면 심성이 나쁜 애들은 아닌 것 같은데 제대로 돌보질 않아 인성 교육이 안 되어 있는 것이 안타까웠다. (이제 저 불쌍한 팔망아지들은 어쩌나?)

그들을 잊을 만큼 세월이 지났을 때, 느닷없이 그 애들이 우리집 담장위에 나타났다. 한창 곱게 핀 라일락 꽃가지를 모질게 흔들고 있질 않은가. 그들은 나를 보자 반갑다는 듯 "아줌마 우리집 저기에요"하면서 큰 소리로 외쳐대며 길 아래쪽 서너블럭 건너를 손으로 가르켰다.

그 애 아빠가 재혼을 했는데 무슨 인연인지 다시 우리 연립주택 단지에 돌아와 살림을 차렸음을 알았다. 교사출신 노처녀로 시집온 새 엄마의 교육 때문일까? 머리털을 잃은 "삼손"처럼 아이들 극성끼가 줄어들면서 중학생들이 될 때까지가 나와의 인연을 맺고 지냈던 세월이다.

그 엄마가 혼신의 힘을 쏟고 그 아빠가 당했던 고통도 잘 알고 있다. 인생 선배로서 그들의 어려움을 들어주는 역활을 내 운명처럼 감내하며 내 인생도 추스릴 수 있었으니 얼마나 다행한가.

그때 그 개구쟁이들이 이제 사십대가 되어 그 또래의 자녀를 둔 가장이 되었을 것이다. 어떤 어른으로 살고 있는지 무척 궁금하고 속이 반쯤은 썩어 있을 애들 아빠의 바이올린 선율은 어찌 변했을지 듣고도 싶다. 자식 잘 키운 사람이 제일 성공한 인생이 아닐런지?....

요즈음 이혼율도 늘고 불황에 살기 힘들어 고아원에 맡겨지는 애들이 많다고 해서 걱정이다. 미래를 책임질 후세들을 잘 돌보아야 하는게 어른들 세대의 의무이기에 어깨가 무겁다.

ⓒ 뉴질랜드 코리아타임스(http://www.koreatimes.co.nz),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민심사 관점의 SMC 핵심 포인트

댓글 0 | 조회 255 | 3시간전
Skilled Migrant Category(SMC)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요소 중 하나는 SR3.20에 따른 ‘Skilled employment’ 충족 여부입니… 더보기

잘 늙어가는 방법

댓글 0 | 조회 229 | 3시간전
최근에 “엡스틴 파일” 속에서 대표적인 ‘자본주의 비판자’인 노암 촘스키 교수와 대표적인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틴의 친근감을 나타내는 서신 왕래나, 엡스틴 범죄 행… 더보기

코스 매니지먼트와 인생 계획 – 전략 없이 무작정 치면 낭패

댓글 0 | 조회 86 | 3시간전
골프에서 ‘코스 매니지먼트’는 단순한 스윙 기술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뛰어난 실력을 가진 사람도 전략 없이 경기에 임하면 생각지도 못한 실수를 하게 되고, 반대… 더보기

바위 속 부처님을 모시다 - 마애불

댓글 0 | 조회 73 | 3시간전
멀고 긴 여로서기 475년, 고구려 장수왕이 3만 군사를 몰고 백제의 수도 한성을 습격했다. 한성이 초토화되자 백제는 서둘러 웅진(지금의 공주)으로 천도했고 어느… 더보기

정년 이후의 고용관계

댓글 0 | 조회 257 | 7시간전
예전 칼럼에서 뉴질랜드는 대한민국과 달리 특별히 법적으로 정해진 정년이 없으며 만약 고용주가 60세가 된 피고용인을 나이를 이유로 해고한다면 이는 나이를 이유로한… 더보기

그리하여 어느 날, 사랑이여

댓글 0 | 조회 80 | 7시간전
시인 최 승자한 숟갈의 밥, 한 방울의 눈물로무엇을 채울 것인가,밥을 눈물에 말아 먹는다 한들.그대가 아무리 나를 사랑한다 해도혹은 내가 아무리 그대를 사랑하다 … 더보기

23. 웰링턴(Wellington) – 타라(Tara)의 전설

댓글 0 | 조회 72 | 7시간전
뉴질랜드의 수도 웰링턴은 바람이 거세고 드라마틱한 해안 풍경으로 유명하지만, 그 이면에는 마오리의 전설이 살아 숨쉬고 있다.이 도시의 마오리 이름은 ‘테 위타랑이… 더보기

UCAT 매년 응시 후 알게 된 알짜배기 팁과 노하우

댓글 0 | 조회 150 | 1일전
UCAT ANZ은 University Clinical Aptitude Test Australia New Zealand 약자로 직역하면 의료계열 적성고사 (호주 뉴… 더보기

설날과 떡국

댓글 0 | 조회 166 | 4일전
올해는 2월 17일(화)이 음력(陰曆) 정월(正月) 초하룻날인 ‘설’이다. 붉은 말의 해인 병오년(丙午年) 새해를 맞이한다. ‘설’은 한 해의 시작을 알리며 지난… 더보기

교육의 본질은 커뮤니케이션이다

댓글 0 | 조회 444 | 6일전
몇 년 전, 오클랜드 의대에 재학 중이던 한 학생과 인터뷰를 한 적이 있다. 그 학생은 이렇게 말했다. “누구에게나 시간은 똑같이 주어지잖아요. 저는 그 시간을 … 더보기

오클랜드&오타고 1학년 바이오메드/헬싸 A+ 공부법

댓글 0 | 조회 650 | 6일전
이번 칼럼에서는 오클랜드대 바이오메드.헬쓰사이언스 (Auckland Biomed.Health Sci.) 그리고 오타고대 헬쓰사인언스 (Otago HSFY) 공부법… 더보기

내년 490명 의대 증원...한국 의대 증원의 현주소

댓글 0 | 조회 606 | 2026.02.14
최근 한국 의대 입시를 보면 호주 의대 입시를 따라간다는 생각이 듭니다. 혹시 지역 의사제라는 것을 들어보셨나요? 한국 같은 경우 여러분들은 의대 증원이 필요하다… 더보기

“사랑은 서류로 남는다” IPT 판결로 본 파트너십 비자의 핵심 가이드

댓글 0 | 조회 618 | 2026.02.13
실무에서 파트너십 비자 업무를 하다 보면, 증빙 서류를 요청드릴 때 “우리가 확실한 부부 사이인데, 같이 살고 있는 걸 모두가 다 아는데, 왜 이런 사소한 입출금… 더보기

어디가 더 들어가기 어려울까? 오클랜드 의대 vs 오타고 의치대

댓글 0 | 조회 955 | 2026.02.11
[출처]https://www.ama-assn.org/series/succeeding-medical-school뉴질랜드에는 현재 2개의 의과대학과 1개의 치과대학이… 더보기

떠나는 이들

댓글 0 | 조회 488 | 2026.02.11
주말 아침 타운하우스는 텅 빈 듯 조용하고 승용차들도 벌써 어딜 갔는지 주차장이 한가로운데, 가까운 곳 어느 나무에서 매미 한 마리가 외로운 울음을 울고 있었다.… 더보기

돈으로 살 수 없어

댓글 0 | 조회 281 | 2026.02.11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다정함이 많은 교회보다헌금 많이 걷히는 교회가성공한 교회라고 합니다달동네교회보다부자들이 많은 교회가성공한 목회라고 합니다섬김, 겸손, 변화라… 더보기

템플스테이라는 이름의 산에서

댓글 0 | 조회 225 | 2026.02.11
기독교신자 박미경·강희복 부부2016년 수덕사 템플스테이를 시작으로 박미경 씨는 최근까지 25개 사찰을 찾아 템플스테이를 했다. 템플스테이는 그가 어릴 적부터 좋… 더보기

8월 SMC와 황금 같은 6개월

댓글 0 | 조회 349 | 2026.02.11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만 기회일 수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새해가 되면 뉴질랜드 영주권을 준비하는 분들에게서 아래와 같은 질문을 아주 많이 받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 더보기

추억도 자산이다

댓글 0 | 조회 217 | 2026.02.11
누구나 일생을 살아가면서 어떤 방식으로 든 많은 자산(資産)을 쌓아가기를 염원한다. 금전으로 평가되는 부(富)와 명예를 추구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공통된 명제일 것… 더보기

3편 – 〈라자루스 코드〉 (The Lazarus Code)

댓글 0 | 조회 116 | 2026.02.11
​“죽은 자는 돌아오지만, 코드도 다시 돌아온다.”프롤로그 - 2029년 7월 1일, 도쿄도쿄 중심부, 금융단지 빌딩군 위로 전광판 하나가 갑자기 깜빡거리기 시작… 더보기

다보스 포럼을 보고

댓글 0 | 조회 128 | 2026.02.11
제56차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2026 다보스 포럼)이 1월19일부터 23일까지 스위스 산골 다보스에서 전 세계 120여개국에서 약 3000명의 리더들이… 더보기

주택 임대차 재판소 (Tenancy Tribunal)

댓글 0 | 조회 254 | 2026.02.10
독자분께서 투자용 주택을 보유하시면서 임대를 놓는 집주인이시던, 그런 주택을 임차해서 사시는 세입자이시던, 분쟁이 발생하면 어떻게 해야 하나 한번쯤 고민을 해보셨… 더보기

22. 마나와투 강의 여정 – 바람을 거슬러 흐른 사랑

댓글 0 | 조회 134 | 2026.02.10
파머스턴 노스(Palmerston North)는 뉴질랜드 북섬의 마나와투(Manawatu) 평야에 위치한 도시로, 마나와투 강(Manawatu River)을 중심… 더보기

삶이 너에게 해답을 가져다 줄 것이다

댓글 0 | 조회 136 | 2026.02.10
시인 에크하르트 톨레생각으로는 문제를 풀 수 없다.오히려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 뿐해답은 언제나 스스로 우리를 찾아온다.복잡한 생각에서 한 걸음 벗어나고요함 … 더보기

아틀란티스 대륙 실존설

댓글 0 | 조회 281 | 2026.02.10
인류 역사에는 언제나 “존재했을지도 모르는 세계”가 사람들의 상상력과 탐구 본능을 자극해왔다. 그중에서도 가장 오래되고, 가장 집요하게 살아남은 이름이 있다. 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