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는 소리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커넥터
Roy Kim
차자명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봄이 오는 소리

1 3,569 뉴질랜드 코리아타임스
연일 쏟아지는 비속에서 그토록 안달하며 재촉을 했던가? 연두빛 봄이 찢긴 햇살사이를 비집고 성큼 성큼 한달음으로 다가들고 있다. 양지녘에 앉은뱅이 보랏빛 작은꽃이 언제 고개를 내밀었는지 서로 키자랑을 하듯 예서제서 피어 방글거리는게 누군가 색종이를 잘게 오려 한가득 흩뿌려 놓은 듯 앙증맞고 귀엽다. 실같이 가녀린 몸으로 미풍에 춤을 추는데 그 유혹에 골프는 뒷전, 번번히 공을 놓치고 헛손질을 하곤 하지만 비에 갇히고 찬바람에 얼어 붙었던 가슴이 훗훗해지는걸 깨닫는다. 길고 지루했던 음습한 계절에서 사람들은 아직도 헤어나지 못하고 품속을 파고드는 바람에 옷깃을 여미는데 민들레 노랑꽃도 질세라 너무도 당당해 "자연을 거스르는 장사는 없다"라는 말을 실감한다.

언제부터인가 봄이 오는 소리가 들렸음에 틀림없다. 들녘에서, 그리고 내 침대옆 창가에서도... 꽃의 정령들 나드리 차림으로 수선스러움이 내 깊은잠을 설치게하고 귀를 간지럽혔으리, 휘파람 소리로 가만가만 창을 두드리며 어서 봄잔치 서두르라고 어린양으로 보채고 조르기도 했을터. 게으른 고양이가 고즈넉한 햇살아래 길게 배를 깔고 아무데서나 졸고있는 그것도 봄의 입김탓이었을께다. 차츰 초록으로 변색되며 출렁거리는 들판은 경이로운 생동감으로 활기가 솟아나니 움츠린 나머지 겨울도 이젠 미련없이 떠나 보내야만 하겠다. 또 하나의 겨울을 보내고 나면 내 얼굴에는 분명 주름하나가 더 늘어 바라볼 것이라고는 석양에 비끼는 잔광같은 아쉬움 뿐이지만, 그래도 어쩌리, 가는세월 잡아 둘 수도 없으니...

"봄은 새로운 꿈과 희망을 부추기는 마력의 계절이기에 그 기다림조차 늘 상 밝고 하얗다." 그 기대가 매번 실망으로 끝이 나지만 그래도 봄은 꽃을 기다리는 마음만큼이나 푸근하고 따뜻하기 때문에 '이 봄에 또 빌어 보지 않을 수가 없질 않은가.'

대선의 선거철이 다가오고 사람들이 술렁이고 있다. 숨통을 조여 오는 나쁜 경제사정이 좋아지기를 바라는 마음들이 너나없이 한결같은데 그 누구가 이 혼탁한 세상에 빛을 던져 줄지? 소수민족인 우리에게도 국회의원이 탄생될 조짐으로 한국인 사회가 꿈틀거리고 있는 것만도 얼마나 다행한 일인지. 한목소리 할 수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대망의 해이기에 이 봄이 더욱 뜻깊지 아니한가. 피부색이 틀리고 언어가 서툴러도 이제 우리도 이 나라 사람임에 틀림없으니 늘상 움츠리고 살수만은 없다. 모두가 더 나은 삶을 위하여 힘을 몰아 큰 목소리를 내야 할 때가 오고 있는 것이다.

웅크린 몸은 아직도 봄맞을 채비가 이르기만 한데 길가의 벗꽃도 반쯤은 피었다. 기품있고 우아한 목련을 무척이나 좋아 했었는데 이 나라에 와서는 그 주책없음에 매력을 잃었다. 겨울에도 피었다가 지는게 있는가 하면 어느것은 여지껏 입을 꼭 다물고 있다가 이제야 피기 시작한다.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에서는 목련의 계절이 똑 부러지게 있어서 한꺼번에 피었다가 지는게 봄의 서곡을 알리는 빵빠레 같아 좋았는데 질서없는 불확실성에 믿음을 잃은 때문이다. 차라리 계절을 닮은 얼굴들을 만나는 화원을 기웃거리는게 생동감으로 활기차고 싱그럽다. 그러나 거기에도 혹시나? 내가 찾는 봄나물들은 있을리 없다. 고국 산천에서 나는 싹들을 여기에서 찾다니. 어이없는 짓 인줄 잘 안다. 나긋나긋하고 향긋한 미나리 강회가 이때는 제 맛인데. 매콤새콤한 초고추장에 쿡 찍어 물말은 밥과 먹으면 온 몸으로 퍼지는 봄의 향기에 새 기운이 나는 것만 같았는데. 입맛도 지쳤지만 그런 봄은 어디에도 없질 않은가. 영글지 않은 어린 잎 엷은 솔향기에 송편을 쪄 보며 토란국으로 대신할 추석도 아닌데 잠시 가을을 경험하는 모순의 세계에서 살고 있다. 우리는,,,,

냉이 달래 원추리, 두릅같은 산나물을, 시장 통 끝자락에 쪼그려 앉아 새까맣게 물이 들은 손으로 삶은 나물을 동그랗게 조물락대며 손님을 기다리는 할머니들, 흙을 모르는 내가 어느것을 살까 망서리면 적어서 그러는 줄 알고 한웅큼 더 얹어 집어 주던 푸근한 인심. 그 향내가 내 고국산천의 맛이며 냄새거늘, 그게 그립다. 생각만해도 입안에 군침이 돈다. 그러나 이 봄도 어김없이 그 향기를 생각만 하며 뉴질랜드의 봄에 몸을 맡길 수 밖에.... 경제 전망이 좋은 호시절이나 꿈꾸자.

ⓒ 뉴질랜드 코리아타임스(http://www.koreatimes.co.nz),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은수하
푸근한 오소영님의 글에 짧막한 글로 인사를 대신하며...... 뉴질랜드에 와서 잊혀 질 수 있는 감성과 상대를 대하는 태도에 다시금 생각 하게 해주시는 글이 였습니다. 꾸벅~

이민심사 관점의 SMC 핵심 포인트

댓글 0 | 조회 249 | 3시간전
Skilled Migrant Category(SMC)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요소 중 하나는 SR3.20에 따른 ‘Skilled employment’ 충족 여부입니… 더보기

잘 늙어가는 방법

댓글 0 | 조회 223 | 3시간전
최근에 “엡스틴 파일” 속에서 대표적인 ‘자본주의 비판자’인 노암 촘스키 교수와 대표적인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틴의 친근감을 나타내는 서신 왕래나, 엡스틴 범죄 행… 더보기

코스 매니지먼트와 인생 계획 – 전략 없이 무작정 치면 낭패

댓글 0 | 조회 85 | 3시간전
골프에서 ‘코스 매니지먼트’는 단순한 스윙 기술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뛰어난 실력을 가진 사람도 전략 없이 경기에 임하면 생각지도 못한 실수를 하게 되고, 반대… 더보기

바위 속 부처님을 모시다 - 마애불

댓글 0 | 조회 73 | 3시간전
멀고 긴 여로서기 475년, 고구려 장수왕이 3만 군사를 몰고 백제의 수도 한성을 습격했다. 한성이 초토화되자 백제는 서둘러 웅진(지금의 공주)으로 천도했고 어느… 더보기

정년 이후의 고용관계

댓글 0 | 조회 256 | 7시간전
예전 칼럼에서 뉴질랜드는 대한민국과 달리 특별히 법적으로 정해진 정년이 없으며 만약 고용주가 60세가 된 피고용인을 나이를 이유로 해고한다면 이는 나이를 이유로한… 더보기

그리하여 어느 날, 사랑이여

댓글 0 | 조회 79 | 7시간전
시인 최 승자한 숟갈의 밥, 한 방울의 눈물로무엇을 채울 것인가,밥을 눈물에 말아 먹는다 한들.그대가 아무리 나를 사랑한다 해도혹은 내가 아무리 그대를 사랑하다 … 더보기

23. 웰링턴(Wellington) – 타라(Tara)의 전설

댓글 0 | 조회 72 | 7시간전
뉴질랜드의 수도 웰링턴은 바람이 거세고 드라마틱한 해안 풍경으로 유명하지만, 그 이면에는 마오리의 전설이 살아 숨쉬고 있다.이 도시의 마오리 이름은 ‘테 위타랑이… 더보기

UCAT 매년 응시 후 알게 된 알짜배기 팁과 노하우

댓글 0 | 조회 150 | 1일전
UCAT ANZ은 University Clinical Aptitude Test Australia New Zealand 약자로 직역하면 의료계열 적성고사 (호주 뉴… 더보기

설날과 떡국

댓글 0 | 조회 166 | 4일전
올해는 2월 17일(화)이 음력(陰曆) 정월(正月) 초하룻날인 ‘설’이다. 붉은 말의 해인 병오년(丙午年) 새해를 맞이한다. ‘설’은 한 해의 시작을 알리며 지난… 더보기

교육의 본질은 커뮤니케이션이다

댓글 0 | 조회 443 | 6일전
몇 년 전, 오클랜드 의대에 재학 중이던 한 학생과 인터뷰를 한 적이 있다. 그 학생은 이렇게 말했다. “누구에게나 시간은 똑같이 주어지잖아요. 저는 그 시간을 … 더보기

오클랜드&오타고 1학년 바이오메드/헬싸 A+ 공부법

댓글 0 | 조회 650 | 6일전
이번 칼럼에서는 오클랜드대 바이오메드.헬쓰사이언스 (Auckland Biomed.Health Sci.) 그리고 오타고대 헬쓰사인언스 (Otago HSFY) 공부법… 더보기

내년 490명 의대 증원...한국 의대 증원의 현주소

댓글 0 | 조회 606 | 2026.02.14
최근 한국 의대 입시를 보면 호주 의대 입시를 따라간다는 생각이 듭니다. 혹시 지역 의사제라는 것을 들어보셨나요? 한국 같은 경우 여러분들은 의대 증원이 필요하다… 더보기

“사랑은 서류로 남는다” IPT 판결로 본 파트너십 비자의 핵심 가이드

댓글 0 | 조회 618 | 2026.02.13
실무에서 파트너십 비자 업무를 하다 보면, 증빙 서류를 요청드릴 때 “우리가 확실한 부부 사이인데, 같이 살고 있는 걸 모두가 다 아는데, 왜 이런 사소한 입출금… 더보기

어디가 더 들어가기 어려울까? 오클랜드 의대 vs 오타고 의치대

댓글 0 | 조회 955 | 2026.02.11
[출처]https://www.ama-assn.org/series/succeeding-medical-school뉴질랜드에는 현재 2개의 의과대학과 1개의 치과대학이… 더보기

떠나는 이들

댓글 0 | 조회 488 | 2026.02.11
주말 아침 타운하우스는 텅 빈 듯 조용하고 승용차들도 벌써 어딜 갔는지 주차장이 한가로운데, 가까운 곳 어느 나무에서 매미 한 마리가 외로운 울음을 울고 있었다.… 더보기

돈으로 살 수 없어

댓글 0 | 조회 281 | 2026.02.11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다정함이 많은 교회보다헌금 많이 걷히는 교회가성공한 교회라고 합니다달동네교회보다부자들이 많은 교회가성공한 목회라고 합니다섬김, 겸손, 변화라… 더보기

템플스테이라는 이름의 산에서

댓글 0 | 조회 225 | 2026.02.11
기독교신자 박미경·강희복 부부2016년 수덕사 템플스테이를 시작으로 박미경 씨는 최근까지 25개 사찰을 찾아 템플스테이를 했다. 템플스테이는 그가 어릴 적부터 좋… 더보기

8월 SMC와 황금 같은 6개월

댓글 0 | 조회 349 | 2026.02.11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만 기회일 수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새해가 되면 뉴질랜드 영주권을 준비하는 분들에게서 아래와 같은 질문을 아주 많이 받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 더보기

추억도 자산이다

댓글 0 | 조회 217 | 2026.02.11
누구나 일생을 살아가면서 어떤 방식으로 든 많은 자산(資産)을 쌓아가기를 염원한다. 금전으로 평가되는 부(富)와 명예를 추구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공통된 명제일 것… 더보기

3편 – 〈라자루스 코드〉 (The Lazarus Code)

댓글 0 | 조회 116 | 2026.02.11
​“죽은 자는 돌아오지만, 코드도 다시 돌아온다.”프롤로그 - 2029년 7월 1일, 도쿄도쿄 중심부, 금융단지 빌딩군 위로 전광판 하나가 갑자기 깜빡거리기 시작… 더보기

다보스 포럼을 보고

댓글 0 | 조회 128 | 2026.02.11
제56차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2026 다보스 포럼)이 1월19일부터 23일까지 스위스 산골 다보스에서 전 세계 120여개국에서 약 3000명의 리더들이… 더보기

주택 임대차 재판소 (Tenancy Tribunal)

댓글 0 | 조회 253 | 2026.02.10
독자분께서 투자용 주택을 보유하시면서 임대를 놓는 집주인이시던, 그런 주택을 임차해서 사시는 세입자이시던, 분쟁이 발생하면 어떻게 해야 하나 한번쯤 고민을 해보셨… 더보기

22. 마나와투 강의 여정 – 바람을 거슬러 흐른 사랑

댓글 0 | 조회 134 | 2026.02.10
파머스턴 노스(Palmerston North)는 뉴질랜드 북섬의 마나와투(Manawatu) 평야에 위치한 도시로, 마나와투 강(Manawatu River)을 중심… 더보기

삶이 너에게 해답을 가져다 줄 것이다

댓글 0 | 조회 136 | 2026.02.10
시인 에크하르트 톨레생각으로는 문제를 풀 수 없다.오히려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 뿐해답은 언제나 스스로 우리를 찾아온다.복잡한 생각에서 한 걸음 벗어나고요함 … 더보기

아틀란티스 대륙 실존설

댓글 0 | 조회 281 | 2026.02.10
인류 역사에는 언제나 “존재했을지도 모르는 세계”가 사람들의 상상력과 탐구 본능을 자극해왔다. 그중에서도 가장 오래되고, 가장 집요하게 살아남은 이름이 있다. 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