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5] 짧은 만남, 긴 행복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커넥터
Roy Kim
차자명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375] 짧은 만남, 긴 행복

0 개 3,408 KoreaTimes
  금년(2008년) 설에 내 가족모임은 멋지게 끝이 났다. 이제 모두 제 자리로 돌아가 본래의 일상으로 살아간다. 마치 아무일도 없었던 듯....

  참 멀고도 먼 길을 한 걸음에 왔다가 내 생애에 지울 수 없는 아름다운 추억으로 각인시켜놓고 돌아간 그들이 지금도 눈앞에서 투명하게 일렁인다.  

  두고 왔다고 해야하나? 버리고 왔다고 해야하나? 고국에 남겨진 작은딸 내외가 구정의 짧은 연휴를 놓치지 않고 떠나 온 가족들을 만나려고 여기까지 와서 한번도 가질 수 없었던 가족 모임을 만들어 주었다. 내 상상속에서 또는 꿈속에서 수없이 행해지던 일들이 현실로 다가왔을때 그 자즈러질듯한 행복감을 어이 필설로 표현할 수 있을까? 아마 내 여생에 두번 다시 있을 수 없는 금쪽같은 순간들이었을 것이다.

  세상 살아가기 바쁜 오늘의 젊은이들! 외국에 나가 있는 손자의 빈 자리가 흠이어서 이 시대에 100% 가족모임이 이렇게나 힘든 것인가를 실감케 했다. 또한 구정을 아랑곳 않는 여기 사람은 여전히 일을 해야만 하기에 감질나게 밤에만 이루어지는 모임이기도 했다. 온 식구가 함께 들썩이다가 잠자리에 드는 밤이면 마치 내가 꿈을 꾸는 듯한 착각을 하면서 그들 생생한 목소리에 깜짝깜짝 놀래며 그 소리를 자장가 삼아 언제나 먼저 잠이 들곤 했다. 그 귀한 시간을 오래 같이 못하고 주책없이 눈꺼풀이 무거워 잠자리에 들어야 한다니 아쉽고 안타까웠다.

  동생 내외를 위하여 먹거리를 장만하느라 바쁘게 주방을 서성이는 큰 애. 정성보다는 조미료로 맛을 낸 상품화된 매식에 식상한 맞벌이 부부의 입맛에 집 밥이 그립다는 그들을 위해 얌챠다, 스팀보트다, 이것저것 별식을 계획했었는데 그럴 필요가 없었다. 자그마한 텃밭에 주렁주렁 달린 고추며 깻잎, 방울토마토를 보면서 신기하듯 자랄때의 고향을 떠올리고 그것들을 탐하는 제부를 위해 시골 밥상을 차리기도 한다. 아삭이 고추를 따고 꽈리고추는 가루 묻혀 쪄서 양념장에 무치고 깡된장에 호박잎 쌈까지-- "와- 바로 이 맛이야 이맛-" 경상도 사나이의 투박한 사투리가 애교스럽고 정겨운 가운데 물장수 상으로 비워내는 그릇들을 보면서 얼마나 흐뭇했던지, 외국에 와서 버터에 빵이 주식인줄 알았는데 뜻밖에도 무공해의 순수한 고향음식을 대하니 반갑고 묘한 기분이 들었을 것이다. 자매가 설거질을 한다고 정답게 움직이는 뒷모습을 보며 나는 문득 먼 옛날로 타임머신을 타고 떠난다.(이십년 저 뒤편이다. 명절 때만 되면 설거질은 저희들이 한다고 저렇게 둘이서 주방을 꽉 채웠지 종알종알 수다도 떨고 깔깔거리면서) 그 때도 이 어미 마음이 따뜻했었는데 지금은 또 다른 감동으로 가슴이 벅차 오르는 것은 나 떠나고 없는 빈 자리에도 그들이 남아서 화목하게 살아 줄  것이다는 확신 때문인 것 같다. 오직 그들 두 자매가 내가 이 세상에 나드리 왔던 흔적 아닌가.

  서로 멀리 있어 몇 번 만날 기회 밖에 없었던 사이임에도 서먹함이 없이 친근한게 보기에 좋았다. 그 짧은 시간에도 무엇인가 할 수있는 일들을 도울게 없을까 집 안팎을 돌아다니며 바지런을 떠는 손님사위. 와 보니 너무 멀어서 다시는 오기 힘들어 왜 이렇게 멀리 오셨느냐고 질책처럼 재롱을 부리다가 그러나 브라질보다는 가까워서 다행이라고 식구들을 웃겼다. 떠나기 전날 갈비 파티하자고 숯불 피워 대느라 수선을 떠는 몫도 그였다. 처형하고 죽이 잘 맞는 제부다. 그러나 황홀한 시간들은 오래 머물러 주지 않고 흘러만 갔다.

  이모 내외를 기쁘게 하려고 솜씨 자랑으로 케익을 굽는 손녀. 그들이 좋아하는 육포 말려 짐에 넣어 주는 큰 딸애. 그런 그림들을 카메라에 담듯 욕심 껏 머리 속에 입력하느라 나는 바빴다.

  여독도 풀리기 전에 십 년 전에 입었던 한복들을 떨쳐입고 어느 작은 비치에서 바람에 치마폭을 날리며 가족사신을 찍던 일들이며 그 사진을 보고 삼모녀가 엄청나게 달라진 모습에 한결같이 경악을 했다. 그게 바로 세월에게 물어 볼 탓이었건만.... 사진이야 어떻든 모두의 건강한 표정이 담긴 함께 한 자리였으니 그야말로 값지고 중요할 뿐이다.

  그런 일들이 벌써 저 멀리 가 버리고 추억이라는 이름만 남았다. 그들이 떠난 사실을 매끈한 체념으로 맞이할 수 있는 지혜도 이젠 생겨났음인가. 공항에서의 이별이 서러워도 굳센척 눈물을 감추어야만 하는 이민 엄마!

  삶이 지치도록 피곤할 때 비장의 카드처럼 꺼내 볼 수 있는 추억이 생겼다는게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금년 한 해는 그리움의 갈증을 해소했으니 그 어느 때보다 더욱 씩씩하게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 고맙다 애들아 ----

이민심사 관점의 SMC 핵심 포인트

댓글 0 | 조회 256 | 3시간전
Skilled Migrant Category(SMC)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요소 중 하나는 SR3.20에 따른 ‘Skilled employment’ 충족 여부입니… 더보기

잘 늙어가는 방법

댓글 0 | 조회 231 | 3시간전
최근에 “엡스틴 파일” 속에서 대표적인 ‘자본주의 비판자’인 노암 촘스키 교수와 대표적인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틴의 친근감을 나타내는 서신 왕래나, 엡스틴 범죄 행… 더보기

코스 매니지먼트와 인생 계획 – 전략 없이 무작정 치면 낭패

댓글 0 | 조회 86 | 3시간전
골프에서 ‘코스 매니지먼트’는 단순한 스윙 기술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뛰어난 실력을 가진 사람도 전략 없이 경기에 임하면 생각지도 못한 실수를 하게 되고, 반대… 더보기

바위 속 부처님을 모시다 - 마애불

댓글 0 | 조회 74 | 3시간전
멀고 긴 여로서기 475년, 고구려 장수왕이 3만 군사를 몰고 백제의 수도 한성을 습격했다. 한성이 초토화되자 백제는 서둘러 웅진(지금의 공주)으로 천도했고 어느… 더보기

정년 이후의 고용관계

댓글 0 | 조회 257 | 7시간전
예전 칼럼에서 뉴질랜드는 대한민국과 달리 특별히 법적으로 정해진 정년이 없으며 만약 고용주가 60세가 된 피고용인을 나이를 이유로 해고한다면 이는 나이를 이유로한… 더보기

그리하여 어느 날, 사랑이여

댓글 0 | 조회 80 | 7시간전
시인 최 승자한 숟갈의 밥, 한 방울의 눈물로무엇을 채울 것인가,밥을 눈물에 말아 먹는다 한들.그대가 아무리 나를 사랑한다 해도혹은 내가 아무리 그대를 사랑하다 … 더보기

23. 웰링턴(Wellington) – 타라(Tara)의 전설

댓글 0 | 조회 72 | 7시간전
뉴질랜드의 수도 웰링턴은 바람이 거세고 드라마틱한 해안 풍경으로 유명하지만, 그 이면에는 마오리의 전설이 살아 숨쉬고 있다.이 도시의 마오리 이름은 ‘테 위타랑이… 더보기

UCAT 매년 응시 후 알게 된 알짜배기 팁과 노하우

댓글 0 | 조회 151 | 1일전
UCAT ANZ은 University Clinical Aptitude Test Australia New Zealand 약자로 직역하면 의료계열 적성고사 (호주 뉴… 더보기

설날과 떡국

댓글 0 | 조회 166 | 4일전
올해는 2월 17일(화)이 음력(陰曆) 정월(正月) 초하룻날인 ‘설’이다. 붉은 말의 해인 병오년(丙午年) 새해를 맞이한다. ‘설’은 한 해의 시작을 알리며 지난… 더보기

교육의 본질은 커뮤니케이션이다

댓글 0 | 조회 445 | 6일전
몇 년 전, 오클랜드 의대에 재학 중이던 한 학생과 인터뷰를 한 적이 있다. 그 학생은 이렇게 말했다. “누구에게나 시간은 똑같이 주어지잖아요. 저는 그 시간을 … 더보기

오클랜드&오타고 1학년 바이오메드/헬싸 A+ 공부법

댓글 0 | 조회 650 | 6일전
이번 칼럼에서는 오클랜드대 바이오메드.헬쓰사이언스 (Auckland Biomed.Health Sci.) 그리고 오타고대 헬쓰사인언스 (Otago HSFY) 공부법… 더보기

내년 490명 의대 증원...한국 의대 증원의 현주소

댓글 0 | 조회 607 | 2026.02.14
최근 한국 의대 입시를 보면 호주 의대 입시를 따라간다는 생각이 듭니다. 혹시 지역 의사제라는 것을 들어보셨나요? 한국 같은 경우 여러분들은 의대 증원이 필요하다… 더보기

“사랑은 서류로 남는다” IPT 판결로 본 파트너십 비자의 핵심 가이드

댓글 0 | 조회 618 | 2026.02.13
실무에서 파트너십 비자 업무를 하다 보면, 증빙 서류를 요청드릴 때 “우리가 확실한 부부 사이인데, 같이 살고 있는 걸 모두가 다 아는데, 왜 이런 사소한 입출금… 더보기

어디가 더 들어가기 어려울까? 오클랜드 의대 vs 오타고 의치대

댓글 0 | 조회 955 | 2026.02.11
[출처]https://www.ama-assn.org/series/succeeding-medical-school뉴질랜드에는 현재 2개의 의과대학과 1개의 치과대학이… 더보기

떠나는 이들

댓글 0 | 조회 489 | 2026.02.11
주말 아침 타운하우스는 텅 빈 듯 조용하고 승용차들도 벌써 어딜 갔는지 주차장이 한가로운데, 가까운 곳 어느 나무에서 매미 한 마리가 외로운 울음을 울고 있었다.… 더보기

돈으로 살 수 없어

댓글 0 | 조회 281 | 2026.02.11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다정함이 많은 교회보다헌금 많이 걷히는 교회가성공한 교회라고 합니다달동네교회보다부자들이 많은 교회가성공한 목회라고 합니다섬김, 겸손, 변화라… 더보기

템플스테이라는 이름의 산에서

댓글 0 | 조회 225 | 2026.02.11
기독교신자 박미경·강희복 부부2016년 수덕사 템플스테이를 시작으로 박미경 씨는 최근까지 25개 사찰을 찾아 템플스테이를 했다. 템플스테이는 그가 어릴 적부터 좋… 더보기

8월 SMC와 황금 같은 6개월

댓글 0 | 조회 349 | 2026.02.11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만 기회일 수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새해가 되면 뉴질랜드 영주권을 준비하는 분들에게서 아래와 같은 질문을 아주 많이 받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 더보기

추억도 자산이다

댓글 0 | 조회 217 | 2026.02.11
누구나 일생을 살아가면서 어떤 방식으로 든 많은 자산(資産)을 쌓아가기를 염원한다. 금전으로 평가되는 부(富)와 명예를 추구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공통된 명제일 것… 더보기

3편 – 〈라자루스 코드〉 (The Lazarus Code)

댓글 0 | 조회 116 | 2026.02.11
​“죽은 자는 돌아오지만, 코드도 다시 돌아온다.”프롤로그 - 2029년 7월 1일, 도쿄도쿄 중심부, 금융단지 빌딩군 위로 전광판 하나가 갑자기 깜빡거리기 시작… 더보기

다보스 포럼을 보고

댓글 0 | 조회 128 | 2026.02.11
제56차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2026 다보스 포럼)이 1월19일부터 23일까지 스위스 산골 다보스에서 전 세계 120여개국에서 약 3000명의 리더들이… 더보기

주택 임대차 재판소 (Tenancy Tribunal)

댓글 0 | 조회 254 | 2026.02.10
독자분께서 투자용 주택을 보유하시면서 임대를 놓는 집주인이시던, 그런 주택을 임차해서 사시는 세입자이시던, 분쟁이 발생하면 어떻게 해야 하나 한번쯤 고민을 해보셨… 더보기

22. 마나와투 강의 여정 – 바람을 거슬러 흐른 사랑

댓글 0 | 조회 134 | 2026.02.10
파머스턴 노스(Palmerston North)는 뉴질랜드 북섬의 마나와투(Manawatu) 평야에 위치한 도시로, 마나와투 강(Manawatu River)을 중심… 더보기

삶이 너에게 해답을 가져다 줄 것이다

댓글 0 | 조회 136 | 2026.02.10
시인 에크하르트 톨레생각으로는 문제를 풀 수 없다.오히려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 뿐해답은 언제나 스스로 우리를 찾아온다.복잡한 생각에서 한 걸음 벗어나고요함 … 더보기

아틀란티스 대륙 실존설

댓글 0 | 조회 281 | 2026.02.10
인류 역사에는 언제나 “존재했을지도 모르는 세계”가 사람들의 상상력과 탐구 본능을 자극해왔다. 그중에서도 가장 오래되고, 가장 집요하게 살아남은 이름이 있다. 바… 더보기